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論語 제17篇 양화陽貨
논어論語 제17篇 양화陽貨
양화편은 공자의 정치참여 욕구가 잘 드러나 있다.
仁과 禮에 관한 내용이 많은데 3년상을 둘러싼 의견차이도 볼 수 있다.
(17-1)
양화욕현공자陽貨欲見孔子 공자불현孔子不見 귀공자돈歸孔子豚
양화가 공자를 만나고 싶어 하였으나 공자가 만나주지 않자 공자에게 돼지고기를 보내왔다.
공자시기망야이왕배지孔子時其亡也而往拜之 우제도遇諸塗
공자는 그가 없는 틈에 사례하고 돌아오는 길에서 우연히 (양화를) 만나게 되었다.
위공자왈謂孔子曰 래來 여여이언予與爾言 왈曰
(양화가) 공자에게 말했다. “오셨습니까. 나하고 얘기 좀 할까요.” 하면서 말하기를
회기보이미기방懷其寶而迷其邦 가위인호可謂仁乎
“보물을 간직하고서도 나라가 어지럽게 버려두는 것을 인이라 할 수 있습니까?”
왈曰 불가不可 (공자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호종사이극실시好從事而亟失時 가위지호可謂知乎
(양화가 말했다) “일 하기를 좋아하면서 때를 놓치는 것을 지혜롭다 할 수 있습니까?”
왈曰 불가不可 일월日月 (공자가)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서의逝矣 세불아여歲不我與 (양화가 말했다.) “시간은 지나가고, 세월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공자왈孔子曰 락諾 오장사의吾將仕矣 공자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내 앞으로 벼슬을 살아보겠습니다.”
►양화陽貨 노나라 계씨의 신하 양호陽虎로 난폭한 인물이다.
공자가 광匡 땅에서 봉변을 당한 것도 얼굴이 양호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귀歸 선물하다. 돌아가다. 돌아오다 ►우遇 우연히 만나다. ►도塗 칠하다, 길
►보寶 보물, 여기서는 재능 있는 사람을 말한다. ►미迷 미혹하다. 헤매다
►극亟 삼가다. 사랑하다 ►서逝 가다, 떠나다. ►락諾 대답하다. 승낙하다.
노나라의 정사를 전횡하는 양화의 유혹을 완곡하게 거절하는 모습이다.
만나주지 않고 선물로 유혹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거절의사를 표시하였으며
마지막으로 벼슬에 나오라고 하자 훗날로 미루었다.
일관되게 거절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그런데 왜 직설적으로 싫다고 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벼슬아치에 대한 예의인가?
(17-2)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성상근야性相近也 습상원야習相遠也 “바탕은 비슷하지만 습관은 딴판이다.”
►성性 성품, 타고난 사람의 천성, 바탕 ►습習 듣고 본 것들이 익숙해 진 것
성은 선천적이요, 습은 후천적이다.
그러므로 타고난 사람의 천성은 비슷하더라도 주변 환경과 교육에 따라 많은 차이가 생긴다는 말이다.
(17-3)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유상지여하 唯上知與下愚 불이不移
“비록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 함께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유唯 오직, 비록 ∼하더라도 ►이移 옮기다. 변하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비록 나쁜 사람과 함께 하더라도 물들지 않고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선인과 어울리더라도 교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둘이 함께 하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17-4)
자지무성子之武城 문현가지성聞弦歌之聲 공자가 무성지방에서 현악기를 타면서 부르는 노래를 들었다.
부자완이이소왈夫子莞爾而笑曰 공자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할계割雞 언용우도焉用牛刀 “닭 잡는데 소 칼을 쓰다니.”
자유대왈子游對曰 자유가 대답했다.
