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도연명陶淵明

5言詩 41. 영이소詠二疎

空空 2025. 2. 19. 16:19

영이소詠二疎 소씨 두 분을 노래함

►이소二疎 소광疏廣과 소수疏受.

전한前漢 선제宣帝 때 벼슬을 했던 두 사람은 숙질叔姪(아저씨와 조카)사이로

疏廣은 학자로 박사博士에 등용됐고 태부太傅를 역임.

조카 疏受도 선제宣帝때 선정善政을 베풀었던 유명한 관리였다.

두 사람은 분수를 지켜 만족할 줄 아는 知足을 천명하고 급류용퇴急流勇退

(벼슬자리를 단숨에 버리고 급한 물살처럼 물러나는 용감함)를 단행했다.

이에 공경公卿과 사대부가 동문同門밖까지 환송, 백성들이 울며 탄식했다는 고사故事가 있다.

 

대상전사시大象轉四時 하늘의 섭리는 사계절로 순환하고

공성자자거功成者自去 공을 이룬 자는 스스로 떠나는 법이라네.

차문쇠주래借問衰周來 묻노니 주周나라가 쓰러져갈 때

기인득기취幾人得其趣 몇 사람이나 그 낌새를 알아챘을까.

 

유목한정중游目漢廷中 한漢나라 조정 속으로 눈을 돌려보면

이소복차거二疎復此擧 두 소疎씨는 복괘復卦가 거동할 것임을 알았다네.

고소반구거高嘯返舊居 큰소리로 시를 읊으며 고향집에 돌아갈 때

장읍저군부長揖儲君傅 왕세자에게 스승으로서 긴 읍을 하였다네.

 

전송경황조餞送傾皇朝 온 조정이 다 나서서 二疏를 전별하니

화헌영도로華軒盈道路 고관들의 화려한 수레가 도로를 채웠다네.

리별정소비離別情所悲 이별은 인정상 슬픈 바이오만

여영하족고餘榮何足顧 죽은 뒤의 영화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네.

 

사승감행인事勝感行人 아름다운 송별모습에 행인도 감격하니

현재기상예賢哉豈常譽 현명하시어라 어찌 보통의 칭찬으로 감당할 일이랴.

염염려리환厭厭閭里歡 고향마을에서 편안히 환대를 했으나

소영비근무所營非近務 다스려야 할 일은 당장의 급선무가 아니라네.

 

촉석연고로促席延故老 연로하신 어른들을 재촉하여 자리에 함께하고

휘상도평소揮觴道平素 술잔을 들어 함께 살아온 길을 이야기하네.

문금종기심問金終寄心 재물에 관해 물어오면 관심 밖의 일이라 말을 끝내고

청언효미오淸言曉未悟 청빈한 언행으로 덜 깨친 마을사람들을 일깨운다오.

 

방의락여년放意樂餘年 고향마을에서 마음 편히 여생을 즐기니

황휼신후려遑恤身後慮 죽은 뒤를 근심해서 뭐하나.

수운기인망誰云其人亡 그 누가 말했나, 二疏는 죽어 없어졌다고

구이도미저久而道彌著 오래도록 그 지조가 이리도 두드러지는데.

 

►대상大象 자연계나 하늘의 섭리攝理. 주역周易에서 말하는 상象으로 괘卦의 총상總象을 말함.

공자孔子가 역易을 쉽게 설명하려고 지은 저서 십익十翼 가운데 제삼익第三翼에 해당함

 

►차문借問 (시나 문장에서 주로 씀) 남에게 모르는 것을 물음.

相對者없이 마치 있는 것처럼 허청虛廳대고 물음.

 

►복復 복괘復卦.

64卦의 하나로 곤괘坤卦와 진괘震卦가 거듭하여 “우레가 땅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매우 위태로운 상황”

 

►차거此擧 이 같은 거동擧動. 복괘復卦를 말함

►‘읍할 읍, 모을 집/즙揖’ 두 손을 맞잡고 아래위로 흔들며 하는 절

►저군부儲君傅 왕세자 스승, 후견인

►전송餞送 전별餞別. 잔치를 베풀고 떠나보냄

►여영餘榮 죽은 뒤의 영화榮華. 선조先祖가 남긴 여광餘光.

 

►하족何足 ~에 족한가. 전혀 ~하지 않음  

►염염厭厭 안일安逸. 편안하고 한가함.

►려리閭里 향리鄕里

►소영所營 다스리는 바.

 

►근무近務 급선무急先務. 눈앞에 닥친 일

►방의放意 마음껏. 실컷

►미저彌著 더욱 두드러짐. 극히 현저顯著함

 

 

이 시는 <도연명집陶淵明集> 4권에 수록된 3편의 영사시詠史詩 가운데 하나로

영이소詠二疎는 제1편에 해당하며 나머지는 영삼량詠三良·영형가詠荊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