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詩經

국풍國風 정풍鄭風 91. 자금子衿

空空 2022. 11. 14. 21:31

국풍國風 정풍鄭風

91. 자금子衿 그대의 옷깃

 

청청자금靑靑子衿 유유아심悠悠我心 푸르고 푸른 그대 옷깃이 내 마음에 아득하네요.

종아불왕縱我不往 자녕불사음子寧不嗣音 비록 나는 가지 못하지만 그대 어찌 소식이 없나요

 

청청자패靑靑子佩 유유아사悠悠我思 푸르고 푸른 그대 패옥이 나의 생각에 아득하네요.

종아불왕縱我不往 자녕불래子寧不來 비록 나는 가지 못하지만 그대는 어찌 오지 않나요.

 

도혜달혜挑兮達兮 재성궐혜在城闕兮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성에 올라서 대궐을 보네요

일일불견一日不見 여삼월혜如三月兮 하루를 못 만나면 석 달을 못 본 듯 하네요.

 

 

푸르고 그대의 푸른 옷깃, 내 생각 끝없도다.

내 비록 가지는 못하나 그대는 어찌 소식 주지 않는가.

 

푸르고 푸른 그대의 패옥, 내 생각 끝없도다.

내 비록 가지는 못하나 그대 어찌 오지 않는가.

 

뛰고 허둥대며 성에 올라 궁궐을 바라보노라.

하루 보지 못하니 3개월이 지난 것 같네.

 

 

●<모시전毛詩傳><모시전毛詩箋><모시정의毛詩正義>

<모전毛傳>은 한漢나라의 모형毛亨(?-?)이 자하子夏에게서 순황荀況을 거쳐 그에게 전해진 <시경詩經>을 대상으로 전傳을 붙여 <모시고훈전毛詩詁訓傳>을 지었는데 後漢에 와서 정현鄭玄이 전箋을 붙였으며 당唐나라 공영달孔穎達 등이 당시까지 전래한 여러 자료를 중심으로 자세한 소疏를 덧붙여 총정리 하여 <모시정의毛詩正義>를 완성 하여 오늘날의 <시경>이 되었다.

 

 

【毛詩 序】

자긍子矜 자학교폐야刺學校廢也 <자금>은 배우고 가르침이 폐지함을 풍자한 詩이다.

란세즉학교불수언亂世則學校不脩焉 세상이 어지러우면 배우고 가르침이 그곳에 닦여지지 않게 된다.

 

【鄭玄 序】

정국위학위교鄭國謂學為校 언가이교정도예言可以校正道藝

정鄭나라는 나라의 배움을 가르치려 함을 일컫는데 바른 道의 제주를 가르침으로 할 수 있다는 말이다.

 

 

►青青子衿 悠悠我心 푸르고 푸른 그대 옷깃이 내 마음에 아득하네요.

【毛亨 傳】

청금青衿 청령야青領也 학자지소복學子之所服

청금青衿의 푸른 옷깃은 배우는 사람의 옷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학자이구재학교지중學子而俱在學校之中 배우는 자이면서 모두 배우고 가르키는 데의 가운데에 있는데

기류피거己留彼去 고수이사지이故隨而思之耳 자기는 머무르는데 그는 떠났기 때문에 따르면서 그를 사모할 뿐이다.

례禮 부모재父母在 의순이청衣純以青 <예기>에 ‘부모가 있으면 옷의 가선[가장자리]을 푸른색으로 단다.’ 했다.

 

►종아불왕縱我不往 자녕불사음子寧不嗣音 비록 나는 가지 못하지만 그대 어찌 소식이 없나요

【毛亨 傳】 사嗣 습야習也 (이을 사)嗣는 연습練習함이다.

 

고자교이시악古者教以詩樂 송지가지誦之歌之 현지무지弦之舞之

옛날 사람은 詩와 음악[樂]으로써 가르치는데 외우고 노래하며 연주하고 춤을 춘다.

 

【鄭玄 箋】 전운箋云 사嗣 속야續也 전箋에 이르기를 (이을 사)嗣는 이음이다.

 

녀증부전성문아女曾不傳聲問我 이은책기망기以恩責其忘己

여자는 일찍이 나에게 묻는 소리를 전하지 않았지만 은혜로써 자기를 잊음을 꾸짖음이다.

