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6권 8-10
매월당 시집 제6권 8-10
8 송별送別
10 송인送人 전송하다
심공호해서沈公好楷書 심공께서는 해서체를 좋아하시어
장관호소빈長官呼召頻 항상 벼슬아치를 자주 불러 들였네.
로야이팔십老爺已八十 늙은 어르신께선 이미 팔십이시니
재당봉신근在堂奉辛勤 집에 계시며 부지런히 일해 받드네.
무례유고공無隸有雇工 종이 없어도 품 파는 장인 넉넉하고
이인일이롱二人一耳聾 두 부모 중 한분은 귀를 먹었다네.
일정출타재一丁出馱載 장정 하나는 짐을 싣고서 나가고
일정하공총一丁何倥傯 한 장정은 얼마간 일이 바쁘구나.
이정병출호二丁竝出戶 두 장정이 나란히 집을 나가려니
전우심다종顓愚心多忪 착하고 우직해 마음 크게 들떴네.
차시방습률此時方拾栗 이때는 바야흐로 밤을 주워 모아
숙위흔재공孰爲忻在公 여문 것을 공평하게 찾으니 기쁘네.
연아불여타然我不如他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 같지 않아
중심열홍홍中心熱烘烘 마음 속이 화톳불을 쬐듯 덥구나.
향아심애명向我甚哀鳴 나를 향해 심히 슬프게 소리 내니
차어비타동此語匪他同 이 소리는 다른 것과 같지 않구나.
원●청자세願●聽仔細 원하기는 자세하게 듣고 싶지만
가청수재종可聽須裁從 들을 만하니 결국 따라 헤아리네.
►송인送人 전송하다. (남에게) 증여하다. 기증하다. (소개업자가) 사람을 求人者에게 보내다.
►‘잠길 침, 즙 심, 궁실 깊숙한 모양 담沈’ 잠기다. 가라앉다, 가라앉히다
►해서楷書 한자 書體의 하나. 예서隸書에서 변한 것으로 자형이 가장 방정한 것.
►이인二人 아버지와 어머니, 남편과 아내.
►이롱耳聾 귀를 먹어 소리가 들리지 않음.
►공총倥傯 이것저것 일이 많아 매우 바쁨.
►‘오로지 전顓’ 오로지. 착하다. 어리석다
►홍홍烘烘 뜨끈뜨끈[따뜻한 모양] 활활. 성盛한 모양.
‘화톳불 홍烘’ 화톳불. (불을)때다, 피우다. (불을)쬐다, 그을리다
●송인送人/정지상鄭知常(?-1135 인종13)
우헐장제초색다雨歇長堤草色多 비 갠 긴 둑엔 풀빛이 짙어 가는데
송군남포동비가送君南浦動悲歌 남포에서 님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대동강수하시진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 물은 어느 때 마르려는지
별루년년첨록파別淚年年添綠波 해마다 이별 눈물 푸른 강물에 더해지네.
이 시의 ‘송인送人’은 제목으로는 워낙 많은지라 (대동강大同江, 송우인送友人)으로 부르기도 한다.
정지상의 시는 만당晩唐의 풍風이 있다. 웅심雄深한 거작은 적다.
그러나 어운語韻이 청화淸華하고 구격句格이 호일豪逸하다는 평이 있다.
<송인送人>은 시상이 참신하고 아름다워 만고의 절조絶調로 꼽혀 왔다.
후세 사람의 차운시가 많기로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