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6권 2-2
매월당 시집 제6권 2-2
2 균심菌蕈 버섯
2 송균松菌 송이버섯
일야송강풍우족一夜松岡風雨足 하룻밤 소나무 산등성이에 비바람 넉넉하니
한지란적송화즙寒枝亂滴松花汁 차가운 가지에 송화 즙 물방울이 어지럽구나.
풍훈일자토봉송風薰日炙土髼鬆 바람 솔솔 해 가까워 흙은 거칠게 흐트러지고
송채락처심화백松釵落處蕈花白 소나무 비녀(솔잎) 떨어진 곳에 버섯 꽃 희구나.
대엽천화두각기戴葉穿花頭角起 솔잎을 이고 뚫은 꽃처럼 상투 머리 일어나고
조처발개영십백稠處撥開盈什百 많은 곳에서 치켜 일어나 열배 백배 불어나네.
자립몽용소정장紫笠蒙茸酥釘長 자주빛 삿갓의 어린 버섯 긴 물건이 매끄럽고
교취유대송화향嬌脆猶帶松花香 연하고 아리따워 오히려 송화의 향기 띠었네.
상차팽출색미가霜鹺烹出色味佳 흰 소금으로 삶아 내니 색과 맛은 훌륭하고
담지이각아치량啖之已覺牙齒涼 씹어서 먹어 보니 얇은 어금니가 이미 깨닫네.
가감작석만균롱可堪作腊滿筠籠 감당할 만큼 대 바구니 가득하게 햇볕에 말려
란자소쟁추후상爛煮小鐺秋後嘗 작은 솥에 곱게 삶아서 가을 지나 맛보리라.
►송균松菌=송심松蕈 송이松茸. 송이버섯.
►봉송髼鬆 머리털이 흩어져 부스스하다
‘흐트러질 봉髼’(同字. 𩭉,鬔) (머리털이)흐트러지다. 헝클어지다. 事物이 헝클어짐의 比喩
‘더벅머리 송鬆’ 더벅머리. (머리털이)헝클어지다. 거칠다, 푸석푸석하다
►‘버섯 심, 풀이름 담蕈’ 버섯
►자립紫笠=주립朱笠. 삿갓
주립朱笠은 조선시대에 당상관이 융복戎服 차림을 할 때 착용했던 붉은색의 갓이다.
선유락 춤을 추는 여령女伶 중에서 집사가 융복 차림을 할 때도 주립을 썼다.
흑립黑笠과 기본 형태는 같고 색상이 붉으며 구슬끈[纓]을 양쪽 귀 옆에 달아 턱에서 매었으며
입식笠飾으로 호수虎鬚와 공작우孔雀羽를 꽂아 장식하였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몽용蒙茸 풀이 어지럽게 난 模樣. 物件이 어지러운 모양. 또는 어지럽게 뛰는 모양.
‘어두울 몽蒙’ (사리에)어둡다. 어리석다. 속이다, 기만하다 (古子)冡, 𦿢, (俗子)䝉, (同字)𠐁, 𣉭, 𣫬
‘풀 날 용, 버섯 이茸’ 풀이 나다. 우거지다 (古字)𦶪, (同字)𦔋
►‘연유 소, 연유 수酥’ 연유煉乳. 술의 딴 이름
►‘못 정釘’ 못. 융기隆起된 物件. (못을)박다
►‘아리따울 교嬌’ (간체자)娇, (古字)㚣, (同字)姣, 娇
아리땁다, 요염妖艷하다. 교만驕慢하다. 뽐내다. 사랑스럽다
►‘연할 취脆’ 연軟하다. 가볍다. 무르다
►‘소금 차鹺’ 소금. 진한 소금기. 짜다
►아치牙齒 어금니와 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
►‘포 석, 섣달 랍(납)/납향 랍(납)腊’ 포脯, 포육脯肉. 주름, 주름살
►균롱筠籠 대바구니. ‘대나무 균筠’ ‘대바구니 롱(농)籠’
►‘빛날 란(난)/문드러질 란(난)爛’ 빛나다, 밝다. 화미華美하다. 화려華麗하다. 곱다
►‘쇠사슬 당, 솥 쟁鐺’ 쇠사슬. 종고 소리(종과 북의 소리)
●송균松菌 송이버섯/안축安軸(1282-1348)
추량장리보송간秋涼杖履步松間 서늘한 가을 지팡이 짚고 소나무 사이 걷다가
수적상신기미한手摘嘗新氣味閒 손으로 따서 새로 난 것 먹어 보니 맛이 좋구나
량육관가향이손粱肉官家香已損 쌀밥에 고기반찬 먹는 관가는 향이 이만 못하여
망운투저괴청산望雲投筯愧靑山 구름 보고 젓가락 던지며 청산에 부끄러워하리
►안축安軸(1282-1348) 고려 말기의 학자. 자는 당지當之. 호는 근재謹齋.
젊어서 원나라의 제과制科에 급제하고 충렬, 충선, 충숙 세 왕의 실록 편찬에 참여하였다.
작품에 경기체가인 <관동별곡>과 <죽계별곡>, 저서에 문집 <근재집>이 있다.
●식송균食松菌 송이버섯을 먹다/이규보李奎報(1168-1241)
균필생분토菌必生糞土 버섯은 반드시 썩은 흙에서 나지만
불이기어목不爾寄於木 그렇지 않은 경우境遇에는 나무에 기생寄生하네.
후부소증출朽腐所蒸出 썩은 곳에서 많이 나오니
왕왕다중독往往多中毒 이따금 많이 중독中毒되었지.
차독산송하此獨產松下 이 버섯 홀로 소나무 아래에서 자라니
상위송엽복常爲松葉覆 늘 솔잎에 덮여 있구나.
위유송기훈爲有松氣熏 소나무의 기운이 스며들었으니
청향하복복淸香何馥馥 맑은 향기香氣가 어찌나 그윽하게 풍기는지.
심향시가득尋香始可得 향기를 찾아서 비로소 얻으니
수개즉영국數箇卽盈掬 두서너 개만 캐도 곧 한 움큼이로다.
오문담송유吾聞啖松腴 내가 듣기로는 소나무 기름을 먹으면
득선필신속得仙必神速 반드시 빨리 신선神仙이 된다네.
차역송지여此亦松之餘 이것 또한 소나무의 남은 기운이니
언지비약속焉知非藥屬 어찌 약藥의 한 종류種類가 아니라고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