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소행찬佛所行讚 제5권 28.분사리품分舍利品
28.분사리품分舍利品
피제력사중彼諸力士衆 그 모든 역사 무리들
봉사어사리奉事於舍利 사리舍利를 받들어 섬길 때
이승묘향화以勝妙香花 훌륭하고 묘한 향과 꽃으로
흥무상공양興無上供養 위없는 공양을 일으켰네.
시칠국제왕時七國諸王 그때 일곱 나라 모든 왕들은
승불이멸도承佛已滅度 부처님 이미 멸도 하셨단 말 듣고
견사예력사遣使詣力士 역사들에게 사자使者를 보내
청구불사리請求佛舍利 부처님의 사리를 청하여 구하였네.
피제력사중彼諸力士衆 저 모든 역사 무리들
경중여래신敬重如來身 여래의 몸을 공경하고 존중하며
겸시기용건兼恃其勇健 또한 자기들의 용맹을 믿고
이기교만심而起憍慢心 이에 교만한 마음 일으켰다.
녕사자신명寧捨自身命 차라리 그 목숨 버릴지언정
불사불사리不捨佛舍利 부처님의 사리는 내놓지 않으리.
피사실공환彼使悉空還 그 사자들 빈손으로 돌아가자
칠왕대분한七王大忿恨 일곱 나라의 왕들은 크게 분노하여
흥군여운우興軍如雲雨 구름과 비처럼 군사 일으켜
래예구이성來詣鳩夷城 구이성鳩夷城으로 몰려왔었네.
인민출성자人民出城者 성 밖에 나갔던 백성들
실개경포환悉皆驚怖還 모두 놀라고 두려워 돌아와서는
고제력사중告諸力士衆 그 모든 역사들에게 알렸네.
제국군마래諸國軍馬來 “여러 나라 군사들 몰려왔는데
상마차보중象馬車步衆 코끼리ㆍ말ㆍ수레와 또 보병步兵들
위요구이성圍遶鳩夷城 구이성을 에워쌌네.
성외제원림城外諸園林 성 밖의 모든 동산 수풀과
천지화과수泉池花果樹 샘물ㆍ못ㆍ꽃ㆍ열매ㆍ과일나무를
군중실천도軍衆悉踐蹈 군사들이 모두 짓밟아 버려
영관실최쇄榮觀悉摧碎 빛나던 경관 다 못쓰게 되었소.”
력사등성관力士登城觀 역사들 성에 올라 바라볼 때
생업실파괴生業悉破壞 모든 生業 터전 다 부서졌다네.
엄비전투구嚴備戰鬪具 이에 전쟁 도구 든든하게 갖추어
이의어외적以擬於外歒 바깥 적敵들과 맞섰을 때
궁노만석거弓弩挽石車 쇠뇌[弩]와 화살, 돌을 날리는 수레
비거독발래飛炬獨發來 나는 횃불들이 모두 쏟아져 왔네.
칠왕위요성七王圍遶城 일곱 나라의 왕들은 그 성을 에워쌌는데
군중각정예軍衆各精銳 군사들은 모두 잘 훈련되어 날쌨으며
우의성명현羽儀盛明顯 위용[羽儀]은 왕성하게 빛나고 밝아
유여칠요광猶如七耀光 마치 일곱 개의 빛이 빛나는 것 같으며
종고여뢰정鍾鼓如雷霆 종과 북소리는 우레와 같고
용기성운무勇氣盛雲霧 군사들의 기세 구름과 안개 같았다.
력사대분노力士大奮怒 역사들은 이에 크게 성내어
개문이명적開門而命歒 성문을 열고 적군들에게 명령했다네.
장숙제사녀長宿諸士女 그러나 나이 많은 모든 남자와 여자로서
심신불법자心信佛法者 마음으로 부처님 법 믿는 사람은
경포발성원驚怖發誠願 놀라고 두려워해 정성으로 소원하였다.
복피이불해伏彼而不害 ‘저를 항복받아도 해치지는 말았으면’
수친상권동隨親相勸諌 그리고 친함을 따라 서로 권하여
불욕령투전不欲令鬪戰 싸움하지 말기를 바랐네.
