哲學/中國哲學

논어論語 제6篇 옹야雍也

空空 2023. 6. 26. 09:15

논어論語 제6篇 옹야雍也

옹야편은 주로 공자가 사람을 평가한 내용이며 인자와 지자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6-1)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옹야雍也 가사남면可使南面 “옹은 천자가 되어 백성을 다스려도 되겠다.”

 

중궁仲弓 문자상백자問子桑伯子 자왈子曰 중궁이 자상백자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가야可也 간簡 “간소하니까 괜찮다.”

 

중궁왈仲弓曰 중궁이 말하길

거경이행간居敬而行簡 이림기민以臨其民 불역가호不亦可乎

“몸가짐을 조심하고 법령은 간소하게 하여 백성들을 다스린다면 좋지 않을까요?

 

거간이행간居簡而行簡 무내대간호無乃大簡乎

몸가짐도 간소하고 법령까지 간소하다면 너무 간소하지 않을까요?”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옹지언雍之言 연然 “옹의 말이 그럴듯하다.”

 

►중궁仲弓 성은 염冉, 이름은 옹雍, 공자의 제자

►남면南面 천자가 차지하는 자리, 신하는 북면한다.

►자상백자子桑伯子 당시 은자인 상호桑扈 또는 상호桑戶를 말한다.

►간簡 대쪽, 문서, 간략하다, 수수하다.

►거경居敬 우러르고 받드는 마음으로 삼가고 조심하는 태도

►행行 행해지다, 법령의 시행

 

공자는 염옹이 마음이 너그럽고 도량이 크며 품행은 중후하면서도 간소하여

군왕의 도량이 있음을 말한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예를 중시하는 공자가 왕손도 아닌 제자에게 군왕이 될 만하다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없다.

 

게다가 이 말은 들은 염옹 역시 사양하는 말도 없이 자상백자에 대해 묻는다.

공자는 군왕은 자신의 몸가짐이나 법령의 시행을 지나치게 간소하게 하는 등 모든 것을 지나치게 간소화 한다면

나라를 다스리기 어렵다고 하여 자상백자의 행태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공자는 자상백자를 소탈하기는 하지만 예의에 구애받지 않는 성품을 못마땅하게 여겼으며

자상백자는 공자가 형식에 치중하고 있음을 비판하였다.

 

(6-2)

애공문哀公問 제자숙위호학弟子孰爲好學 애공이 묻기를 “배우기를 좋아하는 제자가 있습니까?”

공자대왈孔子對曰 공자가 대답했다.

유안회자호학有顔回者好學 “안회라는 제자가 있어 배우기를 좋아했습니다.

불천노不遷怒 불이과不貳過 원망을 옮기지도 않고 허물도 되풀이하는 일이 없습니다.

불행단명사의不幸短命死矣 금야즉망今也則亡 불행하게도 단명하여 죽어서 지금은 없습니다.

미문호학자야未聞好學者也 아직 배우기를 좋아하는 제자에 대해 듣지 못하였습니다.”

 

►애공哀公 노나라 임금. 정공의 아들. 이름은 장蔣

►불천노不遷怒 노여움을 옮기지 않는다.

►안회顔回 성은 안顔, 이름은 회回, 자는 자연子淵. 공자의 제자

►불이과不貳過 잘못을 두 번 저지르지 않는다.

 

공자는 안회가 학문을 좋아하고 이를 실천하여

성인의 덕을 배우고자 노력하였다고 칭찬하면서 그의 단명을 아쉬워하고 있다.

그런데 선진 (11-6)에 계강자가 똑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 나온다.

 

(6-3)

자화사어제子華使於齊 염자위기모청속冉子爲其母請粟 자왈子曰

자화가 제나라에 심부름을 가게 되어 염자가 자화의 모친을 위해 곡식을 보내줄 것을 청하자 공자가 말했다.

 

여지부與之釜 “여섯 말 넉 되를 보내주어라.”

청익請益 왈曰 (염자가) 더 주기를 청하자, 공자가 말했다.

여지유與之庾 “열여섯 말을 보내주어라.”

 

염자여지속오병冉子與之粟五秉 자왈子曰 (그런데) 염자는 곡식 백육십 말을 보내주니 공자가 말했다.

