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句譬喩經 3권 22. 애신품愛身品
法句譬喩經 3권 22. 애신품愛身品
1
석유일국昔有一國 명다마라名多摩羅 거성칠리유정사去城七里有精舍
옛날 다마라라는 나라가 있었고 그 성에서 7리 쯤 떨어진 곳에 정사가 있었다.
오백사문五百沙門 상처기중常處其中 독경행도讀經行道
5백 사문들은 항상 거기에서 경전을 읽고 도를 닦았다.
유일장로有一長老比 비구명마하로有一長老比丘名摩訶盧
어떤 늙은 비구가 있었는데 이름을 마하로라고 하였다.
위인암색爲人闇塞 오백도인五百道人 전공교지傳共敎之 수년지중數年之中 부득일게不得一偈
그는 사람됨이 우둔하고 답답하여 5백 도인들이 돌아가면서 가르쳤으나,
여러 해 동안 한 게송도 외우지 못하였다.
중공경지衆共輕之 부장회동不將會同 상수정사常守精舍 칙령소제敕令掃除
여러 사람들은 그를 업신여겨 같이 어울리지 않고, 항상 절을 지키면서 청소나 하게 하였다.
후일국왕後日國王 청제도인請諸道人 입궁공양入宮供養
그 후 어느 날 그 나라 왕이 모든 도인들을 궁중으로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게 되었다.
마하로비구자념언摩訶盧比丘自念言 그때 마하로 비구가 스스로 생각하였다.
아생세간我生世間 암색여차闇塞如此 '나는 이 세상에 나서 이처럼 우둔하고 답답하여
부지일게不知一偈 인소박천人所薄賤 게송 하나도 외우지 못하므로 남의 천대를 받는다.
용시활위用是活爲 살아서 무엇 하랴?'
즉지승지卽持繩至 후원중대수하後園中大樹下 욕자교사欲自絞死
그리고는 노끈을 가지고 뒷동산 큰 나무 밑으로 가서 목을 매어 자살하려 하였다.
불이도안佛以道眼 요견여시遙見如是 부처님께서 도안으로 멀리서 그것을 보시고
화작수신化作樹神 반신인현半身人現 나무 신으로 변화하셨는데 반쯤은 사람의 몸을 나타내어
이가지왈而呵之曰 그를 나무라며 말씀하셨다.
돌돌비구咄咄比丘 "쯧쯧, 못난 비구야,
하위작차何爲作此 왜 그런 짓을 하려고 하느냐?"
마하로즉摩訶盧卽 구진신고具陳辛苦
마하로는 곧 자기 마음속에 있는 괴로움을 모두 하소연하였다.
화신가왈化神呵曰 변화한 신이 꾸짖어 말하였다.
물득작시勿得作是 차청아언且聽我言 "그런 짓을 하지 말고 우선 내 말을 들어보라.
왕가섭불시往迦葉佛時 경작삼장사문卿作三藏沙門 과거 가섭부처님 때, 너는 삼장 사문이 되어
유오백제자有五百弟子 5백 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있으면서,
자이다지自以多智 경만중인輕慢衆人 스스로 지혜가 많다고 생각하여 남을 업신여겨
린석경의吝惜經義 초불훈회初不訓誨 경전의 이치를 아껴 조금도 남에게 가르쳐주지 않았었다.
시이세세소생是以世世所生 제근암둔諸根闇鈍 단당자책但當自責 하위자적何爲自賊
그래서 세상에 날 때마다 모든 감관이 우둔하게 된 것이다.
그러니 제 자신을 탓해야 하거늘 왜 스스로 몸을 해치려 하는가?"
어시세존於是世尊 현신광상現神光像 즉설게언卽說偈言
그리고는 세존께서 큰 광명을 나타내시고 곧 게송을 말씀하셨다.
자애신자自愛身者 사람이 만일 제 몸을 사랑하거든
신호소수愼護所守 삼가고 단속하여 제 몸을 지키고
희망욕해希望欲解 법 깨닫기를 바라는 사람은
학정불매學正不寐 바른 법을 배우되 게을리 하지 말라.
신위제일身爲第一 먼저 제 몸을 제일로 삼아
상자면학常自勉學 언제나 스스로 힘써 배우고
리능회인利能誨人 남을 가르쳐 이롭게 하되
불권즉지不惓則智 게을리 하지 않으면 지혜 얻으리.
학선자정學先自正 먼저 제 자신 바로잡기를 배우고
연후정인然後正人 그런 다음에 남을 바로잡아야 한다.
조신입혜調身入慧 내 몸을 길들여 지혜에 들어가면
필천위상必遷爲上 반드시 최상의 경지에 이르리라.
