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56
3 술회述懷
56 야좌기사夜坐記事 밤에 앉아 있던 일
동령풍초급東嶺風初急 동쪽 고개에 부는 바람 처음 급하면
서봉월락시西峯月落時 서쪽 봉엔 저 달이 떨어질 때라.
선심유적막禪心唯寂寞 선禪하는 마음은 적막뿐인데
야색전청기夜色轉淸奇 밤빛은 도리어 맑고 기이해진다.
로랭안성긴露冷鴈聲緊 이슬이 차니 기러기 소리 급하고
경심등신수更深燈燼垂 밤이 깊으니 깜부기 등불 떨어진다.
침량무몽매枕涼無夢寐 베개도 서늘하여 꿈도 못 꾸는데
차경유수지此境有誰知 이 경지境地를 그 누가 알 수 있으리.
야좌기사夜坐記事 참선 든 밤에 쓰다
동쪽 산마루에 바람이 거세지고
서편 산봉우리로 달이 기우네.
참선 삼매경에 들어 홀로 적막하고
밤풍경이 맑고도 기이하게 바뀌어가네.
차가운 이슬에 기러기 우는소리 다급하고
깊은 밤 등잔불을 끄니 불똥이 떨어지네.
베개머리 서늘하여 쉬 잠을 못 이루니
여기가 어딘지 그 누가 알기나 할까.
►선심禪心 선정禪定의 마음. 참선參禪 삼매경三昧境
►야색夜色 밤 풍경風景. 밤경치景致.
►전轉 바뀌다. 옮기다
►등신燈燼 불똥 ‘불탄 끝 신燼’ 깜부기불(타다가 남은 것) 땔나무
동쪽 고개마루에 막 바람이 일고
서편 봉우리에 달 지는 시간이로다
참선하는 마음 적막하고
밤빛은 맑고도 기이해 진다
이슬은 차고 기러기 소리 급한데
깊어지는 밤, 등불 재가 떨어진다
베개머리 서늘하여 꿈도 못 꾸는데
이러한 경지, 그 누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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