 

►청청자패青青子佩 유유아사悠悠我思 푸르고 푸른 그대 패옥이 나의 생각에 아득하네요.

【毛亨 傳】

패佩 패옥야佩玉也 (찰 패)佩는 패옥이다.

사패수민이청조수士佩需瑉而青組綬 관리의 패옥은 옥돌을 쓰면서 푸른 실끈으로 짠다.

 

►종아불왕縱我不往 자녕불래子寧不來 비록 나는 가지 못하지만 그대는 어찌 오지 않나요.

【毛亨 傳】 불래자不來者 언불일래야言不一來也 오지 않는 것은 한 번도 오지 않음을 말함이다.

 

►도혜달혜挑兮達兮 재성궐혜在城闕兮 이리 갔다 저리 갔다 성에 올라서 대궐을 보네요.

【毛亨 傳】

도달挑達 왕래상견모往來相見貌 (북돋울 도)挑와 (통달한 달)達은 가고 오면서 서로 보는 모양이다.

승성이견궐乘城而見闕 성에 올라서 대궐을 봄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국란國亂 인폐학업人廢學業 나라의 어지러움은 사람들이 배우는 업을 폐하고

 

단호등고견어성궐但好登高見於城闕 이후망위락以候望為樂

단지 높은데 올라 성과 대궐을 보기를 좋아하며 살펴 바라보면서 즐거워함이다.

 

►一日不見 如三月兮 하루를 못 만나면 석 달을 못 본 듯 하네요.

【毛亨 傳】 언례악불가일일이폐言禮樂不可一日而廢 예禮와 악樂은 한 날이라도 폐할 수 없다는 말이다.

 

【鄭玄 箋】 전운箋云 전箋에 이르기를

 

군자지학君子之學 이문회우以文會友 이우보인以友輔仁

군자의 배움은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어짊을 도움이다.

 

독학이무우獨學而無友 즉고루이과문則孤陋而寡聞 고사지심故思之甚

홀로 배우면서 벗이 없으면 외로이 누추하면서 들음이 적기 때문에 생각함이 심하다.

 

 

●시경집전詩經集傳

청청자금靑靑子衿 유유아심悠悠我心 푸르고 푸른 그대의 옷깃이여, 아득한 내 마음이로다.

종아불왕縱我不往 자녕불사음子寧不嗣音 비록 내가 가지 못하나 그대는 어찌 소식을 전하지 않는고?

 

부야賦也 부이다.

 

청청靑靑 순연지색純緣之色 구부모具父母 의순이청衣純以靑

청청은 옷깃에 선을 두르는 순수한 색이니 부모가 다 살아계시면 옷에 푸른빛으로써 선을 두른다.

 

자子 남자야男子也 금衿 영야領也 유유悠悠 사지장야思之長也

자는 남자. 금은 옷깃. 유유는 생각함이 길음이다.

 

아我 여자자아야女子自我也 아는 여자 스스로를 말함이다.

사음嗣音 계속기성문야繼續其聲問也 사음은 그 소리의 물음을 계속함(소식을 계속하여 물음)이다.

차역음분지시此亦淫奔之詩 이 또한 음분한 시이다.

 

►靑衿

毛傳에서 靑衿은 공부하는 남자가 입는 옷이라(學子之服也) 했다.

윗글에 연유하여 예로부터 儒生을 가리킬 때 靑衿이라 했다.

그러기에 毛詩序에서는 子衿편을 학교가 폐함을 비난한 시라고 하며 어지러운 세상에서는 학교가 다스려지지 않는다(子衿 刺學校廢也. 亂世則學校 不修焉.)고 했다. 정나라 때 학교가 있다가 폐지된 사실은 <춘추좌전> 襄公31년 편에 그 내용이 보인다.

 

정인유우향교鄭人游于鄕校 이론집정以論執政

정나라 사람들이 향교鄉校에서 시간을 보내며 집정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논평했다.

 

연명위자산왈然明謂子產曰 연명然明이 자산에게 말하였다.

훼향교하여毀鄕校何如 “향교를 폐지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자산왈子產曰 자산이 말했다.

