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3권 4-10

空空 2024. 1. 18. 10:57

매월당 시집 제3권 4-10

4 사관寺觀 절 구경

10 고사古寺 옛 절

 

고사근려염古寺近閭閻 옛 절이 여염집에 가까이 있는데

거승걸미환居僧乞米還 그 절 중 쌀 동냥하고 저기 돌아오네.

정유한화오庭有閑花塢 뜰엔 한가로이 꽃핀 언덕 있고

문수고철환門垂古鐵環 문에는 옛 쇠고리 그냥 달려 있네.

 

금구주망멱金軀蛛網冪 금부처 그 몸엔 거미줄이 덮여 있고

석체선화반石砌蘚花斑 돌 뜰엔 이끼 꽃이 무늬져 있네.

일모훤계견日暮喧鷄犬 해 저무니 닭 • 개들이 떠들어대는데

남린석애간南隣夕靄間 남쪽 이웃은 저녁노을 사이에 잠긴다.

 

 

►화오花塢 꽃피는 언덕

화오花塢/오순吳洵(1306-1387?)

피서독좌백화림披書獨坐百花林 책을 펴 혼자 앉았으니 온갖 꽃들의 숲

위자요황천복심魏紫姚黃淺復深 위자와 요황, 그 빛깔이 옅고도 깊다

독요진편욕음상讀了塵編欲吟賞 먼지 낀 책을 읽고 시 지어 완상하려니

풍취홍우만의금風吹紅雨滿衣襟 바람이 불어와 붉은 꽃비 옷깃에 가득 차네.

 

►주망蛛網 거미 집. 거미 줄.

►석체石砌 섬돌

►선화蘚花 ‘이끼 선蘚’

'이끼 핀 바위' 정도의 의미로

이끼가 피우는 실제 꽃이 아니라

돌이나 바위에 이끼가 붙어 희고 푸르게 무늬가 만들어진 모양.

이끼가 무리진 것을 멀리서 보면 바위에 꽃이 핀 듯 보이기도 한다.

 

소교횡단벽파두小橋橫斷碧波頭 푸른 물결 마루를 가로질러 있는 작은 다리.

인도부람취애심人渡浮嵐翠靄深 사람들이 뜬 남기와 짙고 푸른 아지랑이를 건너는 듯하구나.

량안선화경우윤兩岸蘚花經雨潤 양쪽 언덕 바위 이끼는 비 지난 뒤라 윤기가 있고

천봉추색의운침千峯秋色倚雲侵 봉우리마다 가을빛은 구름에 기댔어도 초라하다.

 

계성타출무생화溪聲打出無生話 시냇물은 무생법문 소리를 두드려 내고

송운탄성태고금松韻彈成太古琴 솔바람은 태고의 거문고 운률을 튕겨 낸다.

차거정려응불원此去精廬應不遠 이리로 가면 암자가 응당 멀지 않으리니

원제월백시동림猿啼月白是東林 원숭이 울고 달 밝은 거기가 동림이지.

/<독목교獨木橋>金時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