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5권 10- 27

空空 2025. 3. 13. 20:07

매월당 시집 제510- 27

10 화초花草

27 심황국深黃菊 샛노란 국화

 

옥로단단추색량玉露團團秋色涼 맑은 이슬 동글동글 가을빛은 서늘한데

금풍탁진수조황金風拆盡數條黃 가을바람에 몇 가지가 노란 꽃을 터뜨렸네.

락영증입령균찬落英曾入靈均餐 지는 꽃은 일찍이 굴원의 반찬으로 들어갔고

영파이부팽택상盈把已浮彭澤觴 한 움큼 꽃을 예전에 도연명 잔에 띄웠었지.

 

궁녀시재금보전宮女試裁金寶鈿 궁녀들은 시험 삼아 귀중한 보물에 자개 박듯 마름질도 해보았고

선아신염도의장仙娥新染道衣裝 선녀 같은 아씨는 도사 옷 꾸미려고 새로이 물도 들였다네.

풍류막작춘방간風流莫作春芳看 풍류를 하더라도 봄꽃처럼 보지 마시라.

도사포지련구향到死抱枝戀舊香 죽더라도 가지 안아보면 옛 향기 그윽하다오.

 

옥 같은 이슬 둥글둥글 가을빛은 서늘한데

가을바람에 누런 빛 몇 가지 다 터뜨렸구나.

떨어진 꽃부리는 이미 굴원이 먹고자 들이고

도연명은 잔을 채워 잡고서 이미 띄워놓았네.

 

궁궐 여인 시험 삼아 금빛 보배 비녀를 만들고

선녀는 새로 물을 들여 도사의 의복을 꾸미네.

풍류로 꽃다운 봄을 환대하듯 행하지 말게나

생기 없어도 가지 안아보며 옛 향기를 그리네.

 

►옥로玉露 썩 맑고 깨끗한 이슬.

►금풍金風 가을바람.

►영균靈均 초楚나라 대부 굴원屈原의 자, 이름은 평平.

회왕懷王은 그의 재주를 중히 여겼으나 근상靳尙ㆍ자란子蘭 같은 무리에게

참소와 비방을 당해 결국 쫓겨나게 되었다.

 

<이소경離騷經>

소음목란지추로혜昭飲木蘭之墜露兮 아침엔 목란에 구르는 이슬 먹고

석찬추국지락영夕餐秋菊之落英 저녁에는 가을 국화 떨어지는 꽃잎 먹는다.

 

►팽택彭澤 팽택현령彭澤縣令을 지낸 東晉의 시인 陶淵明

►선아仙娥 선녀, 달을 달리 이르는 말.

 

 

영균靈均은 굴원屈原()의 字이며 그의 이름은 正則으로 굴원은 호이다.

굴원은 그의 離騷經에서 다음과 같이 읊었다.

 

조음목란지추로혜朝飮木蘭之墜露兮 아침에 목란에 떨어지는 이슬을 마심이여!

석찬추국지락영夕餐秋菊之落英 저녁에는 가을 국화 떨어지는 꽃잎을 먹도다.

구여정기신과이연요혜苟余情其信姱以練要兮 진실로 내 마음은 신실하고 단정[練要]하였으니

장함함역하상長顑頷亦何傷 오래 굶주린들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금보金寶는 금은보화를 말한다.

금보전金寶鈿은 노란 국화를 말렸다가 자기가 아끼는 보화에다가 자개를 놓듯이 꾸미는 것을 말한다.

 

 

●황국黃菊 누런 국화/최익현崔益鉉(1833-1906)

 

가색겸청복佳色兼淸馥 아름다운 색에 맑은 향기를 겸해

단의처사배端宜處士培 오로지 처사가 기르는 것이라네

수동도리절羞同桃李節 복숭아 오얏꽃과 같은 철에 피길 부끄러워 해

지향구추개遲向九秋開 늦게서야 구월 가을에 핀다네/번역 한상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