용사피중갑勇士被重鉀 용사들은 겹 갑옷 입고
휘과무장검揮戈舞長劍 창을 휘두르며 긴칼을 번쩍이고
종고이란명鍾鼓而亂鳴 종과 북소리 어지럽게 울리면서
집장봉미교執仗鋒未交 무기는 들었으나 아직 접전하지 않았네.
유일바라문有一婆羅門 그때 어느 한 범지가 있었는데
명왈독루나名曰獨樓那 그 이름 독루나獨樓那라 하였네.
다문지략승多聞智略勝 많이 알고 지략智略이 뛰어났지만
겸허중소종謙虛衆所宗 겸허하여 많은 이의 존경을 받고
자심악정법慈心樂正法 자비스런 마음으로 바른 법 즐겼나니
고피제왕언告彼諸王言 그가 모든 왕들에게 아뢰었네.
관피성형세觀彼城形勢 “저 城의 형세를 보니
일인역족당一人亦足當 한 사람으로도 당해낼 수 있겠거늘
황부제심력況復齊心力 하물며 여러 사람 마음과 힘을 합쳐
이불능복피而不能伏彼 저를 능히 항복받지 못하겠는가.
정사상최멸正使相摧滅 설령 저들을 무찔러 멸한다 한들
부유하덕칭復有何德稱 거기에 무슨 덕스런 이름 있으리.
리봉인기교利鋒刃旣交 날카로운 무기가 서로 맞붙고 나면
세무유량전勢無有兩全 그 형세 둘 다 완전할 수 없으리니
곤차이해피困此而害彼 이쪽 곤하게 하고 저쪽도 해쳐
이구유소상二俱有所傷 둘 다 상함만 있을 뿐이네.
투전다기변鬪戰多機變 싸움이란 그때그때 변화가 많아
형세난측량形勢難測量 그 형세 헤아리기 어렵나니
혹유강승약或有强勝弱 혹은 강함이 약함을 이길 수 있고
혹약이승강或弱而勝强 혹은 약함이 강함을 이길 수 있네.
건부경독사健夫輕毒蛇 힘센 사람이라 하여 독사 업신여기면
기불상기신豈不傷其身 어찌 그 몸 다치지 않을 수 있으랴.
유인성유약有人性柔弱 어떤 사람은 성질이 부드럽고 약하여
군녀자소장群女子所獎 뭇 여자들의 칭찬을 받다가도
림진성전사臨陣成戰士 전쟁터에 다다라 戰士가 되면
여화득고유如火得膏油 마치 불이 기름을 얻은 것 같나니
투막경약적鬪莫輕弱歒 이른바 저들은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위피무소감謂彼無所堪 싸움에서 약한 적을 깔보지 말라.
신력부족시身力不足恃 몸의 힘이란 족히 믿을 것 못되니
불여법력강不如法力强 법의 힘 강한 것만 못하네.
고석유승왕古昔有勝王 옛날에 훌륭한 왕이 있었는데
명가란타마名迦蘭陁摩 그 이름 가란타마迦蘭陀摩라 하였나니
단좌기자심端坐起慈心 그는 단정히 앉아 자애로운 마음 내어
능복대원적能伏大怨歒 능히 큰 원수의 적 항복받았네.
수왕사천하雖王四天下 온 천하[四天下]의 왕으로서 아무리
명칭재리풍名稱財利豐 명성이 있고 재물이 많더라도
종귀역개진終歸亦皆盡 마침내 虛無로 돌아가리니
여우음포귀如牛飮飽歸 소가 한껏 물 마시고 돌아가는 것 같네.
응이법이의應以法以義 마땅히 법과 義理로써 하고
응이화방편應以和方便 마땅히 온화한 방편으로써 해야 하리니
전승증기원戰勝增其怨 싸움으로 이기면 원한을 늘리지만
화승후무환和勝後無患 온화함으로 이기면 뒷근심 없다네.
금결음혈수今結飮血讎 이제 피를 마시는 원수 맺는 것
차사심불가此事甚不可 이 일은 애당초 옳지 못하네.
위욕공양불爲欲供養佛 만일 부처님께 공양하려 하거든
응수불인욕應隨佛忍辱 마땅히 부처님의 인욕忍辱을 따라야 하리.”
여시바라문如是婆羅門 이와 같이 저 바라문
결정토성실決定吐誠實 결정하여 그 정성된 마음 토하였나니
방의의화리方宜義和理 옳은 이치와 온화한 진리를 가지고
이작무외설而作無畏說 그 말에 조금도 두려움 없었네.
