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쿳따까 니까야

불소행찬佛所行讚 제5권 27.탄열반품歎涅槃品

空空 2025. 1. 24. 22:04

27.탄열반품歎涅槃品

시유일천자時有一天子 그때 어떤 천자가

승천백곡궁乘千白鵠宮 천백 개의 흰 고니궁전[白鵠宮]을 타고

어상허공중於上虛空中 하늘 위 허공에서

관불반열반觀佛般涅槃 부처님 반열반하심을 보고

보위제천중普爲諸天衆 널리 모든 하늘 신을 위하여

광설무상게廣說無常偈 무상게無常偈를 노래하였네.

 

일체성무상一切性無常 “일체의 성질은 무상한 것이어서

속생이속멸速生而速滅 속히 생기고 속히 멸하네.

생즉여고구生則與苦俱 태어남은 곧 괴로움을 동반 하나니

유적멸위락唯寂滅爲樂 오직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라네.

 

행업신적취行業薪積聚 행업行業의 섶나무 더미를

지혜화치연智慧火熾燃 지혜의 불로 태워 없앴고

명칭연충천名稱煙衝天 명예의 연기 하늘을 찌를 때

시우우령멸時雨雨令滅 때맞추어 비 내려 그것을 멸하였는데

유여겁화기猶如劫火起 마치 겁화劫火 일어나도

수재지소멸水災之所滅 수재水災가 소멸시키는 것 같다네.”

 

부유범선천復有梵仙天 그때 다시 梵仙天 있어

유제일의선猶第一義仙 마치 제일가는 진리의 仙人처럼

처천승묘락處天勝妙樂 하늘의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받으면서도

이불염천보而不染天報 그 하늘 과보에 물들지 않았네.

 

탄여래적멸歎如來寂滅 그는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며

심정이구언心定而口言 마음을 안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네.

관찰삼세법觀察三世法 “3世의 법을 관찰해 보면

시종무불괴始終無不壞 끝내 무너지지 않는 것 없구나.

 

제일의통달第一義通達 제일가는 묘한 진리 밝게 통달해

세간무비사世閒無比士 세상에는 그분과 짝할 이 없고

혜지견지사慧知見之士 지혜로 알고 또 보던 사람

구호세간자救護世閒者 두루 이 세간을 구호하던 이

 

실위무상괴悉爲無常壞 모두 다 덧없어 무너졌으니

하인득장존何人得長存 어느 누군들 영원히 존재할 수 있으랴.

애재거세간哀哉擧世閒 슬프다, 이 온 세상 중생들

군생타사경群生墮邪徑 모두 삿된 길에 떨어졌구나.”

 

시아나률타時阿那律陁 그때의 아나율타阿那律陀는

어세불률타於世不律陁 세상에 있어서는 불률타不律陀요

이멸불률타已滅不律陁 이미 멸하여서도 불률타이며

생사니률타生死尼律陁 나고 죽음에는 니율타尼律陀였던 그가

탄여래적멸歎如來寂滅 여래의 적멸을 한탄하였네.

 

군생실맹명群生悉盲冥 “중생들 모두 장님이 되었구나.

제행취무상諸行聚無常 모든 行의 무더기는 덧없는 것이어서

유약경운부猶若輕雲浮 마치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속기이속멸速起而速滅 금방 생겨났다가도 어느새 멸하나니

혜자불보지慧者不保持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 유지하려 하지 않네.

 

무상금강저無常金剛杵 무상無常이란 금강저金剛杵가

괴모니산왕壞牟尼山王 모니산왕牟尼山王을 부수었으니

비재세경조鄙哉世輕躁 더러워라, 세상은 가볍고 성급하여

파괴불견고破壞不堅固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구나.

무상폭사자無常暴師子 무상이란 사나운 사자는

해룡상대선害龍象大仙 용상龍像의 큰 선인 해쳤네.

 

여래금강당如來金剛幢 저 여래의 금강 깃대도

유위비상괴猶爲非常壞 오히려 무상함에 부서지는데

하황미리욕何況未離欲 하물며 탐욕을 여의지 못한 이들

이불생포외而不生怖畏 어찌 두려운 마음 내지 않으리.

