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쿳따까 니까야

불설의족경佛說義足經 上卷 第十

空空 2024. 10. 18. 17:48

10. 이학각비경異學角飛經 第十

문여시聞如是 이와 같이 들었다.

불재왕사국다조죽원중佛在王舍國多鳥竹園中 부처님께서 왕사국 다조죽원에 계셨다.

위국왕대신장자爲國王大臣長者 인민소경사人民所敬事 부처님께서는 국왕과 대신·장자·백성들의 존경을 받아

이반식의피以飯食衣被 와상질약臥牀疾藥 공소당득共所當得

음식과 의복과 이부자리, 침상과 의약품 등을 이들이 모두 바쳤다.

 

시범지륙세존時梵志六世尊 이때 범지들 중 여섯 존자가 있었으니

불란가섭不蘭迦葉 구사마각리자俱舍摩卻梨子 선궤구타라지자先跪鳩墮羅知子

계사금피리稽舍今陂梨 라위사가차연羅謂娑加遮延 니언약제자尼焉若提子

불란가섭·구사마각리자·선궤구타라지자·계사금피리·라위사가차연·니언약제자 등이었다.

 

시륙존역여범지是六尊亦餘梵志 공재강당의언共在講堂議言

이 여섯 존자는 다른 범지들과 강당에 모여 의논하였다.

 

아조본위세존我曹本爲世尊 국왕인민소대경國王人民所待敬

“우리들은 본디 세상의 존경을 받아 국왕과 백성들로부터 공경스런 대우를 받아 왔다.

 

운하금기불부견용云何今棄不復見用 그런데 지금에 와서는 어찌된 셈인지 이들이 우리를 거들떠보지 않고

실반승사사문구담급제자悉反承事沙門瞿曇及弟子 도리어 사문 구담과 그의 제자들을 섬기고 있다.

 

념시석가자念是釋家子 년상소학일천年尚少學日淺 하능승아조何能勝我曹

생각해 보면 석가 구담은 나이가 어리고 학문한 기간도 얼마 되지 않으니 어찌 우리를 이길 수 있겠는가?

 

단당여공시도但當與共試道 내지승불이乃知勝不耳 그러니 우리 함께 시험하여 승부를 겨뤄보기로 하자.

지사구담작일변至使瞿曇作一變 아조작이我曹作二 구담이 한 가지 변화를 부리면 우리는 2가지 변화를 부리고

구담작십륙瞿曇作十六 아조작삼십이我曹作三十二 구담이 16가지 변화를 부리면 우리는 32가지 변화를 부려서

전배지이轉倍之耳 그 보다 배로 변화를 부리기로 하자.”

 

편공여빈사왕근친대신어중사便共與頻沙王近親大臣語重謝 령달아조소의변의令達我曹所議變意

의논을 마친 이들은 함께 빈사왕의 측근 대신에게 정중하게 말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왕에게 전달해 주길 청하였다.

 

대신즉편의백왕여어大臣卽便宜白王如語 왕문대진에王聞大瞋恚

대신이 왕에게 그대로 아뢰자 왕이 듣고 크게 노하였다.

 

수간통어신이數諫通語臣已 편환귀리사便還歸里舍

대신에게 여러 차례 부탁을 한 뒤 자기들의 마을의 숙소로 돌아갔다.

 

중범지홀견불독득대경외외衆梵志忽見佛獨得待敬巍巍

편행도왕궁문便行到王宮門 상서구설변의上書具說變意

범지들은 부처님께서 홀로 우뚝이 공경스런 대우를 받는 것을 보고

곧 대궐문으로 가서 부처님과 실력을 겨뤄보겠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왕즉현소존륙인향진에대매王卽現所尊六人向瞋恚大罵

왕은 곧 범지들의 여섯 존자를 만나보고는 크게 화를 내었다.

 

왕이견제王已見諦 득과자증得果自證 종불신이학소위終不信異學所爲

왕은 이미 진리를 보아 果位를 증득했기 때문에 끝내 異學(異敎)에 현혹되지 않았다.

