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쿳따까 니까야

미린다왕문경 2장 6 윤회의 주체主體

空空 2025. 2. 7. 03:43

미린다왕문경彌蘭陀王問經

26 윤회의 주체主體

 

왕은 물었다.

『존자여, 무엇이 저 세상에 바뀌어 태어납니까?』

『명칭[名](즉 인간의 정신 활동)과 형태[色](즉 물질과 육체)가 바뀌어 태어납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 바뀌어 태어납니까?』

『아닙니다.

현재의 명칭과 형태에 의하여 선이나 악의 행위[業]가 행해지고 그 행위로 인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과 형태가 저 세상에서 태어납니다.』

 

『존자여,

만일 현재의 명칭과 형태 그대로 저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면

인간은 악업惡業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존자는 대답했다.

『만일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지 않는다면 인간은 악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왕이여,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한 악업으로 벗어나지 못합니다.』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남의 망고나무(암바) 과일을 훔쳤다고 합시다.

망고나무 주인이 그를 붙잡아 왕 왕 앞에서 처벌해 달라고 했을 때 그 도적이 말하기를

“대왕이여, 저는 이 사람의 망고를 따오지 않았습니다.

이 사람이 심은 망고와 제가 따 온 망고와는 다릅니다. 저는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고 한다면 왕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 사나이를 처벌하겠습니까?』

 

『존자여 처벌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무슨 이유로 그러합니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처음 망고는 현재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망고에 대해서 죄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인간은 현재의 명칭과 형태에 의하여 선악의 행위가 행해지고 그 행위로 인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과 형태로 저 세상에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다시 태어난 인간은 그의 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사람이 남의 쌀이나 고구마를 훔쳤다고 하는 경우도 망고 과일의 경우와 똑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이 추울 때 불을 피워 몸을 녹이고 나서

불을 끄지 않고 가버렸는데 불이 번져서 남의 밭을 태웠다고 합시다.

밭주인이 그 사람을 왕 앞에 데리고 와 처벌을 내려 달라고 했을 때 그 사람이 말하기를

“대왕이여, 저는 이 사람의 밭을 태우지 않았습니다.

제가 끄지 않은 불과 이 사람의 밭을 태운 불은 다른 불입니다. 저는 죄가 없습니다.”고 한다면

왕은 그 사나이에게 죄가 있다고 생각하겠습니까?』

 

『존자여, 그러할 것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처음의 불을 원인으로 해서 일어난 불이므로 죄가 있습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인간은 현재의 명칭과 형태로 인하여 선행, 악행을 하게 되고

그 행위로 인하여 또 하나의 새로운 명칭과 형태로 저 세상에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새로 태어난 인간은 그의 업業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등불을 켜고 집 꼭대기 방에서 식사를 하다가 등불이 집을 태우고 이어서 마을을 태웠다고 합시다.

마을 사람들이 그 사나이에게 “당신은 어찌하여 마을을 태웠소?”하고 물었습니다.

사나이는 “왜요, 나는 마을을 불태우지 않았습니다.

내가 식사를 하기 위하여 켜 놓은 불과 마을을 태운 불은 다릅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들이 입씨름을 하다가 왕에게 가서 말한다면 왕은 어느 쪽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까?』

 

『마을 사람들의 말이 옳다고 하겠습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마을을 태운 불은

그 사람이 식사하기 위하여 사용한 불로부터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마찬가지로 사람은 죽음과 함께 끝나는 현재의 명칭, 형태와 저세상에 다시 태어나는 명칭,

형태가 다르기는 하지만 두 번째 것은 첫 번째로부터 나온 결과입니다.

그러므로 惡業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또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나이가 한 소녀에게 구혼하며 값을 치루고 갔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소녀가 장성하여 묘령의 처녀가 되었을 때 딴 사나이가 값을 치루고 그 소녀와 결혼했다고 합시다.

먼저 사나이가 와서 “당신은 왜 나의 아내를 데리고 갔소?”라고 따졌습니다.

나중 사나이가 “나는 당신의 아내감을 데려간 게 아닙니다.

당신이 구혼하여 값을 치룬 어린 소녀와 내가 구혼하여 값을 치룬 처녀는 딴 여성입니다.”고 대답했다고 합시다.

그들 이 입씨름을 하다가 왕에게 재판을 요구한다고 하면 왕은 어느 쪽을 옳다고 하겠습니까?』

 

『먼저 사나이가 옳다고 할 것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나중 사내가 무슨 말을 하든 장성한 그 아가씨는 어린 소녀로부터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같습니다.

죽음으로 끝나는 현재의 명칭과 형태와 저 세상에 다시 태어나 는 명칭과 형태는 딴 것이긴 하지만

저 세상 것은 이 세상으로부터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惡業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비유를 들어 주십시오』

『대왕이여, 어떤 사람이 소치는 소년으로부터 우유 한 병을 사서 그에게 맡기고 가면서

“내일 가지로 오겠다.”라고 했다고 합시다. 다음날 그 우유는 굳은 우유牛乳로 변할 것입니다.

그 사나이가 와서 우유를 달라고 하므로 굳은 우유로 변한 것을 내주었습니다.

사나이는 “내가 산 것은 굳은 우유가 아닙니다. 내 우유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소치는 소년은 “나에겐 아무런 잘못도 없습니다.

당신의 우유가 굳은 우유로 변한 것 뿐입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들이 서로 싸우다가 왕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면 왕은 어느 편을 옳다고 하겠습니까?』

 

『소치는 소년이 옳다고 할 것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유를 산 사람이 무슨 말을 하든 굳은 우유는 그가 산 우유가 변하여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왕이여, 그와 같습니다.

죽음으로 끝나는 현재의 명칭과 형태와는 다르지만 굳은 우유가 우유로부터 나온 결과이듯이

사람은 악업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합니다.』

 

『잘 알겠습니다. 존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