經/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19권 제26 사의단품四意斷品 ②

空空 2023. 2. 27. 16:28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19권 제26 사의단품四意斷品 ②

 

七.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셨다.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신하에게 명령하였다.

"보배 깃 수레를 장식하라. 슈라아바스티이를 나가 지강당地講堂을 구경하리라."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의 어머니는 매우 쇠하고 늙어 나이 백세에 가까웠다.

왕은 매우 공경하고 생각해 잠깐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 곁에 불사밀不奢蜜이라는 대신이 있었다.

그의 높은 재주는 세상을 덮었고 세상 사람들은 그를 매우 존중하였다.

 

그는 생각하였다.

'지금 왕의 어머니는 나이 백세가 가까웠다. 오늘은 목숨을 마칠 것이다.

만일 이 말을 듣는다면 왕은 매우 근심하고 슬퍼해 음식도 먹지 못하고 중병을 얻을 것이다.

나는 지금 방편을 써서 왕을 근심하거나 병에 걸리지 않게 하리라.'

 

그는 곧 五백 마리 흰 코끼리를 장엄하고 五백 마리 말, 五백 명 보병, 五백 명 기녀, 五백 명 할머니, 五백 명 바라문,

五백 명 사문, 五백 벌 의상, 五백 가지 보배를 장엄하고

 

또 죽은 사람을 위해 좋은 큰 상여를 만들었는데 채색 그림이 극히 아름답고 비단과 번기와 일산을 달고 풍류를 잡히는 등 헤아릴 수 없는 광경을 지으며 슈라아바스티이를 나섰다.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조그만 일로 성 밖에 나갔다 돌아오다가 멀리서 그 상여를 보고 그 좌우에게 물었다.

"이것은 어떤 사람의 공양이기에 이렇게 훌륭한가."

 

불사밀은 말하였다.

"슈라아바스티이의 어떤 장자의 어머니가 죽었는데 저것은 그 행렬이옵니다."

 

왕은 다시 물었다.

"저 코끼리와 말과 수레는 무엇에 쓰려는 것인가."

 

대신은 대답하였다.

"저 五백 명 할머니를 염라대왕에게 갖다 바쳐 죽은 이의 목숨을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왕은 곧 웃으며 말하였다.

"그것은 미련한 사람들의 짓이다. 목숨이란 보전하기 어렵거늘 어떻게 될 수 있겠는가.

마치 마카라 고기[摩竭魚] 입에 든 사람을 구해 내려 해도 될 수 없는 것처럼

염라대왕 앞에 떨어진 사람을 구해 내려 한들 어떻게 되겠는가."

 

"五백 명 기녀를 가지면 될 것입니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저 기녀로 안 되면 다른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만일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五백 가지 보배로 대신하겠습니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그것으로도 안 된다면 五백 벌 의상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만일 의상으로 안 된다면 五백 명 바라문의 주술로 앗아 오겠습니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만일 五백 명 바라문으로 안 된다면 저 사문의 훌륭한 설법으로 대신하겠습니다."

"그것도 안 되느니라."

 

"만일 설법으로도 안 된다면 군사를 모아 한 번 싸워 앗아 오겠습니다."

 

때에 왕은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그것은 미련한 사람의 짓이다. 마카라 고기 입에 떨어지면 마침내 나올 수 없느니라."

 

왕은 이어 말하였다.

"너는 알아야 한다. 과연 生이 있는데 죽지 않을 수 있겠는가."

 

대신은 말하였다.

"그것은 실로 될 수 없는 일입니다."

 

때에 왕은 말하였다.

"실로 될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생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다. 목숨은 얻기 어렵다'고 하셨다."

 

그때에 불사밀은 꿇어앉아 왕에게 사뢰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너무 근심 말으소서. 모든 중생은 죽음으로 돌아가나이다."

 

때에 왕은 물었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근심하겠는가."

 

대신은 말하였다.