석자昔者 언야문제부자偃也聞諸夫子 왈曰 “전에 언(자유)이 스승님께 듣기를
군자학도즉애인君子學道則愛人 군자가 도를 배우면 사람을 사랑하고
소인小人 학도즉이사야學道則易使也 소인이 도를 배우면 부리기 쉽다고 하셨습니다.”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이삼자二三者 언지언偃之言 시야是也 “얘들아, 언(자유)의 말이 옳다.
전언희지이前言戱之耳 내가 앞서 한 말은 농담으로 들어라.”
►무성武城 노나라의 작은 고을. 자유가 그 곳 원으로 있었다.
►현弦 현악기를 타다 ►완莞 빙그레 웃다.
►子游자유 성은 언言, 이름은 언偃, 자는 자유子游. 공자의 제자
공자는 자유와 같은 인물이 무성이라는 작은 고을의 원으로 있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서 한 말이지만
제자의 말을 듣고는 바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였다.
공자 같은 위인이 자신이 잘못했음을 선선히 시인했다는 것도 보기 좋지만
자유도 스승의 잘못을 바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사제 간의 정의를 알 수 있다.
(17-5)
공산불요이비반公山弗擾以費畔 소召 자욕왕子欲往
공산불요가 비 땅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공자를) 부르자 공자는 가고 싶어 했다.
자로불열子路不說 왈曰 자로가 못마땅해 하며 말했다.
미지야이未之也已 하필공산씨지지야何必公山氏之之也 “없으면 그만두시지 하필 공산씨에게 가십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부소아자夫召我者 이기도재而豈徒哉 “그(공손불요)가 나를 부른 것이 어찌 헛된 일일까.
여유용아자如有用我者 오기위동주호吾其爲東周乎 만일 나를 써준다면 나는 동쪽의 주나라처럼 만들겠다.”
►공산불요公山弗擾 계씨의 가신, 자는 자설子洩
►자로子路=계로季路. 성은 중仲, 이름은 유由, 공자의 제자
►지之 가다 ►도徒 헛되다, 보람 없다.
공산불요도 양화와 다름없는 야심가인데 그가 부른다고 어찌 가볍게 응할 것인가.
그렇지만 제자인 자로까지 이를 못마땅해 하는데도
공자는 노나라를 예전의 주나라처럼 만들고 싶다는 의욕을 나타낸 것이다.
공자는 자신의 이상을 시험해 볼 곳이 없어 답답해하고 있었던 차였다.
그러나 결국 이 일은 성사되지 못하고 말았다.
애초 반란을 일으킨 사람에게로 가겠다는 생각 자체가 잘못이다.
(17-6)
자장문인어공자子張問仁於孔子 공자왈孔子曰 자장이 공자에게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능행오자어천하能行五者於天下 위인의爲仁矣 “세상에서 다섯 가지를 잘하는 것이 인이다.”
청문지請問之 왈曰 (자로가) 자세히 묻자 (공자가) 말했다.
공관신민혜恭寬信敏惠 “공손하고 너그럽고 믿을 수 있고 빠르고 은혜로워야 한다.
공즉불모恭則不侮 관즉득중寬則得衆 공손하면 업신여기지 않고 너그러우면 많은 사람을 얻고
신즉인임언信則人任焉 민즉유공敏則有功 믿을 수 있으면 일을 맡고 빠르면 공을 세우고
혜즉족이사인惠則足以使人 은혜로우면 사람을 잘 부리게 된다.”
►子張자장 성은 전손顓孫, 이름은 사師, 공자의 제자
►모侮 업신여기다. 깔보다
공자가 얘기한 다섯 가지 대부분이 대인관계에서 지켜야 하는 태도다.
자장이 천하를 다스려보겠다는 생각이 있음을 알고 공자는 治人의 방법으로 인을 풀이해 주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요왈 (20-4)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
(17-7)
필힐소佛肹召 자욕왕子欲往 자로왈子路曰 필힐이 불러 공자가 가려고하자 자로가 말했다.
