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8권 4-9
4 화도和陶 도시陶詩에 화답하여
9)화연명걸식和淵明乞食 도연명의 걸식시에 화답하여
구복위인루口腹爲人累 입과 배가 사람들의 누累가 되어서
출문무소지出門無所之 문門 나서면 갈 곳이 전혀 없구나.
이아뢰괴심以我磊塊心 나와 같이 뛰어난 마음 가지고
경절비언사磬折卑言辭 허리 굽혀 말까지도 낮춰 하누나.
치아의문벌癡兒倚門閥 어리석은 아이들도 문벌을 믿고
돌언하소래咄言何所來 혀 나불거리며 어디서 왔느냐 묻네.
유관주인출儒冠主人出 유관儒冠 쓴 주인이 뒤따라 나와
탄영장진배歎迎將進杯 감탄하며 맞이하여 술잔 올리니
시욕사불감始欲謝不敢 처음에는 못 마신다 사양하려다
종연진부시終然陳賦詩 결국에는 지은 시까지 말해 버렸네.
이흔협중정已欣愜中情 벌써 이미 속마음이 상쾌하지만
자괴노태재自愧駑駘才 스스로 둔한 재주에 부끄럽다네.
연어차위진軟語且爲珍 부드러운 말씨 또한 진중하여서
십붕비소이十朋非所貽 열냥[十朋]으로 값 줄 것이 아니였다오.
►돌무더기 뢰(뇌)磊 (돌 석石) + (돌소리 력砳)
►경절磬折
경쇠(磬-)와 같이 구부러진 것을 뜻하였으나 뜻이 바뀌어 몸을 굽히어 삼가 공경恭敬하는 模樣의 比喩(譬喩).
‘경쇠 경磬’ (古字)𡔝, 殸, 硜, (同字)𥓕
경쇠(磬-: 옥이나 돌로 만든 악기의 한 가지) 경석磬石 목매다, 죽다
‘折 꺾을 절, 천천히 할 제, 다시 이을 설’ (本字)摺, 𣂚, 㪿, (古字)𣂹, (同字)𣂟, 𣂫, 𣂲.
꺾다. 값을 깎다, 할인割引하다.
►쾌할 협愜 쾌하다, 만족하다, 맞다
►노태駑駘 동작動作이 둔鈍한 말.
‘둔한 말 노駑’ 재능才能이 없고 미련한 모양.
‘둔마 태駘’ (간체자)骀, (同字)𩢠, 𩦽. 둔마鈍馬(느리고 둔한 말) 벗다. 벗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