적지적제야赤之適齊也 승비마의경구乘肥馬衣輕裘 “적(자화)이 제나라에 갈 때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가죽옷을 입었다.

오문지야吾聞之也 군자주급君子周急 불계부不繼富 내가 듣기로는 군자는 급한 것을 모면할 뿐 재물을 늘리지 않는다.”

 

►자화子華 성은 공서公西, 이름은 적赤, 공자의 제자

►염유冉由 성은 염冉, 이름은 구求, 자는 子有, 공자의 제자. 계손씨季孫氏의 가신이다.

►속粟 조, 오곡의 총칭, 찧지 아니한 곡식

►부釜 육두六斗 사승四升, 여섯 말 넉 되를 말한다.

►유庾 십육두十六斗 열여섯 말을 말한다.

►병秉 십육곡十六斛, 1곡은 열 말이다.

 

심부름 가는 것을 기회로 사사로이 많은 재물을 낭비한 과오를 범한 데 대한 공자의 질책이다.

살찐 말을 타고 가죽옷을 입었다는 것은 부유함을 말하는 것으로

급한 것을 모면하기 위한 것도 아니므로 많은 재물을 보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자화가 공자의 심부름이 아니라 외국사신으로 간 것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염자가 당시 권력을 쥐고 있던 계손씨의 가신이었으므로 동료를 위해 많은 재물을 보냈다는 것이다.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공자가 화를 낸 이유가 잘 설명되지 않는다.

 

(6-4)

원사위지재原思爲之宰 여지속구백與之粟九百 사辭 자왈子曰

원사가 읍재가 되어 곡식 구백 두를 받게 되었으나 이를 사양하자, 공자가 말했다.

 

무毋 이여이인리향당호以與爾隣里鄕黨乎 “그러지 말고 네 이웃과 마을에 나누어 주어라.”

 

►원사原思 성은 원原, 이름은 헌憲, 자는 자사子思, 공자의 제자. 공자의 손자 子思와는 다른 인물이다.

►재宰 읍재邑宰, 읍장邑長

►무毋 금지사, 없다. 아니다.

►인리향당隣里鄕黨 린은 5가, 리는 5린, 향은 12,500가, 당은 500가

 

당연히 받아야 할 봉록은 받아야 한다.

봉록에서 여유가 있다면 이를 사치하는 데 사용하지 말고 이웃을 위해 사용하라는 공자의 조언이다.

 

(6-5)

자위중궁왈子謂仲弓曰 공자가 중궁을 평하여 말했다.

리우지자犂牛之子 성차각騂且角 “얼룩소 새끼라도 털이 붉고 뿔이 바르니

수욕물용雖欲勿用 산천기사제山川其舍諸 비록 제물로 쓰이지 않더라도 산천의 신이 그것을 버리기야 하겠느냐.”

 

►이犂 얼룩소, 검다, 밭을 갈다.

►성騂 붉은 소, 붉다.

►사舍 집, 버리다, 포기하다.

 

중궁 염옹의 부친이 신분이 천하고 품행이 불량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궁은 공자의 제자들 중 공문십철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염백우의 아들로 알려져 있으므로

중궁의 부친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앞의 구절을 “얼룩소 새끼로서”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해석하던 똑똑하고 재주가 있으면 세상에 쓰이게 된다는 말이다.

 

(6-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회야回也 기심其心 삼월불위인三月不違仁 기여즉일월지언이이의其餘則日月至焉而已矣

“회(안회)는 석 달을 지나도 어진마음이 떠나지 않지만, 나머지 제자들은 겨우 하루나 한 달 정도에 그치고 만다.”

 

►삼월三月 “오래다”라는 의미다.

►일월지언日月至焉 하루나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을 의미함.

 

仁은 마음의 德으로써 마음이 인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릇된 욕심이 없다는 뜻이다.

인을 쌓아가는 자기수양은 오랫동안 꾸준하게 행동하기 쉽지 않은 일로서 이를 실천하고 있는 안회를 칭찬한 것이다.

 

(6-7)

계강자문季康子問 중유仲由 가사종정야여可使從政也與

계강자가 묻기를 “중유(자로)는 정사를 맡길 만 합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대답다.

유야由也 과果 어종정호於終政乎 하유何有

“유(중유)는 과단성이 있으니 정사를 맡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왈曰 사야賜也 가사종정야여可使從政也與 (계강자가) 묻기를 “사(자공)는 정사를 맡길 만 합니까?”