 

편위방신便謂旁臣 급장시범지석축출아국계거急將是梵志釋逐出我國界去

왕은 곁에 있던 신하에게 “속히 이 범지들을 데리고 나가 나라 밖으로 쫓아내라”고 명령하였다.

 

범지견축梵志見逐 편상장도사위국便相將到舍衛國

쫓겨난 범지들은 서로 무리지어 사위국舍衛國으로 갔다.

 

불어왕사국교수경佛於王舍國敎授竟 부처님께서는 왕사국에서 교화를 마치시고

실종중비구悉從衆比丘 전도군현轉到郡縣 차환사위국기환중次還舍衛國祇桓中

비구들을 모두 거느리고 여러 고을들을 돌아다니다가 사위국 기원祇洹으로 돌아오시게 되었다.

 

범지등불인견불득경외외梵志等不忍見佛得敬巍巍 범지들은 부처님께서 우뚝이 존경받는 것을 참을 수 없어서

편취회륙사便聚會六師 종제이학從諸異學 여섯 스승이 모여 다른 異學들과 함께

도파사닉왕소到波私匿王所 구설기변의具說其變意 파사닉왕에게로 가서 부처님과 실력을 겨뤄보겠다고 하였다.

 

왕즉청지王卽聽之 편승기도불소便乘騎到佛所

이에 왕은 곧 그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말을 타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두면착불족경頭面著佛足竟 일면좌一面坐 차수구원叉手求願

왕은 부처님의 발에 얼굴을 대어 예배한 다음 한쪽으로 가서 앉더니 손을 모아 부탁을 드렸다.

 

낙세존도덕심묘諾世尊道德深妙 “세존께서는 도덕이 깊고 오묘하여

가현변화可現變化 신통 변화를 나타낼 수 있으시니

사미문견자생신의使未聞見者生信意 아직 듣고 보지 못한 이들은 신심을 내고

이문견자중해已聞見者重解 이미 듣고 본 이들이 거듭 의혹을 풀게 하시고

사이학무여어使異學無餘語 이교도들은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해 주시옵소서.”

 

불어왕언佛語王言 각후칠일卻後七日 당작변화當作變化

왕문환희王聞歡喜 요불삼잡이거繞佛三帀而去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7일 후에 신통 변화를 나타내겠다고 말씀하셨고

왕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서 부처님의 주위를 세 바퀴 돌아 경의를 표하고 돌아갔다.

 

지기일至期日 편위작십만좌상便爲作十萬坐牀 왕은 약속한 날이 되어 부처님을 위하여 십만 개의 坐床을 만들고

역부위불란등亦復爲不蘭等 작십만좌상식作十萬坐牀息 불란가섭 등 범지들을 위해서도 십만 개의 좌상을 만들었다.

 

시사위인민時舍衛人民 실공성출관悉空城出觀 이때 사위국의 백성들은 모두 성을 비우고 나와 구경하였다.

불출위신佛出威神 부처님께서는 위신이 넘치는 모습을 나타내시고

시범지등時梵志等 편각취좌便各就座 범지들도 저마다 자기 자리로 가서 앉자

왕기백불王起白佛 왕이 일어나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가취좌현위신世尊可就座現威神 “부처님이시여, 자리에 앉아 威神力을 보이소서.”

 

시시是時 반식귀장군적래례불般識鬼將軍適來禮佛 이때 반식귀 장군이 마침 이곳에 와서 부처님께 예배드리던 차에

문범지욕여불각도聞梵志欲與佛捔道 범지들이 부처님과 도를 겨루려 한다는 말을 듣고

편작위풍우취기좌便作颹風雨吹其座 세찬 비바람을 몰아 범지들의 자리로 보내고(큰 바람 부는 모양 위颹)

부우사력復雨沙礫 다시 모래와 자갈을 비처럼 퍼부어

상지범지슬자지비자上至梵志膝者至髀者 범지들의 무릎과 다리에 떨어지게 했다.

