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1권 2-32

空空 2023. 12. 21. 12:25

매월당 시집 제1권 2-32

2 기행紀行

 

32 유절령踰岊嶺 절령을 넘으면서

 

잔로횡여선棧路橫如綫 사닥다리 길 실처럼 가로 놓였는데

위봉단부련危峯斷復連 위봉危峯은 끊어졌다 연했다 하네.

층빙인마습層氷人馬慴 두터운 얼음 층계는 사람과 말 겁내고

고수벽라전古樹薜蘿纏 늙은 나무에 댕댕이가 얽혀 있네.

 

산과경상운山菓經霜殞 산 실과는 서리 맞아 떨어지고

강풍향일연江楓向日妍 강가의 단풍 햇빛 받아 곱구나.

남귀심갱절南歸心更切 남쪽으로 돌아갈 마음 더욱 간절하여

일하망운변日下望雲邊 해 아래에서 구름 저편 바라본다.

 

 

사다리길 시처럼 가로 놓이고

높은 봉우리 끊어졌다 이어진다

층진 얼음 층계가 두려운 사람과 말

오래된 나무에 댕댕이가 얽혀있구나

 

산 과일은 서리 맞아 떨어지고

강가의 단풍나무 해를 향해 곱구나

남쪽으로 돌아갈 마음 더욱 절실해

해 아래서 구름 가를 바라보누나

 

 

►잔로棧路 발을 붙이기 어려운 험한 벼랑 같은 곳에 선반을 매듯이 하여 낸 길.

►벽라전薜蘿纏 시렁이가 휘감기다.

‘薜 승검초 벽, 줄사철나무 폐, 갈라질 박’

‘쑥 라(나)蘿’ 여라(선태류에 속하는 이끼)

‘얽을 전纏’ 얽다 얽히다. 구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