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화장상시歲暮和張常侍 세모에 장상시의 시에 화운하다
►장상시張常侍 장야張野.
陶淵明과는 향리鄕里 친구 사이로 양송령羊松齡 방준龐遵 등과 술자리를 자주 가졌음.
►상시常侍 황제의 좌우에서 시중을 드는 관직官職으로 주로 후궁後宮을 관리하는 내시內寺를 말함.
동한말東漢末 십상시의 난[十常侍之乱]을 일으킨 바 있다.
시조처구인市朝悽舊人 도시의 아침에는 옛사람 슬퍼지고
취기감비천驟騏感悲泉 달리는 천리마는 슬픈 샘물소리를 느낀다.(준마 기騏↔천리마 기驥)
명단비금일明旦非今日 내일 아침은 오늘 아니거니
세모여하언歲暮余何言 세모에 내가 무엇을 말하리오.
소안렴광윤素顔斂光潤 젊던 얼굴 광채와 윤기 사라지고
백발일이번白髮一已繁 백발은 마냥 이미 지어졌구나.
활재진목담闊哉秦穆談 우활하도다. 진목공의 말
여력기미건旅力豈未愆 근력이 어찌 못쓰게 되지 않으리오.
향석장풍기向夕長風起 저녁이 되니 긴 바람 일고
한운몰서산寒雲沒西山 차가운 구름 서쪽 산으로 넘어간다.
여려기수엄厲厲氣遂嚴 맵고도 매운 날씨 무섭게 차고
분분비조환紛紛飛鳥還 나는 새도 어지러이 돌아오는구나.
민생선상재民生鮮常在 사람의 생명 그대로 남아 있긴 드문 일
신이수고전矧伊愁苦纏 하물며 시름과 고초에 얽혀 살아감에야
누궐청고지屢闕清酤至 맑은 술 마시는 일 자주 빠지니
무이락당년無以樂當年 살아 있는 동안을 즐길 길 전혀 없구나.
궁통미유려窮通靡攸廬 궁하고 통하는 것 염려할 것 아니니
초췌유화천憔悴由化遷 야윈 대로 변화 따라 옮겨가리라
무기유심회撫己有深懷 나를 달래자니 깊은 감회 생기고
누운증개연屢運增慨然 가는 운수 따르자니 감개만 짙어지는구나.
►시조市朝 조정朝廷의 관부官府를 말함.
►구인舊人 옛 지인知人. 즉 陶淵明의 관직생활 때 알았던 진晉의 관리였거나 혹은 이미 故人인 사람
►취기驟驥 분주히 내닫는 천리마千里馬. 빠르게 지나가는 해[太陽]을 말함.
►비천悲泉 서글픈 우물. 해가 떨어지는 곳[日落之處]을 말함
명단비금일明旦非今日 내일 새벽이면 묵은해의 오늘은 아니거니
►‘아침 단旦’ 이른 새벽[早晨]
►소안素顔 젊은 시절.
►광윤光潤 광채와 윤기. 곧 젊은 날의 순수했던 열정
►활재闊哉 오래전에. 여기서는 전고典故가 되는 <상서尙書>를 말함.
►진목담秦穆談 <상서尚書>의 진서秦誓편에 실린 진목공秦穆公의 말
번번량사番番良士 려력기징旅力既懲 아상유지我尚有之
머리 희끗한 어진 신하들은 근력을 이미 잃었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과 함께 하리.
►미건未愆 어그러지지 않음. 멀쩡함
►려력旅力 근력筋力. 체력體力
►장풍長風 강풍强風
►렬렬洌洌 한랭寒冷. 차갑고 쌀쌀함. 려려厲厲(창백함)라고도 씀
►분분紛紛 흩날림. 뒤섞이어 어수선함
►‘고울 선/적을 선鮮’ 적음[少] 드묾. 어려움
►‘얽을 전纏’ 얽힘. 구르다. 감김.
►‘저 이伊’ 어조사語助辭
►루궐屢闕 늘 빠짐. 일상적으로 결석缺席함
►궁통窮通 빈곤貧困과 현달顯達. 궁핍함과 부유함.
►‘바 유攸’ ~바. 소所와 같은 뜻의 어조사語助辭
►초췌顦顇=초췌憔悴. 노쇠老衰. 얼굴이 누렇게 야윔
►무기撫己 자신을 돌아봄. 스스로 회고回顧함
►리운履運 연말연시年末年始.
►개연慨然 감개感慨.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세밑에 장張상시의 시에 화답함>
조정朝廷에는 알고 지내던 옛 동료모습이 처연하고
하루해는 쏜살같이 지나가 처량하게 서산으로 넘어가네.
섣달 그믐밤에 내가 할 말이 뭐있겠소.
젊은 시절의 순수하던 열정을 사라지고
순식간에 흰머리로 덮였네.
아, 오래전의 진秦나라 목공穆公이 하신 말씀
사람 근력이 어찌 늙어서도 왕성하리오.
저녁이 되려니 강한 바람이 불어오고
쌀쌀한 하늘에 구름이 서산으로 지네.
차가운 날씨는 풀릴 기미 없이 계속되고
나는 새도 뿔뿔이 돌아오는구나.
사람이 늘 건재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하물며 근심과 괴로움에 얽혀있으니
술 마시는 자리엔 항상 빠지니
살아 생전에 즐거울 일이라곤 없네.
잘 살고 못 살고는 근심할 바 아니나
초췌해지는 건 이유가 있어서 그렇다네.
나 자신을 돌아보니 깊은 감회가 일고
묵은 해가 가고 새해가 오려는 이 마당에 감개가 무량하다네.
이 詩는 한 해의 마지막 날, 제석除夕에 지은 것으로 여겨지는데 창작년도는
진안제晉安帝 의희義熙 13년 혹은 14년 즉 417, 418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때 陶淵明의 나이는 52~53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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