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3-4
3 우설雨雪 비와 눈
4 풍우風雨 바람과 비
음에주회명陰曀晝晦冥 잔뜩 흐려서 낮이 컴컴하고 어두운데
칩룡서남경蟄龍西南驚 숨었던 용 서남방에서 놀라 일어났다.
우점횡천락雨點橫天落 빗방울 하늘 가득 떨어지고
대풍양사력大風揚沙礫 큰 바람 모래와 자갈 날린다.
흑운여발묵黑雲如潑墨 검은 구름 먹물을 끼얹은 것 같은데
포차전요확砲車展寥廓 포차는 넓은 공중에 굴러간다.
렬결명호유列缺明戶牖 열결列缺에 나오는 빛 창문이 밝고
벽력초암수霹靂焦巖樹 벼락불 바위와 나무를 끄슬린다.
대괴일하장大塊一何壯 큰 덩어리 어찌 그리 굉장한가?
상제방진노上帝方震怒 상제 지금 몹시 노하여 있다.
경이검려도警爾黔黎徒 검은 머리 백성의 무리 경계하나니
무연혹설설無然或泄泄 그같이 용렬[泄泄]하게 굴지 말라.
인인경이신人人敬爾身 사람마다 제 몸 조심한다면
서가천위제庶可天威霽 혹시라도 하늘의 위엄 개일까 한다.
►음에陰曀 짙은 그늘 ‘음산할 에(예)曀’ 음산陰散하다 (바람이)불다
●세우細雨/최광유崔匡裕(?-?) 신라후기 文人
풍조운집산사륜風繰雲緝散絲綸 바람이 실 줄을 켜고 구름이 자아내 흩으니
음에몽몽해악춘陰曀濛濛海岳春 봄의 산과 바다에 어스름 부실 부실
미현효화홍루인微泫曉花紅淚咽 새벽 꽃에 살짝 젖어 붉은 눈물 맺힌 듯
경점연류취미빈輕霑煙柳翠眉顰 내 갠 버들에 가벼이 적시니 푸른 눈썹을 찡그린 듯
능선석경미종선能鮮石逕麋蹤蘚 돌길 위 노루 발자국의 이끼를 곱게 하고
해읍사제마족진解裛沙堤馬足塵 모래 뚝 말발굽의 먼지를 제법 질게 하는구나
양제금범응견기煬帝錦帆應見忌 수 양제 비단 돛은 아마 너(비)를 꺼렸으리
편의사립조선인偏宜蓑笠釣船人 도롱이 삿갓 낚시꾼에게 가장 알맞으리
►회명晦冥 캄캄하게 어두움. 해나 달의 빛이 가리어져서 컴컴함.
포차사력沙礫(砂礫) 자갈.
사람이 손으로 쥘 수 있을 만한 정도程度의 크기를 가진 작은 돌.
特히 냇물이나 강의 바닥에서 오랜 歲月에 걸쳐 깎이고 갈려 表面이 반들반들해진 돌.
►포차砲車 화포火砲를 운반運搬하기에 便하도록 포가에 연결連結시킨 車輛.
►요확寥廓 텅 비고 끝없이 멀고 넓음. 하늘. 허공虛空.
‘둘레 곽, 클 확廓’ 둘레, 지역地域. 외성外城, 울타리
►열결列缺 구름과 구름, 구름과 대지 사이에서 공중 전기의 방전이 일어나 번쩍이는 불꽃.
<한서漢書 사마상여전司馬相如傳> 下에
“貫列缺之倒景兮”라 하였는데 주註에 복건服虔이 말하기를
“렬결천섬야列缺天閃也 열결은 번갯불이다.”고 하였다.
►호유戶牖 지게문[마루와 방 사이의 문]과 창문. 창문.
주맹반광형朱甍半光炯 붉은 기왓골이 반나마 반짝이니
호유찬가수戶牖粲可數 문과 창이 밝아 문살을 셀 만하도다.
/<두보杜甫 법경사法鏡寺>
착호유이위실鑿戶牖以爲室 문이나 창을 뚫어 방을 만들지만
당기무當其無 유실지용有室之用 없음을 만나야 방이 쓸모 있게 된다.
고유지이위리故有之以爲利 무지이위용無之以爲用
따라서 있음의 유익함은 없음의 쓰임에 있다/老子<도덕경>
►대괴大塊 큰 덩어리. 대지大地·천지天地.
<장자莊子 제물론齊物論>에 “대괴희기大塊噫氣 기명위풍其名爲風”이라고 하였다.
►검려黔黎=검수黔首·여민黎民·여서黎庶·여수黎首·여원黎元
‘관冠을 쓰지 않은 검은 머리’라는 뜻으로 一般 百姓을 이르는 말.
‘검을 검, 귀신 이름 금黔’ 검다. 검게 되다, 검게 물들이다
‘검을 려(여)黎’ 검다. 많다. 늙다
검黔과 려黎는 색을 뜻한다.
옛날 서민은 보통 관冠을 쓰지 않고 검은 맨머리를 드러내고 다닌 데서 연유하여 생긴 말이다.
<史記>의 진시황본기秦始皇本紀에서는 "새로이 백성을 검수라고 일컫는다"라는 대목이 있고
<書經>의 요전堯典의 주註에서는
"여黎는 검은 빛인데 백성의 머리가 모두 검은 빛이므로 여민이라 한다"라는 대목이 있다.
►설설泄泄=답답沓沓 느리게 나는 모양.
‘샐 설, 흩어질 예泄’ 새다, 알려지다. 싸다, 설사泄瀉하다
►서가庶可 다행히 할 수 있음. ~의 희망이 있음. 어지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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