이시피제왕爾時彼諸王 그때에 그 모든 왕들은
고바라문언告婆羅門言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여금선응시汝今善應時 “그대는 이제 때를 잘 맞추어
힐혜의요익黠慧義饒益 지혜로운 이치로 이익 되게 하였다네.
친밀지성언親密至誠言 친밀하고 지극하며 정성된 말은
순법의강리順法依强理 법에 순응하고 이치에 맞는 강변이었네.
차청아소설且聽我所說 그러나 잠깐 우리의 말 들으라.
위왕자지법爲王者之法 무릇 王者의 법이란
혹인오욕쟁或因五欲諍 혹은 다섯 탐욕으로 말미암아 다투고
혐한경강력嫌恨競强力 미워하고 원망하여 힘센 이와 다투며
혹인기희희或因其嬉戲 혹은 그 즐거운 유희거리로 말미암아
불급치전쟁不急致戰爭 성급히 전쟁을 치르기도 하나니
오등금위법吾等今爲法 하물며 우리들은 지금 법을 위함이거늘
전쟁부하괴戰爭復何怪 전쟁이 뭐 그리 새삼스럽겠는가.
교만이위의憍慢而違義 교만하고 또 이치에 어긋나더라도
세인상복종世人尚伏從 세상 사람은 오히려 복종하나니
황불리교만況佛離憍慢 하물며 사람을 교화하여 겸손케 한
화인령겸하化人令謙下 교만을 여의신 부처님이겠는가.
아등이불능我等而不能 그런데도 우리들은 능히
망신이공양亡身而供養 몸을 죽여서도 공양할 수 없구나.
석제대지주昔諸大地主 옛날의 여러 국왕들로서
필슬아난다弼瑟阿難陁 필슬아난다弼瑟阿難陀는
위일단정녀爲一端正女 한 단정한 여자를 위해
전쟁상최멸戰爭相摧滅 전쟁하여 서로 죽이고 멸했거늘
황금위공양況今爲供養 하물며 이제 맑고 깨끗한
청정리욕사淸淨離欲師 탐욕을 떠난 스승 공양함이겠는가.
애신이석명愛身而惜命 몸을 사랑하고 목숨을 아낀다면
불이력쟁구不以力爭求 힘으로 다투어 구하지 않아야 하리.
선왕교라바先王驕羅婆 옛날 왕 교라바驕羅婆가
여반나바전與般那婆戰 반나바般那婆와 싸울 때
전전경상파展轉更相破 계속하여 서로를 쳐부순 것은
정위탐리고正爲貪利故 바로 이익을 탐했기 때문이거늘
황위무탐사況爲無貪師 하물며 탐욕 없는 스승을 위해
이부탐기생而復貪其生 다시금 살기를 탐할 것인가.
라마선인자羅摩仙人子 저 라마羅摩 선인의 아들이
진한천비왕瞋恨千臂王 천비왕千臂王을 미워하고 원한 품어
파국살인민破國殺人民 나라를 파괴하고 백성을 죽인 것은
정위진에고正爲瞋恚故 바로 성이 났기 때문이거늘
황위무에사況爲無恚師 하물며 성냄 없는 스승을 위해
이석어신명而惜於身命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라마위사타羅摩爲私陁 라마 태자는 사타私陀 여인 위해
살해제귀국殺害諸鬼國 모든 귀신의 나라를 몰살시켰거늘
황무섭수사況無攝受師 하물며 섭수攝受할 수 없는 스승을 위해
불위기몰명不爲其沒命 그 목숨을 죽이지 않을 것인가.
아리급바구阿利及婆俱 아리阿利와 바구婆俱
이귀상결원二鬼常結怨 두 귀신 언제나 원수 맺어
정위우치고正爲愚癡故 정녕 어리석음 때문에
광해어중생廣害於衆生 중생을 널리 해쳤거늘
황위지혜사況爲智慧師 하물며 지혜로운 스승을 위해
이부석신명而復惜身命 그 몸과 목숨을 아낄 것인가.
여시비중다如是比衆多 이와 같은 그 많은 무리들
무의이자상無義而自喪 아무런 의미 없이 스스로를 망하게 하였네.
