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1권 3-7

空空 2023. 12. 22. 07:52

매월당 시집 제1권 3-7

3 술회述懷

 

7 포식飽食 배부르게 먹고서

 

포식금조와토상飽食今朝卧土牀 오늘 아침에 포식하고 토마루[土林]에 누웠더니

도연구복오희황陶然扣腹傲羲皇 즐거워서 배를 두드리며 복희伏羲씨가 안 부럽다.

파지식육우무진頗知食肉憂無盡 고기를 먹는다면 근심 많은 줄 잘 알아서

돈각반소락미앙頓覺飯蔬樂未央 나물 먹는 즐거움이 적지 않은 줄 깨달았네.

 

석정환첨신간수石鼎換添新澗水 돌솥에 새로이 시냇물 갈아 붓고

 

와로초적구분향瓦爐初擿舊焚香 질화로[瓦爐]에 피우던 향 새로 던지기도 한다.

한인방랑유래사閑人放浪由來事 일 없는 이 방탕한 것 보통 있는 일이라

나계청빈졸여광那計清貧拙與狂 청빈淸貧한 중 졸拙과 광狂을 어찌 계교하리?

 

 

배불리 먹은 후 바로 흙 침상에 누워

흔쾌하게 배를 두드리며 복희씨를 비웃네.

자못 육식은 근심이 끝없이 일어남을 알겠고

채식의 즐거움이 오래감을 어렴풋하게 알았네.

 

돌솥에 다시 석간수 붓고

질화로에 오랜 향을 다시 피우네.

한가한 사람 이리저리 떠돈 유래와

청빈한 이의 옹졸함과 미침(狂;crazy)을 어찌 헤아리리.

 

►도연陶然 술이 거나하게 취한 모양模樣.

►‘두드릴 구(고)扣’

►‘자못 파頗’ 자못. 꽤, 상당相當히. 매우, 퍽

►미앙未央 아직 반에도 달하지 못하다. 아직 끝나지 않다.

►‘옹졸할 졸拙’ 둔鈍하다, 어리석다. 질박質樸하다(質朴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