석자昔者 유야문제부자왈由也聞諸夫子曰 친어기신親於其身 위불선자爲不善者 군자불입야君子不入也
“전에 저(유)는 스승님께서 자신이 직접 악한 짓을 한 사람에게는 군자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습니다.
필힐佛肹 이중모반以中牟畔 자지왕야子之往也 여지하如之何
필힐이 중모에서 반란을 일으켰는데도 스승님께서 가시려고 하니 어찌된 것입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연然 유시언야有是言也 “그렇다. 그런 말을 했었다.
불왈不曰 견호堅乎 마이불린磨而不磷 갈아도 엷어지지 않기에 단단하다고 말하지 않느냐.
불왈不曰 백호白乎 날이불치涅而不緇 검게 물들여도 검어지지 않으니 희다고 말하지 않느냐.
오기포과야재吾豈匏瓜也哉 언능계이불식焉能繫而不食 나는 매달려 있기만 하고 먹지는 못하는 조롱박이냐.”
►필힐佛肹 진晉나라 대부 범중행范中行)의 신하. 일설에는 조간자趙簡子의 신하라고 한다.
(佛 부처 불, 일어날 발, 도울 필)
►불입不入 착하지 않은 무리에 들어가지 않다.
►반畔 배반하다, 발호하다
►린磷 엷어지다. 돌 틈으로 물이 흐르는 모양
►날涅 개흙(갯바닥이나 늪 바닥에 있는 검은 흙), 진흙(涅 개흙 열/녈, 개흙 날)
►치緇 검은 비단, 승복 ►포과匏瓜 조롱박
군자는 어려움에 부딪치더라도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을 조롱박에 비유하여 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감추지 않았다.
앞의 (17-5)에서와 같이 정치를 하고 싶은 것이다.
오히려 제자들이 걱정이 되어 이를 만류하는 형편이다.
그러나 실제 간 것은 아니므로 이를 두고 공자의 농담으로 치부하는 해석도 있지만 이는 공자를 미화한 것에 불과하다.
(17-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유야由也 여문육언육폐의호女聞六言六蔽矣乎
“유(자로)야, 너는 여섯 마디 말에 여섯 가지 폐단이 있다고 들어보았느냐?”
대왈對曰 미야未也 (유가) 대답했다. “아직 못 들었습니다.”
거居 오어녀吾語女 (공자가) 말했다. “앉아라. 내가 너에게 말해 주겠다.
호인불호학好仁不好學 기폐야우其蔽也愚
어진 것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은데 있다.
호지불호학好知不好學 기폐야탕其蔽也蕩
지혜로운 것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멋대로 하는데 있다.
호신불호학好信不好學 기폐야적其蔽也賊
믿음을 좋아하면서 공부하기 싫으면 그 폐단은 남을 해치는데 있다.
호직불호학好直不好學 기폐야교其蔽也絞
곧은 것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폐단은 남을 헐뜯는데 있다.
호용불호학好勇不好學 기폐야란其蔽也亂
용기를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폐단은 어지럽게 되는데 있다.
호강불호학好剛不好學 기폐야광其蔽也狂
강직함을 좋아하면서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 폐단은 사나운데 있다.”
►폐蔽 덮여 가려지다. ►탕蕩 흩어지다. 씻어버리다. ►교絞 비방하다. 헐뜯다
인·지·신·직·용·강은 유가의 중요한 덕목이지만 거기에는 폐단이 따른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같은 폐단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이 중요하며 실천에 중용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17-9)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소자小子 하막학부시何莫學夫詩 “너희들은 어찌 시를 배우지 않느냐,
시詩 가이흥可以興 가이관可以觀 시는 감정을 북돋아주고 주위를 자세히 살피게 하며
가이군可以群 가이원可以怨 남들과 어울리게 하고 잘못은 나무라며
이지사부邇之事父 원지사군遠之事君 가까이는 부모를 섬기고 멀리는 군주를 섬기며
다식어조수초목지명多識於鳥獸草木之名 새와 짐승 풀이나 나무이름을 많이 알게 한다.”