황금천인사況今天人師 하물며 이제 천상과 인간의 스승
보세소공경普世所恭敬 두루 이 세상의 공경 받아야 하겠거늘
계신이석명計身而惜命 몸을 헤아리고 목숨을 아껴
불근구공양不勤求供養 힘써 공양하기 바라지 않으랴.
여약욕지쟁汝若欲止爭 그대가 만일 이 싸움 그치게 하려거든
위오등입성爲吾等入城 우리를 위해 저 성에 들어가
권피령개해勸彼令開解 그들이 깨닫도록 권하여
사아원득만使我願得滿 우리들의 소원 이루게 하라.
이여법언고以汝法言故 그대의 법다운 말로 인해
령아심소식令我心小息 우리 마음 조금은 가라앉았네.
유여성독사猶如盛毒蛇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독사가
주력고잠지呪力故蹔止 주문의 힘 때문에 조금 조용해진 것 같네.”
이시바라문爾時婆羅門 그때 그 바라문은
수피제왕교受彼諸王教 여러 왕들의 분부 받고서
입성예력사入城詣力士 성으로 들어가 역사들에게 나아가
문신이고성問訊以告誠 인사한 뒤에 정성껏 말하였네.
외제인중왕外諸人中王 “저 바깥의 여러 왕들은
수집리기장手執利器仗 손에는 날카로운 무기를 잡고
신피어중갑身被於重鉀 몸에는 겹으로 된 갑옷을 입고
정예요일광精銳耀日光 잘 훈련된 날쌘 군사 햇빛처럼 번쩍이며
분사자용기奮師子勇氣 사자師子 같은 용기로 떨쳐 일어나
함욕멸차성咸欲滅此城 모두 이 성을 쳐부수려 한다네.
연기위법고然其爲法故 그러나 그것은 법을 위함인데
유외비법행猶畏非法行 법 아닌 행동 일어날까 두려워하네.
시고견아래是故遣我來 그러므로 나를 여기 보냈으니
지욕유소백旨欲有所白 내 여기 온 뜻을 말하려 하네.
아불위토지我不爲土地 ‘나는 토지를 위해서도 아니요
역불구전재亦不求錢財 또한 재물을 구해서도 아니며
불이교만심不以憍慢心 교만한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요
역무회한심亦無懷恨心 또한 원망하는 마음 품지도 않았네.
공경대선고恭敬大仙故 다만 큰 선인을 공경하기 때문에
이래지어차而來至於此 나는 이제 이 곳으로 찾아왔나니
여당지아의汝當知我意 그대들은 마땅히 내 뜻을 알라.
하위고상위何爲苦相違 무엇하러 괴롭게 서로 버티랴.
존봉피아동尊奉彼我同 높은 이 받들기는 피차 같으니
즉위법형제則爲法兄弟 곧 법으로서는 형제가 되리.
세존지유령世尊之遺靈 이제 세존께서 남기신 靈을
일심공공양一心共供養 한마음으로 다 함께 공양하자.
간석어전재慳惜於錢財 재물을 아끼고 아까워하는 것
차즉비대과此則非大過 그것은 곧 큰 잘못 아니지만
법간과최심法慳過最甚 법을 아끼는 잘못 가장 심하니
보세지소박普世之所薄 온 세상의 업신여김 받으리라.
결정불통자決定不通者 결정코 이 뜻이 통하지 않으면
당수대빈법當修待賓法 마땅히 손님 대접하는 법을 닦으라.
무유찰리법無有剎利法 찰제리刹帝利의 법도 없거든
폐문이자방閉門而自防 문을 닫고 스스로 버텨 보라.’
피등실여시彼等悉如是 저들은 모두 이와 같이
고차길흉법告此吉凶法 이 吉하고 흉한 법 알렸나니
아금사소회我今私所懷 나도 이제 내 가진 생각을
역고기성실亦告其誠實 또한 성의껏 진실 되게 말하리라.
막피차상위莫彼此相違 피차에 서로 거스르는 행동하지 말라고
리응공화합理應共和合 이치에 맞게 서로 화합해야 하네.
세존재어세世尊在於世 세존께서는 세상에 계실 때
상이인욕교常以忍辱教 언제나 인욕忍辱으로 가르치셨으니
불순어성교不順於聖教 그 거룩한 가르침 따르지 않으면
운하명공양云何名供養 어떻게 공양이라 말하겠는가.