"왕은 알으소서. 대왕의 어머님은 오늘 돌아가셨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八, 九번이나 한숨 지면서 대신에게 말하였다.

"착하다. 네 말과 같다. 너는 능히 좋은 방편을 알았구나."

 

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성으로 들어가 갖가지 향과 꽃을 마련해 죽은 어머니께 공양하고 수레를 돌려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는 물으셨다.

"대왕이여, 무슨 일로 먼지를 뒤집어썼소."

 

왕은 사뢰었다.

"아까 어머님이 돌아가셨기에 성 밖으로 모시고 그 까닭을 여쭈려 세존께 왔나이다.

그런데 어머님은 세상에 계실 때에 계율을 가지고 정진하면서

항상 착한 법을 구하다가 나이 백세가 가까워 오늘 돌아가셨나이다.

그 때문에 세존께 나아 왔나이다.

 

만일 제가 코끼리를 가지고 어머님 목숨을 대신할 수 있다면 코끼리를 가지고 대신 할 것이요,

말로써 대신할 수 있다면 말로 대신할 것이며, 만일 수레로써 대신할 수 있다면 수레로 대신 할 것이요,

 

금, 은, 보배로 대신할 수 있다면 금, 은, 보배로 대신할 것이며,

따르는 노비와 나라와 성으로 대신할 수 있다면 성과 나라로 대신할 것이요,

카아시의 백성으로 대신할 수 있다면 카아시의 백성으로 대신하여 내 어머니가 목숨을 마치지 않도록 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너무 근심하지 마시오.

 

일체 중생은 다 죽음으로 돌아가오.

일체는 바뀌고 변하는 법으로서 아무리 바뀌고 변하지 않게 하려 하여도 마침내 그리될 수 없는 것이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사람의 몸은 마치 눈덩이 같아서 반드시 부서질 것이요,

또 그것은 흙덩이 같아서 반드시 부서져 오래 보존되지 못할 것이요.

또 그것은 아지랑이 같아서 허망하여 진실이 아니요.

또 그것은 빈주먹으로 어린애를 속이는 것과 같은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은 이 몸을 믿지 말고 근심하지 마시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네 가지 두려움이 이 몸에 닥치면 그것을 막을 수 없는 것이오.

말이나 주술이나 약초나 부적으로도 그것을 제거할 수는 없소.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늙음으로서 젊음을 부수어 아름다움을 없게 하는 것이오,

둘째는 병으로서 건강을 부수는 것이며

셋째는 죽음으로서 목숨 뿌리를 부수는 것이요,

넷째는 항상한 물건이 덧없음으로 돌아가는 것이오.

 

대왕이여,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법은 막을 수 없다'는 것으로서 힘으로 항복 받을 수 없는 것이오.

 

대왕이여, 알아야 하오.

마치 사방의 큰 산이 사방에서 와서 중생을 누르면 그것은 힘으로 물리칠 수 없는 것과 같소.

 

그러므로 대왕이여, 견고하지 않은 물건은 믿을 것이 아니오.

그러므로 대왕은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법 아닌 것을 쓰지 마시오.

 

왕도 오래지 않아 나고 죽는 바다로 갈 것이오.

왕도 알아야 하오.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의 좋은 곳에 나지마는

법이 아닌 것으로 다스려 교화하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날 것이오.

 

그러므로 대왕이여,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고 법이 아닌 것으로 다스려 교화하지 않도록 하시오.

대왕이여, 이와 같이 공부하여야 하오."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세존께 사뢰었다.

"이 법을 무어라고 이름하고 어떻게 받들어 행하리이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법은 '근심의 가시를 없애는 것'이라 하오."

 

왕은 사뢰었다.

"진실로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왜 그러냐 하오면 저는 이 법을 듣고 나매 온갖 근심의 가시가 이제 다 없어졌기 때문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나라 일이 많아 이만 돌아가려 하나이다."

"좋은 대로 하시오."

