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句譬喩經 2권 18. 술천품述千品
1
석불재사위국昔佛在舍衛國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셨다.
유일장로有一長老 비구자반특比丘字般特 그때 한 장로비구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반특이었다.
신작비구新作比丘 품성암새稟性闇塞
그는 갓 비구가 된 사람으로서 성품이 매우 암둔하고 막혀 있었다.
불령오백나한佛令五百羅漢 일일교지日日敎之 일년지중一年之中 부득일게不得一偈
부처님께서 5백 명의 아라한들을 시켜 날마다 가르쳤으나
1년 동안에 게송 하나도 외우지 못하였다.
국중사배國中四輩 개지기우명皆知其愚冥
불민상지佛愍傷之 즉호착전卽呼著前 수여일게授與一偈
그 나라 안 4부 대중들은 모두 그가 암둔한 것을 알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를 가엾게 여기시어 앞에다 불러 놓고 한 구의 게송을 가르쳐 주셨다.
수구섭의守口攝意 입을 지키고 마음을 다잡아
신막범비身莫犯非 몸으로 나쁜 일 범하지 말라.
여시행자如是行者 이와 같이 실천하는 이는
득도세시得度世時 이 세상을 잘 지낼 수 있다.
반특감불자은般特感佛慈恩 환흔심개歡欣心開 송게상구誦偈上口
그때 반특은 부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동되어 기뻐하고 마음이 열리어
곧 그 게송을 그대로 외웠다.
불고지왈佛告之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금년로汝今年老 방득일게方得一偈
인개지지人皆知之 부족위기不足爲奇
금당위여今當爲汝 해설기의解說其義 일심제청一心諦聽
"너는 지금 나이 늙어서야 겨우 게송 하나를 외웠을 뿐이다.
남들이 다 알고 있는 것이니 그리 신기한 일이 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지금 너를 위해 그 이치를 해설할 것이니 한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반특수교이청般特受敎而聽 반특은 분부대로 경청하였고
불즉위설佛卽爲說 부처님께서는 그를 위해 설하셨다.
신삼구사의삼소유身三口四意三所由 관기소기觀其所起 찰기소멸察其所滅
몸으로 짓는 3가지 행과 입으로 짓는 4가지 말과 뜻으로 짓는 3가지 업에 대한 것과
그것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이유를 관찰할 것을 말씀하셨다.
삼계오도三界五道 륜전불식輪轉不息
유지승천由之昇天 유지타연由之墮淵 유지득도由之得道
열반자연涅槃自然 분별위설分別爲說 무량묘법無量妙法
시반특곽연심개時般特㸌然心開 즉득나한도卽得羅漢道(‘밝을 곽㸌’ 태우다. 조금씩 때다)
또한 그것으로 말미암아 3계와 5도를 쉬지 않고 윤회하는 것과
그것 때문에 하늘에 태어나기도 하고 깊은 못에 떨어지기도 하며 또 도를 증득하기도 한다는 것과
열반은 자연이라는 것을 분별하여 말씀하시고 또 한량없이 미묘한 법을 설명하셨다.
그러자 반특은 그 마음이 밝아져서 곧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이시유오백비구니爾時有五百比丘尼 그때 5백 명의 비구니들은
별유정사別有精舍 다른 절에서 살고 있었으므로
불일견일비구佛日遣一比丘 부처님께서는 날마다 비구 한 사람씩을 보내
위설경법爲說經法 그들을 위해 경법을 설법하게 하셨는데
명일반특明日般特 차응당행次應當行 그 다음 날은 반특이 갈 차례가 되었다.
제니문지諸尼聞之 개예함소皆豫含笑 비구니들은 그 말을 듣고 비웃었다.
명일래자明日來者 아등당공我等當共 역설기게逆說其偈 령지참괴令之慚愧 무소일언無所一言
"내일 그가 오거든 우리는 다 같이 그를 맞이하고는 도리어 우리가 게송을 설하여
그로 하여금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게 하여 아무 말도 못하게 하자."
명일반특왕明日般特往 제비구니諸比丘尼 대소개출작례大小皆出作禮 상시이소相視而笑
이튿날 반특은 그 절로 갔고 여러 비구니들은
모두 나와 맞이하여 예배하고는 저희끼리 서로 바라보면서 비웃었다.
