法句經 19. 노모품老芼品
19. 노모품老芼品
늙음의 장/늙어감(Jara Vagga)
젊은 시절에 마음 닦기를 게을리 하게 되면 늙어서 비참해진다는 식의
감상조가 가을바람처럼 시구의 전편에 흐르고 있다.
<그저 늙은 몸이 되어>
노모품자老耗品者 노모품은
회인근륵誨人懃仂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힘써
불여명경不與命競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노력하지 않는다면
노회하익老悔何益 늙어서 후회한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가르친 것이다.
1
하회하소何喜何笑 어찌하여 즐거워하는가. 어찌하여 웃고 있는가.
명상치연命常熾然 생명은 언제나 소모되고 있거늘
심폐유명深蔽幽冥 깊고 그윽한 어두움에 가려진 채
여불구정如不求錠 어찌하여 등불을 찾지 않는가.
2
견신형범見身形範 이 몸의 겉모습을 보고
의이위안倚以爲安 그것에 의지해 편하다 하네.
다상치병多想致病 온갖 생각으로 병들어 가는 이 몸이
기지비진豈知非眞 참된 것이 아님을 어찌 알리오.
3
노즉색쇠老則色衰 늙으면 몸도 쇠약해진다.
병무광택病無光澤 병들어 광택이 없고
피완기축皮緩肌縮 피부는 늘어지고 살갗은 쭈그러드니
사명근촉死命近促 목숨이 다할 날 더욱 가까워지네.
4
신사신사身死神徙 육신이 죽으면 정신은 떠나가니
여어기거如御棄車 주인에게 버려진 수레와 같다.
육소골산肉消骨散 살은 썩어 없어지고 백골은 흩어지니
신하가호身何可怙 이 몸을 어찌 믿고 의지할 수 있겠는가
5
신위여성身爲如城 이 몸은 성곽과 같나니
골간육도骨幹肉塗 뼈로 기둥을 세우고 살을 붙이고는
생지노사生至老死 태어나서 늙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단장에만但藏恚慢 성냄과 교만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네.
6
노즉형변老則形變 늙으면 형체도 변하나니
유여고거喩如故車 낡은 수레와 같구나.
법능제고法能除苦 법을 따르면 고통을 면하나니
의이륵학宜以仂學 부지런히 힘써 배워야 하리.
7
인지무문人之無聞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노약특우老若特牛 늙은 황소와 같다.
단장기비但長肌肥 그저 세월 따라 살만 찔 뿐
무유복혜無有福慧 어떠한 복된 지혜도 자라지 않았네.
8
생사무료生死無聊 나고 죽음에 의지할 곳 없으니
왕래간난往來艱難 가고 오면서 갖은 어려움 겪었네.
의의탐신依意貪身 마음을 탐욕스런 육신에 의지하니
생고무단生苦無端 태어나 고통 받음이 끝이 없네.
9
혜이견고慧以見苦 지혜로써 고통의 원인을 본다.
시고기신是故棄身 그리하여 육신을 버리고
멸의단행滅意斷行 마음의 욕망을 없애고 행동을 끊으며
애진무생愛盡無生 애욕을 다하여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
10
불수범행不修梵行 청정한 행위를 닦은 것도 아니고
우불부재又不富財 재물을 풍족하게 모은 것도 아니었다.
노여백로老如白鷺 나이 들어 늙어서는 힘을 잃은 백로처럼
수사공지守伺空池 빈 못이나 지키면서 기웃거릴 뿐이로다.
깨끗한 행실도 닦지 못하고
젊어서 재물을 모으지 못하면
늙어서는 마치 하얀 백로가
한갓 빈 못을 기웃거리는 것 같다.
11
기불수계旣不守戒 계행도 지키지 않았고
우부적재又不積財 재물을 쌓지도 못했다.
노리기갈老羸氣竭 늙고 야위어 기운이 다하니
사고하체思故何逮 옛 일을 생각한들 어찌 돌이킬 수 있으랴.
이미 계율도 지키지 않고
젊어서 재물도 쌓지 못하고
늙고 쇠약해 기운이 다하면
옛일을 생각한들 무슨 소용 있으랴
12
노여추엽老如秋葉 가을 낙엽처럼 늙었나니
행예감록行穢鑑錄 깨끗하지 못한 행위는 거울처럼 기록되었네.
명질탈지命疾脫至 생명이 위독하여 죽음에 이르러서는
불용후회不用後悔 후회해도 소용이 없네.
13
명욕일야진命欲日夜盡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급시가근력及時可懃力 부지런히 힘써 정진하라.
세간체비상世間諦非常 세상의 모든 것에 영원한 것 없음을 깨달아
막혹타명중莫惑墮冥中 어두움에 떨어져 미혹되지 말라.
14
당학연의등當學燃意燈 열심히 배워서 마음의 등불을 밝히고
자련구지혜自練求智慧 스스로 단련하여 지혜를 구하며
이구물염오離垢勿染汚 온갖 더러움을 떠나 물들지 말고
집촉관도지執燭觀道智 등불을 잡고 도의 경지를 자세히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