 

프라세나짓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떠났다.

그때에 프라세나짓 왕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八.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 계시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 중에서만 높은 것은 아니다. 모든 세상사람 중에서 홀로 높다.

나는 지금 네 가지 법의 전부를 스스로 알고 네 가지 무리와 천상, 인간에서 그것을 증득하였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로 모든 법은 다 덧없다는 것을 나는 이제 알았다.

그래서 네 가지 무리와 천상, 인간에서 증득하였다.

 

둘째로 모든 행은 괴롭다는 것과

셋째로 모든 행은 <나>가 없다는 것과

넷째로 열반은 휴식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 알고 네 가지 무리와 천상, 인간에서 증득하였다.

 

비구들이여,

이것이 네 가지 법의 근본이다.

그래서 천상과 인간에서 혼자 높게 된 것이다."

 

그때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

 

九.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슈라아바스티이의 제타숲 <외로운 이 돕는 동산>에서 五백의 큰 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라아자그리하로 가시어 여름 安居를 지내시려 하였다.

샤아리푸트라와 천 二백 五十 제자들도 라아자그리하로 가서 여름 안거를 지내려 하였다.

그런데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는 여름 안거를 마치고는 열반에 들게 되어 있었다.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과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를 데리고

라아자그리하의 카란다 대나무 동산에서 여름 안거를 지내셨다.

 

세존께서는 샤아리푸트라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천 二백 五十 제자들에게 너희들을 위해 여기서 여름 안거를 마쳤다.

그런데 샤아리푸트라와 모옥갈라아나는 열반하게 되어 있다.

 

어떠냐, 샤아리푸트라야.

그대는 비구들을 위해 묘한 법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나는 지금 등이 아파 조금 쉬고자 한다."

 

"그리하리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몸소 상가아티이를 접어 오른쪽으로 누워 두 다리를 포개고 생각을 매어 밝은 데 두었다.

그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처음에 계율을 받고 반 달을 지나 네 가지 말재주를 얻어 증득하고 그 이치를 완전히 알았소.

나는 이제 그 이치를 분별하고 설명하여 그대들을 알게 하겠소. 자세히 듣고 잘 명심하시오."

 

"그리하리다."하고 비구들은 샤아리푸트라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어떤 것이 네 가지 말재주로서 내가 그것을 증득하였는가.

첫째는 의변義辯이니 나는 그것으로 말미암아 법변法辯을 증득하였고

법변으로 말미암아 응변應辯을 증득하였으며 응변으로 말미암아 자변自辯을 증득하였소.

 

나는 이제 그 이치를 널리 해설하리니

만일 네 가지 무리로서 의심이 있거든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그 뜻을 물으시오.

 

또 여러분이 만일 네 가지 선정[四禪]에 대해서 의심이 있거나

네 가지 평등한 마음[四等心]에 대해서 의심이 있으면 내게 물으시오.

나는 설명하리다.

 

또 여러분이 만일 네 가지 끊기[四意斷]와 네 가지 신통[四神足]과

네 가지 의지[意止]와 네 가지 진리[四諦]에 대해서 의심이 있으면 내게 그 뜻을 물으시오.

나는 그것을 설명하리다.

 

만일 지금 묻지 않으면 후회해야 이익이 없으리다.

또 내게는 지금 세존, 무소착, 다 옳게 깨달은 이가 가지신 깊은 법과 행하신 일들이 있소.

내게 그 이치를 물으시오, 나는 설명하리니 뒷날에 후회하지 말도록 하시오."

 

이때에 존자 모옥갈라아나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루를 가지고 라아자그리하에 들어가 걸식하려 하였다.

그때에 집장執杖 범지들은 멀리서 모옥갈라아나가 오는 것을 보고 저희끼리 의논하였다.

 

'저이는 사문 고오타마의 제자 중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이다. 우리는 저를 에워싸고 때려죽이자'고.