왈曰 공자가 대답했다.

사야賜也 달達 어종정호於終政乎 하유何有

“사는 모든 일에 통달해 있으니 정사를 맡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왈曰 구야求也 가사종정야여可使從政也與 (계강자가) 묻기를 “구(염구)는 정사를 맡길 만 합니까?”

왈曰 공자가 대답했다.

구야求也 예藝 어종정호於終政乎 하유何有

“구는 재능이 많으니 정사를 맡기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계강자季康子 성은 계손季孫, 이름은 비肥, 강康은 시호, 계환자季桓子의 뒤를 이어 노나라 대부가 되었다.

►자로子路 계로季路라고도 한다.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공자의 제자

►종정從政 벼슬살다.

►과果 결단성

►하유何有 어렵지 않다.

►자공子貢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공자의 제자

►달達 사리에 밝다.

►예藝 재능이 많다.

 

벼슬아치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가져서는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기가 어려우므로

과, 달, 예 등 어느 하나만이라도 능력이 있다면 등용하여 적재적소에 배치, 소신껏 일하도록 하면 된다는 말이다.

 

(6-8)

계씨사민자건季氏使閔子騫 위비재爲費宰 민자건왈閔子騫曰

계씨가 민자건을 비의 읍재로 보내려하자 민자건이 말했다.

 

선위아사언善爲我辭焉 “나는 사양한다고 잘 말해주십시오.

여유복아자如有復我者 즉오필재문상의則吾必在汶上矣 다시 나를 보내려 한다면 나는 반드시 문강에 있을 것입니다.”

 

►민자건閔子騫 성은 민閔, 이름은 손損, 자는 자건子騫, 공자의 제자

►비費 노나라 동쪽에 있는 땅이름

►문汶 제나라와 노나라 사이에 있는 강

 

민자건이 공자에게 하소연하듯 한 말이라 생각된다.

계씨가 자신의 권세를 믿고 노나라의 공유지인 비읍을 사유로 차지하고 민자건을 보내 그 땅을 다스리려 하자

민자건은 계씨의 수하가 되어 비의 읍재로 가는 것은 노나라 군주에게는 해가 되므로 이를 맡지 않겠다고 하면서

만일 다시 자기를 부른다면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가겠다고 한 것이다.

문수는 노나라와 제나라의 경계에 있는 강이다.

 

(6-9)

백우유질伯牛有疾 자문지子問之 자유自牖 집기수執其手 왈曰

백우가 병이 나자 공자가 문병을 가서 창문을 통해 손을 잡으며 말했다.

 

망지亡之 명의부命矣夫 사인야이유사질야斯人也而有斯疾也 사인야이유사질야斯人也而有斯疾也

“죽게 되다니. 천명이로다. 이 사람이 이런 병이 걸리다니. 이 사람이 이런 병이 걸리다니.”

 

►백우伯牛 성은 염冉, 이름은 경耕, 자는 백우伯牛.

►유牖 창문

►사인斯人 얻기 어려운 이 사람

►사질斯疾 꼭 죽게 될 질병

 

백우가 불치의 병에 걸려 죽게 되자 이를 애석해 하는 것이다.

예에 “병자는 북쪽 창 아래에 있는데 군주가 문병하러 오면

남쪽 창 아래로 옮겨 임금으로 하여금 남쪽을 향하여 자신을 볼 수 있게 했다.”고 하였다.

 

당시 백우의 집에서는 백우가 공자의 제자이므로 이와 같은 예를 들어 공자를 대우하려고 하자

공자는 감히 감당할 수 없으므로 방에 들어가지 않고 창을 통해 손을 잡았다고 한다.

예라는 것이 얼마나 형식적인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백우의 병이 문둥병(癩病)이라고도 하는데 공자가 손까지 잡은 것으로 보아 근거 없는 말인 것 같다.

 

(6-10)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현재賢哉 회야回也 “잘났구나, 회는.

일단식일표음一簞食一瓢飮 한 그릇 밥과 한 바가지 물을 먹으며

재누항在陋巷 좁고 더러운 저잣거리에서 산다면

인불감기우人不堪其憂 괴로움을 견디는 사람이 없으련만

회야불개기락回也不改其樂 회는 즐거움에 변함이 없으니

현재賢哉 회야回也 잘났구나, 회는.”

