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5권 9-1

空空 2025. 3. 11. 12:50

매월당 시집 제59-1

9 나무

1 엽락葉落

 

락엽불가소落葉不可掃 낙엽이라고 쓸어버릴 것 없나니

편의청야문偏宜淸夜聞 맑은 밤 구르는 소리 두루 듣기 좋으이.

풍래성색색風來聲摵摵 바람 불어 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소리 들려오고

월상영분분月上影紛紛 달 떠 오르면 뒤섞여 흩날리는 모습 어수선 하구나

 

고창경객몽敲窓驚客夢 창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나그네 꿈에서 깨어나고

첩체몰태문疊砌沒苔紋 섬돌 계단에 쌓여 이끼 흔적 묻어 두네

대우정무내帶雨情無奈 비 맞은 마음이야 어찌 할 수 없고

공산수십분空山瘦十分 빈산은 메말라 허전하기만 하구려

 

떨어지는 나뭇잎, 쓸어버릴 수도 없어

궁벽한 곳에선 맑은 밤에 듣기에 괜찮아

바람 불면 그 소리 우수수

달 떠오르면 그림자 분분하여라.

 

창을 두드리며 나그네 꿈 놀래키고

뜰에 쌓여서는 이끼 자취 묻어준다

비 맞은 마음이야 어찌 할까

빈산이 온통 파리하기만 하여라.

 

►엽락葉落 잎이 떨어지다,

►편의偏宜 더욱, 마땅함. 아주 적절함

편의설리부쟁춘扁宜雪裏不爭春 눈 속에서도 봄을 다투지 않는 매화 두루 좋구나.

 

►청야淸夜 고요한 밤

►색색摵摵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 우수수. 색색으로 발음.

‘털어낼 색, 내던질 미摵’ 털어내다. 잎이 지는 소리. 나무의 앙상한 모양

 

►분분紛紛 떠들썩하고 뒤숭숭함. 흩날리는 모양이 뒤섞여 어수선함

►‘겹쳐질 첩疊’ 거듭. 겹쳐지다. 포개지다. 흔들다. 두려워하다

►‘섬돌 체砌’ 섬돌

►십분十分 충분히. 넉넉히. 부족함이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