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10
매월당 시집 제1권 3-10
3 술회述懷
10 배견排譴 비방하는 것 막는다
면벽관공아기능面壁觀空我豈能 바람벽 바라보고 사념하는 것 나는 능치 못하여도
애한장시반산승愛閑長是伴山僧 일없는 것 좋아라고 오랫동안 산 중[山僧]과 친하였네.
원소심눈청감적園蔬心嫩青堪摘 밭의 채소 속이 연하고 푸르러서 따낼 만하고
산계묘비연가증山薊苗肥軟可蒸 산에 나는 엉겅퀴 살찌고도 연해서 쪄먹겠네.
양졸십년동학화養拙十年同鶴化 옹졸하게 지내기 십년이라 학과 같이 변했고
천유구만사곤등天遊九萬似鯤騰 넓은 하늘 9만 리에 곤鯤이 날듯 솟아라.
방인막설무공업傍人莫說無功業 옆 사람아! 성공한 것 없다고 말을 마소.
조만운림화갈등早晚雲林話葛藤 조만간에 雲林에서 갈등葛藤을 말하리라.
비방을 물리치며
달마처럼 면벽 하고 생각하는 일에 어찌 능할까만
한가한 것 좋아하여, 오랫동안 산승들과 친구하였다
밭의 채소 속이 연하고 푸르러 따내기 적합하고
산의 엉겅퀴나물 살찌고도 연하여 쪄 먹을 만하다
옹졸하게 살아온지 십년에 학처럼 되어
넓은 하늘 구만 리에 곤이 하늘 날아오른 듯하다
옆 사람들아, 공업이 없다고 말하지 말라
조만간에 구름 숲 속에서 갈등을 말하리라
►면벽面壁 바람벽 바라봄.
인도의 중 達磨大師가 중국으로 와서 河南省 嵩山 小林寺에서 면벽 9년 동안 앉았다가 죽었는데
그는 禪敎를 중국에 전하였다.
►‘어찌 기, 개가 개豈’ 어찌, 어찌하여
►계묘薊苗 엉겅퀴 묘목
‘薊 삽주 계, 굳은 가시 개, 풀이름 결’ 삽주(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엉겅퀴(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모 묘苗’ 모종. 핏줄. 百姓
►갈등葛藤 칡과 등나무. ‘칡 갈葛’ ‘등나무 등藤’
일이나 事情이 서로 複雜하게 뒤얽혀 和合하지 못함의 比喩(譬喩).
서로 상치相馳되는 견해見解ㆍ처지處地ㆍ이해理解 따위의 차이差異로 생기는 충돌衝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