좌필하식坐畢下食 모두 자리에 앉자 공양이 나왔다.
식이조수食已澡手 청령설법請令說法 공양을 마치고 손을 씻고는 반특에게 설법을 청하였다.
시반특즉상고좌時般特卽上高座 자참부왈自慚否曰
그때 반특은 곧 높은 자리에 올라가 수줍어하면서 말하였다.
박덕하재薄德下才 말위사문末爲沙門 완둔유소頑鈍有素 소학부다所學不多
"나는 덕이 엷고 재주가 모자라 맨 끝자리의 사문이 되었으나,
본래부터 완고하고 우둔하여 배운 것이 많지 않다.
유지일게唯知一偈 조식기의粗識其義 당위부연當爲敷演 원각정청願各靜聽
그러나 게송 한 구절을 알고 그 이치를 약간 알고 있으므로
그것을 설하려고 한다. 모두들 조용히 들으시오."
제년소비구니諸年少比丘尼 욕역설게欲逆說偈
구불능개口不能開 경포자책驚怖自責 계수회과稽首悔過
그때 나이 어린 여러 비구니들이 앞질러 게송을 설하려 하였으나
입이 열리지 않아 모두들 놀라고 두려워하여 스스로 자책하며 머리를 조아리고 잘못을 뉘우쳤다
반특즉여불소설般特卽如佛所說 일일분별一一分別
신의소유身意所由 죄복내외罪福內外 승천득도昇天得道 응신단상凝神斷想 입정지법入定之法
반특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즉 몸과 뜻이 연유하게 된 것과 죄와 복의 안팎,
하늘에 오르는 것, 도를 얻는 것, 정신을 집중하여 생각을 끊어 선정에 드는 법
등을 낱낱이 분별하여 설명하였다.
즉시제니卽時諸尼 문기소설聞其所說 심괴심리甚怪甚異
일심환희一心歡喜 개득나한도皆得羅漢道
비구니들은 그 설법을 듣고 매우 이상하게 여기면서
일심으로 기뻐하여 모두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후일국왕파사닉後日國王波斯匿 청불중승請佛衆僧 어정전회於正殿會
불욕현반특위신佛欲現般特威神 여발령지與缽令持 수후이행隨後而行
뒷날 바사닉왕은 부처님과 대중을 초청하여 정전正殿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반특의 위신력을 나타내고자 하시어, 그에게 발우를 들고 따라오라고 하셨다.
문사식지門士識之 류불청입留不聽入 문지기가 그를 알아보고 막아서서 말하였다.
경위사문卿爲沙門 일게불료一偈不了 수청하위受請何爲
오시속인吾是俗人 유상지게由尙知偈 개황사문豈況沙門
무유지혜無有智慧 시경무익施卿無益
"그대는 사문으로서 한 구의 게송도 알지 못하면서 왜 초청에 응하려고 하는가?
나는 속인인데도 오히려 게송을 아는데 더구나 사문이겠는가?
아무 지혜도 없는 그대에게는 보시한다 해도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다.
불수입문不須入門 이 문 안에 들어오지 말라."
시반특즉주문외時般特卽住門外 그리하여 반특은 문 밖에 서 있었다.
불좌정전상佛坐正殿上 행수이필行水已畢 반특즉경발般特卽擎缽 신비요이수불申臂遙以授佛
부처님께서 정전 위에 앉아 계실 때 벌써 물을 다 돌려 마쳤는데
반특은 팔을 펴서 멀리서 부처님께 발우를 받들어 올렸다.
왕급군신王及群臣 부인태자夫人太子 중회사배衆會四輩
견비래입見臂來入 불견기형不見其形 괴이문불怪而問佛
왕과 여러 신하들과 부인 그리고 태자와 거기 모인 사부대중들은
팔은 보이는데 얼굴이 보이지 않자 모두 괴상히 여겨 부처님께 여쭈었다.
시하인비是何人臂 "이 팔은 누구의 팔이옵니까?"
불언佛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반특비구비야是般特比丘臂也 "이것은 저 반특 비구의 팔입니다.
근일득도近日得道 그는 요즘에 도를 얻었다.
