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長阿含經> 제 17귄 29. 노차경露遮經
2013-12-27 03:45:3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에서 인간 세계를 유행하시다가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사라바제娑羅婆提 바라문 마을의 북쪽에 있는 시사바尸舍婆 숲으로 가셔서 거기서 머무르셨다.
►마을 이름으로 바라바제婆羅婆提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송ㆍ명 2본에 의거하여 사라바제娑羅婆提(Slavatik)로 고쳤다. 뒤에 나오는 사라娑羅도 마찬가지이다.
그때 노차露遮라는 바라문이 사라숲 속에 살고 있었다.
►'사라바제 마을'로 되어 있다.
그 마을은 풍요로워 살기가 좋고 백성들이 번성하였다.
파사닉왕은 그 마을을 그 바라문에게 봉封해 주어 범분梵分으로 삼았다.
이 바라문은 7대를 내려오면서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眞正]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방을 받지 않았다.
그는 이부異部의 3部 경전을 외워 통달했고 온갖 경서를 다 잘 분별하였다.
또 大人의 관상법과 길흉을 점치고 제사 지내는 의식에도 능하였다.
그는 사문 구담은 석가 종족의 아들[釋種子]로서 집을 나와 도를 이룬 뒤 구살라국의 인간 세상을 유행하다가
시사바숲 속에 머물고 있는데 큰 명성이 천하에 두루 퍼졌고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는 10호를 구족하였으며
모든 하늘ㆍ세상사람ㆍ악마 혹은 악마의 하늘ㆍ사문 바라문의 무리들 가운데 스스로 증득하고
또 남을 위해 설법하는데 그 말은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다 훌륭하고 의미를 구족하였으며
범행도 청정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와 같은 眞人은 마땅히 찾아가 뵈어야 한다.
나도 이제 찾아가 뵙는 것이 좋겠다.'
이때에 바라문은 곧 마을에서 나와 시사바숲으로 갔다.
세존께 나아가 인사를 드린 뒤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가르쳐 보여 이롭게 해 주고 기쁘게 해 주셨다.
바라문은 그 설법을 들은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대중들께서는 내일 저의 공양 초대를 허락해 주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 주셨다.
그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계시는 것을 보고 이미 허락하신 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돌고 거기서 떠나갔다.
그러나 부처님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나쁜 생각을 내었다.
'모든 사문 바라문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해 말하지 말아야 한다.
비유하면 그것은 어떤 사람이 낡은 감옥을 부순 뒤에 다시 새 감옥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못한 법일 뿐이다.'
이때 바라문은 바라숲으로 돌아와 그 밤으로 온갖 요리와 음식을 준비하였다.
때가 되자 이발사에게 말했다.
“너는 시사바 숲 속에 가서 사문 구담께 '때가 되었으니, 마땅히 아소서' 하고 내 말을 전하여라.”
이발사는 명령을 받고 곧 부처님 처소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이제 때가 되었습니다. 마땅히 아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곧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모든 제자 1,250명과 함께 바라숲으로 가셨다.
이발사는 세존을 모시고 가다가 오른팔을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쁜 소견을 내어 말했습니다.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 해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
다만 제 자신만 알고 남을 위하여 말하지 않아야 한다.
비유하면 그것은 어떤 사람이 오래되어 낡은 감옥을 부순 뒤에 다시 새 감옥을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것은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못한 법일 뿐이다.'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그의 나쁜 소견을 없애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이발사에게 말씀하셨다.
“그것은 사소한 일이다. 깨우쳐 주기 쉬운 일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바라문의 집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셨다.
이때 바라문은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손수 권하면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하였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렸다.
그리고는 작은 평상을 가져와 부처님 앞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어젯밤 나를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나쁜 소견을 내어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착한 법을 많이 알고 깨쳐 이룬 것이 많다 해도 남에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심지어는 탐욕스럽고 악하며 착하지 않은 법이라고까지 말했다는데 진실로 그런 말을 했습니까?”
노차가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진실로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다시는 그런 나쁜 소견을 내지 마시오.
왜냐 하면 세상에는 스스로 경계해야 할 세 가지 스승[師]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을 세 가지라고 하는가?
첫째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法衣를 입고 집을 나가 도를 닦아서
현재 세계에서 번뇌를 없앨 수 있고 또 더욱더 수행하여 上人의 법을 얻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상인의 법도 얻지 못하며
자기의 업을 이루지도 못하고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한다 합시다.
그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지는 않고 그저 그를 의지하여 함께 거처할 것입니다.
