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2-12
2 기행紀行
12 포천현抱川縣 포천 고을에서
폐읍거민소弊邑居民少 쇠잔한 고을에 사는 사람 적어서
황촌수색조荒村樹色稠 황량한 마을엔 나무만 무성하다.
호풍경맥롱好風經麥壠 좋은 바람 보리밭을 스쳐가고
세우과빈주細雨過蘋洲 가는 비는 마름 위를 지나간다.
경소인종단逕小人蹤斷 길 작으니 사람 발자취 끊어지고
산회석동유山回石洞幽 산 둘러싸 골짜기 깊숙하구나!
거거봉여화去去峯如畫 가고 갈수록 봉우리는 그림 같은데
행행가해수行行可解愁 가고 가면 근심이 풀어지리라.
►포천현抱川縣 경기도 포천에서
고을 주민이 얼마 안 되고
황폐해진 촌락엔 수풀만 무성하다오.
살랑바람이 보리밭 이랑을 지나고
가랑비는 부평초 떠있는 물가를 오락가락한다네.
오솔길에는 사람 다닌 자취 끊기고
산이 휘감은 곳에 바위동굴이 깊숙하네.
가면 갈수록 산봉우리가 그림 같고
걷고 또 걸으면 내 수심도 풀어지리.
►폐읍弊邑 자기가 사는 고을을 겸사謙辭(낮춰 부름)하는 말
►조稠 걸쭉하다. 걸다 ‘빽빽할 조/많을 주稠’
►맥롱麥壟 밀 혹은 보리 밭 이랑 ‘밭두둑 롱(농)壟
►빈주蘋洲 개구리밥이나 부평초가 뜬 물가 ‘蘋 네가래 빈, 개구리밥 평’ ‘물가 주洲’
►종단蹤斷 인기척이 없음. 발자취가 끊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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