 

불편출소위신佛便出小威神 이에 부처님께서는 조금 위신력을 내어

사기좌중실화연使其座中悉火燃 부처님의 자리가 온통 불꽃에 휩싸이고

염동팔방炎動八方 그 불길이 八方을 진동하게 하셨다.

 

불란등견불좌연여시不蘭等見佛座燃如是 실환희悉歡喜 자위自謂 도덕사연道德使燃

불란가섭 등은 부처님께서 앉아 계신 자리가 이처럼 화염에 휩싸인 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며 자신들의 신통력이 그렇게 만든 것이라 생각했다.

 

불현신경佛現神竟 염연즉멸炎燃則滅 그러나 부처님께서 위신력을 거두시자 불꽃도 따라서 사라졌다.

범지등내지비기신소위梵志等乃知非其神所爲 편향내우유회의便向內憂有悔意

범지들은 그제야 자신들의 신통력 때문이 아닌 줄을 알고 마음 속으로 근심하고 후회하였다.

 

불즉기사자좌佛卽起師子座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사자좌에서 일어나셨다.

중유일청신녀中有一淸信女 유신족有神足 기차수起叉手 백불언白佛言

이때 座中에 神足通을 갖춘 한 청신녀가 있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모으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世尊 불의로신不宜勞神 “부처님께서 몸소 수고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욕여이학구현신我欲與異學俱現神 제가 異學 범지들과 신통을 겨루어 보겠습니다.”

 

불언佛言 불수不須 자취좌自就座 “그럴 것 없으니 자리에 가서 앉도록 해라.

오자현신족吾自現神足 내가 직접 신족통을 보이겠다.”

 

빈천청신사수달녀작사미貧賤淸信士須達女作沙彌 명전화색名專華色 여목건란구왕백불與目揵蘭俱往白佛

그러자 이번에는 가난하고 신분이 낮은 청신사 수달의 딸이 전화색이란 이름의 사미로 변하여

목건란(目蘭)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말씀드렸다.

 

세존世尊 불의로위신不宜勞威神 “세존이시여, 몸소 위신력을 보이실 필요가 없습니다.

아금원여지공각도我今願與之共捔道 저희가 이제 저들과 도를 겨뤄보겠습니다.”

 

불언佛言 불수不須 차자환좌且自還座 “그럴 것 없으니 자리로 돌아가도록 해라.

아자현신족我自現神足 내가 직접 신족통을 보이겠다.”

 

불의욕사중인득복안은佛意欲使衆人得福安隱

부처님께서는 직접 신통력을 보임으로써 뭇 사람들에게 안온한 복을 얻게 하고

 

실민인천령득해탈悉愍人天令得解脫 인간과 천상을 불쌍히 여겨 해탈을 얻게 하고

부복범지등復伏梵志等 범지들을 항복시켜

역위후세학자작혜亦爲後世學者作慧 후세의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지혜를 밝히고

사아도어미래득주류使我道於未來得住留 우리 佛道가 미래에 영원히 존속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하셨다.

 

불시현대변신족佛時現大變神足 이에 부처님께서는 신족통을 크게 펼치셨다.

즉종사자좌비기卽從師子座飛起 그리하여 사자좌에서 날아올라

왕동방허공중보행往東方虛空中步行 동쪽 허공으로 가서는 걷다가

역기좌의우협亦箕坐猗右脅 다리를 펴고 앉았다가 오른쪽 옆구리를 아래로 하고 누우셨다.

 

편저화정신족便著火定神足 그런 다음 곧 火定神足通을 나타내시니

출오색광出五色光 실령작잡색悉令作雜色 오색 광명을 쏟아 온갖 빛으로 휘황찬란하게 뒤섞인 가운데

하신출화下身出火 상신출수上身出水 하반신에서는 불이 나오고 상반신에서는 물이 나왔다가

상신출화上身出火 하신출수下身出水 다시 상반신에서는 불이 나오고 하반신에서는 물이 나오게 하셨다.