그들은 곧 그를 둘러싸고 제각기 기왓장과 돌로 죽도록 때려눕히고 그대로 버려두고 떠났다.

 

때에 모옥갈라아나의 온 몸은 뼈와 살이 모두 문드러지고 심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생각하였다.

 

'저 범지들은 나를 에워싸고 때려 뼈와 살을 모두 문드러지게 해 놓고 나를 버려두고 떠났다.

지금 나는 온 몸이 아프고 매우 고통스러워 동산으로 돌아갈 기운이 없다.

나는 지금 신통을 부려 절로 돌아가리라'고.

 

그는 곧 신통을 부려 절로 돌아가 샤아리푸트라에게로 가서 한쪽에 앉아 샤아리푸트라에게 말하였다.

"저 집장 범지들이 나를 에워싸고 때려 뼈와 살이 모두 문드러졌소. 온 몸의 고통은 실로 견딜 수 없소.

나는 이제 열반에 들고 싶어 당신에게 하직하러 왔소."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당신은 세존의 제자 중에서 신통이 제일이오 큰 위력이 있는데 왜 그 신통으로 그것을 피하지 않았소."

 

모옥갈라아나는 대답하였다.

"내가 본래 지은 업은 매우 깊고 무겁소.

그 갚음을 받기 위해 마침내 피할 수 없었소. 공중에서 그 갚음을 받는 것이 아니오.

그리고 나는 지금 몸의 고통이 너무 심하기 때문에 당신에게 와서 하직하고 열반에 들려 하오."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여러 비구, 비구니로서 네 가지 신통을 닦고 그 이치를 널리 설명하는 사람은 그 생각에 겁劫을 머무르게 하고 싶으면

그 겁이 지나도록 열반하지 않는데 당신은 왜 그 겁을 머무르게 하지 않고 열반하려 하오."

 

모옥갈라아나는 대답하였다.

"그렇소, 샤아리푸트라님, 여래께서도

'만일 비구, 비구니로서 네 가지 신통을 닦은 사람은 목숨을 머무르게 하여 겁을 지내려 하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셨소.

그러나 다만 여래께서 겁을 머무르게 하여 살아 계신다면 나도 겁을 머무르게 할 수 있소.

그러나 지금 여래께서는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실 것이오.

중생들은 수명이 매우 짧소. 또 나도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참아 뵈올 수 없소.

그리고 내 몸의 고통이 너무 심해 열반에 들고만 싶소."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당신은 잠깐 기다리시오. 내가 먼저 열반에 들겠소."

 

모옥갈라아나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샤아리푸트라는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사뢰었다.

"저는 지금 열반에 들고 싶나이다. 원컨대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으셨다.

샤아리푸트라는 두 번 세 번 세존께 사뢰었다.

"지금 저는 열반에 들고 싶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대는 왜 한 겁을 머무르게 하여 한 겁을 더 지내지 않는가."

 

샤아리푸트라는 사뢰었다.

"저는 친히 세존께 들었삽고 또 친히 스스로 받들었나이다.

'중생들은 받은 목숨이 매우 짧아 한껏 살아도 백년을 지나지 못한다. 중생의 목숨이 짧기 때문에 여래의 목숨도 짧다'고.

만일 여래께서 한 겁 동안 목숨을 머무르게 하신다면 저도 한 겁 동안 목숨을 머무르게 하겠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샤아리푸트라의 말과 같이 중생의 목숨이 짧기 때문에 여래의 목숨도 짧다.

그러나 이런 일은 의논할 것이 아니다.

 

왜 그러냐 하면 과거의 먼 아승지 겁에

선념서원善念誓願 여래如來, 아라한, 다 옳게 깨달은 이라는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때에는 사람의 목숨이 八만세로서 중간에서 일찍 죽는 이가 없었다.