 

륙종자일아六種子一芽 여섯 가지 종자에 하나의 싹

일수지소우一水之所雨 한 방울의 물을 받음으로써

사인지심근四引之深根 네 가지 인도하는 깊은 뿌리와

이고오종과二觚五種菓 두 큰 박[觚]과 다섯 가지 과일로서

 

삼제동일체三際同一體 삼제三際에 걸쳐 동일한 몸인

번뇌지대수煩惱之大樹 모든 번뇌의 큰 나무를

모니대상발牟尼大象拔 모니牟尼 大象은 그것을 뽑아냈건만

이불면무상而不免無常 그런 그도 무상함은 면치 못했네.

 

유여식기조猶如飾棄鳥 그것은 마치 저 식기조飾棄鳥가

락수탄독사樂水吞毒蛇 물을 즐겨 독사까지 삼켰다가

홀우천대한忽遇天大旱 갑자기 큰 가뭄을 만나

실수이신망失水而身亡 물을 잃고 그 몸도 잃은 것 같네.

 

준마용어전駿馬勇於戰 저 뛰어난 말은 용감하게 싸우다가

전필순숙환戰畢純熟還 싸움 마치면 기죽어 돌아오고

유화연신치猶火緣薪熾 불은 나무를 의지해 타다가

신진즉자멸薪盡則自滅 나무 다 타면 절로 꺼지는 것처럼

여래역여시如來亦如是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사필귀열반事畢歸涅槃 일을 마치고 열반으로 돌아가셨네.

 

유여명월광猶如明月光 비유하면 마치 밝은 달빛이

보위세제명普爲世除冥 널리 세상을 위해 어둠 없애는데

중생실몽조衆生悉蒙照 중생들 모두 그 빛을 받다가

이부은수미而復隱須彌 달이 다시 수미산에 숨은 것처럼

 

여래역여시如來亦如是 여래께서도 또한 그와 같아서

혜광조유명慧光照幽冥 지혜의 광명 어둠을 비추어

위중생제명爲衆生除冥 중생을 위해 어둠 없애주시다가

이은열반산而隱涅槃山 열반산에 숨어 버렸네.

 

명칭승광명名稱勝光明 큰 이름과 훌륭한 광명

보조어세간普照於世閒 이 세간을 두루 비추고

멸제일체명滅除一切冥 일체 어둠을 멸해 없애되

부정약신류不停若迅流 멈추지 않음이 빠른 물결과 같았네.

 

선어칠준마善御七駿馬 잘 조련된 일곱 마리 준마가

군중우종유軍衆羽從遊 군사와 천자를 따라 놀 때

광광일천자光光日天子 마치 저 빛나는 日天子가

유입어엄자猶入於崦嵫 암자산崦嵫山으로 드는 것 같네.

 

일월오장예日月五障翳 또 해와 달에는 다섯 가지 장애 있어

중생실광명衆生失光明 중생이 그 광명 잃는 것 같나니

봉화사천필奉火祠天畢 불 받들어 하늘에 제사지내 마치면

유유초흑연唯有燋黑煙 오직 검은 연기만 남아 있듯

여래이잠휘如來已潛輝 여래께서 이미 빛을 감추자

세실영역연世失榮亦然 세상이 빛을 잃음 또한 그러하였네.

 

절은애희망絕恩愛希望 인간적 은혜와 애정의 희망을 끊고

보응중생망普應衆生望 중생의 소망에 두루 응하시다

중생망이만衆生望已滿 중생의 소망 이미 가득 채우고

사필절희망事畢絕希望 일이 끝나자 희망을 끊어버렸네.

 

리번뇌신박離煩惱身縛 번뇌 몸의 결박을 떠나

이득진실도而得眞實道 진실한 그 도를 얻자

리군취궤란離群聚憒亂 군중들의 시끄럽고 어지러움 떠나

입어적정처入於寂靜處 고요한 곳으로 들어가셨네.

신통등허유神通騰虛遊 신통으로 허공에 올라 노니셨지만

고기고기사苦器故棄捨 괴로움의 그릇이기에 버리셨다네.

 

치명지중암癡冥之重闇 어리석음의 밤 중첩된 어둠은

지혜광조제智慧光照除 지혜의 광명으로 비추어 없애고

번뇌지애진煩惱之埃塵 모든 번뇌의 티끌과 먼지는

지수세령정智水洗令淨 지혜 물로 씻어서 깨끗하게 하셨네.