향오사지발向吾使持缽 아까 내가 내 발우를 가지고 뒤따라오라고 주었는데
문사불청래입門士不聽來入 문지기가 그를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기 때문에
시이신비是以申臂 수오발이授吾缽耳 팔을 펴내게 발우를 주는 것입니다."
즉편청입卽便請入 왕은 곧 반특을 청해 들였는데
위신배상威神倍常 그 위신은 보통 때보다 곱절이나 더하였다.
왕백불언王白佛言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문반특본성우둔聞般特本性愚鈍 방지일게方知一偈 하연득도何緣得道
"반특은 본래 성품이 우둔하여 겨우 게송 하나를 외운다는 말을 들었는데
무슨 인연으로 도를 얻었습니까?"
불고왕왈佛告王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학불필다學不必多 "꼭 많이 배워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지위상行之爲上 실천하는 것이 제일입니다.
반특해일게의般特解一偈義 정리입신精理入神 신구의적정여천금身口意寂淨如天金
반특은 겨우 한 게송의 이치를 알고 있지만 그 정밀한 이치는 신의 경계에 들었으며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은 고요해지고 깨끗해져서 마치 순금과 같습니다.
인수다학人雖多學 불해불행不解不行 도상식상徒喪識想 유하익재有何益哉
사람이 아무리 많이 알아도 그 뜻을 해득하지 못하고 또 실천하지 못하면
한낱 정신만 해치는 것이니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그리고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수송천장雖誦千章 비록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구의부정句義不正 그 글귀의 뜻을 바르게 알지 못하면
불여일요不如一要 단 한 마디의 법을 듣고서
문가멸악聞可滅惡 온갖 악한 생각 멸함만 못하다.
수송천언雖誦千言 비록 천 마디 말을 외우더라도
불의하익不義何益 이치를 모르면 무슨 이익 있으리.
불여일의不如一義 단 하나의 이치라도 듣고 실천하여
문행가도聞行可度 해탈하느니만 못하느니라.
수다송경雖多誦經 아무리 많은 경전 외우더라도
불해하익不解何益 깨닫지 못하면 무슨 이익 있으리.
해일법구解一法句 단 한 구의 법 구절이라도 깨달아
행가득도行可得道 그대로 실천하여 도를 얻음만 못하느니라.
불설게이佛說偈已 삼백비구三百比丘 득아나한도得阿羅漢道
왕급군신王及群臣 부인태자夫人太子 막불환희莫不歡喜
부처님께서 게송을 마치시자 3백 비구들은 모두 아라한의 도를 증득하였고
왕ㆍ신하ㆍ부인ㆍ태자들도 모두 기뻐하였다.
2
석불재사위국昔佛在舍衛國 정사지중精舍之中 위천인설법爲天人說法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 정사에서 여러 하늘과 사람들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시사위국중時舍衛國中 유바라문장자명남달有婆羅門長者名藍達
대부무극大富無極 기가자재其家資財 불가계수不可計數
그때 그 나라에 어떤 바라문 장자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을 남달이라고 하였다.
그는 매우 큰 부자로서 그 집의 재산은 이루 다 헤아릴 수조차 없었다.
(그래서 그는 생각하였다)
범지지법梵志之法 당작대단當作大壇 이현명예以顯名譽
'범지의 법에 따라 큰 시주가 되어 이름을 드러내야겠다.'
진가지재盡家之財 지용보시持用布施 (이런 생각을 한 그는)제 집의 재물을 모두 내어 보시하되
작반도우슬作般闍于瑟 공양바라문供養婆羅門 오천여인五千餘人
반사 우슬을 열어 5천여 명의 바라문을 공양하였다.
오년지중공급五年之中供給 의피상탑衣被床榻 의약진기보물醫藥珍琦寶物
교사공구郊祠供具 진소애석盡所愛惜
그는 5년 동안 의복과 평상·의약과 진기한 보물과
제사 기구를 공급하면서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제범지등諸梵志等 오년지중五年之中 위나마달장자爲羅摩達長者
제사제천祭祀諸天 사산오악四山五嶽 성숙수화星宿水火
무부주편無不周遍 주원장자咒願長者 장야수복長夜受福
그리하여 다른 범지들은 5년 동안 그 라마달 장자를 위해, 여러 하늘과
네 산과 다섯 큰 산과 별ㆍ물ㆍ불 등에게 제사 지내면서 어디서나
장자는 오랜 세월 동안 복을 받게 해달라고 주원하지 않는 곳이 없었다.