 

즉멸내종남방래卽滅乃從南方來 그리고는 모습을 감추었다가 남쪽에서 나타나고

부멸내종서방래復滅乃從西方來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가 서쪽에서 나타나고

부멸내종북방허공중주復滅乃從北方虛空中住 다시 모습을 감추었다가 북쪽 허공에 머무셔서는

변화소작變化所作 역여상설亦如上說 또 위와 같은 온갖 변화를 보이셨다.

 

좌허공중坐虛空中 그리고 이번에는 허공에 앉아 계시는데

량견각출일백엽련화兩肩各出一百葉蓮花 양쪽 어깨에는 각각 일백 잎의 연꽃이 솟고

두상출천엽화頭上出千葉華 머리 위에는 일천 잎의 연꽃이 솟아

화상유불좌선華上有佛坐禪 꽃마다 그 위에는 부처님께서 좌선하고 계시고

광명실조시방光明悉照十方 광명이 시방 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천인역재공중天人亦在空中 산화불상散花佛上 이에 天人들이 공중에서 부처님의 머리 위로 꽃을 뿌리며

개언皆言 선재善哉 불위신실동시방佛威神悉動十方

“장하십니다! 부처님의 위신력은 시방을 모두 진동시킵니다”라고 하였다.

 

불즉섭신족佛卽攝神足 환사자좌還師子座

부처님께서 신족통을 거두고 사자좌로 돌아가셨다.

 

시시是時 범지등묵연무언梵志等默然無言 개저두여구수皆低頭如鳩睡

범지들은 모두 졸고 있는 비둘기처럼 아무 말 없이 잠자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시지화이철時持和夷鐵 편비어허공便飛於虛空 그러자 부처님께서 和夷鐵(金剛杵)을 들고 허공에 날아올라

견염동연가외見炎烔燃可畏 환하게 화염을 내뿜어 매우 위엄 있는 모습을 나타내셨는데

단사범지등견이但使梵志等見耳 이 모습은 범지들만 볼 수 있게 하셨다.

 

적현適現 자조편대공포전률子曹便大恐怖戰慄 의모개수衣毛皆豎 각각주各各走

이에 범지들은 옷과 머리카락이 곤두설 정도로 크게 두려워 떨며 저마다 흩어져 달아났다.

 

불편위우중인佛便爲雨衆人 광설경법廣說經法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을 위하여 감로비를 내리어 經法을 자세히 설명하셨다.

 

설보시지계說布施持戒 선견천경善見天徑 그리하여 보시를 하고 계율을 지키면 천상에 태어나는 반면

박설애욕호통설薄說愛欲好痛說 애욕을 지니면 고통을 받게 마련이라고 하시고

기재해착고무견고其災害著苦無堅固 아울러 애욕이란 재난의 원천이요 견고한 것이 아니라고 하셨다.

 

불이혜의佛以慧意 지중인의유주부전知衆人意濡住不轉 편위설사제便爲說四諦

부처님께서는 지혜로운 생각으로 대중들의 뜻을 아시고 四聖諦를 말씀하셨다.

 

중유신귀불자中有身歸佛者 귀법자歸法者 귀비구승자歸比丘僧者

유장궤자有長跪者 수계자受戒者 유득구항자有得溝港者 득빈래자得頻來者 득불환자得不還者

그러자 대중 가운데는 온 몸을 바쳐 부처님께 귀의하는 사람, 진리에 귀의하는 사람, 비구승께 귀의하는 사람,

무릎을 끊는 사람, 계율을 받는 사람, 구항溝港을 얻은 사람,

빈래과頻來果(斯陀含)를 얻은 사람, 不還果를 얻은 사람 등이 있었다.

 

시시是時 인민개공생의人民皆共生意 의하인연기가위도疑何因緣棄家爲道 부유투송復有鬪訟

이때 사람들은 모두 마음 속으로

‘무슨 이유로 해서 집을 버리고 떠나 도를 닦는가’라는 의심이 생겨 다시 언쟁을 벌였다.

