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4권 4-15
4 풍운風雲 바람과 구름
15 등동진산登童津山 동진산에 올라서
동진산색벽최외童津山色碧崔嵬 동진산 산 빛이 푸르고도 높다란데
절벽층애석경회絕壁層崖石逕回 절벽과 층 언덕엔 돌길이 돌려 있네.
독하단공심고사獨荷短笻尋古寺 홀로 짧은 지팡이 메고 옛 절을 찾으니
상방정재백운퇴上方政在白雲堆 상방上方이 바로 흰 구름 속에 있네.
동진산 산색이 푸르고 높고 험준하여
층진 벼랑 절벽엔 돌길이 돌아있네.
홀로 짧은 지팡이 메고 옛 절을 찾으니
스님은 바로 흰구름 쌓인 곳에 있구나.
►동진산童津山 김포에 있는 문수산. 통진산通津山으로도 불리었다.
●제동진산문주사차운題童津山文珠寺次韻 동진산 문주사의 시에 차운함
/이장용李藏用(1201-1272 고려 신종4~원종13)
무한강산란만간無限江山爛熳看 끝없이 펼쳐진 강산을 마음껏 보노라니
권유금포반처산倦遊襟抱反悽酸 관직생활 싫증나서 가슴에 서글픔과 쓰라림이 돌아온다.
목번락조금유섬鶩飜落照金猶閃 물오리가 날개 치니 석양 속에 금빛이 번득이고
아점평림묵미건鴉點平林墨未乾 까마귀 숲에 내려앉으니 먹물이 마르지 않은 듯.
장저편운서만리杖底片雲舒萬里 지팡이 끝에 조각구름이 만리나 뻗쳐 있고
함중명월입천탄檻中明月入千灘 난간 속으로 보이는 밝은 달은 일천 강으로 들어가네.
기가곤곤치명객綺街袞袞馳名客 번화한 거리에는 이름 날리는 이들 수두룩해도
쟁식포단수미잔爭識蒲團睡味殘 부들방석 베는 낮잠 뒷맛을 어떻게 알아보랴?
►최외崔嵬 산이 오똑하게 높고 험함. (집이나 亭子가) 크고 높음.
꼭대기에 돌이 있는 토산土山. 산이 높고 험함. 초요岧嶢.
척피최외陟彼崔嵬 저 높은 산에 오르려 하나
아마훼퇴我馬虺隤 내 말이 헉헉거리오./<시경詩經 주남周南 권이卷耳>
풍전은은종성락風前隱隱鍾聲落 바람결에 종소리 은은히 울리는데
승재초요제기잠僧在岧嶢第幾岑 저 높고 험한 몇 째 봉우리에 중들이 사는지.
/<이익신李翊臣 연사모종煙寺暮鐘>
●계림군공鷄林君公 왕정승후王政丞煦 만사挽詞/상헌常軒 안진安震(?-1360)
왕후王煦(1296-1349 충렬왕22~충정왕1) 원래 이름은 권재權載, 몽고명 脫歡脫歡.
정조목가기도재正朝木稼豈徒哉 정월 초하루에 나무 고드름이 어찌 하릴없이 생겼으랴!
응위고관보유재應爲高官報有災 응당 고관을 위하여 재앙을 알린 것이었으리.
초초개관료야원草草蓋棺遼野遠 대충 관을 닫은 것은 요동 들판이 멀었기 때문이요
당당주국태산퇴堂堂柱國泰山頹 당당하게 나라를 받쳤는데 태산이 무너졌구나,
주문일박천가참朱門日迫千家慘 정승댁 문에 해가 기우니 집집마다 슬퍼하고
단조풍생만학애丹旐風生萬壑哀 붉은 명정에 바람이니 골짜기 마다 슬피운다.
회수덕릉산하로回首德陵山下路 머리 돌려 덕능 가는 산 밑 길을 보니
벽운추색쇄최외碧雲秋色鎖崔嵬 멀리 푸른 구름이 가을 풍광을 높은 곳에서 가리고 있네.
►석경石逕 석경石徑 돌이 많은 좁은 길.
►단공短笻 단장短杖 (대로 만든) 짧은 지팡이
●하산연우夏山烟雨 여름 산의 비안개/황공망黃公望(1269-1354)
우기훈훈원근봉雨氣薰薰遠近峰 비라도 올 듯 한 기운이 멀고 가까운 봉우리마다 서려있고
장림여목만연농長林如沐晩烟濃 넓은 숲은 머리를 감는 듯 저녁 비안개가 짙게 끼어있네
비류요락소종단飛流遙落疎鍾斷 멀리서 낙하하는 폭포 소리에 가끔씩 들리던 종소리마저 끊어지니
석경하래주단공石徑何來駐短笻 멀고도 험한 이 돌길을 어떻게 올라왔나
●증준상인贈晙上人/김시습金時習(14351493)
종일망혜신각행終日芒鞋信脚行 온종일 짚신 신고 발길 닿는 대로 가노라니
일산행진일산청一山行盡一山靑 산 하나 넘고 나면 또 산 하나 푸르네
심비유상해형역心非有像奚形役 마음에 집착 없거늘 어찌 육체의 종이 되며
도본무명기가성道本無名豈假成 도는 본래 이름 할 수 없거늘 어찌 이름을 붙이리
숙무미희산조어宿霧未晞山鳥語 간밤의 안개 촉촉한데 산새들은 지저귀고
춘풍부진야화명春風不盡野花明 봄바람 살랑이니 들꽃이 환하네
단공귀거천봉정短笻歸去千峯靜 지팡이 짚고 돌아가는 길 일천 봉우리 고요하고
취벽란연생만청翠壁亂煙生晩晴 푸른 절벽에 어지런 안개 느지막이 개네
►상방上方 위쪽. 위쪽의 방향方向.
불당佛堂. 방장方丈.
선종禪宗에서 주지住持를 일컫는 말.
本來 산상의 절을 일컫던 말인데 住持가 거처居處하는 곳이
그 절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으므로 이렇게 뜻이 바뀌었음.
<고사성어고故事成語考> 석도귀신釋道鬼神에
“상방왈上方曰 범찰梵刹 총시불장總是佛場”이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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