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6권 8-9
매월당 시집 제6권 8-9
8 송별送別
9 별추강別秋江 남효온南孝溫과 이별하며
석인사금인昔人似今人 옛 사람도 지금 사람과 같고
금인유후인今人猶後人 지금 사람도 뒷사람과 같으리라.
세간약류수世間若流水 세상일이란 흐르는 물 같아
유유추부춘悠悠秋復春 아득히 가을 되면 또 봄 된다.
금일송하음今日松下飮 오늘은 소나무 아래서 마시고
명조향린순明朝向嶙峋 내일 아침이면 첩첩한 곳을 향한다.
린순벽봉리嶙峋碧峯裏 첩첩한 곳, 푸른 산봉우리 속
사이정륜균思爾情輪囷 그대 생각하니 마음은 수레처럼 구른다.
옛사람 지금 사람과 비슷하고
지금 사람 뒷날 사람과 같으리
인간 세상은 흐르는 물과 같아
유유히 가을이 다시 봄이 되네
오늘 소나무 아래서 술 마시고
내일 아침 깊은 산으로 향하리
깊은 산 푸른 봉우리 속에서
그대 생각에 마음 울적하리라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1454-1492)의 호, 자는 백공伯恭·행우杏雨·최락당最樂堂·벽사碧沙.
김종직의 문인으로 세조에 의하여 물가에 이장된 단종의 생모 현덕 왕후의 소릉昭陵의 복위를 상소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실의에 빠져 각지를 유랑하다 병사하였다.
저서로는 <추강집秋江集><추강냉화秋江冷話><사우명행록師友名行錄><귀신론鬼神論> 등이 있다.
►륜균輪囷 높고 큰 모양.
이 시는 추강秋江 남효온南孝溫과 이별하며 주고받은 시 중 답시다
●행주전장幸州田莊 억동봉차별아운憶東峯次別我韻/남효온南孝溫
행주幸州 전장田莊에서 동봉東峰을 생각하며 나와 이별할 때 준 시에 차운하다
추림습모영秋霖濕茅榮 가을장마가 띳집 처마 적시는데
야기억원인夜起憶遠人 밤에 일어나 먼 곳 사람 생각하네
학도반류구學道反類狗 도를 배우다 어정쩡한 사람 되어
좌도추여춘坐度秋與春 앉아서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누나
세불기풍한世不記風漢 세상은 이 풍한 객을 기억치 못하니
오도속린순吾道屬嶙峋 우리의 도가 깊은 산에 묻혀버렸네
공연취향리空然醉鄕裏 부질없이 술에 흠뻑 취한 가운데
전패도오균顚沛倒吾囷 허둥지둥 내 마음을 다 쏟는다오
/<추강집秋江集> 2권
►류구類狗
화호불성반류구畫虎不成反類狗 범을 그리다 제대로 그리지 못하면 개를 닮고 만다.
는 뜻으로 이상만 높고 현실적인 성취가 없음을 비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