 

불즉지자조의佛卽知子曹疑 편화작일불便化作一佛 착전단정著前端正 유삼십이상有三十二相 의법의衣法衣

부처님께서는 이들이 의심하는 줄 알고 신통력으로 32相을 갖추고 법의를 걸친

또 한 분의 단정한 모습의 부처님을 만들어 내셨으며

 

제자역능화작인弟子亦能化作人 제자들도 신통력으로 사람을 만들어 내었다.

화인어제자역어化人語弟子亦語 만들어 낸 사람이 말을 하면 제자도 말을 하고

불어화인묵연佛語化人嘿然 부처님께서 말씀을 하시면 만들어 낸 사람은 묵묵히 있고

화인어불묵연 化人語佛嘿然 만들어 낸 사람이 말을 하면 부처님께서는 묵묵히 계셨다.

 

하이고何以故 무슨 까닭인가 하면

정각직도정소의고正覺直度正所意故

부처님께서 正覺으로 바른 생각을 가진 제자들이 만들어 낸 사람을 곧바로 건지는 셈이 되기 때문에

상호간에 의문이나 질문이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화불즉우슬착지化佛卽右膝著地 향불차수向佛叉手 이게난문언以偈難問言

만들어 낸 부처님이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부처님을 향하여 손을 모으고 게송으로 질문하였다.

 

투송변하종기鬪訟變何從起 이러한 언쟁은 어디로부터 생기는가.

치우통전상질致憂痛轉相疾 근심과 고통에 시달린 나머지 병을 얻네.

기망어전상훼起妄語轉相毀 망령된 말을 하여 서로 상대를 헐뜯나니

본종기원설불本從起願說佛 본래 원인을 부처님께서 가르쳐 주소서.

 

좌우가기변송坐憂可起變訟 근심을 한 나머지 언쟁을 마구 벌이나니

전상질치우통轉相嫉致憂痛 서로 미워한 나머지 근심과 고통을 받네.

욕상훼기망어欲相毀起妄語 서로 상대를 헐뜯고자 망령된 말을 하니

이상훼투송본以相毀鬪訟本 서로 헐뜯는 것이 언쟁의 근본이 되네.

 

세가애하종기世可愛何從起 세상의 애착은 어디로부터 생기며

전세간하소탐轉世閒何所貪 이 세상 그 무엇을 탐착할 것인가.

종치유불부욕從置有不復欲 모든 것 버려두고 다시 욕심 버린다면

종불부전행수從不復轉行受 따라서 다시는 業을 짓지 않게 되리.

 

본소욕착세애本所欲著世愛 본래 욕심 때문에 세상에 애착을 두고

이리시전행고以利是轉行苦 이익을 탐내기 때문에 고통을 받게 되네.

불사유종시기不捨有從是起 버리지 못하기 때문에 욕심이 일어나니

이고전후부유以故轉後復有 이 때문에 뒤에도 계속 고통을 받게 되네.

 

수세욕본하기隨世欲本何起 세상의 온갖 욕심 본래 어디에서 생기며

종하득별선악從何得別善惡 선과 악인들 어디로부터 분별할 수 있으리오.

종하유기본말從何有起本末 무엇으로 인하여 본말本末이 생기는가.

소제법사문설所制法沙門說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법을 스님들이 말하네.

 

역시세소유무亦是世所有無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있기도 없기도 하기에

시인연편욕생是因緣便欲生 이로 인하여 곧 욕심이 생겨나게 되니

견성색종하진見盛色從何盡 좋은 대상[色]을 보고 싶은 마음 언제 다하랴.

세인실분별작世人悉分別作 세상 사람들은 모두들 분별하는 마음이 있네.

 

소종기유의의所從欺有疑意 남에게 속임을 당하고 의심하는 마음 생기니

역시법우면수亦是法雨面受 부처님의 이 진리의 비를 기꺼이 받아야 하리.

념종하학혜적念從何學慧迹 생각하건대 어디로부터 지혜의 자취를 배울건가.

원해법명학설願解法明學說 원컨대 법을 설명하여 배울 바를 밝혀 주소서.

 

소유무본종하所有無本從何 있음과 없음은 본래 어디로부터 생기며

무소친종하멸無所親從何滅 친애할 바 없거니와 어디로부터 소멸하는가.