세인이오욕世人以五欲 세상 사람은 다섯 가지 탐욕 때문에
재리전댁쟁財利田宅諍 재물과 밭과 집을 다투지만
약위정법자若爲正法者 만일 바른 법을 위하는 이라면
응수순성리應隨順聖理 마땅히 성인의 이치를 따라야 하리.
위법이결원爲法而結怨 법을 위하여 원수 맺는 것
차즉리상위此則理相違 그것은 곧 이치에 어긋나나니
불적정자비佛寂靜慈悲 부처님의 고요함과 자비로움은
상욕안일체常欲安一切 언제나 일체를 편안하게 하시려 했거늘
공양어대비供養於大悲 대비大悲하신 분 공양한다 하면서
이흥어대해而興於大害 도리어 큰 해害를 일으키겠는가.
응등분사리應等分舍利 마땅히 사리舍利를 고루 나누어
보령득공양普令得供養 두루 공양할 수 있게 한다면
순법명칭류順法名稱流 법에 순응하여 좋은 이름 퍼지고
의통리즉선義通理則宣 정의에 통하고 바른 이치 피어나리.
약피비법행若彼非法行 혹 그들의 행동 법답지 않더라도
당이법화지當以法和之 마땅히 법으로써 그것을 대[和]하면
시즉위락법是則爲樂法 그것은 곧 법 즐기는 것 되어
령법득구주令法得久住 법을 오래 머물 수 있게 하리라.
불설일체시佛說一切施 부처님께서는 모든 보시 가운데
법시위최승法施爲最勝 법 보시가 가장 훌륭하다 하셨으니
인사행재시人斯行財施 사람들은 재물 보시 행하지만
행법시자난行法施者難 법 보시 행하기란 어려운 것이네.”
력사문피설力士聞彼說 역사들은 바라문의 이 말을 듣고
내괴호상시內愧互相視 마음으로 부끄러워 서로 바라보면서
보피범지언報彼梵志言 저 범지에게 대답하였네.
심감여래의深感汝來意 “그대가 온 뜻에 깊이 감동하였네.
친선순법언親善順法言 좋은 友情은 법다운 말을 따르고
화리아정설和理雅正說 이치에 맞는 아름답고 반듯한 말이었네.
범지지소응梵志之所應 범지梵志가 행했던 일들은
수순자공덕隨順自功德 스스로의 공덕을 그대로 따랐네.
선화어피차善和於彼此 저들과 우리의 사이를 잘 화해시키고
시아이요도示我以要道 우리에게 중요한 길 보여주었으니
여제미도마如制迷塗馬 마치 길을 헤매는 말[馬]을 제어해
환득어정로還得於正路 바른 길로 돌아가게 한 것과 같다네.
금당용화리今當用和理 이제 우리 마땅히 적합한 이치를 따라
종여지소설從汝之所說 그대가 말한 대로 할 것이니
성언이불고誠言而不顧 정성스런 말을 돌아보지 않으면
후필생회한後必生悔恨 훗날 반드시 회한이 생기리라.”
즉개불사리卽開佛舍利 그들은 곧 부처님의 사리병을 열어
등분위팔분等分爲八分 여덟 몫으로 고루 나누어
자공양일분自供養一分 그 한 몫은 자신들이 공양하고
칠분부범지七分付梵志 범지에게는 일곱 몫을 주었다네.
칠왕득사리七王得舍利 일곱 나라 왕들은 사리를 얻자
환희이정수歡喜而頂受 기뻐하면서 공손히 받아
지귀환자국持歸還自國 자기들 나라로 가지고 돌아가
기탑가공양起塔加供養 탑塔을 세우고 공양을 더하였네.
범지구력사梵志求力士 그 범지는 다시 역사를 찾아가
득분사리병得分舍利甁 사리를 나누던 병을 얻었고
우종피칠왕又從彼七王 또 그 일곱 왕에게서
구분제팔분求分第八分 여덟째 몫을 나누어 받아
지귀기지제持歸起支提 가지고 돌아가 지제支提를 세우고
호명금병탑號名金甁塔 그것을 금병탑金甁塔이라 이름 했네.