오세이주五歲已周 최후일일最後一日 극대보시極大布施 여장자법如長者法
5년이 끝나는 마지막 날이 되자, 그 장자는 아주 크게 보시하였는데 장자의 법에 따라 하였다.
금발성은속金缽盛銀粟 은발성금속銀缽盛金粟
즉 금발우에는 은가루를 담고 은발우에는 금가루를 담고,
상마거승象馬車乘 노비자재奴婢資財 칠보복식七寶服飾 산개리사散蓋履屣 녹피지의鹿皮之衣
코끼리·말·수레·남녀종·재물 그리고 7보로 된 옷과 비단일산·가죽신·사슴가죽으로 만든 옷,
석장거상錫杖踞床 조관조반澡罐澡盤 상탑석천床榻席薦
지팡이·걸상·물통·물주전자·평상·요·자리 등,
소응당득사사所應當得事事 팔만사천진지보시八萬四千盡持布施
필요한 것 모두를 저들의 필요에 따라 얻을 수 있게 하는 등
8만 4천 가지 물건을 다 보시하였다.
당기이일當其爾日 개래대회皆來大會 귀신국왕鬼神國王 대신범지대성大臣梵志大姓
실래회좌悉來會坐 은은전전隱隱闐闐 막불환흔莫不歡欣
그 날이 되자 모두 대회에 모여 왔는데 귀신·국왕·대신·범지·대성 등이
다 모여 와 앉아 부산하게 떠들어대면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불견여시佛見如是 탄연언왈歎然言曰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시고 탄식하며 말씀하셨다.
차대성범지此大姓梵志 하이우치何以愚癡 "저 큰 성을 지닌 범지가 왜 저리도 어리석은가?
소시대다所施大多 보시는 저와 같이 많이 하건만
복보박소福報薄少 그 복의 과보는 보잘것없이 적구나.
여종화중如種火中 마치 불 속에다가 종자를 심는 것 같나니
하종득보야何從得報也 어디서 보답을 얻겠는가?
약아불화若我不化 만일 내가 교화하지 않으면
장리법문長離法門 저는 영원히 법에서 멀어지게 될 것이다."
어시세존於是世尊 편기엄복便起嚴服 세존께서 곧 일어나 옷을 근엄하게 입으시고
화종지출化從地出 방대광명放大光明 보조중회普照衆會
신통으로 땅 속에서 솟아나 큰 광명을 놓아 그 대회를 두루 비추었다.
대소견지大小見之 괴미증유怪未曾有 경포송구驚怖悚懼 부지하신不知何神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괴상히 여겨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어떤 신인지 알지 못해 하였다.
장자나마달長者羅摩達 급제대중及諸大衆 두면착지頭面著地 위불작례爲佛作禮
장자 라마달과 대중들은 땅에 얼굴과 머리를 대어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불견중인佛見衆人 개유경심皆有敬心 인기공숙因其恭肅 편설게언便說偈言
부처님께서 그들이 공경하는 마음이 있음을 보시고 공손하고 엄숙한 모습으로 게송을 말씀하셨다
월천반사月千反祠 한 달에 천 번씩 제사를 올려
종신불철終身不徹 목숨이 다하도록 끊이지 않아도
불여수유不如須臾 잠깐 동안
일심념법一心念法 한마음으로 바른 법을 생각하는 그것만 못하나니
일념조복一念造福 한 생각 동안이라도 도를 행한 그 복이
승피종신勝彼終身 죽을 때까지 제사 지낸 것보다 나으리라.
수종백세雖終百歲 비록 백년을 다 마치도록
봉사화신奉事火神 불의 신을 받들어 섬기더라도
불여수유不如須臾 잠깐 동안
공양삼존供養三尊 삼존께 공양하는 것만 못하나니
일공양복一供養福 한 번 공양한 그 복이
승피백년勝彼百年 백년 동안 제사 지낸 것보다 나으리라.