성역감실일의盛亦減悉一義 융성도 감소도 알고 보면 모두 마찬가지이니

원설시해현본願說是解現本 원컨대 이 뜻을 설명하여 근본을 밝혀 주소서.

 

유역무착세유有亦無著細濡 있음이건 없음이건 접촉[細濡] 때문에 생기니

거래멸무소유去來滅無所有 오고 감이 사라지면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성역멸의종시盛亦滅義從是 융성도 소멸도 실상이 이와 같으니

해현현본진시解現賢本盡是 뜻을 풀어 근본을 밝히면 이 밖에 할 말이 없네.

 

세세유본종하世細濡本從何 세속적인 접촉은 본래 무엇에서 기인하며

착세색종하기著世色從何起 세속적인 대상에 집착하는 것은 무엇에서 생겨나는가.

종하념불계착從何念不計著 무슨 생각으로 인하여 집착하지 아니하며

하연인착가색何緣因著可色 무슨 인연으로 인하여 좋은 대상에 집착하나

 

명색수착세유名色授著細濡 이름과 대상에 조금이라도 접촉하게 되면

본유유색편기本有有色便起 본유本有가 생겨나 대상[色]이 일어난다네.

녕도치득해탈寧度癡得解脫 어찌 어리석은 이를 건져 해탈하게 하리요.

인연색착세유因緣色著細濡 대상에 반연하여 언제나 접촉이 있는 것을.

 

종하득사호색從何得捨好色 어떻게 하면 좋은 대상에 집착을 버리고

종중애종하기從衆愛從何起 사람들에게 받는 사랑은 어디로부터 생기는가.

소착심녕실진所著心寧悉盡 마음에 집착일랑 모두 없애 버리고서

제행지여해탈諦行知如解脫 진실된 행동과 지식을 지니면 해탈과 마찬가지.

 

불상상불색상不想想不色想 생각을 생각하지도 말고 색상色想도 버리고

비무상불행상非無想不行想 생각하지 않지도 말고 행상行想도 생각하지 않아

일체단불착자一切斷不著者 일체를 끊어 버리고서 집착하지 말아야 하니

인상본희수고因想本戲隨苦 생각으로 인하여 근본을 어그러뜨려 고통이 따른다네.

 

►색상色想 색상으로 인하여 생기는 생각. 또는 착각으로 인한 생각.

►행상行想 생각을 소멸시킨 상태. 사무색정四無色定의 하나.

 

아소문실이해我所問悉已解 제가 질문한 바는 모두 알았거니와

금갱문원부설今更問願復說 이제 다시 여쭈오니 원컨대 설명하여 주소서.

행타실성구족行唾悉成具足 수행하여 모두 다 성취하고

설무불승존덕設無不勝尊德 존귀한 德에는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네.

 

시극정유하사是極正有何邪 이는 지극히 바르거니 무슨 사특함이 있으랴.

향경신득과혜向徑神得果慧 방편으로 신통력을 나타내어도 결과로는 지혜를 얻나니

존행정수림간尊行定樹林閒 부처님께서 숲 속에서 선정에 들어 계시면

무유여최선설無有餘最善說 이보다 더 훌륭한 말씀 다시는 없다네.

 

지여시일심향知如是一心向 이와 같은 법을 알아서 일심으로 향하여 가면

존이착불계행尊已著不戒行 존귀함이 이미 나타나 계율대로 수행할 것도 없다네.

질행문도세간疾行問度世閒 어떻게 세간을 건지는지를 급히 묻나니

단세사시피신斷世捨是彼身 세속을 끊고 저 욕심을 버려야 하리.

 

불설시의족경경佛說是義足經竟 비구실환희比丘悉歡喜

부처님께서 <의족경>을 말씀하시고 나자 비구들은 모두 환희에 찼다.

 

<불설의족경佛說義足經> 卷上

계묘세고려국분사대장도감봉칙조조癸卯歲高麗國分司大藏都監奉勅彫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