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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쿳따까 니까야

法句譬喩經 4권 38. 범지품梵志品

法句譬喩經 4권 38. 범지품梵志品

석사가첩국중유대산昔私訶牒國中有大山 명사휴차타名私休遮他

옛날 사하첩국에 큰 산이 있었는데 그 산의 이름은 사휴차타이다.

 

산중유범지山中有梵志 오백여인五百餘人 각달신통各達神通 자상위왈自相謂曰

그 산에는 5백 여명의 범지가 있었는데 모두 신통에 통달하여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오등소득吾等所得 정시열반正是涅槃

"우리가 얻은 것이 바로 열반이다."

 

불시출세佛始出世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세상에 출현하시어

초건법고初建法鼓 맨 처음 법 북을 울리고

개감로문開甘露門 감로문을 여셨을 때

차등범지此等梵志 문이불취聞而不就 그 범지들은 그것을 듣고도 나아가지 않았다.

 

숙복응도宿福應度 부처님께서는 그들이 전생의 복으로 마땅히 구제될 수 있음을 아시고

불왕취지佛往就之 독행무려獨行無侶 홀로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셨다.

 

도기로구到其路口 좌일수하坐一樹下 그리고 그 길 어귀의 어느 나무 밑에 앉아

삼매정의三昧定意 방신광명放身光明 삼매에 드시어 몸의 광명을 놓아

조일산중照一山中 상여실화狀如失火 온 산을 두루 비추시니 그것은 마치 산불이 나서

산중진연山中盡燃 온 산을 태우는 것 같았다.

 

범지포구梵志怖懼 범지들은 그것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여

주수멸지咒水滅之 주문을 외워 물을 만들어 그 불을 끄려고,

진기신력盡其神力 불능사멸不能使滅 신통의 힘을 다해보았으나 끌 수가 없었다.

 

괴이사주怪而捨走 그러자 그들은 괴상히 여겨 버려두고

종로출산從路出山 길을 따라 산에서 내려오다

요견세존遙見世尊 수하좌선樹下坐禪 멀리 나무 밑에 앉아 선정에 드신 세존을 발견하였는데

비여일출譬如日出 금산지측金山之側 그 모습은 마치 해가 황금산 곁에서 뜨는 것 같았고

상호병연相好炳然 여월성중如月星中 그 광명의 모습이 별 가운데의 달처럼 아름다웠다.

 

괴시하신怪是何神 취이관지就而觀之

그들은 '저것이 어떤 신인가?' 하고 괴상하게 여겨 나가 보았다.

 

불명령좌문佛命令坐問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앉으라 하시고 물으셨다.

소종래所從來 "어디서 오는가?"

 

범지대왈梵志對曰 범지들은 대답하였다.

지차산중止此山中 수도래구修道來久 "오래 전부터 이 산에서 도를 닦았었는데

단훌화기旦欻火起 오늘 아침에 갑자기 산불이 일어나

소산수목燒山樹木 온 산의 나무를 태우기에

포이주출怖而走出 두려워서 달려 나오는 길입니다."

 

불고범지佛告梵志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차시복화此是福火 불상손인不傷損人 "그 불은 복덕의 불로서 사람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

욕멸경등欲滅卿等 치결지구癡結之垢 그대들의 어리석은 번뇌를 태우는 것이다."

 

범지사도梵志師徒 고상위왈顧相謂曰 스승과 제자들은 서로 돌아보며 말하였다.

시하도사야是何道士也 "이 분은 어떤 도사일까?

구십륙종九十六種 미증유차사未曾有此師

96 부류의 외도가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이런 스승은 없었다."

 

왈曰 그리고 그들은 다시 말하였다.

증문백정왕자曾聞白淨王子 명왈실달名曰悉達 "일찍이 들으니 백정왕의 아들 실달이라는 사람은

불락성위不樂聖位 출가구불出家求佛 왕위를 좋아하지 않고 집을 떠나 부처되기를 구한다 하던데

장무시야將無是也 과연 이 사람이 아닐까?"

 

도등계사徒等啓師 그 제자들은 스승에게 말하였다.

가공문불可共問佛 범지소행梵志所行 사위여법불야事爲如法不也

"함께 가서 부처님께 '범지들이 하는 일들이 과연 법다운 것인가' 하는 것을 물어보시지요.'"

 

사도지등師徒之等 공기백불共起白佛 스승과 제자들은 모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범지경법梵志經法 명사무애名四無礙 "범지의 경법에 네 가지 걸림 없는 법이 있습니다.

천문지리天文地理 왕자치국王者治國 즉 천문과 지리와 왕으로서 나라를 다스리고

령민지법領民之法 백성들을 거느리는 법과

 

병구십륙종도술幷九十六種道術 소응행법所應行法

또 96가지 도술로서 호응해 오는 것에 맞추어 행하는 법이 있습니다.