 

그 선념서원 여래께서는 성불할 때에 그 날로

한량이 없는 부처를 化해 만들고 한량이 없는 중생을 성취시켰는데

三乘의 행에 있으면서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무르는 이도 있고

 

다시 한량이 없는 중생을 성취시켜 네 성 받이 집에 있는 이도 있었으며

다시 한량이 없는 중생을 성취시켜 네 천왕궁, 야마천, 도솔천, 화자재천, 타화자재천, 범가이천, 욕계천,

색계천, 무색계천에 있게 하고는 바로 그 날로 남음 없는 열반 세계에서 반열반하셨다.

 

그런데 지금 그대는 '중생의 목숨이 짧기 때문에 여래의 목숨도 짧다'고 말하였다.

그대는 또 '여래가 한 겁 을 머무르게 하여 한 겁 동안을 지내신다면

나도 한 겁을 머무르게 하여 한 겁 동안을 지낼 것이다'고 말하였다.

 

그러나 중생은 여래 수명의 길고 짧은 것을 알지 못한다.

샤아리푸트라야, 알아야 한다. 여래에게는 네 가지 불가사의한 일이 있다.

그것은 소승으로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세계의 불가사의와 중생의 불가사의와 용龍의 불가사의와 불토경계佛土境界의 불가사의이다.

샤아리푸트라야, 이것이 이른바 네 가지 불가사의이니라."

 

샤아리푸트라는 사뢰었다.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네 가지 불가사의가 있나이다.

세계, 중생, 용궁, 불토는 실로 불가사의하나이다.

그러하온데 저에게는 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한 겁도 머무르게 하시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나이다.

 

또 여러 하늘들이 저에게 말하나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세상에 오래 머무르시지 않는다. 나이 八十이 가까웠다.

그런데 지금 세존께서는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드시리라'고.

 

저는 지금 세존께서 열반에 드시는 것을 차마 뵈올 수 없나이다.

또 저는 친히 여래에게서 이런 말씀을 들었나이다.

'과거나 미래나 현재의 여러 부처님의 그 우두머리 제자가 먼저 열반에 든 뒤에 부처님도 열반에 드신다.

또 최후의 제자가 먼저 열반에 든 뒤에 오래지 않아 세존도 열반에 드실 것이다'고.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열반에 드는 것을 허락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지금이 바로 그때이니라."

 

샤아리푸트라는 곧 여래 앞에 앉아 몸과 마음을 바로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첫째 선정에 들었다.

첫째 선정에서 일어나 둘째 선정에 들고 둘째 선정에서 일어나

셋째 선정에 들고 셋째 선정에서 일어나 넷째 선정에 들었다.

 

다시 넷째 선정에서 일어나 허공 경계, 의식 경계, 아무 것도 없는 경계,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 들고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서 일어나 아주 사라진 선정에 들었다.

 

다시 아주 사라진 선정에서 일어나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 들고,

생각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경계에서 일어나 아무 것도 없는 경계, 의식 경계, 허공 경계에 들고,

허공 경계에서 일어나 넷째 선정에 들고, 넷째 선정에서 일어나 셋째 선정에 들고,

셋째 선정에서 일어나 둘째 선정에 들고, 둘째 선정에서 일어나 첫째 선정에 들었다.

 

다시 첫째 선정에서 일어나 둘째 선정에 들고, 둘째 선정에서 일어나

셋째 선정에 들고, 셋째 선정에서 일어나 넷째 선정에 들었다.

 

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넷째 선정에서 일어나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사자분신獅子奮身 삼매라 하는 것이다."

 

여러 비구들은 모두 찬탄하였다.

"처음 보는 일이다. 참으로 놀랍고 기이한 일이다."

 

다시 찬탄하였다.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삼매에 드는 것이 저처럼 빠르다."

 

샤아리푸트라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 발에 예배하고 이내 떠났다.

때에 여러 비구들은 샤아리푸트라의 뒤를 따랐다.

 

샤아리푸트라는 돌아보면서 말하였다.

"여러분은 제각기 갈 데로 가시오."

