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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詩/매월당집梅月堂集

매월당 시집 제4권 4-17

매월당 시집 제4권 4-17

4 풍운風雲 바람과 구름

 

17 등마니산登摩尼山 마니산에 올라서

 

마니산색호摩尼山色好 마니산 산 빛은 좋기도 할사!

촉립해천우矗立海天隅 바다 하늘 모퉁이에 우뚝 서 있네.

비안불능도飛鴈不能渡 날아가는 기러기도 건너지 못하고

청람총가도晴嵐摠可圖 맑은 아지랭이 모두가 그림이라네.

 

마니산의 산 경치는 아름다운데

바다와 하늘 모퉁이에 우뚝 솟아 있네.

​날아가는 기러기도 응당 지나려 하지 않아

​산바람에 맑아지니 모두다 가히 그림 같구나.

 

 

제단추초로祭壇秋草老 제단엔 가을 풀이 누렇게 늙고

승사백운고僧舍白雲孤 절집[僧舍]에는 흰 구름이 외로웁다네.

일망창명활一望滄溟闊 한번 보니 창해 바다 넓기도 한데

연파접유무煙波接有無 물안개에 있는 듯 없는 듯이 닿아 있네.

 

제사를 지내던 터에는 가을 풀이 시들어가고

스님들 머무는 요사채엔 흰 구름만이 외롭구나.

큰 바다를 잠시 바라보니 아득히 넓고

물안개는 있는 듯 없는 듯 닿아있네.

 

 

►마니산摩尼山(472m)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에 있는 산

산의 정상에서 남쪽의 한라산과 북쪽의 백두산의 중앙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마니산은 마리산 또는 머리산으로도 불린다.

마리란 古語로 머리를 뜻하며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땅의 머리를 의미한다.

 

더욱이 산 정상에는 하늘에 제를 지내는 단이 있어 강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 민족, 전 국토의 머리 구실을 한다는 뜻이다.

 

<고려사高麗史>지리지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는

마리산摩利山으로 되어 있고 그 후 마니산으로 바뀌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산색山色 산 빛. 먼 山의 빛. 山의 경치景致.

 

●심추深秋 깊은 가을/청매인오青梅印悟(1548-1623)禪師

 

유물무수족有物無手足 손도 없고 발도 없는 어느 물건이

구공입소루驅空入小樓 허공 몰아 작은 다락으로 들어왔다.

풍령경오몽風鈴驚午夢 풍경 소리에 놀라 낮잠에서 깨보니

산색이심추山色已深秋 산 빛은 이미 깊은 가을이구나.

 

►촉립矗立 우뚝 솟다. ‘우거질 촉矗’ 우거지다. 우뚝 솟다. 곧다

 

●제두류산題頭流山(지리산)

/수우당守愚堂 최영경崔永慶(1529-1590 중종24~선조23)

 

수장신부삭정민誰將神斧削貞珉 누가 신령스러운 도끼로 굳은 옥돌을 깎아

촉립암암입취민矗立巖巖入翠旻 바위들 겹치게 해 푸른 하늘로 곧추 세웠는고.

능각각혐하태로稜角却嫌何太露 뾰족한 봉우리를 오히려 싫어할까봐 드러내 놓지 못해

고교연우반장신故敎煙雨半藏身 안개비로 하여금 반쯤 가리게 했구나.

 

►청람晴嵐 화창和暢한 날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일망一望 한 번 바라봄. 또는 한눈으로 훑어봄.

일망무제一望無際 아득하게 끝없이 멀어서, 눈을 가리는 것이 없음.

 

►창명滄溟 큰 바다.

 

●여이대중조여식등호연정與李大仲趙汝式登浩然亭

이대중·조여식과 함께 호연정에 올라/율곡栗谷 이이李珥(1536-1584)

 

상휴지상선相携地上仙 땅 위의 신선들과 함께

좌롱창명월坐弄滄溟月 호연정에 앉아 강물 위의 달을 희롱하네.

추광만상하秋光滿上下 가을빛이 온 세상 하늘과 땅에 가득하여

만경개청절萬境皆淸絶 산천경개가 모두 맑고 깨끗하다네.

 

신표취뇨뇨神飆吹嫋嫋 신묘한 바람이 가만가만 불어오고

옥적운구철玉笛雲衢徹 옥피리 소리가 하늘 높이 올라간다네.

림상홀추창臨觴忽惆悵 술잔을 앞에 대하자 홀연히 슬퍼짐은

미인천일말美人天一末 임금님이 하늘 저 멀리 계시기 때문이라오.

 

여식汝式 조헌趙憲(1544-1592).

선조대宣祖代의 義士로 벼슬이 공조좌랑(工曹佐郞)에 이르렀지만 壬辰倭亂 발발 직후

옥천沃川ㆍ홍성洪城 등에서 義兵을 일으켜 청주淸州를 修復.

그 뒤 義兵 700명과 금산錦山에서 전투를 벌여 끝까지 勇戰하다 戰死함.

 

호연정浩然亭 경상도 합천군 율곡면栗谷面 황강변黃江邊에 있었던 누정樓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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