구이나갈인俱夷那竭人 또 구이나갈俱夷那竭 사람들은
취집여회탄聚集餘灰炭 다비하고 남은 재를 거두어 모아
이기일지제而起一支提 하나의 지제를 세우고
명왈회탄탑名曰灰炭塔 회탄탑灰炭塔이라 이름 했네.
팔왕기팔탑八王起八塔 여덟 왕이 여덟 탑을 세운데다가
금병급회탄金甁及灰炭 금병탑과 회탄탑 등
여시염부제如是閻浮提 이리하여 염부제閻浮提에는
시기어십탑始起於十塔 비로소 열 개의 탑이 세워졌네.
거국제사녀擧國諸士女 온 나라의 모든 남자와 여자
실지보화개悉持寶花蓋 모두 보배로 만든 꽃 일산 가지고
수탑이공양隨塔而供養 탑을 따라 공양했나니
장엄약금산莊嚴若金山 그 장엄은 마치 金山 같았고
종종제기악種種諸伎樂 갖가지 모든 풍류는
주야장찬탄晝夜長讚嘆 밤낮으로 쉬지 않고 길이 찬탄하였다네.
시오백라한時五百羅漢 그때에 5백 나한羅漢들
영실대사음永失大師蔭 큰 스승의 그늘을 영원히 잃고
광연무소시恇然無所恃 의지할 데 없음을 두려워하여
환기사굴산還耆闍崛山 모두 기사굴산耆闍崛山으로 돌아갔네.
집피제석암集彼帝釋巖 그들은 제석帝釋 바위에 모여
결집제경장結集諸經藏 온갖 경장經藏을 결집結集할 때
일체개공추一切皆共推 그들은 모두 함께
장로아난다長老阿難陁 장로長老 아난다를 추대하였네.
여래전후설如來前後說 “여래께서 늘 말씀하셨던
거세여실문巨細汝悉聞 크고 작은 내용을 그대는 모두 들었으니
비제혜모니鞞提醯牟尼 비제혜鞞提醯 모니牟尼는
당위대중설當爲大衆說 이 대중들 위해 마땅히 설명하라.”
아난대중중阿難大衆中 아난은 대중 앞에서
승어사자좌昇於師子座 사자좌師子座에 올라
여불설이설如佛說而說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려고
칭여시아문稱如是我聞 ‘이렇게 나는 들었노라’고 말하였네.
합좌실체류合坐悉涕流 ‘나는 들었노라’는 이 소리에 감격하여
감차아문성感此我聞聲 앉아있던 대중들 모두 눈물 흘렸다.
여법여기시如法如其時 그 法도 같고 그 때[時]도 같으며
여처여기인如處如其人 그곳[處]도 같고 그 사람[人]도 같았네.
수설이필수隨說而筆受 그 설명을 따라 붓으로 받아 써서
구경성경장究竟成經藏 마침내 경장經藏을 완성하였고
근방편수학勤方便修學 부지런한 방편으로 닦고 배워서
실이득열반悉已得涅槃 모두 다 열반을 얻게 되었나니
금득급당득今得及當得 현재에 얻고 미래에도 얻을
열반역부연涅槃亦復然 저 열반 또한 그러하다네.
무우왕출세無憂王出世 무우왕無憂王(아쇼카왕)이 세상에 나와
강자능령우强者能令憂 강한 자에겐 능히 근심을 하게하고
렬자위제우劣者爲除憂 약한 이에게는 근심을 없애주었나니
여무우화수如無憂花樹 마치 무우화無憂花 나무 같았네.
왕어염부제王於閻浮提 왕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
심상무소우心常無所憂 마음은 언제나 근심하는 일 없고
심신어정법深信於正法 바른 법을 깊이 믿었나니
고호무우왕故號無憂王 그러므로 무우왕이라 이름 하였네.
공작지묘예孔雀之苗裔 그는 공작왕孔雀王의 후손으로서
품정성이생稟正性而生 바른 성품을 받아 태어났나니
보제어천하普濟於天下 능히 온 천하를 두루 건지고
겸기제탑묘兼起諸塔廟 아울러 모든 탑묘塔廟 일으키었네.
본자강무우本字强無憂 본래는 강무우强無憂라 이름 하였으나
금명법무우今名法無憂 지금은 법무우法無憂라 이름 하니
개피칠왕탑開彼七王塔 그는 저 일곱 왕이 만든 탑 열고
이취어사리以取於舍利 거기서 사리를 모셔 내어
분포일단기分布一旦起 그것을 나누어 펴 하루아침에
팔만사천탑八萬四千塔 8만 4천 개의 탑을 세웠기 때문이네.