 

►단簞 대바구니

►표瓢 표주박

►누陋 좁고 더러운

►항巷 저잣거리

 

안회의 즐거움은 한 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 물을 먹으며 누추한 곳에서 생활하면서도

거기에 얽매이지 않는데 있는 것이다.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즐거움이라 하겠다.

 

(6-11)

염구왈冉求曰 비불열자지도非不說子之道 역부족야力不足也

염구가 말하기를 “선생님의 도가 싫은 것이 아니라 힘이 모자랍니다.”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역부족자力不足者 중도이폐中道而廢 금녀今女 화畫

“힘이 모자라는 사람은 중도에서 그만두지만 지금 너는 미리 그만두려는 것이다.”

 

►여女 너

►획畫 선을 긋다. 한계를 치다.

 

하다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기어이 목표에 도달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함에도

중도에서 그만두려는 안이한 생각을 나무라는 것이다.

 

(6-12)

자위자하왈子謂子夏曰 공자가 자하에게 말했다.

여위군자유女爲君子儒 “너는 참된 선비가 되어야한다.

무위소인유無爲小人儒 하찮은 선비가 되어선 안 된다.”

 

►자하子夏 성은 복卜, 이름은 상商, 공자의 제자

 

자하는 공자가 학문이 뛰어나다고 칭찬할 정도로 뛰어난 인물로서

학자로서 인을 바탕으로 도의를 실천하면 참된 선비가 될 것이나

명리에 집착한다면 하찮은 선비가 될 것이라고 주의를 준 것이다.

 

(6-13)

자유위무성재子游爲武城宰 자왈子曰 자유가 무성의 읍재가 되었을 때 공자가 물었다.

여득인언이호女得人焉爾乎 “너는 쓸 만한 사람을 얻었느냐?”

 

왈曰 자유가 답했다.

유담대멸명자有澹臺滅明者 행불유경行不由徑 비공사非公事 미상지어언지실야未嘗至於偃之室也

“담대멸명이란 사람이 있는데 (길을 갈 때) 지름길로 다니지 않고 공무가 아니면 제방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자유子游 성은 언言, 이름은 언偃, 공자의 제자

►무성武城 현 산동山東 비현費縣의 서남에 있다.

►담대멸명澹臺滅明 성은 담대澹臺, 이름은 멸명滅明, 자는 자우子羽. 공자의 제자

►행불유경行不由徑 바르고 큰 길을 걷다.

►미상未嘗 아니다.

 

아무리 작은 지방이라도 수하에 어질고 유능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자 자유가 담대멸명을 칭찬하였다.

담대멸명도 공자의 제자라고 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 때까지는 공자가 담대멸명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6-14)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맹지반孟之反 불벌不伐 “맹지반은 (공을) 자랑 하지 않는다.

분이전奔而殿 장입문將入門 (적에게) 패하여 도주할 때 뒤를 맡고 성문으로 들어와서야

 

책기마왈策其馬曰 비감후야非敢後也 마부진야馬不進也

말에 채찍질 하며 일부러 뒤처진 것이 아니라 말이 달리질 않았을 뿐이라고 하였다.”

 

►맹자반孟之反 성은 맹孟, 이름은 지측之側, 자는 자반子反

►벌伐 (공훈 따위를) 자랑하다.

►분이전奔而殿 도망치면서 뒤처지다.

►책策 채찍, 채찍질 하다.

 

전쟁터에서는 패주할 때 뒤에 남아 후군을 맡는 것이 가장 어려운 임무인 것이다.

그런데 맹자반은 뒤에 쳐진 것을 말 때문이라 하면서 어려운 임무수행을 자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의 인물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6-15)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불유축타지녕不有祝鮀之侫 이유송조지미而有宋朝之美 난호면어금지세의難乎免於今之世矣

“축타 같은 말재간이나 송조 같은 미모가 아니라면 지금 같은 세상에서 어려움을 면하기 어렵다.”

 

►축타祝鮀 위나라 사람, 축祝은 제관, 이름은 타鮀, 자는 자어子魚

►녕侫 아첨하다, 아낙네들처럼 재잘거리다.