노차여, 저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뭇 번뇌를 없애고 또 상인의 훌륭한 법을 깨달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현세에서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상인의 훌륭한 법도 얻지 못하고 자기의 업도 이루지 못하고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니 모든 제자들은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않고 다만 함께 의지하여 같이 거처할 뿐입니다.'”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오래되어 낡은 감옥을 부수고 다시 새 감옥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첫 번째 스승이며
이것을 현성계賢聖戒ㆍ율계律戒ㆍ의계儀戒ㆍ시계時戒라고 합니다.”
또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두 번째 스승이란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더욱더 수행하여 상인의 법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훌륭한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업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해 설법한다고 합시다.
그 모든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지 않고 그저 서로 의지해 함께 거처할 것입니다.
노차여, 저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상인의 법을 얻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십니다.
그래서 모든 제자로 하여금 공경하여 받들어 섬기거나 공양하지 않고 그저 서로 의지하여 함께 거처할 뿐입니다.'
노차여,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남의 뒤를 따라 가면서 손으로 남의 등을 어루만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두 번째 스승입니다.
이것을 현성계ㆍ율계ㆍ의계ㆍ시계라고 합니다.”
또 노차에게 말씀하셨다.
“세 번째 스승이란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더 나아가 상인의 법을 얻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해 설법하였고 또 그 모든 제자들은 그를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그를 의지해 함께 산다고 합시다.
노차여, 그 모든 제자들은 그 스승에게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금 수염과 머리를 깎고 3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는 이라면
마땅히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고 상인의 법을 다소라도 얻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제 현세에서 모든 번뇌를 없애지 못하고 비록 상인의 법을 다소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이익은 이루지 못했으면서 제자를 위하여 설법하였고 또 모든 제자들은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함께 머물러 같이 살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자기 밭의 곡식은 내버리고 남의 밭에서 김을 매주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을 탐욕에 흐려진 악법이라 하나니 이것이 스스로 경계해야 할 세 번째 스승입니다.
이것을 현성계ㆍ율계ㆍ의계ㆍ시계라고 합니다.
노차여, 오직 세존 한 분이 세상에 없었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떤 것이 그 한 분인가?
만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난다면 마침내 3明을 얻어 무명을 없애고 지혜의 밝음이 생겨 모든 어둠을 없애며 큰 법의 광명을 내게 되리니 이것이 이른바 누진지증漏盡智證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그것은 정근精勤하고 전념하여 잊지 않으며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한적한 곳에 거처하면서 얻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노차여, 이것을 제일가는 세존께서 세상에 없었다면 사람들을 움직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노차여,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가 그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노차여,
어떤 사람이 법을 들으면 마땅히 이 네 가지 사문과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느 누가 가로막고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말대로 한다면 그 사람은 법을 들어 그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그러고도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남의 설법을 막아 과위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을 착한 마음이라 하겠습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이라 하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이는 좋은 세계[善趣]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그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파사닉왕波斯匿王에게
'왕의 소유인 국토와 그 안에 있는 재물을 왕이 모두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마십시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노차여,
만일 왕이 그 사람의 말대로 따른다면 다른 사람에게 공급해 주는 일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끊는 것입니다.”
또 물으셨다.
“다른 사람에게 공급해 주는 일을 끊는 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저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법을 들으면 마땅히 네 가지 사문과沙門果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느 누가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사람의 말대로 따른다면 그는 법을 들어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남의 설법을 막아 道果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못한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나게 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게 되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만일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말하기를
'노차여, 봉토로 받은 저 사라바제 마을에 있는 재물을 당신 혼자서만 쓰고 남에게는 주지 말라.
마땅히 제 자신만 쓸 것이지 남에게 주어 무엇 하려는가?'라고 하였다고 합시다.
►'파라바제波羅婆提'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는 송ㆍ원ㆍ명 3본에 의거하여 '사라바제娑羅婆提'로 바꾸었다.
노차여,
만일 그대가 그 말을 따른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당연히 끊는 것입니다.”
또 물으셨다.
“사람을 시켜 남에게 공급하는 물질을 끊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자가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노차여, 저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법을 들으면 마땅히 네 가지 사문과를 얻을 만한 사람이 있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설법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합시다.
만일 그 사람의 말을 따른다면 그는 법을 들어 과위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만일 과위를 얻지 못한다면 하늘에 태어날 수 있겠습니까?”
“태어날 수 없습니다.”
또 물으셨다.
“남의 설법을 막아 과위를 얻지 못하게 하고 하늘에 태어나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착한 마음입니까,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까?”
그가 대답했다.
“착하지 않은 마음입니다.”
또 물으셨다.
“착하지 않은 마음을 가진 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겠습니까, 나쁜 세계에 떨어지겠습니까?”
그가 대답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입니다.”
그때 노차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제가 정법 가운데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탕하지 않고 속이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설법을 마치시자 노차 바라문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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