유유제팔탑唯有第八塔 그 중에 오직 여덟 번째 탑만은
재어마라촌在於摩羅村 저 마라摩羅 마을에 있었는데
신룡소수호神龍所守護 귀신과 용들이 지켜 보호하기에
왕취불능득王取不能得 왕이 모셔 내려 했으나 얻을 수 없었네.
수부득사리雖不得舍利 비록 사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지불유유격知佛有遺骼 부처님께서 남기신 유골 거기 있기에
신룡소공양神龍所供養 귀신과 용들이 공양하는 줄 알고
증기신경심增其信敬心 믿고 공양하는 마음 더욱 더하였네.
수왕령국토雖王領國土 왕은 비록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지만
체득초성과逮得初聖果 첫 거룩한 果位를 증득하게 되어
능령보천하能令普天下 능히 온 천하 백성들로 하여금
공양여래탑供養如來塔 여래의 탑을 공양하게 하였네.
거래금현재去來今現在 그리하여 과거ㆍ미래ㆍ현재에도
실개득해탈悉皆得解脫 모두 해탈 얻었고, 얻을 것이며, 얻게 하나니
여래현재세如來現在世 여래가 현세에 나신 곳이나
열반급사리涅槃及舍利 그 열반하신 곳 그리고 그 사리를
공경공양자恭敬供養者 공경하고 또 공양하는 사람은
기복등무이其福等無異 그 복이 똑같아 차이 없으리.
명혜증상심明慧增上心 밝은 지혜와 보다 왕성한 마음으로
심찰여래덕深察如來德 여래의 그 덕을 깊이 살펴
회도흥공飬懷道興供飬 도道를 생각하고 공양을 일으키면
기복역구승其福亦俱勝 그 복 또한 함께 훌륭하리라.
불득존승법佛得尊勝法 부처님께서 훌륭하고 높은 법 얻었기에
응수일체공應受一切供 마땅히 일체 공양을 받을 만하고
이도불사처已到不死處 이미 죽지 않는 곳에 이르셨으니
신자역수안信者亦隨安 그것을 믿는 이도 또한 따라 편안하리라.
시고제천인是故諸天人 그러므로 모든 하늘과 사람
실응상공양悉應常供養 마땅히 다 늘 공양하라.
제일대자비第一大慈悲 제일가는 큰 대자비大慈悲로
통달제일의通達第一義 제일가는 이치를 통달하시어
도일체중생度一切衆生 일체 중생을 건지셨으니
숙문이불감孰聞而不感 그 누가 듣고 감격하지 않으랴.
생로병사고生老病死苦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세간고무과世閒苦無過 세상 괴로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으나
사고고지대死苦苦之大 죽음의 괴로움은 고통 중에도 큰 것이라
제천지소외諸天之所畏 저 모든 하늘도 두려워하는 바이네.
영리이종고永離二種苦 그는 두 가지 고통 영원히 여의었으니
운하불공양云何不供養 어떻게 그를 공양하지 않으랴.
불수후유락不受後有樂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세간락무상世閒樂無上 세상 즐거움에는 그보다 더한 것 없나니
증생고지대增生苦之大 삶을 늘려 괴로움 커지면
세간고무비世間苦無比 세상의 괴로움은 비길 데 없으리.
불득리생고佛得離生苦 부처님께서 삶의 괴로움 여의셨고
불수후유락不受後有樂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 즐거움 얻으시어
위세광현시爲世廣顯示 세상을 위해 널리 나타내 보였으니
여하불공양如何不供養 모든 모니牟尼 가운데 높은 이시네.
찬제모니존讚諸牟尼尊 어떻게 찬탄하여 공양하지 않으리.
시종지소행始終之所行 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일을
부자현지견不自顯知見 스스로 보아 알고 있는 것 드러내지 않고
역불구명리亦不求名利 또한 명예와 이익 구하지 않으며
수순불경설隨順佛經說 다만 부처님 경전을 따라 말함으로써
이제제세간以濟諸世間 모든 세상을 구제하려 함이었네.
불소행찬권제오佛所行讚卷第五 을사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