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3권 4-8

空空 2024. 1. 17. 16:54

매월당 시집 제3권 4-8

4 사관寺觀 절 구경

8 유인왕사遊仁王寺 인왕사仁王寺에서 놀고서

 

경이인이적境以人而寂 경계境界는 사람에 따라 고요해지니

인한경불번人閑境不煩 사람이 한가하면 경계도 아니 번거로워

인왕근성시仁王近城市 인왕산은 城안 저자에 가까운 곳

가경승산문佳境勝山門 아름다운 경치 山門보다 뛰어났네.

 

고정등라암古井藤蘿暗 옛 우물엔 등 댕댕이 어두컴컴하고

황성초수번荒城草樹繁 거친 성엔 풀 나무가 번성하네.

아래류반일我來留半日 나 여기 와서 한나절이나 머물렀는데

료여가인언聊與可人言 그런대로 사람들과 얘기될 것 같네.

 

 

►인왕사仁王寺

①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후

경복궁을 수호하는 護國道場으로서 仁王寺를 창건했다고 전한다.

 

절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소실되었다.

이후 오랫동안 방치되다가 일제강점기인 1912년 박선묵이

선암정사禪巖精舍(현 본원정사)를 세우면서 이 절을 중창하였다.

 

1914년에 탄옹이 인근에 大願庵을 세웠고 1924년에는 자인이 安逸庵을 지었다.

이어 1927년에는 춘담이 극락전을 세우고 1930년에는 묘법이 치성당을 신축하는 등

1930년경에 이르면 10여 개의 암자가 모이며 군락을 형성하게 되었다.

1942년에 분리된 여러 개의 암자를 통합하여

다시 ‘인왕사’라 칭하고 봉은사奉恩寺의 말사로 등록하였다.

 

②고려 시대 서경에 있던 절의 이름.

지금의 평안남도 평양의 성남에 소재했으며

임금들이 서경에 행차할 때마다 자주 찾던 당시의 명찰이었음.

 

►등라藤蘿 ‘등나무 등藤’ ‘쑥 라(나)蘿’

담쟁이ㆍ칡 등等 덩굴 식물植)의 통틀어 일컬음.

 

문엄등라운반경門掩藤蘿雲半扃 문은 등라에 가려지고 구름은 빗장에 반나마 걸렸는데

운근촉촉수령령雲根矗矗水泠泠 산은 우뚝 솟고 물은 시원하게 졸졸 흐르네.

/<김종직金宗直 선열암先涅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