 

불부수수환不復數數還 다시는 빈번히 돌아옴 없는

영지적정처永之寂靜處 영원히 고요한 곳으로 가셨나니

멸일체생사滅一切生死 일체의 나고 죽음을 멸해

일체실종경一切悉宗敬 모두가 다 높이고 공경했네.

 

령일체락법令一切樂法 일체로 하여금 법을 즐기게 하고

이혜충일체以惠充一切 은혜로써 일체를 가득 채우며

실안위일체悉安慰一切 일체를 두루 편안하게 하셨고

일체덕보류一切德普流 일체의 덕 널리 흘러 퍼졌네.

 

명문편일체名聞遍一切 그 이름은 일체에 두루 하고

중조흘어금重照迄於今 겹겹이 비추던 광명 오늘날 그쳤으니

제유경덕자諸有競德者 그와 덕을 다투던 자들도

어피애민심於彼哀愍心 슬퍼하고 가엾게 여기는 마음 생겼네.

 

사리불위흔四利不爲欣 네 가지 이익도 기뻐하지 않고

사쇠불이척四衰不以慼 네 가지 손해도 슬퍼하지 않았나니

선섭어제정善攝於諸情 모든 情을 잘 거두어 잡아

제근실명철諸根悉明徹 모든 감관[根] 밝게 통했네.

 

징심평등관澄心平等觀 맑은 마음으로 평등하게 觀하여

륙경불염착六境不染著 여섯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고

소득미증득所得未曾得 일찍이 없었던 것을 얻었으니

득인소부득得人所不得 남이 얻지 못한 것 얻었다네.

 

이제출요수以諸出要水 모든 번뇌 벗어나는 물로써

허갈령포만虛渴令飽滿 허기짐과 목마름을 한껏 풀어주셨고

시인소불시施人所不施 남이 주지 못한 것을 주셨지만

역불망기보亦不望其報 또한 그 과보 바라지 않으셨네.

 

적정묘상신寂靜妙相身 지극히 고요하고 묘한 相 가진 몸은

실지일체념悉知一切念 일체 중생의 생각을 알고

호악불경동好惡不傾動 좋고 나쁨에 흔들리지 않으며

력승일체원力勝一切怨 그 힘은 모든 원수 이겼으며

일체병량약一切病良藥 일체의 병에 좋은 약 되었건만

이위무상괴而爲無常壞 무상함에 무너져 버렸네.

 

일체중생류一切衆生類 저 일체 중생 무리들

락법각이단樂法各異端 좋아하는 법이 제각기 다르지만

보응기소구普應其所求 그가 구하는 바에 두루 응하여

실만기소원悉滿其所願 그 소원을 모두 채워 주셨네.

 

성혜대시주聖慧大施主 거룩한 지혜의 큰 시주施主

일왕불부환一往不復還 한 번 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음이

유약세맹화猶若世猛火 마치 세간의 사나운 불길이

신진불부연薪盡不復燃 섶나무 다하면 더 이상 타지 않듯 하네.

 

팔법소불염八法所不染 여덟 가지 법에도 물들지 않고

강오난조군降五難調群 다루기 어려운 다섯 가지를 항복받아

이삼이견삼以三而見三 3으로써 3을 보고

리삼이성삼離三而成三 3을 떠나 3을 이루며

 

장일이득일藏一以得一 1을 간직하여 1을 얻었고

초칠이장면超七而長眠 7을 뛰어넘어 길이 잠드셨으니

구경적멸도究竟寂滅道 최후의 경지인 적멸寂滅의 道는

현성지소종賢聖之所宗 모든 聖賢들이 떠받드는 바이네.

 

이단번뇌장已斷煩惱障 이미 번뇌의 장애를 끊고

종봉자이도宗奉者已度 받들던 사람들 다 제도하셨으며

기허갈핍자飢虛渴乏者 굶주리고 목마른 가난한 이에게는

음지이감로飮之以甘露 감로甘露를 마시게 하셨네.