►송조宋朝 송宋나라 공자, 이름은 조朝, 위령공의 부인 남자南子와 밀통하여 위나라 대부가 되었다고 함.

►난難 어렵다, 재앙, 근심

 

축타는 종묘에서 축문을 읽는 사람으로 말재간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으며

송조는 호색한으로 이름을 날린 인물이었다고 한다.

공자가 세상이 어지러워지니 군자는 보이지 않고 말 재주와 미모를 내세워 출세하는 세태를 꼬집은 것이다.

(6-27)에는 공자가 남자부인과 만나는 것을 자로가 반대하는 내용이 나온다.

 

(6-1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수능출불유호誰能出不由戶 “누군들 문을 거치지 않고 나갈 수 있겠는가.

하막유사도야何莫由斯道也 (그런데) 왜 이 길을 거치려 하지 않을까?”

 

►수誰 누구, 어떤 사람

►유由 ∼을 통하여

►호戶 옛날 방의 구조는 북쪽은 막히고 남쪽은 빛만 받아들이는 창이 있으며 동쪽에만 출입하는 문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문을 통하여 방을 출입하듯이 사람이 행동할 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道)를 따라야 함에도

이를 모르니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도를 멀리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사물로서의 길(道)과 도리, 진리로서의 道를 교묘하게 섞어 사람이 가야 하는 길을 설명하고 있다.

 

(6-17)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질승문즉야質勝文則野 문승질즉사文勝質則史

“바탕이 학문보다 나으면 촌스럽고, 학문이 바탕보다 나으면 문서만 다룬다.

 

문질文質 빈빈연후彬彬然後 군자君子

학문과 바탕이 조화를 이루어 잘 어울리면 그것이 바로 군자다.”

 

►질質 꾸미지 아니한, 사람의 됨됨이를 이루는 바탕

►야野 촌스럽다. 거칠다.

►사史 문서만 다루는 하찮은 벼슬아치

►빈빈彬彬 서로 섞였어도 잘 어울리는

 

질은 근본이요, 문은 형식인데 형식은 근본을 형식화한 것이어야 하고 근본은 형식에 의하여

정의되어야 하는 것으로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모자라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형식이 바탕보다 나으면 근본이 없어지는 것이니 차라리 형식보다 바탕이 나은 것이 좋지 않을까.

 

(6-1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인지생야직人之生也直 망지생야罔之生也 행이면幸而免

“사람의 삶은 정직한 것이니 정직하지 않으면서 살아 있는 것은 요행으로 화를 면하는 것이다.”

 

►직直 곧다, 바르다.

►망罔 속이다. 그물, 엮다.

 

곧은 것은 바른 것이고, 바른 것은 착한 것으로 통한다.

속임수로 살아갈 수는 있지만 그것은 요행일 뿐이다.

그럼에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도를 버리고 요행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사실이다.

 

(6-19)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지지자知之者 불여호지자不如好之者 호지자好之者 불여락지자不如樂之者

“안다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한다는 것은 즐거워하는 것만 못하다.”

 

무엇을 안다는 것은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깨닫고 나서 실천을 통하여 기쁨을 느끼면서 생활화하여야 진정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6-20)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중인이상中人以上 가이어상야可以語上也 중인이하中人以下 불가이어상야不可以語上也

“중간이상 사람에게는 수준 높은 얘기를 할 수 있지만 중간이하 사람에게는 수준 높은 얘기를 할 수 없다.”

 

►중인中人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 여기서는 학문에 대하여 중간에 해당하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어상語上 배운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한마디로 수준별 학습이라 하겠다.

배우는 자의 능력에 따라 교육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의미다.

양화 (17-3)의 하우下愚가 여기서 말하는 중인 이하를 말한다.

 

(6-21)

번지문지樊遲問知 자왈子曰 번지가 지혜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무민지의務民之義 경귀신이원지敬鬼神而遠之 가위지의可謂知矣

“백성들에게 바르게 살도록 권장하고 귀신을 공경하되 이를 멀리한다면 지혜롭다 할 수 있다.”

 

문인問仁 왈曰 (번지가) 인에 대해서 묻자, 공자가 말했다.

인자선난이후획仁者先難而後獲 가위인의可謂仁矣

“어진 사람은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이익 얻는 것은 뒤로 물러선다면 어질다고 할 수 있다.”