어시세존고남달왈於是世尊告藍達曰 그때 세존께서 람달에게 말씀하셨다.
시유사사施有四事 "보시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다.
하등위사何等爲四 어떤 것이 그 네 가지 보시인가?
일자시다득복보소一者施多得福報少 첫째, 보시는 많이 했는데도 그 복의 과보가 적은 것이요,
이자시소득복보다二者施少得福報多 둘째 보시는 적게 했지만 그 복의 과보가 많은 것이며
삼자시다득복보다三者施多得福報多 셋째 보시도 많이 하고 복의 과보도 많은 것이요
사자시소득보역소四者施少得報亦少 넷째 보시도 적게 하고 복의 과보도 적은 것이니라.
하위시다何謂施多 득복보소자得福報少者
보시는 많이 했는데도 그 복의 과보가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기인우치其人愚癡 살생제사殺生祭祠 음주가무飮酒歌舞 파손재보破損財寶 무유복혜無有福慧
사람이 어리석고 미련하여 생물을 죽여 제사지내고 술을 마시면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니
재물만 없애고 복된 지혜가 없기 때문이다.
하위시소何謂施少 득보소자得報少者 보시도 적고 그 과보도 적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이간탐악以慳貪惡 의시범도사意施凡道士 구량우치俱兩愚癡 시고무복是故無福
아끼고 탐하는 나쁜 생각으로 평범한 도사에게 보시하는 것이니
둘 다 어리석기 때문에 복이 없느니라.
하위시소何謂施少 득복다자得福多者 보시는 적은데 복의 과보가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능이자심能以慈心 봉도덕인奉道德人 도사식이道士食已 정진학송精進學誦
시차수소施此雖少 기복미대其福彌大
인자한 마음으로 도덕이 있는 사람을 받들고 그 도인도 그것을 받아먹고는 부지런히 공부하면
그 보시는 비록 적으나 복의 과보는 매우 크다.
하위시다何謂施多 득복다자得福多者 보시도 많고 그 복의 과보도 많은 보시는 어떤 것인가?
약유현자若有賢者 각세무상覺世無常 만일 어떤 현명한 사람이 세간은 덧없는 것임을 깨닫고
호심출재好心出財 기립탑사起立塔寺 즐거운 마음으로 재물을 내어 탑과 절을 세우고
정사과원精舍果園 공양삼존供養三尊 의복리사衣服履屣 상탑주선床榻廚膳
과수원을 만들거나 삼존에게 옷ㆍ신ㆍ평상ㆍ음식을 공양하면
사복여오하류斯福如五河流 입어대해入於大海
복류여시福流如是 세세부단世世不斷 시위시다是爲施多 기보전다其報轉多
그 복은 마치 다섯 강이 흘러 큰 바다로 들어가는 것처럼
그 복의 흐름도 이와 같아서 태어나는 세상마다 끊어지지 않나니
이것이 이른바 보시도 많고 그 복의 과보도 매우 많다는 것이다.
비여농가譬如農家 이를 비유하면 농사짓는 땅이
지유후박地有厚薄 비옥한 것도 있고 메마른 것도 있어
소득부동所得不同 그 수확이 같지 않음과 같으니라."
이시남달장자爾時藍達長者 좌중회인座中會人
견불변화見佛變化 문설법언聞說法言 개대환희皆大歡喜
그때 람달 장자와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부처님의 신통을 본 뒤에 또 설법까지 듣고는 모두 기뻐하였다.
제천인신諸天人神 개득수다원도皆得須陀洹道
오천범지五千梵志 개작사문皆作沙門 득응진도得應眞道
그래서 여러 하늘과 사람 그리고 귀신들 모두가 수다원도를 증득했으며,
5천 범지들도 모두 사문이 되어 아라한도를 증득했고
주인남달主人藍達 거가대소居家大小 개수오계皆受五戒 역득도적亦得道跡
국왕대신國王大臣 개수삼자귀皆受三自歸 위우바새爲優婆塞 역득법안亦得法眼
주인 남달과 그 집 식구들은 다섯 가지 계율을 받고 또 도적을 증득했으며
국왕과 대신들은 모두 삼보에 귀의하고 우바새가 되어 법안을 얻었다.