 

피인욕중개被忍辱重鎧 욕됨을 참는 겹 갑옷 입고

강복제에노降伏諸恚怒 모든 성냄을 항복받아

승법미묘의勝法微妙義 훌륭한 법과 미묘한 이치로

이열어중심以悅於衆心 여러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셨네.

 

수세계선자修世界善者 세상에 착함을 닦는 이에게는

식이성종자植以聖種子 거룩한 종자를 심게 하고

습정불정자習正不正者 바른 것 익히건 바르지 않음을 익히건

등섭이불사等攝而不捨 차별 없이 거두어 버리지 않으셨네.

 

전무상법륜轉無上法輪 위없는 法輪을 굴리실 때에

보세환희수普世歡喜受 온 세상 기쁨을 받았나니

숙식악법인宿殖樂法因 일찍이 법을 좋아하는 因을 심었기에

사개득해탈斯皆得解脫 이들은 모두 해탈을 얻었다네.

 

유행어인간遊行於人閒 인간 세상에 노니시면서

도제미도자度諸未度者 아직 제도하지 못한 이 제도하고

미견진실자未見眞實者 진실을 보지 못한 사람들

실령견진실悉令見眞實 모두 진실을 보게 하셨다네.

 

제습외도자諸習外道者 외도外道를 배우는 모든 이에게는

수지이심법授之以深法 심오한 법으로써 가르쳐 주시고

설생사무상說生死無常 나고 죽음의 무상함을 말씀하시고

무주무유락無主無有樂 주인도 즐거운 존재도 없음을 설하셨다네.

 

건대명칭당建大名稱幢 큰 이름의 깃대를 세워

파괴중마군破壞衆魔軍 마군魔軍의 무리들을 쳐부수었고

진각무흔척進卻無欣慼 나아가고 물러남에 기쁨과 슬픔 없이

박생탄적멸薄生歎寂滅 생生을 업신여기고 적멸寂滅을 찬탄하셨네.

 

미도자령도未度者令度 건너지 못한 이 건너게 하고

미탈자령탈未脫者令脫 벗어나지 못한 이 벗어나게 하였으며

미적자령적未寂者令寂 고요하지 못한 이 고요하게 하고

미각자령각未覺者令覺 깨닫지 못한 이 깨닫게 하셨네.

 

모니적정도牟尼寂靜道 모니牟尼께서는 적정寂靜한 도로써

이섭어중생以攝於衆生 중생을 거두어 주셨으나

중생위성도衆生違聖道 중생은 거룩한 도를 어겨

습제부정업習諸不正業 모든 바르지 못한 업 익힌다.

유약대겁진猶若大劫盡 마치 큰 겁劫이 다한 것처럼

지법자장면持法者長眠 법을 가진 어른은 길이 잠이 드셨네.

 

밀운진벽력密雲震霹靂 두터운 구름은 벼락을 울려

최림우감택摧林雨甘澤 수풀을 꺾고 감로를 내릴 때

소상최극림少象摧棘林 젊은 코끼리들 가시 숲을 꺾었고

식양능리인識養能利人 마음 수양하는 이들을 이익 되게 하였네.

 

운리상로췌雲離象老悴 그러나 구름은 흩어지고 코끼리는 늙었나니

사개무소감斯皆無所堪 이는 다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네.

파견능성견破見能成見 한 견해 부수고 한 견해 이루고

어세도이도於世度而度 세상에서 건질 건 이미 건졌네.

 

이괴제사론已壞諸邪論 모든 삿된 주장 무너뜨려

이득자재도而得自在道 자재로운 道를 이미 얻으시고서

금입어대적今入於大寂 이제 크게 고요함에 한 번 드시니

세간무구호世閒無救護 세간을 구호해 줄 사람 없구나.

 

마왕대군중魔王大軍衆 마왕魔王의 그 많은 군사들

분무진천지奮武震天地 무기를 휘둘러 천지를 흔들면서

욕해모니존欲害牟尼尊 모니란 높은 분을 해치려 하였으나

불능령경동不能令傾動 끄덕도 못하게 하였거늘

여하홀일조如何忽一朝 어떻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비상마소괴非常魔所壞 무상이란 악마에게 넘어졌는가.