►시詩 <詩經> ►이邇 가깝다. 가까이 하다
여기서의 시는 <시경>을 말하는 것으로 공자는 시경공부를 정서적 본질을 계발한다는 점에서 중요시 하였다.
공자는 직접 <시경> 삼백 편을 편집하였다(근래 학자들은 의문을 표한다/편집자)
(17-10)
자위백어왈子謂伯魚曰 공자가 백어에게 말했다.
여위주남소남의호女爲周南召南矣乎 “너는 주남과 소남을 공부하였느냐?
인이불위주남소남人而不爲周南召南 기유정장면이립야여其猶正牆面而立也與
사람이 주남과 소남을 배우지 않는다면 그것은 담을 마주하고 서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백어伯魚 공자의 아들. 이름은 리鯉
►주남소남周南召南 주공단周公旦과 소공석召公奭 형제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시경 첫머리에 있는 편명이다.
南이란 덕화가 남쪽으로 뻗었다는 뜻이다.
공자가 아들 백어에게 시를 공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계씨 (16-12)에도 아들에게 시를 공부 하라는 말이 나온다.
주남과 소남은 <시경 국풍>의 처음 두 편으로써 주남은 남녀 간의 사랑과 여자의 행실이 얌전하고 정숙함을 노래한 것이고
소남은 아름다운 자연을 읊은 노래에서 시작하여 제후와 대부의 부인들이 문왕후비의 감화를 받은 것을 노래한 것이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도를 차례로 설명하고 있다.
(17-11)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예운례운禮云禮云 옥백운호재玉帛云乎哉 “예법이니 예법이니 하지만 옥이나 비단 같겠느냐.
악운악운樂云樂云 종고운호재鐘鼓云乎哉 음악이다 음악이다 하지만 종과 북과 같겠느냐.”
►옥백玉帛 보석과 비단 같은 예물
►종고鐘鼓 종과 북 같은 악기류
예악의 근본은 수기치인임에도 그 본질은 제쳐놓고 옥백이나 종고 같이 형식에 얽매어 있어 한심하다는 말이다.
(17-12)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색려이내임色厲而內荏 비제소인譬諸小人 기유천유지도야여其猶穿窬之盜也與
“얼굴빛은 위엄이 있으면서 속은 유약한 것을 소인과 비유한다면 마치 작은 문을 뚫고 들어가는 도적과 같다.”
►색려色厲 얼굴빛이 엄하여 위엄이 있다. ►임荏 유약하다. 부드러운 모양
►비譬 비유하다. ►유窬 담, 작은 문.
속이 유약한 것은 매사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위엄을 갖춘 것 같지만 실은 무엇을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이다.
(17-13)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향원鄕原 덕지적야德之賊也 “선량한 척하는 위선자는 도덕을 해치게 된다.”
►향원鄕原 마을의 신망을 얻기 위해 선량함을 가장한 위선자
작은 마을에서 가식적인 언행으로 군자인 척하여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으려 하는 자는
참된 도덕을 해치는 교활하고 사악한 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17-14)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도청이도설道聽而塗說 덕지기야德之棄也 “뜬소문을 퍼뜨리는 것은 덕을 버리는 것이다.”
►도청이도설道聽而塗說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한다는 뜻으로 길거리에 퍼져 돌아다니는 뜬소문을 이르는 말
금방 들은 것을 금방 옮기는 것은 말을 참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입놀림은 결국 자신의 인격을 내팽개치는 것으로 말로써 생기는 舌禍를 경계하는 말이다.
(17-15)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비부鄙夫 가여사군야여재可與事君也與哉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군주를 섬길 수 있을까.
기미득지야其未得之也 환득지患得之 자리를 못 얻으면 얻을 것을 걱정하고
기득지旣得之 환실지患失之 이미 얻었으면 잃을까 걱정한다.
