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136
성북중가옹城北仲家翁 성 북쪽에 중씨仲氏 노인이 살았는데
거가다주육渠家多酒肉 그 집에는 술과 고기가 많았네.
중옹부사시仲翁婦死時 마나님이 세상을 떠났을 때는
조객만당옥弔客滿堂屋 조문객弔問客이 온 집 안에 가득하더니
중옹자신망仲翁自身亡 중씨 노인 본인이 죽었을 때는
능무일인곡能無一人哭 소리 내며 울어 주는 사람 하나 없었네.
끽타배련자喫佗杯臠者 그에게서 술과 고기를 얻어먹은 사람들(喫↔吃)
하태랭심복何太冷心腹 어찌 그리 뱃속이 차기만 할까.
성 북쪽에 중씨 노인 살고 있었는데
그 집에는 언제나 술과 고기 많았네
마나님이 먼저 세상 떠났을 때는
문상객이 온 집 안에 가득하더니
중씨 노인 당신이 죽었을 때는
슬피 울어주는 이 하나 없었네
그에게서 술과 고기 얻어먹은 이들
어찌 그리 뱃속이 차기만 할까
성城 북쪽 중仲씨 노인
그 집에 술과 고기가 많네.
중씨 노인 아내가 죽었을 땐
집에 조문객 가득하더니
정작 중씨 노인 자신이 죽자
곡哭하는 사람 한 명도 없구나.
남의 술과 고기 먹는 자들
심장이 어찌 그리 차가운가?
►능能 ‘물리칠 각, 틈 극却’의 뜻.
►‘저민 고기 련臠. 저민 고기. 여윈 모양. 여위다
►심복心腹 心腸심장. 염통. ‘배 복腹’ 마음, 속마음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객이 가득하고 정작 정승이 죽으면 문상객이 한산하다.
세상의 인심이 다 그렇다.
한산은 국청사 중들에게도 멸시 받았다.
이 詩를 佛家 쪽에 두기에는 너무나 유교적이다.
한산의 첫 인생 30년은 누구나 다 하는 청년기라 세속인 그대로이다.
入山하여 30년은 仙人이 되기 위한 수행이었지만 없는 신선이 될 리가 없다.
道家의 양생법은 약에 많이 의존하기에 그는 약초에 해박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서 약초를 캐다 팔았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도교의 꿈에서 벗어나 불교로 가는 시기를 60 전후로 잡고 싶다.
그리고 30년은 불교를 수행했으리라 본다.
得道하려면 이 정도는 기본이라 생각한다.
그가 證得했는지는 모르겠다.
만약 120까지 살았다면 증득했으리라 본다.
후대의 禪師들이 그의 글들을 많이 인용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