 

천인보운집天人普雲集 하늘 사람은 널리 구름처럼 모여들어

충만허공중充滿虛空中 허공을 가득 메우고

외무궁생사畏無窮生死 다 함 없는 나고 죽음 두려워해

심생대우포心生大憂怖 마음으로 크게 근심하였네.

 

세간무원근世閒無遠近 이 세간의 멀고 가까움 없이

천안실조견天眼悉照見 천안天眼으로 모두 비추어

업보체명료業報諦明了 그 업보業報를 자세히 살펴보시길

여관경중상如觀鏡中像 거울 속의 모양을 보시듯 했고

천이승총달天耳勝聰達 또 천이天耳는 가장 밝게 트여

무원이불문無遠而不聞 어떤 먼 곳의 소리도 못 듣는 것 없으셨네.

 

승허교제천昇虛教諸天 허공에 올라 모든 하늘 신을 교화하고

유보화인경遊步化人境 인간 세계에 노니시며 사람을 교화하실 때

분신이합체分身而合體 몸을 나누었다가 몸을 합하고

섭수이불유涉水而不濡 물을 건너도 젖지 않으셨네.

 

억념과거생憶念過去生 과거의 生을 모두 기억해

미겁이불망彌劫而不忘 몇 劫이 지나도 잊지 않았고

제근유경계諸根遊境界 모든 감관[根]을 경계에 놀려

피피각이념彼彼各異念 많은 사람의 각기 다른 생각을

지타심통지知他心通智 남의 마음을 아는 신통의 지혜로써

일체개실지一切皆悉知 일체 모두에 대해 다 아셨네.

 

신통정묘지神通淨妙智 신통의 깨끗하고 묘한 지혜는

평등관일체平等觀一切 평등하게 일체를 관찰했고

실진일체루悉盡一切漏 일체의 누漏를 두루 다하여

일체사이필一切事已畢 그 모든 일을 이미 마치셨거늘

지사유여계智捨有餘界 그 지혜는 유여계有餘界를 버려두고

식지이장면息智而長眠 지혜는 쉬어 길이 잠드셨구나.

 

중생강강심衆生剛强心 중생의 굳세고 강한 마음도

견즉득유연見則得柔軟 그를 보면 부드럽고 연하게 되며

둔근제중생鈍根諸衆生 근기가 둔한 모든 중생들

견즉혜명리見則慧明利 그를 보면 지혜가 밝아지고 날카로워지네.

 

무량악업과無量惡業過 한량없는 나쁜 업의 허물도

견각득통도見各得通塗 그를 보면 제각기 통하는 길 얻었으니

일단홀장면一旦忽長眠 하루아침에 갑자기 길이 잠드심이여

수부현사덕誰復顯斯德 그 누가 다시 그런 덕 나타내리.

 

세가무구호世閒無救護 이 세간은 구호할 사람이 없어

망단기식절望斷氣息絕 희망이 끊어지고 숨길이 막혔으니

수이청량수誰以淸涼水 그 누가 맑고 시원한 물을

쇄지령소식灑之令蘇息 그들에게 뿌려 다시 살아나게 하리라.

 

소작자사필所作自事畢 할 일은 스스로 일해 마치고

대비이장식大悲已長息 대비大悲한 마음 이미 영원히 쉬었으니

세한우치망世閒愚癡網 이 세간 어리석음의 그물

수당위괴렬誰當爲壞裂 누가 장차 그것을 다시 찢으며

향생사신류向生死迅流 나고 죽음의 빠른 흐름을 향해

수당설령반誰當說令反 누가 장차 말하여 그것을 돌리리.

 

군생치혹심群生癡惑心 중생의 어리석고 미혹한 마음에

수설적정도誰說寂靜道 누가 있어 고요한 道를 말하며

수시안은처誰示安隱處 누가 있어 안온한 곳을 보이고

수현진실의誰顯眞實義 누가 있어 진실한 이치를 나타내며

중생수대고衆生受大苦 중생들은 큰 고통 받고 있는데

수위자부구誰爲慈父救 누가 자비스런 아비 되어 구제하리.

 

유다송지망猶多訟志忘 비유하면 많이 외우는 이 도리어 뜻을 잊고

마역토실위馬易土失威 말[馬]은 주인이 바뀌어 위엄 잃으며

왕자망실국王者亡失國 임금이 나라 잃고 망한 것처럼

세무불역연世無佛亦然 세상에 부처님 없음도 또한 그러하구나.