3
석불재사위昔佛在舍衛 정사교화시精舍敎化時 나열기국유일인羅閱祇國有一人
옛날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정사에서 교화하고 계실 때 나열기국에 어떤 사람이 있었다.
위인흉우爲人凶愚 불효부모不孝父母 그는 사람됨이 흉악하고 어리석어 부모에게 불효하고
경모량선輕侮良善 불경장로不敬長老 선량한 사람을 업신여기며 어른을 공경하지 않고
거문쇠모居門衰耗 살고 있는 가문에 손해만 끼쳐
상불여의常不如意 아무 일도 뜻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편행사화便行事火 욕구복우欲求福祐 그래서 그는 불을 섬겨 복을 구하려 하였다.
사화지법事火之法 일적욕몰日適欲沒 불을 섬기는 법은 해가 막 지려 할 때
연대화취燃大火聚 향지궤배向之跪拜 큰 불무더기를 피워 놓고 그것을 향해 꿇어앉아
혹지야반或至夜半 화멸내지火滅乃止 밤중이 되어 불이 꺼져야만 그만두곤 하였다.
여시삼년如是三年 부득기복不得其福 그렇게 3년 동안 계속하였으나 복을 얻지 못하였다.
갱사일월更事日月 그래서 다음에는 해와 달을 섬겼다.
사일월법事日月法 해와 달을 섬기는 법은
주이일출晝以日出 야이월명夜以月明 낮에 해가 뜨고 밤에 달이 뜨면
향일월배向日月拜 그 해와 달을 향해 절하다가
몰내휴지沒乃休止 해가 지고 달이 져야 그만두곤 하였다.
여시삼년如是三年 복부득복復不得福 이렇게 3년을 계속했으나 또 아무 복도 얻지 못하였다.
전복사천轉復事天 그래서 다음에는 하늘을 섬겼다.
소향궤배燒香跪拜 봉상감미奉上甘美 향화주포香華酒脯 저양우독豬羊牛犢
향을 피우고 꿇어 앉아 좋은 향과 꽃과 맛난 술과 마른 고기와 돼지·양·송아지를 잡아 올렸다.
수지빈곤遂至貧困 고부득복故不得福
근고초췌懃苦憔悴 병불거문病不去門
그러느라 마침내는 빈곤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복은 얻지 못하였다.
그렇게 갖은 애를 써보았으나 몸은 여위고 병이 끊이지 않았다.
문사위국聞舍衛國 유불제천소종有佛諸天所宗
그러다가 사위국에 부처님께서 계신데 여러 하늘들이 받든다는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당왕봉사當往奉事 필망득복必望得福
'나도 가서 받들어 섬기면 반드시 복을 얻을 것이다.'
즉도불소卽到佛所 그리고 곧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갔다.
지정사문至精舍門 첨도세존瞻睹世尊 정사의 문에 이르러 세존을 바라보니
광상황연光相晃然 용안기리容顔奇異 여성중월如星中月
광명의 모습은 환히 빛나고 얼굴은 특이하여 마치 별 가운데 달과 같았다.
견불환희見佛歡喜 두면작례頭面作禮 차수백불叉手白佛
그는 부처님을 뵙고 못내 기뻐하며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생장우치生長愚癡 "이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자라도록 어리석고 미련하여
불식삼존不識三尊 삼보를 알지 못하고
사화일월事火日月 급제천신及諸天神 불·해·달과 여러 하늘 신을 섬기면서
구년정근九年精懃 영불몽복永不蒙福 9년 동안 열심히 애썼으나 조그만 복도 얻지 못하였습니다.
안색초췌顔色憔悴 기력쇠미氣力衰微 게다가 얼굴빛은 초췌해지고 기운이 쇠약하여
사대다환四大多患 몸에는 질병만 많아졌으니
사망무일死亡無日 이제 언제 죽을는지 알 수 없습니다.
복승세존伏承世尊 도인지사度人之師
고원자귀故遠自歸 원수복경願垂福慶
그런데 세존께서는 사람을 제도하시는 스승님이시라는 말을 듣고
멀리서 일부러 찾아와 귀의하오니 원컨대 복을 내려 주소서."