 

비구들은 말하였다.

"우리는 샤아리푸트라님을 공양하고 싶습니다."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여러분, 그만 두시오. 그것으로서 이미 공양은 끝났소.

내게는 사미가 있소. 그가 내게 공양할 것이오.

 

그대들은 제각기 돌아가 도로써 교화하기를 생각하고 범행을 잘 닦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시오.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시는 것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소. 모처럼 나오시기 때문이요.

 

마치 우둠바라 꽃이 모처럼 피는 것처럼 여래도 그와 같아 억 겁만 에야 한 번씩 나오시오.

또 사람의 몸을 받기도 어렵고 믿음을 성취하기도 어려우며

집을 나와 여래 법을 배우려 하는 것도 어렵고 모든 행을 아주 없애기도 또한 어렵소.

애욕을 남김없이 아주 없애면 그것은 영원히 사라진 열반이오.

 

지금 여기 여래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법의 본말本末이 있소.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모든 행은 덧없다.' 이것은 첫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오.

'모든 행은 괴롭다.' 이것은 둘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오.

'모든 행은 <나>가 없다.' 이것은 셋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오.

'열반은 영원히 고요한 것이다.' 이것은 넷째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오.

여러분, 이것이 네 가지 법의 본말로서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이오.

 

이때에 비구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샤아리푸트라님의 열반하심은 어이 이다지 빠른가."

 

그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치시오, 여러분. 부디 근심하지 마시오.

변하고 바뀌는 법은 아무리 변하고 바뀌지 않게 하려 하여도 그것은 되지 않는 것이오.

저 수미산도 덧없는 변이 있거든 하물며 겨자씨 같은 몸을 가진 이 샤아리푸트라가 어떻게 그 근심을 면하겠소.

여래의 금강 같은 몸으로도 오래지 않아 열반에 들겠거늘 하물며 내 몸이겠소.

그러므로 그대들은 각각 법다운 행을 닦아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도록 하시오."

 

그때에 존자 샤아리푸트라는 절에 돌아가 가사와 바루를 두고 대나무 동산을 나가 출생지인 본 고장을 향해 떠났다.

그는 걸식하면서 차츰 마수국에 이르렀다.

 

그는 출생지 마수국의 본 고장에서 노닐다가 병을 만나 고통이 심하였다.

때에 그에게는 오직 균두均頭 사미가 있어 그를 보살폈는데 우선 더러운 것을 받아 치우고 깨끗한 것을 이바지하였다.

 

이때에 제석천왕은 샤아리푸트라의 심정을 알았다.

그는 역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 같은 동안에 33천에서 내려와 샤아리푸트라의 절에 나타났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다시 두 손으로 샤아리푸트라의 발을 어루만지면서 자기 성명을 일컫고 말하였다.

"나는 제석천왕입니다."

 

샤아리푸트라는 말하였다.

"유쾌하오, 제석천왕이여. 수명이 무궁하시오."

 

"나는 지금 존자 샤아리푸트라님께 공양하려 합니다."

"그만 두시오, 제석천왕이여. 그로써 공양은 끝났소.

모든 하늘이 청정하고 아수라와 용과 귀신과 하늘 무리들이 다 청정하오.

내게는 사미가 있어 넉넉히 심부름할 것이오."

 

제석천왕은 두 번 세 번 말하였다.

"나는 지금 복업을 짓고 싶습니다. 내 소원을 거절하지 마소서.

나는 지금 존자 샤아리푸트라님께 공양하려 합니다."

 

샤아리푸트라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제석천왕은 몸소 똥을 받으면서 괴로움을 꺼려하지 않았다.

 

샤아리푸트라는 그 밤으로 열반에 들었다.

때에 땅덩이는 여섯 번 진동하면서 큰 소리를 내고 하늘 꽃은 비처럼 내리며

온갖 하늘 풍류를 아뢰고 모든 하늘은 허공을 막았다.

