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5권 4-18
매월당 시집 제5권 4-18
4 금禽 금수鳥獸
18 고안孤雁 외기러기
일성상실만중운一聲相失萬重雲 만겹 구름 속에서 한 소리 잃으니
자색천고하처분紫塞天高何處分 만리장성 하늘 높은데 어느 곳에서 나뉘었나.
편영독심상수활片影獨尋湘水闊 작은 그림자 홀로 찾은데 상수는 드넓어
요음편향려창문遙音偏向旅窓聞 아련한 소리 나그네 창가를 향해 들려온다.
저회모우수상념低回暮雨誰相念 나직이 고개 돌려보니 누가 서로 생각하나
욕하한당불견군欲下寒塘不見群 차가운 못에 내리려도 제 무리들 보이지 않는다.
응선만아무의서應羨晚鴉無意緖 저녁 까마귀 아무런 생각 없음을 부러워하리니
황성서취조분분荒城棲聚噪紛紛 거친 성 위에 깃들어 시끄러이 조잘거린다.
►자색紫塞
자색紫塞은 진秦 시황제始皇帝 때 쌓은 長城 즉 萬里長城이니
그 흙의 색깔이 모두 자줏빛이므로 紫塞이라 일컬었다 한다.
‘안문자색鴈門紫塞’
기러기가 북으로 가는 고로 안문雁門이라 했고 흙이 붉은 고로 자색紫塞이라 함.
안문鴈門은 중국의 북쪽 변방지역으로 통하는 관문이니
오늘날 山西省 서북쪽에 있는 안문관鴈門關을 말한 것이다.
봄에 기러기가 북쪽으로 돌아갈 때에 이곳을 넘어가므로 그렇게 이름한 것이다.
따라서 鴈門紫塞는 안문관鴈門關이라는 곳이 있고 만리장성이라는 곳도 있다라는 뜻이다.
●고안孤雁 외로운 기러기/최도崔塗(?-?)
기행귀거진幾行歸去盡 무리들 줄줄이 다 돌아갔는데
편영독하지片影獨何之 한 조각 그림자는 홀로 어디로 가는가
모우상호실暮雨相呼失 저녁 빗속에서 잃은 무리 부르면서
한당욕하지寒塘欲下遲 차가운 못에 내리려다 머뭇거리네
저운저암도渚雲低暗渡 물가의 구름 속을 낮게 몰래 건너는데
관월냉상수關月冷相隨 관문에 뜬 달이 차갑게 따라오네
미필봉증격未必逢矰繳 반드시 주살을 만나진 않더라도
고비자가의孤飛自可疑 홀로 날며 스스로 의심을 하네
●고안孤雁 외로운 기러기/두보杜甫(712-770)
고안불음탁孤雁不飲啄 외기러기 식음을 끊고
성성비념군聲聲飛念群 무리 찾아 소리소리 허공을 운다
수련일편영誰憐一片影 뉘 가엾다 하리? 한 조각 그림자
상실만중운相失萬重雲 만겹 구름 속에 서로를 잃었음을
망진사유견望盡似猶見 가물가물 하늘 끝에 그 모습 보이는 듯
애다여갱문哀多如更聞 애 타는 마음에 그 소리 다시 들리는 듯
야아무의서野鴉無意緒 들 까마귀들은 무정도 하여
명조자분분鳴噪自紛紛 어지러이 떠들썩 지껄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