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쿳따까 니까야

불설의족경佛說義足經 上卷 第六

空空 2024. 10. 18. 17:42

6. 노소구사경老少俱死經 第六

문여시聞如是 이와 같이 들었다.

불재바소국佛在娑掃國 성외안연수하城外安延樹下 부처님께서 바소국 성 밖 안연수 아래에 계셨다.

 

시유일행거인時有一行車人 출성미도안연수出城未到安延樹 거곡도패車轂道敗

한 사람이 수레를 몰고 성을 나와 안연수에 도착하기도 전에 도중에 수레바퀴가 부서지고 말았다.

 

편하도便下道 일면읍수이좌一面悒愁而坐

이 사람은 수레에서 내려 길 한 모퉁이에 시름에 잠긴 채 앉아 있었다.

 

불시시지응기종아난佛是時持應器從阿難 입성구식入城求食

이때 부처님께서는 발우를 들고 아난을 데리고 걸식하러 성으로 들어가던 길에

 

도견차곡패괴道見車轂敗壞 기주하도좌其主下道坐 읍수불락悒愁不樂

수레는 바퀴가 부서지고 수레 주인은 시름에 잠긴 모습으로 길 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셨다.

 

즉설시우단경卽說是優檀經 이에 부처님께서는 <우단경優檀經>을 말씀하셨다.

여행거어도如行車於道 길에서 수레를 몰고 갈 적에

사평취사도捨平就邪道 평지를 버려두고 험한 길로 간다면

지사치우환至邪致憂患 험한 길에선 걱정거리가 생기나니

여시괴곡륜如是壞轂輪 이처럼 수레바퀴가 부서지고 말았네.

 

원법정역이遠法正亦爾 정법을 멀리함도 이와 마찬가지

의착사행통意著邪行痛 삿된 길에 집착하면 고통을 받게 마련

우복사생고愚服死生苦 어리석은 이는 생사의 고통을 받나니

역유괴곡우亦有壞轂憂 수레바퀴 부서진 경우와 같느니라.

 

불편입성佛便入城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곧바로 성으로 들어가셨다.

성중시유일범지사城中時有一梵志死 성 안에는 이때 한 범지가 죽었는데

수년백이십사壽年百二十死 그의 나이는 백스무 살이었고

부유일장자자復有一長者子 또 한 장자의 아들이 죽었는데

년칠세역사年七歲亦死 이 아이의 나이는 일곱 살이었다.

 

량가구송상兩家俱送喪 이 양쪽 집에서 죽은 사람을 운상運喪하는데

개지오채번皆持五綵幡 모두 오색 깃발을 들고

제녀약개피발諸女弱皆被髮 여자와 어린이들은 모두 머리를 풀어헤쳤으며

친속제곡비루親屬啼哭悲淚 친족들은 슬피 울며 통곡하였다.

 

불견인문아난佛見因問阿難 부처님께서는 이 광경을 보시고 아난에게 물으셨다.

시하등인취회是何等人聚會 비애성심통悲哀聲甚痛 “어떠한 사람들이 모여서 저렇게 슬피 울고 있는 것이냐?”

 

아난즉여사대阿難卽如事對 아난이 사실대로 대답하자

불인시본佛因是本 유생시의有生是義 부처님께서는 이 일로 해서 이 경의 뜻을 요약하여

령아제자실해검시권令我弟子悉解撿是卷 제자들로 하여금 이 경전의 뜻을 알게 하시고

위후세작명爲後世作明 후세 사람들을 위해 뜻을 밝혀

령아경법구주令我經法久住 이 經法이 오래도록 세상에 머물게 하셨다.

 

시불설시의족경時佛說是義足經 이에 부처님께서는 <의족경>을 말씀하셨다.

시신명심단是身命甚短 사람의 몸뚱이는 목숨이 짧아

감백년역사減百年亦死 백년이 못가서 죽고 만다네.

수유과백년雖有過百年 비록 백년을 넘긴다 하더라도

로종하리사老從何離死 늙으면 죽음을 어찌 면하리.

 

좌가의생우坐可意生憂 마음에 근심을 일으킴으로 해서

유애종득상有愛從得常 죽지 않고자 애착하는 마음 생기네.

애증실당별愛憎悉當別 사랑도 미움도 모두 버릴지니

견시막락가見是莫樂家 이것을 보더라도 즐거운 가정이란 없네.

 

사해무소불표死海無所不漂 죽음의 바다엔 누구나 빠지게 되니

숙소탐애유아宿所貪愛有我 전생의 탐욕과 애착, 아집 때문일세.

혜원관제계시慧願觀諦計是 지혜로 진리를 보아 이를 생각할지니

시무아아무시是無我我無是 본래 나도 없고 집착할 대상도 없는 법.

 

시세락여견몽是世樂如見夢 이 세상 즐거움이란 꿈 속 같은 것

유식오역하견有識寤亦何見 꿈에서 깨어나면 무엇을 볼 수 있으랴.

유탐세실역이有貪世悉亦爾 세상에 대한 탐욕도 이와 마찬가지

식전멸역하견識轉滅亦何見 심식心識이 없어지면 또 무엇을 보랴.

 

문시피실이거聞是彼悉已去 이것저것 듣는 것도 모두 여의어 버리고

선역악금불견善亦惡今不見 선도 악도 이제는 보지 않는다네.

실사세도하소悉捨世到何所 이 세상 버리면 그 어디에 이를까?

식신거단명재識神去但名在 식신識神이 떠나니 이름만 남을 뿐.

 

기비우전상질旣悲憂轉相嫉 슬퍼하고 근심하고 서로 시기하더니

부불사탐착애復不捨貪著愛 또다시 탐욕과 애착을 버리지 못하네.

존고단애기가尊故斷愛棄可 존귀한 이는 애착을 끊어 버려서

원공포견안처遠恐怖見安處 두려움을 여의고 편안한 곳을 보나니

 

비구제막망념比丘諦莫妄念 비구들이여, 망념妄念하지 말지니

욕가원신차괴欲可遠身且壞 욕심을 멀리하라. 육신은 죽기 마련

욕행지의관의欲行止意觀意 마음에 욕심을 그치고 뜻을 관찰할진대

이수제무지처已垂諦無止處 이미 말했다네! 그칠 곳이 없는 진리를.

 

무지자역존행無止者亦尊行 그칠 곳이 없으면 또한 존귀한 수행

애불애역질행愛不愛亦嫉行 애착하건 하지 않건 또한 질투하건

재비우역질행在悲憂亦嫉行 슬퍼하고 근심하고 또한 질투하건

무유첨여련화無濡沾如蓮花 연꽃과 같이 물들지 않는다네.

 

이불착역불망已不著亦不望 이미 집착하지 않고 아무런 바램도 없어

견문사오불애見聞邪吾不愛 삿된 것을 보고 들어도 나는 애착이 없네.

역부종구해탈亦不從求解脫 또한 해탈조차도 바라지 않나니

불오음역하탐不污婬亦何貪 음욕에 물들지 않거니 무엇을 탐착하랴.

 

불상탐여련화不相貪如蓮花 마치 연꽃인 양 탐욕이 없어

생재수수불오生在水水不污 물 속에 살아도 물이 더럽히지 못하네.

존급세역이행尊及世亦爾行 존귀한 이가 세상에 삶도 이와 같아

소문견여미생所聞見如未生 보고 들음에 전혀 물들지 않네.

 

불설시의족경경佛說是義足經竟 비구실환희比丘悉歡喜

부처님께서 <의족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비구들은 모두 환희에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