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3권 5-26
5 시절節序
26 입춘立春
절서자이환節序自移換 사철 순서 제 스스로 옮겨가고 바뀌어
궁산금립춘窮山今立春 궁벽한 산에도 이제 막 입춘 들었다오.
로년혐갑자老年嫌甲子 늙어가니 그때마다 나이 드는 게 싫어서
요야수경신遙夜守庚申 경신庚申 날 긴긴 밤을 지키었네.
설색훈창백雪色薰窓白 눈빛이 창에 비쳐 희고 깨끗한데
풍광변류신風光拚柳新 풍광風光은 버들 새로운 것 드날려 준다네.
수지유적경誰知幽寂境 누가 알리, 그윽하고 적막한 이 지경 속에도
역유불기인亦有不羈人 굴레 받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하는 것을!
►절서節序 절기節氣의 차례次例.
●절서節序/이산해李山海(1538-1609)
방초벽련평야활芳草碧連平野闊 꽃다운 풀 푸르게 이어지니 들판 한층 넓어지고
낙화홍친소계명落花紅襯小溪明 떨어진 꽃잎 깔리니 작은 개울이 더 환하구나.
백년음탁유수분百年飮啄唯隨分 평생 먹고 마시는 것이 오직 분수에 달렸으니
다완시통족차생茶椀詩筒足此生 찻잔과 시통詩筒으로 이내 삶 족하다네.
►이환移換 국가로부터 받은 논밭을 다른 데의 것으로 옮겨 받아서 바꿈.
►갑자甲子 60갑자의 첫째. 세월. 나이.
별래빈갑자別來頻甲子 떠난 뒤 세월 자주 가더니
귀도홀춘화歸到忽春華 돌아와 보니 갑자기 봄빛일세./<두보杜甫 춘귀春歸>
갑자우甲子雨 갑자일에 오는 비.
당唐 때 민간에서 말하기를
봄의 갑자일에 비가 오면 적지천리赤地千里(곡식 안 되는 땅이 천리)요,
여름 갑자일의 비는 배를 타고 시장에 가게 하며
가을 갑자일의 비는 벼에 싹이 나게 하고
겨울 갑자일 비는 소와 양을 얼어 죽게 한다고 했음/<조야첨재朝野僉載>
명명갑자우冥冥甲子雨 어둑어둑하게 오는 갑자일의 비,
이도입춘시已度立春時 이미 입춘 철을 지났구나./<두보杜甫 우雨>
►경신일庚申日 경신일庚申日은 60갑자 중에 57번째 날.
음력 섣달 그믐날 밤에는 방이나 마루, 부엌, 다락, 뒷간, 외양간에 불을 밝게 밝히고
잠을 자지 않는데 섣달 중의 경신일庚申日에 잠을 자지 않고 밤을 새는
도교道敎 장생법의 하나인 경신수세庚申守歲에서 유래하였다.
60일에 한 번씩 돌아오는 경신일이 되면 사람 몸에 기생하던 삼시충三尸蟲이 사람이 잠든 사이에
몸을 빠져나와서 옥황상제에게 지난 60일 동안의 罪를 고해 바쳐 수명을 단축시키기 때문에
밤에 잠을 자지 않음으로써 삼시충이 옥황상제께 고해바치지 못하도록 하여 천수를 다하려는 신앙의 한 형태이다.
권용정權用正의 <한양세시기漢陽歲時記>에는
“어린아이들에게 겁주기를 ‘섣달그믐날 밤에 잠을 자지 말아야 한다.
잠을 자면 눈썹이 희어진다’라고 하는데 아이들 중에는 이 말을 그대로 믿어서
새벽이 될 때까지 잠을 자지 않는 경우도 있다.”라고 하였다.
소당嘯堂 김형수金逈洙의 <소당풍속시嘯堂風俗詩>에
옹감치첨취위위翁感齒添醉爲慰 “나이 더한 늙은이는 술로써 위안 삼고
아수미호면미성兒愁眉皓眠未成 눈썹 셀까 어린 아이 밤새도록 잠 못 자네.” 하였다.
►‘굴레 기/나그네 기羈’ 굴레. 말고삐. 나그네
●입춘立春/김상현
까치가 물고 온 아침
받아먹으려
입 벌리는 목련
오늘은 두 송이가 더 피었네
꽃송이 세어보다
방에 들어서니
어느 틈에 묻혀 온 봄기운에
가리개에서도
매화 꽃망울 터질려나
까치소리 다시 듣고
꽃 다시 보고 싶어
정화수 길어내어
귀도 씻고 눈도 씻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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