신부능리身不能利 제 몸도 이롭게 하지 못하고
안능리인安能利人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이롭게 하랴.
심조체정心調體正 마음을 길들이고 몸을 바로잡으면
하원부지何願不至 어떤 소원도 이루게 되리라.
본아소조本我所造 원래 자신이 지은 업이기에
후아자수後我自受 나중에 제 자신이 과보 받나니
위악자갱爲惡自更 악을 행하여 제 자신을 부수는 것
여강찬주如剛鑽珠 금강석이 구슬을 부수는 것 같네.
마하로비구摩訶盧比丘 견불현신광상見佛現身光像 비희송률悲喜悚慄
마하로 비구는 부처님께서 나타내신 광명의 모습을 보자 기쁘면서도 슬프고 두려웠다.
계수불족稽首佛足 그래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사유게의思惟偈義 즉입정의卽入定意 게송의 이치를 생각하면서 선정에 들었다가
심재불전尋在佛前 체득나한도逮得羅漢道 이내 부처님 앞에서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자식숙명自識宿命 무수세사無數世事 그리하여 전생의 무수한 세상일들을 생각할 때
삼장중경三藏衆經 즉관재심卽貫在心 삼장의 많은 경전들을 모두 꿴 듯이 그 마음에 있었다.
불어마하로佛語摩訶盧 부처님께서 마하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착의지발著衣持缽 취왕궁식就王宮食 재오백도인상좌在五百道人上坐
"너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왕궁에 들어가 공양할 때 5백 도인들의 윗자리에 앉으라.
차제도인此諸道人 시경선세是卿先世 오백제자五百弟子 도인들은 모두 전생에 너의 5백 제자였다.
환위설법還爲說法 령득도적令得道跡 병사국왕幷使國王 명신죄복明信罪福
그리고 네가 설법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다 도적을 얻게 하고
또 국왕으로 하여금 죄와 복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믿게 하라."
즉수불교卽受佛敎 경입궁리徑入宮裏 좌어상좌坐於上座
그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들고 그 길로 궁중으로 들어가 맨 윗자리에 앉았다.
중인심에衆人心恚 괴기소이怪其所以 여러 사람들은 화를 내며 까닭을 괴상히 여겼다.
각호왕의各護王意 불감가견不敢呵譴 그러나 왕의 뜻을 받들기 위하여 감히 꾸짖지는 못하였지만
념기우명불효念其愚冥不曉 아무것도 모르는 그 우둔함을 생각할 때
달친심위지피達嚫心爲之疲 법시를 받는 마음이 그 때문에 피곤했다.
왕편하식王便下食 수자짐작手自斟酌 왕은 음식을 내어 손수 대접하였다.
마하로즉위달친摩訶盧卽爲達嚫 음여뇌진音如雷震 청사우하淸辭雨下
공양을 마치고 마하로는 곧 그들을 위해 보시에 대하여 설법하였는데
그 음성은 우레처럼 울리고 맑은 법어는 비처럼 쏟아졌다.
좌상도인坐上道人 경포자회驚怖自悔 개득나한皆得羅漢
그 자리의 도인들은 모두 놀라며 스스로 뉘우쳐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위왕설법막불해석爲王說法莫不解釋 군신백관개득수다원도群臣百官皆得須陀洹道
그의 설법을 왕은 모두 해득하였고 신하들과 관리들도 다 수다원도를 증득하였다.
2
석불재사위국昔佛在舍衛國 유오백바라문有五百婆羅門 상구불편常求佛便 욕비방지欲誹謗之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 그때 5백 명의 바라문들은
항상 기회를 엿보아 부처님을 비방하려 하였다.
불삼달지지佛三達之智 보견인심普見人心 민욕도지愍欲度之
부처님께서는 세 가지 통달한 지혜로 그들의 마음을 두루 보시고
그들을 가엾게 여겨 구제하시고자 생각하셨다.
기과미숙其果未熟 인연미도因緣未到 '그 과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고 인연이 이르지 않았더라도
일체죄복一切罪福 욕래지시欲來至時 모든 죄와 복이 오려고 할 때에는
자작인연自作因緣 이영죄복而迎罪福 스스로 인연을 만들어 죄와 복을 맞이하는 것이다.
차제범지此諸梵志 숙유미복宿有微福 응당득도應當得度 복덕견지福德牽之 자작방의自作方宜
이 범지들은 전생에 조그만 복을 지었기 때문에 지금 제도할 수 있을 것이니
복덕의 힘이 그들을 이끌어 스스로 방편을 만들 것이다.'
오백범지五百梵志 자공의언自共議言 그러자 과연 5백 범지들은 저희들끼리 의논하였다.