 

다문무사변多聞無辭辯 많이 알아도 말솜씨 없고

위의이무혜爲醫而無慧 의사醫師가 되어도 지혜 없으며

인왕실광상人王失光相 임금이 광영의 모습을 잃은 듯

불멸속실영佛滅俗失榮 부처 멸하자 세상은 빛을 잃었네.

 

량사실선어良駟失善御 좋은 말[馬]은 훌륭한 말 조련사 잃고

승주실선사乘舟失舩師 배를 탔는데 뱃사공 잃었으며

삼군실영장三軍失英將 3軍은 훌륭한 장군을 잃고

상인실기도商人失其導 장사꾼은 그 길잡이 잃었다네.

 

질병실량의疾病失良醫 병든 이는 좋은 의사를 잃고

성왕실칠보聖王失七寶 성왕聖王은 일곱 가지 보배를 잃었으며

중성실명월衆星失明月 뭇 별은 밝은 달 잃고

애수이실명愛壽而失命 목숨을 아끼는 이는 목숨 잃은 것처럼

세간역여시世閒亦如是 세간도 또한 그와 같아서

불멸실대명佛滅失大明 부처 멸하자 큰 밝음을 잃었네.”

 

여시아라한如是阿羅漢 이와 같이 저 아라한은

소작개이필所作皆已畢 해야 할 일을 이미 다해 마치고

제루실이진諸漏悉已盡 모든 누漏가 이미 다하였으나

지은보은고知恩報恩故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기 위해

전면비련설纏緜悲戀說 슬퍼하고 아쉬워하며 되풀이해 말하고

탄덕진세고歎德陳世苦 부처님 덕 찬탄하고 세상 고통 늘어놓았네.

 

제미리욕자諸未離欲者 아직 탐욕을 떠나지 못한 이는

비읍부자승悲泣不自勝 슬피 울면서 스스로 견뎌내지 못하고

기제루진자其諸漏盡者 모든 번뇌[漏]가 다한 사람은

유탄생멸고唯歎生滅苦 오직 나고 죽는 괴로움을 한탄하였네.

 

시제력사중時諸力士衆 그때 저 모든 力士 대중들

문불이열반聞佛已涅槃 부처님 이미 열반하셨단 말 듣고

란성통비읍亂聲慟悲泣 어지러운 소리로 슬피 통곡할 때

여군곡우응如群鵠遇鷹 마치 고니 떼가 소리개 만난 것 같았네.

 

실래예쌍수悉來詣雙樹 모두 몰려 와서 사라쌍수로 갔는데

도여래장면睹如來長眠 여래께서 영원히 잠드시어

무부각오용無復覺悟容 다시 깨어날 기색 없는 것 보고

추흉이호천椎胸而呼天 가슴을 치며 하늘에 울부짖음이

유사자박독猶師子搏犢 마치 사자師子가 송아지를 잡을 때

군우란호성群牛亂呼聲 뭇 소들 어지럽게 울부짖는 것 같았네.

 

중유일력사中有一力士 그 중에 한 역사 있었는데

심이락정법心已樂正法 마음으로 이미 바른 법 즐겼나니

제관성법왕諦觀聖法王 거룩한 法王 이미 대열반에

이입어대적已入於大寂 드신 모습 분명히 보고 말하였네.

 

언중생실면言衆生悉眠 “중생들 모두 잠들었을 때

불개발령각佛開發令覺 부처님께서는 깨우쳐 일어나게 하시더니

금입어대적今入於大寂 이제 도리어 대열반에 들어

필경이장면畢竟而長眠 결국엔 영원히 잠드셨네.

 

위중건법당爲衆建法幢 중생들 위해 법의 깃대 세웠다가

이금일단붕而今一旦崩 이제 하루아침에 무너졌구나.

여래지혜일如來智慧日 여래는 지혜의 태양으로서

대각위조명大覺爲照明 큰 깨달음으로 밝게 비추셨으니

 

정진위염열精進爲炎熱 정진精進은 뜨거운 불꽃이 되고

지혜요천광智慧耀千光 지혜는 일천 광명 빛내어

멸제일절암滅除一切闇 그 모든 어둠을 멸하였건만

여하부장명如何復長冥 어찌 다시 영원히 어둡게 되었는가.

