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쿳따까 니까야

法句譬喩經 4권 40. 생사품生死品

空空 2024. 9. 12. 16:44

法句譬喩經 4권 40. 생사품生死品

석불재사위국昔佛在舍衛國 기원정사祇洹精舍

위천인국왕대신爲天人國王大臣 광설묘법廣說妙法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원정사에서

하늘·사람·국왕·대신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널리 연설하고 계셨다.

 

유일범지장자有一梵志長者 그때 그 나라에는 어떤 범지 장자가

거재로측居在路側 길가에 살고 있었는데

재부무수財富無數 그는 수없이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고

정유일자正有一子 기년이십其年二十 나이 스무 살 된 외아들이 있었는데

신위취부新爲娶婦 미만칠일未滿七日 새로 장가든 지 이레가 채 되지 않았었다.

부부상경夫婦相敬 언어상순言語相順 그들 부부는 서로 공경하고 언어도 매우 유순하였다.

 

부어기부婦語其夫 아내가 그 남편에게 말하였다.

욕지후원중간희欲至後園中看戱 위득이불爲得爾不

"후원에 같이 가서 놀고 싶은데 될 수 있겠습니까?"

 

상춘삼월上春三月 부부상장夫婦相將 지후원중至後園中

상춘 3월에 그들 부부는 서로 이끌고 후원으로 갔다.

 

유일내수有一奈樹 고대화호高大華好 부욕득화婦欲得華 무인여취無人與取

어떤 높고 큰 벚나무 한 그루에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는데

아내는 그 꽃을 가지고 싶었으나 꺾어 줄 사람이 없었다.

 

부지부의夫知婦意 욕득내화欲得奈華 남편은 아내의 뜻을 알고 벚꽃을 꺾으려고

즉편상수卽便上樹 정취일화正取一華 나무에 올라가 꽃 한 가지를 꺾고는

부욕득일復欲得一 전전상수展轉上樹 또 한 가지를 꺾으려고 더 높이 올라가다가

내지세지乃至細枝 약한 가지를 잘못 디뎌

지절타지枝折墮地 가지가 부러지는 바람에 땅에 떨어져

상중즉사傷中卽死 부상을 입고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거가대소居家大小 분파도주奔波跳走 집안사람들은 모두 파도처럼 내달아

왕취아소往趣兒所 아이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호천상곡呼天傷哭 하늘을 부르고 상심하여 울면서

단절부소斷絶復甦 기절했다가는 다시 깨어났다.

 

중외종족中外宗族 래자무수來者無數 안팎 친척들도 수없이 모여 와서

개심비통皆甚悲痛 다들 매우 비통해하였고

문자막불상심聞者莫不傷心 듣는 사람들도 모두 상심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며

견자막불통애見者莫不痛哀 그것을 본 사람들도 모두 슬퍼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부모처식父母妻息 원구천지怨咎天地 위위불호謂爲不護

부모와 아내는 천지가 돌봐주지 않음을 원망하였다.

 

관렴의피棺殮衣被 여법견송如法遣送 그리고 옷을 입혀 염하고 관에 넣어 예법대로 장사 치르고

환가제읍還家啼泣 불능자지不能自止 집으로 돌아왔는데도 그칠 줄 모르고 구슬피 울었다.

 

어시세존於是世尊 민상기우愍傷其愚 왕문신지往問訊之

그때 세존께서 그들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기시어 위문하러 가셨다.

 

장자실가長者室家 대소견불大小見佛 비감작례悲感作禮 구진신고具陳辛苦

장자의 집 가족들은 부처님을 뵙자 더욱 슬퍼하면서 예를 올리고 괴로운 심정을 하소연하였다.

 

불어장자佛語長者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지식청법止息聽法 "그만 그치고 법을 들으라.

 

만물무상萬物無常 불가구보不可久保 만물은 무상하여 오래 보존하기 어렵고

생즉유사生則有死 죄복상추罪福相追 한 번 나면 죽음이 있으며 죄와 복은 서로 따르는 것이다.

 

차아삼처此兒三處 이 아이는 세 곳에서 나고 죽었다.

위기곡읍爲其哭泣 오뇌단절懊惱斷絶 역복난승亦復難勝

그 때문에 모두들 슬피 울고 괴로워하며 기절하는 등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다.

 

경위수아竟爲誰兒 하자위친何者爲親

그는 과연 누구의 아들이며 누가 그의 부모이겠는가?"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이어 부처님께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명여화과숙命如華果熟 우리 목숨은 마치 꽃이나 열매가 익어

상공회령락常恐會零落 떨어질까 늘 두려워하는 것처럼

이생개유고已生皆有苦 이미 나면 반드시 괴로움이 있나니

숙능치불사孰能致不死 어느 누가 죽지 않을 수 있으랴.

 

종초락애욕從初樂愛欲 처음 은애와 애욕을 즐겨할 때부터

가음입포영可婬入胞影 음행에 의하여 어머니 태에 들고

수형명여전受形命如電 태어난 몸과 목숨 번개와 같아

주야류난지晝夜流難止 밤낮으로 빨리 흘러 멈추기 어려워라.

 

시신위사물是身爲死物 이 몸은 마침내 죽게 될 물건이요

정신무형법精神無形法 정신은 아무 형상 없는 법이다.

가령사복생假令死復生 가령 죽어서 다시 난다 하여도

죄복불패망罪福不敗亡 죄와 복의 업은 없어지지 않는다.