당사도아當使屠兒 살생청불殺生請佛 급제중승及諸衆僧
"백정을 시켜 짐승을 잡아 놓고 부처님과 대중들을 청하도록 하자.
불필수청佛必受請 찬탄도아讚歎屠兒 오등편전吾等便前 이공기지而共譏之
부처님께서는 틀림없이 허락하실 것이고 반드시 백정을 칭찬하실 것이다.
그때 우리는 앞으로 나가 그를 비방하자."
어시도아於是屠兒 위지청불爲之請佛 그리하여 백정은 그들을 위해 부처님을 청하였다.
불즉수청佛卽受請 고도아언告屠兒言 부처님께서는 그들의 청을 받고 백정에게 말씀하셨다.
과숙자타果熟自墮 복숙자도福熟自度
"과일은 익으면 저절로 떨어지고 복은 익으면 저절로 구제되느니라."
도아환귀屠兒還歸 공설반식供設飯食 백정은 돌아가 음식을 준비하였고
불장제제자佛將諸弟子 부처님께서는 여러 제자들을 데리고
도도아촌중到屠兒村中 지단월사至檀越舍 백정이 있는 마을로 가서 시주하려는 집으로 가셨다.
범지대소梵志大小 개공환희皆共歡喜 범지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금일내득今日乃得 불지편이佛之便耳 "오늘에야 비로소 부처님의 허점을 얻었다.
약당찬단若當讚檀 월복덕자越福德者 만일 부처님께서 시주의 복덕을 찬탄하면
당이기전후當以其前後 살생작죄殺生作罪 지용기지持用譏之
우리는 그 백정이 이전부터 지금까지 살생하여 지은 죄를 들어 비방하고
불약당설佛若當說 기유래지죄자其由來之罪者 당이금일當以今日 지복난지之福難之
만일 부처님께서 백정이 지금까지 지은 죄에 대해 말하면
우리는 마땅히 그가 지금 복을 짓는 것을 들어 비방하자.
이의지중二宜之中 금일내득불편이今日乃得佛便耳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부처님의 허점을 노려보자."
불도즉좌佛到卽坐 부처님께서 그 집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셨다.
행수하식行水下食 물을 돌리고 공양이 나왔다.
어시세존於是世尊 관찰중심觀察衆心 그때 세존께서 대중들의 마음을 관찰하여
응유도자應有度者 그들을 제도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즉출설복면지이卽出舌覆面舐耳 곧 혀를 내어 얼굴을 덮었다가 다시 귀를 핥으시고는
방대광명放大光明 조일성내照一城內 큰 광명을 놓아 온 성 안을 두루 비추시고
즉이범성卽以梵聲 설게주원說偈咒願 맑은 음성으로 게송을 읊어 축원하셨다.
여진인교如眞人敎 거룩한 진인의 가르침대로
이도활신以道活身 바른 도로써 몸을 살리면
우자질지愚者嫉之 어리석은 사람은 그것을 보고
견이위악見而爲惡 질투하면서 악이라 한다.
항악득악行惡得惡 악을 행하면 악의 과보 받는 것
여종고종如種苦種 마치 괴로움의 종자 심은 것 같나니
악자수죄惡自受罪 악을 지어 스스로 그 죄를 받고
선자수복善自受福 선을 지어 스스로 그 복을 받는다.
역각수숙亦各須熟 선이든 악이든 반드시 무르익는 법이니
피불상대彼不相代 그것은 남이 대신할 수 없다.
습선득선習善得善 선을 행하여 선의 과보 받는 것
역여종첨亦如種甛 마치 달콤한 종자 심은 것 같다네.
불설게이佛說偈已 오백범지五百梵志 부처님께서 게송 읊기를 마치시자 5백 범지들은
의자개해意自開解 즉전례불卽前禮佛 마음이 저절로 풀려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오체투지五體投地 온 몸을 땅에 던져 예배한 뒤
차수백불언叉手白佛言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완우불급頑愚不及 미달성훈未達聖訓 유원민육唯願愍育 득위사문得爲沙門
"저희들은 고집 세고 어리석어 미처 거룩한 가르침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원컨대 가엾게 여기시어 사문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불즉청수佛卽聽受 개위사문皆爲沙門 부처님께서 곧 받아들여 모두 사문으로 만드셨다.
촌인대소村人大小 마을 사람들은 젊은이건 늙은이건
견불변화見佛變化 막불환흔莫不歡欣 부처님의 신통변화를 보고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어
개득도적皆得道跡 칭지현성稱之賢聖 모두 도적을 증득하게 되어 현성이라 불려지고
무복도아지명無復屠兒之名 다시는 백정이라는 이름이 없어졌다.
불식필흘佛食畢訖 즉환정사卽還精舍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마치시고 이내 정사로 돌아오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