 

일혜조삼세一慧照三世 한 분의 지혜로 3世를 비추어

보위중생안普爲衆生眼 두루 중생의 눈이 되었건만

이금홀연맹而今忽然盲 이제 갑자기 눈이 멀어

거세막지로擧世莫知路 온 세상 나아갈 길 알지 못하네.

 

생사대하류生死大河流 나고 죽음은 큰 강물이요

탐에치거랑貪恚癡巨浪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은 큰 물 흐르는데

법교일단붕法橋一旦崩 법의 다리 하루아침에 끊어졌으니

중생장몰닉衆生長沒溺 중생들은 영원히 빠져 헤매리라.”

 

피제력사중彼諸力士衆 그때 그 모든 역사들

혹비읍호도或悲泣號咷 슬피 울어 부르짖으며

혹밀감무성或密感無聲 혹은 소리 없이 남몰래 탄식하고

혹투신벽지或投身躄地 혹은 몸을 던져 땅에 뒹굴며

혹적묵선사或寂默禪思 혹은 잠자코 깊은 생각에 들고

혹번원장음或煩冤長吟 혹은 번민하여 길게 신음하였네.

 

판금은보여辦金銀寶輿 금ㆍ은 보배로 꾸민 상여에

향화구장엄香花具莊嚴 향과 꽃 장식하여 장엄 갖추어

안치여래신安置如來身 여래의 몸을 편안히 모시고

보장복기상寶帳覆其上 보배 장막으로 그 위를 덮었네.

 

구당번화개具幢幡花蓋 당幢과 번幡과 꽃 일산 갖추고

종종제기락種種諸伎樂 갖가지 풍류잡이와

제력사남녀諸力士男女 모든 力士의 사내와 아낙들

도종수공양導從修供養 앞뒤로 따르며 공양에 힘썼네.

 

제천산향화諸天散香花 모든 하늘은 향기로운 꽃 뿌리고

공중고천락空中鼓天樂 공중에서는 하늘 음악 연주하니

인천일비탄人天一悲嘆 사람과 하늘 하나같이 슬퍼하고 탄식하며

성합이동애聲合而同哀 소리를 합해 다 같이 서러워했네.

 

입성견사녀入城見士女 성 안으로 들어가 마주친 사내와 여자

장유공양필長幼供養畢 어른과 아이들의 공양 받아 마치고

출어룡상문出於龍象門 용상문龍象門을 나와

도희련하표度熙連河表 희련凞連강을 건너서

도제과거불到諸過去佛 과거의 모든 부처 멸도 하셨던

멸도지제소滅度支提所 지제支提에 이르렀네.

 

►지제支提 범어로 caitya. 묘廟ㆍ영탑靈塔의 의미.

불교가 흥기하기 이전에는 신령이 머문다고 믿어졌던 커다란 신령스런 나무를 의미했음.

종종 탑塔(stūpa)과 혼용되기도 함.

 

적우두전단積牛頭栴檀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과

급제명향목及諸名香木 또 갖가지 이름 있는 향나무를

치불신어상置佛身於上 부처님의 몸 위에 올려놓고

관이중향유灌以衆香油 또 갖가지 향유香油를 붓고

이화소기하以火燒其下 그 밑에다 불을 지폈는데

삼소이불연三燒而不燃 세 번을 지폈으나 타지 않았다네.

 

시피대가섭時彼大迦葉 그때 저 대가섭大迦葉이

선주왕사성先住王舍城 먼저 왕사성王舍城에 머물다가

지불욕열반知佛欲涅槃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려 한다는 말 듣고

권속종피래眷屬從彼來 그 권속을 데리고 거기서 올 때

 

정심발묘원淨心發妙願 깨끗한 마음으로 묘한 서원誓願을 세워

원견세존신願見世尊身 세존의 몸 뵙기 원하였나니

이피성원고以彼誠願故 그 간절한 소원 있었기 때문에

화멸이불연火滅而不燃 불은 자꾸 꺼지고 붙지 않았다네.