 

►번지樊遲 성은 번樊, 이름은 수須, 자는 자지子遲, 공자의 제자

►무務 힘쓰다, 권장하다.

►의義 옳다, 바르다.

►귀신鬼神 천신天神과 조상신(人鬼)을 말한다.

►획獲 얻다, 빼앗다.

 

귀신鬼神은 인귀人鬼 즉 조상신과 天神, 귀신을 말한다.

귀신을 공경하라는 것은 제사를 공경하게 모셔야 한다는 말이다.

멀리하라고 한 것은 인간세상에서 힘써야 할 일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仁을 어질고 현명한 사람으로 보았다.

인자는 어려운 일에는 앞장서고 이익이 되는 일은 뒤로 물러선다고 하여 남을 사랑하는 이타심을 강조하였다.

 

(6-22)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지자요수知者樂水 인자요산仁者樂山 “지혜로운 자는 물을 좋아하고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한다.

지자동知者動 인자정仁者靜 지혜로운 자는 움직이나 어진 이는 고요하다.

지자락知者樂 인자수仁者壽 지혜로운 자는 즐겁게 살고 어진 이는 오래 산다.”

 

►요산요수樂山樂水 산수의 자연을 즐기고 좋아함.

►수水 막힘없이 술술 흐른다.

►산山 묵직한 자세로 만물을 자라게 한다.

►수壽 오래다(=久)

 

지혜로운 사람과 어진 사람을 비교한 말로서 옛날부터 널리 알려진 유명한 말이다.

지혜로운 자는 냉철하고 현실적이며 유동적인 인간이다.

따라서 움직이는 물을 좋아하고 활동적이며 스스로 즐거움을 찾아 생활한다.

반면 어진 사람은 덕을 숭상하는 도덕군자다.

어진 사람은 의리를 중히 여기므로 중후하고 움직이지 않는 산을 좋아한다.

그리고 산처럼 고요하고 깨끗하게 생활함으로써 오래 사는 것이다.

 

(6-23)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제일변齊一變 지어노至於魯 노일변魯一變 지어도至於道

“제나라가 한 번 변하면 노나라처럼 되고 노나라가 한 번 변하면 질서가 잡힐 것이다.”

 

►제齊 강태공姜太公의 봉지

►노魯 주공周公의 봉지

►도道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이상국가의 목표를 의미함.

 

공자가 살았을 당시에 제나라와 노나라는 이미 쇠퇴기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러나 공자가 보기에는 제나라는 실리와 명예를 중시한 반면

周公의 후예인 노나라에는 예와 신의를 중히 여기는 풍토가 남아 있으므로 희망이 있다고 본 것이다.

주나라 문물을 숭상한 공자의 생각이지만 실제로는 노나라가 제나라보다 먼저 멸망했다.

 

(6-24)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고불고觚不觚 고재觚哉 고재觚哉

“술잔이 술잔답지 않으면 술잔일까, 술잔일까?”

 

►고觚 의식에 쓰이는 술잔. 네모, 사각형

 

술잔이 술잔다우려면 모서리가 모나야 하는데 모서리가 모나지 않다면 술잔이라고 할 수 없다 하였다.

당시 술잔은 여덟 모서리가 있는 그릇이었던 모양이다.

즉 하찮은 물건이라도 그 특성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는데 사람이야 말할 나위가 있겠는가.

사람이 사람구실 하려면 자신을 수양하고 덕을 쌓아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6-25)

재아문왈宰我問曰 인자仁者 수고지왈雖告之曰 정유인언井有仁焉 기종지야其從之也

재아가 묻기를 “어진 사람이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는 소리를 들었다면 그것을 쫒아야 합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대답했다.

하위기연야何爲其然也 “어찌 그렇겠느냐.

군자君子 가서야可逝也 불가함야不可陷也 군자는 가기는 하겠지만 (함정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가기야可欺也 불가망야不可罔也 업신여김을 받겠지만 속지는 않을 것이다.”

 

►재여宰予 성은 재宰, 이름은 여予, 자아는 자아子我, 공자의 제자

►정유인井有仁 사람이 우물에 빠졌다는 의미다.

►서逝 가다, 떠나다.

►함陷 빠지다, 떨어지다, 함정

►기欺 속이다, 거짓, 업신여기다.