신묘한 하늘들은 쿠무다 꽃을 뿌리고 혹은 찬다나의 가루향을 그 위에 뿌렸다.

 

샤아리푸트라가 열반에 들자 하늘들은 허공에서 슬피 울고 부르짖으면서 어쩔 줄을 몰랐고

허공의 욕심 세계 하늘, 형상 세계 하늘, 무형 세계 하늘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마치 봄날의 실비가 부드럽게 내리는 것처럼

그때도 그러하여 지금 존자 샤아리푸트라님의 열반은 어이 이다지 빠른가고 하였다.

 

그때에 제석천왕은 온갖 향을 모두 모아 존자 샤아리푸트라의 몸을 화장하고

갖가지로 공양한 뒤에 그 사리와 가사와 바루를 거두어 균두 사미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이것은 네 스승님의 사리와 가사와 바루다. 가져가 세존께 올려라.

그리고 이런 사실은 세존께 갖추 사뢰고 만일 무슨 말씀이 계시거든 곧 그대로 받들어 행하라."

 

균두는 "그리하겠나이다, 제석천왕님."하고 대답하고 가사와 바루와 사리를 가지고 아아난다에게 가서 아뢰었다.

"내 스승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사리와 가사와 바루를 가지고 와서 세존께 올리려 하나이다."

 

아아난다는 그것을 보고 곧 눈물을 떨어뜨리면서 말하였다.

"너도 오너라. 세존께 같이 가서 이 사실을 사뢰고 만일 무슨 말씀이 계시거든 그대로 받들어 행하자."

 

아아난다는 균두 사미를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사뢰었다.

"이 균두 사미가 저에게 와서 말하였나이다.

'내 스승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지금 가사와 바루를 가지고 와서 여래께 올리려 하나이다'고.

 

저는 지금 마음이 괴롭고 정신이 아찔하여 동서를 분별하지 못하겠나이다.

존자 샤아리푸트라님이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으매 못내 마음이 아프고 슬퍼지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떠냐, 아아난다야. 샤아리푸트라 비구는 계율과 몸으로 반열반하였는가."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어떠냐, 아아난다야.

샤아리푸트라 비구는 계율의 몸, 선정의 몸, 지혜의 몸, 해탈의 몸, 해탈지견의 몸으로 반열반하였는가."

 

아아난다는 사뢰었다.

"샤아리푸트라 비구는 계율의 몸, 선정의 몸, 지혜의 몸, 해탈의 몸, 해탈지견의 몸으로 반열반하지 않았나이다.

다만 샤아리푸트라 비구는 항상 교화하고 설법하기를 좋아해 만족할 줄을 몰랐고

비구들을 가르치고 훈계하기를 만족할 줄을 몰랐나이다.

저는 지금 샤아리푸트라님의 그 너무나 많은 깊은 은혜를 생각하고 슬퍼하나이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쳐라 그쳐라, 아아난다야. 근심하지 말라.

덧없는 것을 언제나 있게 하려 하여도 그것은 될 수 없다. 생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기 때문이다.

 

어떠냐, 아아난다야. 과거의 모든 부처님도 다 열반하시지 않았느냐.

마치 심지어 기름이 다하면 등불은 곧 꺼지는 것처럼

보장寶藏, 정광錠光 여래로부터 지금의 일곱 부처와 그 제자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반열반하지 않았느냐.

 

그와 같이 벽지불로서 심제心諦, 고칭高稱, 원문遠聞, 니차우니, 반차가라, 우반가라 등

그러한 벽지불도 다 반열반하지 않았느냐.

이 겁의 처음에 큰 나라 성왕의 이름을 선열마 하제바라 하였다.

그런 전륜성왕은 지금 어디 있느냐. 모두 다 반열반하지 않았느냐."

 

그때에 세존께서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의 행은 덧없는 것이어서 한 번 나면 반드시 죽음 있나니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은 그 고요함 제일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