구환실지苟患失之 무소부지의無所不至矣 잃지 않으려 걱정한다면 못할 짓이 없다.”
►비鄙 더럽다. 어리석다.
►무소부지無所不至 못할 것이 없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의 이득이나 명예욕이 앞서 어떻게 해서든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고
그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남을 중상 모략하는 것을 서슴지 않기 때문에 정사를 같이 논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17-1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고자古者 민유삼질民有三疾 금야今也 혹시지망야或是之亡也
“옛 사람이 백성들에게 세 가지 병폐가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없어져 버렸다.
고지광야사古之狂也肆 금지광야今之狂也 탕蕩 옛날 미친 사람은 제 멋 대로였는데 지금 미친 사람은 방탕하다.
고지긍야古之矜也 염廉 금지긍야今之矜也 분려忿戾 옛날 자신만만한 사람은 모가 났는데 지금은 화를 내고 사납다.
고지우야古之愚也 직直 금지우야今之愚也 사이이의詐而已矣
옛날 어리석은 사람은 고지식하였는데 지금 어리석은 사람은 남을 속인다.”
►혹시或是 그럴 리는 없지만, 어쩌다가, 어쩌면 ►사肆 방자하다. 거리낌 없이 멋대로 하다.
►탕蕩 방탕하다, 흔들다 ►긍矜 당당하다. 자랑하다. 긍지를 지니다.
►렴廉 곧다. 모나다. 검소하다. ►분忿 성내다. 언행이 거칠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 마디로 겉과 속이 다르고 처세술에 능하다는 뜻이다.
세상이 점점 타락하여 예전 사람들은 지나쳐서 문제였는데 지금은 병폐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17-17)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교언영색巧言令色 선의인鮮矣仁
“교묘한 말과 보기 좋은 태도에는 남을 사랑하는 어진 마음이 적다.”
►교언巧言 겉치레로 예쁘게 꾸며서 하는 말
►영색令色 겉보기만 번드르르하고 알맹이가 없는 자태
좋은 말을 늘어놓고 얼굴빛을 보기 좋게 꾸미는 사람은 다른 의도를 숨기고 있으므로 경계해야 한다는 말이다.
학이 (1-3)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17-18)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오자지탈惡紫之奪 주야朱也 “보라색이 붉은색을 흐리게 하는 것이 싫다.
오정성지란惡鄭聲之亂 아악야雅樂也 정나라의 음란한 음악이 아악을 어지럽히는 것이 싫다.
오리구지복惡利口之覆 방가자邦家者 말재주로 나라와 가정을 뒤엎는 자를 미워한다.”
►탈奪 빼앗다. 잃다, 없어지다 ►정성鄭聲 정나라 음악, 속되고 음란하다
►아악雅樂 의식에서 정식으로 쓰는 음악 ►이구利口 시비를 걸어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게 하다.
속된 것은 탐스럽고 애절하고 음란하여 일시적으로 좋은 것 같지만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다.
군자라면 이러한 속된 풍속을 멀리하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특히 말재주를 부려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게 하는 자는 가정은 물론 나라까지 망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17-19)
자왈子曰 여욕무언予欲無言 공자가 말했다. “나는 말하고 싶지 않다.”
자공왈子貢曰 자공이 말했다.
자여불언子如不言 즉소자하술언則小子何述焉
“스승님께서 만약 말을 안 하신다면 우리 제자들은 무엇을 받아서 전하겠습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천하언재天何言哉 사시행언四時行焉 백물생언百物生焉 천하언재天何言哉
“하늘이 무엇을 말하더냐? 사계절은 오고가고 만물이 생겨나지만 하늘이 무엇을 말하더냐.”
►자공子貢 성은 단목端木, 이름은 사賜. 공자의 제자
►술述 표현하다, 설명하다. 받아서 다른 사람에게 전하다.
원래 진정한 도리는 스스로 깨달아 아는 것이지 남이 설명해 주는 말로 터득하는 것이 아니다.