 

종시비일세終始非一世 끝남과 시작은 한 세상만이 아니요

종애치구장從愛癡久長 애욕의 어리석음을 따라 길어진다.

자작수고락自作受苦樂 제가 지어 괴로움과 즐거움 받나니

신사신불상身死神不喪 몸은 비록 죽어도 정신은 죽지 않네.

 

장자문게長者聞偈 우의해망意解忘憂 장궤백불長跪白佛

장자는 이 게송을 듣고 마음이 열려 근심을 잊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차아숙명此兒宿命 작하죄흔作何罪舋 성미지수盛美之壽 이편중요而便中夭

"이 아이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한창 좋은 나이에 그만 요절하였습니까?

 

유원해설唯願解說 본소행죄本所行罪 원컨대 전생에 지은 죄를 말씀하여 주소서."

 

불고장자佛告長者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내왕석시乃往昔時 유일소아有一小兒 지궁전입持弓箭入 신수중희神樹中戲

"먼 옛날 어떤 어린애가 화살을 가지고 숲 속에 들어가 장난하고 놀았다.

 

변유삼인역재중邊有三人亦在中 세 사람이 그 곁에 있었는데

간수상유작看樹上有雀 소아욕사小兒欲射 나무 위에 있는 참새를 보고 그 아이가 활을 쏘려 하자

삼인권언三人勸言 세 사람은 그를 격려하여 말하였다.

 

약능중작자若能中雀者 세칭건아世稱健兒

'만일 저 참새를 맞추면 세상에서는 씩씩한 사내라 칭찬할 것이다.'

 

소아의미小兒意美 인궁사지引弓射之 중작즉사타지中雀卽死墮地

그러자 아이는 신이 나서 활을 쏘아 맞추니 새가 죽어서 땅에 떨어졌다.

 

삼인공소三人共笑 조지환희助之歡喜 이각자거而各自去

세 사람은 같이 웃으며 그를 기쁘게 해주고서 제각기 돌아갔다.

 

경력생사經歷生死 무수겁중無數劫中 소재상조所在相遭 공회수죄共會受罪

그 뒤 그들은 무수한 겁 동안 나고 죽으면서

태어나는 곳마다 서로 만나 같이 모여 그 죄의 과보를 받았다.

 

기삼인자其三人者 그 세 사람 중

일인유복一人有福 금재천상今在天上 한 사람은 복이 있어서 지금 천상에 있고

 

일인생해중一人生海中 위화생룡왕爲化生龍王

한 사람은 용왕으로 바꿔 나서 지금 바다 속에 있으며

 

일인금일一人今日 장자신시長者身是 한 사람은 바로 지금의 장자이다.

 

차소아자此小兒者 전생천상前生天上 그 아이는 전생에 천상에 태어나서

위천작자爲天作子 하늘의 아들이 되었었고

명종래하命終來下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위장자작자爲長者作子 인간 세상에 내려와 장자의 아들이 되었다가

타수명절墮樹命絶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뒤에는

즉생해중卽生海中 위화생룡왕작자爲化生龍王作子 바다로 들어가 용왕의 아들로 바꿔 날 것인데

즉이생일卽以生日 화생금시조化生金翅鳥 바꿔 나는 그 날로 금시조에게 잡아먹힐 것이다.

 

왕취이식지王取而食之 금일삼처今日三處 오뇌체곡懊惱涕哭 녕가언야寧可言也

지금 그 세 곳에서 모두들 괴로워하면서 슬피 우는 것을 어찌 다 말할 수 있겠는가?

 

이기전세以其前世 조기희고助其喜故 차삼인자此三人者 보이체곡報以涕哭

그 세 사람은 전생에 그 아이의 기쁨을 도와주었기 때문에

그 과보로 눈물을 흘리며 우는 것이다."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그리고는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식신조삼계識神造三界 식신은 저 삼계와

선불선오처善不善五處 좋고 나쁜 다섯 곳을 만드나니

음항이묵지陰行而黙至 남몰래 행하여 잠자코 이르는 것

소왕여향응所往如響應 가는 곳마다 메아리와 같아라.

 

색욕불색유色欲不色有 욕계·색계·무색계의

일체인숙행一切因宿行 그 모든 존재는 전생의 업 때문이니

여종수본상如種隨本像 종자가 본 모양 닮은 것처럼

자연보여영自然報如影 자연 그 과보는 그림자 같네.

 

불설게이佛說偈已 욕사장자의해欲使長者意解

즉이도력卽以道力 시기숙명視其宿命 개견천상皆見天上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고 그 장자의 마음을 열리게 하기 위하여

곧 도력으로 그의 전생 일을 보여 주셨다.

 

룡중지사龍中之事 장자의해長者意解 장자는 천상과 용왕의 일을 모두 보고 뜻이 풀려

흔연즉기欣然卽起 장궤차수長跪叉手 기뻐하면서 일어났다가 다시 꿇어앉아 합장하고

백불언白佛言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급대소願及大小 위불제자爲佛弟子 "원컨대 이 가족들을 모두 부처님 제자로 받아들여

봉수오계奉受五戒 위우바새爲優婆塞 다섯 가지 계율을 받고 우바새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불즉수계佛卽授戒 중위설법重爲說法 무상지의無常之義

부처님께서는 곧 계율을 주시고 또 그들을 위해 무상의 이치를 말씀하셨다.

 

대소환흔大小歡欣 개득수다원도皆得須陀洹道

그들은 모두 기뻐하였으며 다 수다원도를 증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