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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by 空空 2023. 1. 5.

들국화가 어딨어?

 

가을철이면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 주는 꽃 중에서 으뜸이 들국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사전 어디에도 들국화라는 식물 이름은 없다.

다시 말해서 들국화라는 꽃은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들국화라고 부르며 그렇게 좋아하고 있는 것인가?

 

쑥부쟁이

 

 

사실 들국화라면 ‘가을철에 들판이나 산기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들인데 어찌 없다고 하는가?’라고 반문을 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들국화라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고 나서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리가 들국화라 부르는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잎 모양이나 줄기 들이 각기 다른 몇 가지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한 가지 식물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라 여러 가지 종류의 식물의 꽃들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이다.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을 볼 수 있는 곳은 세 군데로 나뉘어져 있다.

 

우선 들판에서 볼 수 있는데 들판의 논두렁 같은 약간 습진 곳에서 자라는 들국화라 부르는 것은 색깔이 약간 진한 보라색을 띠고 있으며 꽃잎이 상당히 가늘고 약간 길게 보이는 것들이다.

꽃대는 가늘고 연약하여 마치 코스모스를 연상하리만치 연약하고 가늘어보인다.

이것을 들국화라 하지만 이것은 정확히 쑥부쟁이라는 식물의 꽃이다.

이른 봄에 잎들이 돋아나면 나물로도 많이 먹는 그런 식물이다.

 

벌개미취

 

 

다음으로 산기슭의 습진골짜기 부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연보라색이 완연하고 꽃잎이 쑥부쟁이보다는 훨씬 더 넓어 보이는 꽃이다.

꽃대의 길이도 짧고 더 통통해서 튼실하게 보인다.

그래서 그리 키가 크지 않고 대부분이 무리를 지어서 피어난다.

잎을 자세히 보면 쑥부쟁이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넓어 보이는 것이다.

요즘 들어서 우리 꽃으로 가장 사랑을 받는 벌개미취라는 것이다.

이것은 무리지어 피어나면 장관을 이루기도 하고 진짜 연보라색으로 가을 하늘과 잘 어울리는 그런 꽃이기에 가장 사랑을 받는 꽃 인가보다.

 

 

구절초

 

마지막으로 들국화라 부르는 것 중에서 가장 많은 무리를 지어서 피어나고 색깔이 가장 연한 흰색에 가까운 것으로 비교적 산등성이나 산골짜기의 너른 부분에 무리지어서 피어나는 꽃이 있다. 비교적 땅이 건조하고 거름지지 않은 그런 땅에서 쑥처럼 잘 적응을 하는 약간 강한 식물인 셈이다.

 

잎을 자세히 보면 쑥과 비슷하지만 약간 도톰하고 반질거리는 윤기를 띄고 있는 구절초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들국화라고 부르는 꽃 중에서 가장 사랑을 받는 꽃이다.

물론 이 구절초는 꽃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 줄기와 꽃을 모두 약초로 쓰이는 약조이기도 하다.

요즘 웰빙이니 웨하스니 하는 바람을 타고 이 구절초의 꽃을 따서 잘 건조시켜서 차로 마시는 구절초의 차는 호사가들의 사랑을 받기도 한다.

 

각시취

 

 

 

이렇게 세 종류가 들국화라 부르는 꽃 중에서 가장 많은 것들이다.

물론 그 외에도 몇 가지 더 들국화라 부르는 것이 있는 것 같지만 대표적인 것만 들어서 살펴 본 것이다.

 

이제 우리가 흔히 부르는 들국화란 사실은 특별한 식물의 이름이 아니라 초가을 산이나 들에 피는 국화과 식물들의 꽃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그래서 들국화란 없다. 아니 들국화라는 식물은 없다는 말을 처음 들으면 이상하게 생각을 하겠지만 이제 분명 따로 분류를 해서 구별해 주는 것이 그 아름다운 가을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된다.

올 가을부터는 산이나 들에 나가서 들국화라 부르지 말고 쑥부쟁이, 벌개미취, 구절초라고 정확히 이름을 불러 주는 것은 어떨까?

 

 

김춘수 시인의 말마따나 ‘그 이름을 불러 주니 내게로 다가오더라]지 않았던가?’

이제 우리 산야의 들꽃 하나라도 그 고유의 이름을 불러서 더욱 정답게 다가서게 해주고 더 사랑해주는 자연을 사랑하고 우리 꽃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보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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