불고지왈佛告之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지소사汝之所事 미시요사彌是妖邪 리매망량魑魅魍魎
"그대가 섬기는 것은 모두 다 요사스런 귀신이 아니면 도깨비들이었다.
도사여산禱祀如山 거기에 빌고 제사하기를 산만큼 하였으니
죄여강해罪如江海 그 죄도 강이나 바다와 같을 것이다.
살생구복殺生求福 거복원의去福遠矣 생물을 죽여 복을 구하면 벌써 복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정사백겁正使百劫 근고진살懃苦盡殺 비록 백겁 동안 애쓰고 고달파하면서
보천저양普天豬羊 지용도사持用禱祀 온 천하의 돼지와 염소를 다 잡아 기도하고 제사지내더라도
죄여수미罪如須彌 복무개자福無芥子 그 죄는 수미산과 같고 복은 겨자씨만큼도 없을 것이며
도자비상徒自費喪 기불혹재豈不惑哉 한낱 재물만 없앨 것이니 어찌 미혹한 일이 아니겠는가?
우경위인又卿爲人 불효부모不孝父母 또 그대는 사람됨이 부모에게 불효하고
경역현선輕易賢善 불경장로不敬長老 어질고 선량한 사람을 업신여기며 어른을 공경하지 않고
교만공고憍慢貢高 삼독치성三毒熾盛 잘난 체하고 뽐내면서 세 가지 독이 불꽃처럼 치성하여
죄흔일심罪舋日深 하연득복何緣得福 죄만 쌓여 날로 깊어가거늘 무슨 인연으로 복을 얻겠는가?
약능개심若能改心 례경현자禮敬賢者 만일 스스로 마음을 고쳐 어진 이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며
위의례절威儀禮節 공봉장로供奉長老 위의와 예절로써 어른을 받들어 섬기며
기악신선棄惡信善 수기숭인修己崇仁 악을 버리고 선을 믿으며 내 몸을 닦고 어진 이를 높이면
사복일증四福日增 세세무환世世無患 네 가지 복이 날로 늘어나 세상마다 걱정이 없을 것이다.
하등위사何等爲四 어떤 것들이 그 네 가지인가?
일자안색단정一者顔色端正 첫째는 얼굴이 단정한 것이요,
이자기력풍강二者氣力豐强 둘째는 기력이 왕성한 것이며
삼자안은무병三者安隱無病 셋째는 안온하여 병이 없는 것이요,
사자익수종불왕횡四者益壽終不枉橫 넷째는 목숨이 늘어나 끝내 억울하게 죽는 일이 없는 것이니
행지불해行之不懈 이렇게 행하여 게으르지 않으면
역가득도亦可得道 또 도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시세존於是世尊 즉설게언卽說偈言 그리고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제신이구복祭神以求福 신에게 제사하여 복을 구하고
종후관기보從後觀其報 뒤에 올 보답 기대하지만
사분미망일四分未望一 4분의 1도 되지 못하리.
불여례현자不如禮賢者 어진 이에게 예배한 복에 비하여
능선행례절能善行禮節 능히 예절을 잘 지키고
상경장로자常敬長老者 늘 어른을 공경해 섬기면
사복자연증四福自然增 네 가지 복이 저절로 늘어날 것이니
색력수이안色力壽而安 형색ㆍ힘ㆍ수명ㆍ안락함이니라.
어시기인於是其人 문불차게聞佛此偈 환희신해歡喜信解 계수작례稽首作禮
그때 그 사람은 부처님의 이 게송을 듣고 기뻐하며 믿고 이해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중백불언重白佛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죄구소폐罪垢所蔽 적죄구년積罪九年 "온갖 번뇌에 덮여 9년 동안 죄를 쌓다가
행뢰자화幸賴慈化 금득개해今得開解 다행히 자비하신 교화를 입고 이제야 마음이 열렸습니다.
유원세존唯願世尊 원컨대 세존께서는
청위사문聽爲沙門 제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불언佛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래비구善來比丘 "잘 왔도다. 비구야."
도두발자타道頭髮自墮 즉성사문卽成沙門 그러자 그의 머리털은 저절로 떨어져 곧 사문이 되었다.
내사안반墮 즉득나한內思安般卽得羅漢 그는 마음으로 안반을 생각하여 곧 아라한도를 증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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