(17-20)
유비욕현공자孺悲欲見孔子 공자사이질孔子辭以疾
유비가 공자를 보고 싶어 하자 공자는 병을 핑계로 사절하였다.
장명자출호將命者出戶 취슬이가取瑟而歌 사지문지使之聞之
전달하는 사람이 집을 나서자 비파를 타면서 노래를 불러 그가 듣도록 하였다.
►유비孺悲 노나라 사람으로 공자에게 예를 배운 듯하다.
►장명자將命者 말을 받아서 전달하는 자
공자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병들어 못 만난다고 하였으면서도 비파를 타며 노래를 불러
사실은 병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알려 만나고 싶지 않은 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만나고 싶지 않으면 만나고 싶지 않다고 직접 말하면 될 것을 꼭 이렇게 해야 하는 것인지?
(17-21)
재아문宰我問 재아가 묻기를
삼년지상三年之喪 기이구의期已久矣 “3년 상은 기한이 너무 깁니다.
군자삼년君子三年 불위례不爲禮 예필괴禮必壞 군자가 3년이나 예를 차리지 않는다면 예는 반드시 무너지고
삼년三年 불위악不爲樂 악필붕樂必崩 3년을 음악을 듣지 않으면 음악이 반드시 흩어질 것입니다.
구곡舊穀 기몰旣沒 신곡新穀 기승旣升 찬수개화 鑽燧改火 기가이의期可已矣
묵은 곡식이 떨어지고 새 곡식이 이미 나오면 불도 새로 붙이게 되니 그 기간(일 년)이면 되지 않겠습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식부도食夫稻 의부금衣夫錦 어녀於女 안호安乎 “그처럼 쌀밥을 먹고 그처럼 비단옷을 입어도 너는 괜찮겠느냐?”
왈曰 안安 (재아가)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여안즉위지女安則爲之 (공자가 말했다.) “네가 괜찮다면 그렇게 해라.
부군자지거상夫君子之居喪 식지불감食旨不甘 대개 군자가 상중에는 먹어도 맛을 모르고
문악불락聞樂不樂 거처불안居處不安 음악을 들어도 즐겁지 않으며 지내는 곳도 편안하지 않으므로
고故 불위야不爲也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금여안즉위지今女安則爲之 이제 네가 괜찮다면 그렇게 하여라.”
재아출宰我出 자왈子曰 재아가 나가자 공자가 말했다.
여지불인야予之不仁也 “재아는 어질지 못하구나.
자생삼년연후子生三年然後 면어부모지회免於父母之懷 자식은 낳은 지 3년 후에야 부모의 품을 벗어나므로
부삼년지상夫三年之喪 천하지통상야天下之通喪也 3년 상은 세상이 다 그렇게 하는 상례인데
여야유삼년지애어기부모호予也有三年之愛於其父母乎 재아는 3년 동안 부모 사랑을 받기는 하였나?”
►재아宰我 성은 재宰, 이름은 여予, 자는 자아子我. 공자의 제자
►찬수鑽燧 부싯돌로 나무에 구멍을 내어 불을 붙이다.
►기가기期可已 앞의 묵은 곡식이 떨어지고 새 곡식이 나오는 기간 즉 1년을 뜻하는 것임.
재아가 3년 상이 너무 길다고 1년 상으로 고치는 것이 어떠냐고 물었다가 공자에게 혼나는 장면이다.
옛부터 상을 몇 년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있어왔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1년 설과 3년 설이다.
양쪽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지만 공자는 3년 상을 주장했는데 여기에서 그 주장의 근거를 알 수 있다.
즉 자식이 태어난 후 3년이 지나야 부모 품을 벗어나므로 거꾸로 부모에 대한 상례도 3년은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헌문 (14-43)에 은나라 때 왕이 죽으면 신왕이 3년 동안 여막에 거처하면서 정사에 간여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7-22)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포식종일飽食終日 무소용심無所用心 난의재難矣哉 “종일 배불리 먹기만 하고 마음 쓸 곳이 없다니 딱한 노릇이다.