하위何爲 “어째서 그래야 하는가?

 

부인조석퇴이유언夫人朝夕退而游焉 이의집정지선부以議執政之善否

저들은 일을 마치고 항상 향교에서 시간을 보내며 집정의 좋고 나쁨을 토론하곤 한다.

 

기소선자其所善者 오즉행지吾則行之 기소악자其所惡者 오즉개지吾則改之 시오사야是吾師也

좋은 것은 내가 실행하고, 나쁜 것은 고치면 되니 저들은 나의 스승이다.

 

약지하훼지若之何毀之 향교를 폐지하여 어찌할 것인가?

아문충선이손원我聞忠善以損怨 나는 진정과 선함으로 원망을 덜 순 있지만

불문작위이방원不聞作威以防怨 위세를 부려 원망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기불거지豈不遽止 위세로 어찌 일거에 저들의 원망을 없애지 못할까?

연유방천然猶防川 그러나 그런 짓은 오히려 흐르는 물길을 막는 것과 같으니

대결소범大決所犯 상인필다傷人必多 막았던 물이 한 번에 터지면 필경 다치는 사람이 많을 터인데

오불극구야吾不克救也 나는 그 많은 사람들을 구제할 수 없다.

 

불여소결사도不如小決使道 차라리 물길을 작게 터 흘러가게 인도하는 것이 낫다.

불여오문이약지야不如吾聞而藥之也 저들의 의견을 경청하여 약으로 삼는 것이 낫다.”

 

연명왈然明曰 연명이 말했다.

 

멸야금이후蔑也今而後 지오자지신가사야知吾子之信可事也

“멸蔑은 오늘에서야 비로소 당신이 진정으로 섬길 만한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소인실부재小人實不才 약과행차若果行此 소인은 실로 부족하나 당신의 말씀을 실천한다면

기정국실뢰지其鄭國實賴之 나라 전체가 실로 그 은혜를 입을 것이니

기유이삼신豈唯二三臣 그 은혜가 어찌 몇 명의 신하들에게만 돌아가겠습니까?”

 

중니문시어야仲尼聞是語也 왈曰 ​뒷날 중니가 자산의 말을 듣고 말했다.

 

이시관지以是觀之 인위자산불인人謂子產不仁 오불신야吾不信也

“이것을 보면 사람들이 자산은 불인했다고 말하는 것을 나는 믿을 수 없다.”

 

►사嗣

제1장의 내용 가운데 嗣音의 嗣를 毛傳에서는 익힌다(習也)는 뜻으로 해석하여 옛날에 시와 악을 가르침은 외우고 노래하고 현을 타고 춤을 추게 하는 것이라(古者 敎以詩樂 誦之歌之絃之舞之)고 보았다. 毛箋에서는 嗣를 계속한다는 속續으로 해석하고 ‘자녕불사음子寧不嗣音’을 ‘그대는 일찍이 계속하여 나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잊어버림을 꾸짖음이라(女曾不傳聲問我, 以恩責其忘已)고 했다. 곧 毛詩正義에서는 학교가 폐한 뒤 학생들이 떠나 서로 소식을 전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여긴 시로 보았고 <역해易解>에서도 이를 따른다.

청청자패靑靑子佩 유유아사悠悠我思 푸르고 푸른 그대의 패옥이여, 아득한 내 생각이로다.

종아불왕縱我不往 자녕불래子寧不來 비록 내가 가지는 못하나 그대는 어찌 찾아오지 않는고.

 

부야賦也 부이다.

청청靑靑 조수지색組綬之色 패佩 패옥야佩玉也 청청은 인끈의 색이고 패는 패옥이다.

 

도혜달혜挑兮達兮 재성궐혜在城闕兮 달려와 허둥대니 성에 올라 궐을 바라보도다.

일일불견一日不見 여삼월혜如三月兮 하루를 보지 못함이 석 달과 같도다.

 

부야賦也 부이다.

 

도挑 경현도약지모輕儇跳躍之貌 달達 방자야放恣也(총명할 현儇. 민첩하다)

도는 가볍고 빠르면서 뛰고 뛰는 모양이고 달은 방자함이다.

경주 경북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