 

가섭권속지迦葉眷屬至 가섭과 그 권속 이르러

비탄구첨안悲歎俱瞻顏 슬피 탄식하면서 존안을 우러르고

경례어쌍족敬禮於雙足 두 발에 공경하여 예배하자

연후화내연然後火乃燃 그제서야 비로소 불이 붙었네.

 

내절번뇌화內絕煩惱火 마음에 번뇌 불 끊어졌으니

외화불능소外火不能燒 바깥 불은 그것을 태우지 못하고

수소외피육雖燒外皮肉 한낱 바깥 가죽과 살을 태우더라도

금강진골존金剛眞骨存 금강金剛 같은 참된 유골은 남아 있었네.

 

향유실소진香油悉燒盡 향유가 이미 다 타고 난 뒤에

성골이금병盛骨以金甁 금병에 그 유골을 주워 담았는데

여법계불진如法界不盡 법계法界가 다하지 않는 것처럼

골부진역연骨不盡亦然 유골이 다하지 않음 또한 그러하였네.

 

금강지혜과金剛智慧果 금강과 같은 지혜의 열매는

난동여수미難動如須彌 수미산처럼 움직이기 어려워

대력금시조大力金翅鳥 저 힘센 금시조金翅鳥도

소불능경이所不能傾移 능히 움직여 옮기지 못했는데

 

이처어보병而處於寶甁 이젠 보배 병 속에 담겨져

응세이류천應世而流遷 세상을 따라 흘러 퍼지게 되었으니

기재세간력奇哉世閒力 이상하여라, 세간의 힘이여

능전적멸법能轉寂滅法 적멸寂滅의 법을 능히 굴릴 적엔

 

덕칭광류포德稱廣流布 그 덕의 칭송 널리 흘러 퍼져

주만어시방周滿於十方 시방十方에 두루 가득 찼었건만

수세장적멸隨世長寂滅 세상 이치를 따라 영원히 적멸하시자

유유여골존唯有餘骨存 오직 유골만 남아 있구나.

 

대광요천하大光耀天下 큰 광명이 천하를 비추어

군생실몽조群生悉蒙照 중생들 모두 그 광명 입었건만

일단이잠휘一旦而潛暉 하루아침에 빛을 감추고

유골어병중遺骨於甁中 그 유골만 병 속에 담겼구나.

 

금강리지혜金剛利智慧 금강 같은 예리한 지혜는

괴번뇌고산壞煩惱苦山 번뇌의 괴로운 산을 부수어

중고집기신衆苦集其身 온갖 괴로움이 그 몸에 쌓였어도

금강지능안金剛志能安 금강과 같은 뜻은 능히 편안케 하시어

 

수대고중생受大苦衆生 큰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들

실령득제멸悉令得除滅 모두 그 고통 멸하게 하시더니

여시금강체如是金剛體 그러한 금강 같으신 몸도

금위화소분今爲火所焚 이제는 불에 타고 말았구나.

 

피제력사중彼諸力士衆 저 모든 역사 무리들

용건세무쌍勇健世無雙 용맹하고 건장하기 세상에 짝할 이 없어

최복원가고摧伏怨家苦 원수들이 주는 고통 꺾어 항복 받아서

능구고귀의能救苦歸依 괴로운 이 구제해 귀의하게 하였고

 

친애조고난親愛遭苦難 친한 사람 고난을 겪을 때에도

지강능무우志强能無憂 뜻이 굳세 근심이 없었는데

금견여래멸今見如來滅 이제 여래의 멸도하심 보고는

실회우비읍悉懷憂悲泣 모두 근심하고 슬퍼하며 눈물 흘렸다네.

 

장신기강성壯身氣强盛 건장한 몸에 기운은 왕성하고

교만허천보憍慢虛天步 그 교만은 천운[天步]을 업신여길 정도거늘

우고박기심憂苦迫其心 이제 근심과 괴로움 그 마음 핍박하여

입성유광택入城猶曠澤 성으로 들어갔을 때 마치 빈 못 같았네.

 

지사리입성持舍利入城 사리舍利를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갈 때

항로보공양巷路普供養 거리마다 사람들 모두 공양하였고

치어고루각置於高樓閣 높은 누각에 그것을 모셔 두자

천인실봉사天人悉奉事 하늘 사람들 모두 받들어 섬겼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