불유박혁자호不有博弈者乎 장기나 바둑이 있지 않느냐.
위지유현호이爲之猶賢乎已 그거라도 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것이다.”
►난의재難矣哉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박博 노름하다. 여기서는 장기로 해석하였다.
►혁弈 바둑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는데 의욕이 없는 사람은 아무 쓸데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멍하니 있을 바에야 차라리 노름이라도 하라는 말인데
그것은 노름을 하다보면 생각을 하게 되고 시간이 가면서 좋은 방향으로 생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17-23)
자로왈子路曰 군자상용호君子尙勇乎 자로가 말했다. “군자도 용기를 숭상합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군자의이위상君子義以爲上 “군자는 의를 높이 친다.
군자유용이무의君子有勇而無義 위란爲亂 군자가 용기는 있으면서 의가 없다면 난을 일으키고
소인유용이무의小人有勇而無義 위도爲盜 소인이 용기가 있으면서 의가 없으면 도적이 된다.”
용보다는 의를 더 상위의 덕목으로 삼고 있다.
군자나 소인이나 의가 없는 용은 쓸모가 없을 뿐만 아니라 자칫 커다란 해악을 낳게 된다.
군자는 반란을 일으키고 소인은 도적이 되어 백성들을 괴롭히게 되는 것이다.
(17-24)
자공왈子貢曰 군자역유오호君子亦有惡乎 자공이 말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까?”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유오有惡 “미워하는 게 있지.
오칭인지악자惡稱人之惡者 나쁜 사람을 칭찬하는 자를 미워하고
오거하류이산상자惡居下流而訕上者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헐뜯는 것을 미워하며
오용이무례자惡勇而無禮者 용감할 뿐 무례한 자를 미워하고
오과감이질자惡果敢而窒者 과감하지만 숨 막히는 짓을 하는 자를 미워한다.”
왈曰 사야賜也 역유오호亦有惡乎 (공자가) 말했다. “사야, 너도 미워하는 게 있느냐?”
오교이위지자惡儌以爲知者 (자공이 말했다.)“마치 제가 알고 있는 것처럼 속여서 지혜로운 척하는 자를 미워하고
오불손이위용자惡不遜以爲勇者 버릇이 없는 것을 용기인 척하는 자를 미워하며
오알이위직자惡訐以爲直者 남의 잘못이나 들추어내면서 정직한 척하는 자를 미워합니다.”
►산訕 헐뜯다►질窒 막히다. ►요儌 구하다. 속이다. ►알訐 들추어내다. 비방하다
공자는 군자는 선한 것을 좋아하는 만큼 나쁜 것을 미워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자공은 ∼척하는 위선자를 나쁘게 보고 있다.
나쁘게 여기는 대상이 약간 다름을 알 수 있다.
(17-25)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유여자여소인唯女子與小人 위난양야爲難養也 “여자와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
근지즉불손近之則不孫 원지즉원遠之則怨 가까이 하면 불손하고 멀리하면 원망한다.”
►양養 기르다. 다루다.
여자와 소인을 동일선상에 놓고 보았다.
요즘 같으면 난리가 날 말이다.
그러나 공자가 살던 당시의 여자들은 대개 배움이 모자라고
여러 제약을 받아 소인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고 보면 그럴 수 있다고 하겠다.
(17-26)
자왈子曰 공자가 말했다.
연사십이견오언年四十而見惡焉 기종야이其終也已
“나이 사십이 되어도 남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끝난 것이다.”
공자는 四十而不惑이라 하였고 맹자는 나이 사십에 不動心이라 하였다.
나이 사십이 되어서도 남에게 칭찬받지 못하고 미움만 받는다면
그 사람은 헛되이 살았다는 의미로서 그 이후는 볼 것도 없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