►망罔 속이다, 사리에 어둡다, 엮다, 그물

 

누군가 군자를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더라도 비록 일시적으로는 속일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그에게 해를 끼칠 수 없게 된다는 말이다.

사리분별을 따져 행동할 줄 아는 군자의 처세를 믿는 것이다.

 

(6-2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군자박학어문君子博學於文 약지이례約之以禮 역가이불반의부亦可以弗畔矣夫

“군자는 널리 배우고 예로써 단속한다면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박博 넓다, 깊다, 많다.

►반畔 어그러지다, 논밭의 경계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엉뚱한 길로 들어설 수 있으므로 예로써 스스로를 단속한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안연 (12-15)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6-27)

자견남자子見南子 자로불열子路不說 공자가 남자부인을 만나니 자로가 기뻐하지 않았다.

부자시지왈夫子矢之曰 공자가 맹세하며 말하였다.

요소부자了所否者 천염지천염지天厭之天厭之 “내가 잘못한 것이 명백하다면 하늘이 싫어하고 하늘이 싫어할 것이다.”

 

►시矢 화살, 맹세하다.

►료了 마치다, 끝나다, 명백하다.

►염厭 싫어하다.

 

남자南子는 위나라 영공靈公의 총애를 받던 부인으로 음녀로 알려진 인물로 당시 미남이던 송조와 밀통하였다.

태자 괴외蒯聵가 이를 부끄럽게 여겨 죽이려다 실패하고 송나라로 도망하였다.

후에 영공이 죽자 남자는 공자 영郢을 세우려 하나 공자 영이 이를 사양하므로

이때 공자가 남자부인을 만나 공자 괴외를 불러들일 것을 권하였다.

 

자로는 평이 안 좋은 남자부인과 만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으나 공자는 골육의 정이나

위나라 사직을 위하여 남자부인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였으므로 사제 간에 견해차가 생긴 것이다.

 

부否를 “잘못”으로 보지 않고

“만나지 않음”으로 풀이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요소부자了所否者 전체가 해석되지 않는다.

 

(6-2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중용지위덕야中庸之爲德也 “중용의 덕은 지극하도다.

기지의호其至矣乎 민선구의民鮮久矣 (그러나 그 뜻을 간직한) 백성들이 드물어진지 오래되었다.”

 

►중용中庸 과부족 없이 공평하고 떳떳함.

►지至 지극하다.

 

중용은 치우치지 않고 변치 않는 것을 말하며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바른 도리이고 정하여진 이치다.

이를 지켜 생활하기는 정말 어려우므로 중용의 덕을 간직한 사람들이 드물어진지 오래되었다는 것이다.

 

(6-29)

자공왈子貢曰 자공이 말하길

여유박시어민如有博施於民 이능제중而能濟衆 하여何如 가위인호可謂仁乎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그들을 구제한다면 어떻습니까? 어질다고 할 수 있나요?”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하사어인何事於仁 필야성호必也聖乎 “어찌 어질다고만 하겠느냐. 성인이라 할 수 있다.

요순堯舜 기유병제其猶病諸 요순 같은 분들도 그렇게 애를 태웠다.

 

부인자夫仁者 기욕립이립인己欲立而立人 기욕달이달인己欲達而達人

어진 사람은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워주고 자기가 이루고 싶으면 남이 이루도록 해준다.

 

능근취비能近取譬 가위인지방야이可謂仁之方也已

자기를 미루어 남과 비유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인에 이르는 방법이다.”

 

►제濟 빈곤이나 어려움에서 구제하다.

►요堯 성은 이기伊祁, 이름은 방훈放勳. 五帝의 한 사람으로 도읍을 도陶에서 당唐으로 옮겨 도당씨陶唐氏라고도 한다.

►순舜 성은 유우씨有虞氏, 이름은 중화重華. 요임금에게서 왕위를 양위 받아 요순시대를 열었다.

►병病 병, 근심, 괴로워하다.

►립立 벼슬자리에 앉다.

►달達 막히지 않고 도달하다.

►비譬 비유하다, 깨우치다.

 

아마 정사에 관해 논의한 것 같다.

백성들에게 널리 은혜를 베풀어 모두를 구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는 요순 같은 성인들도 어려워하던 일이다.

 

또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인물이라면

聖人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미로서 공자는 성인을 신격이 아닌 사람의 인격 속에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