 

차경위시此經爲是 열반법불涅槃法不 법이 과연 열반의 법이옵니까?

원불해설願佛解說 개화미문開化未聞

원컨대 부처님께서 그것을 해설하시어 우리들이 아직까지 듣지 못한 법을 가르쳐 주소서."

 

불고범지佛告梵志 부처님께서 범지들에게 말씀하셨다.

선청사지善聽思之 "잘 듣고 잘 생각하라.

 

오종숙명吾從宿命 무수겁래無數劫來 나도 전생에 수 없는 겁 동안

상행차경常行此經 역득오통亦得五通 항상 이 법을 수행하여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

이산주류移山住流 산을 옮겨 놓고 흐르는 물을 막기도 하였으나

갱력생사更歷生死 불가계수不可計數 그 뒤로 셀 수 없이 나고 죽고 하는 동안에

기부득열반旣不得涅槃 열반은 얻지 못하였고

역복불문亦復不聞 유득도자有得道者 또 도를 얻은 사람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하였다.

 

여여등행如汝等行 비명범지非名梵志

그러므로 너희들의 수행과 같은 것은 참다운 범지의 행이라 할 수 없느니라."

 

어시세존於是世尊 이게보왈以偈報曰 그리고는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절류여도截流如渡 애욕의 흐름을 끊어 건너고

무욕여범無欲如梵 욕심 없음이 범천과 같으며

지행이진知行已盡 작용이 이미 다한 줄 아는 이

시위범지是謂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이무이법以無二法 둘이 아닌 법으로써

청정도연淸淨渡淵 맑고 깨끗해 깊은 못을 건너고

제욕결해諸欲結解 온갖 욕심의 결박이 풀린 이

시위범지是謂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비족결발非蔟結髮 머리를 한데 모아 묶었다 하여

명위범지名爲梵志 그를 범지라 하지 않는다.

성행법행誠行法行 성실한 행과 법다운 행이

청백즉현淸白則賢 맑고 깨끗해야 현자라 하느니라.

 

식발무혜飾髮無慧 머리를 꾸미거나 풀 옷 입어도

초의하시草衣何施 지혜 없으면 아무 이익 없다.

내불리착內不離著 마음의 집착 여의지 못하면

외사하익外捨何益 바깥 것 버린들 무슨 이익 있으랴.

 

거음노치去婬怒癡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과

교만제악憍慢諸惡 교만과 그 밖의 모든 악을 버리되

여사탈피如蛇脫皮 마치 뱀이 허물 벗듯 하는 이

시위범지是謂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단절세사斷絶世事 온갖 세상 일 끊어버리고

구무추언口無麤言 입에는 거친 말 없으며

팔도심제八道審諦 여덟 가지 길 환히 아는 이

시위범지是謂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이단은애已斷恩愛 은혜와 애욕을 끊어버리고

리가무욕離家無欲 가정을 떠나 아무 욕심도 없으며

애착이진愛著已盡 애욕의 집착이 이미 없어진 이

시위범지是謂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리인취처離人聚處 사람의 세계도 이미 여의고

불타천취不墮天聚 하늘 세계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제취불귀諸聚不歸 그 어떤 세계에도 돌아가지 않는 이

시위범지是爲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자식숙명自識宿命 전생 일 잘 알아 본래 어디서

본소갱래本所更來 여기와 태어난 줄 스스로 알고

생사득진生死得盡 나고 죽음이 다하게 되어

예통도현叡通道玄 지혜로 도의 현묘함을 통달하여

명여능묵明如能嘿 석가모니부처와 같이 밝은 이

시위범지是謂梵志 그를 범지라 하느니라.

 

불설게이佛說偈已 고제범지告諸梵志

부처님께서 게송을 마치시고 다시 그 범지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등소수汝等所修 "너희들은 그 행을 닦아

자위이달열반自謂已達涅槃 스스로 열반에 이르렀다 하지만

여소수어如少水魚 그것은 마치 옹달샘에 있는 고기와 같거늘

기유장락豈有長樂 어떻게 영원히 안락할 수 있겠는가?

합본무자야合本無者也 근본이 없는 것을 모으는 것과 같으니라."

 

범지문경梵志聞經 범지들은 이 설법을 듣고

오정내발희열五情內發喜悅 안으로 다섯 감관이 기뻐져

장궤백불長跪白佛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위제자願爲弟子 "원컨대 제자가 되게 해 주십시오."

 

두발자타頭髮自墮 즉작사문卽作沙門 그러자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져 곧 사문이 되었다.

본행청정本行淸淨 인이득도因而得道 위아라한爲阿羅漢

그리고 본래의 행이 청정하였기 때문에 이내 도를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

 

천룡귀신天龍鬼神 개득도적皆得道跡

그리고 하늘·용·귀신들도 모두 도적을 증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