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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碧巖錄>을 지은이들

<碧巖錄>을 지은이들

 

●설두중현雪竇重顯(980-1052)

 

송대宋代 초기 운문종雲門宗의 개조開祖인 운문문언雲門文偃(864-949)

→ 향림징원香林澄遠(908-987)

→ 지문광조智門光祚(?-1031)

→ 설두중현雪竇重顯(980-1052)으로 이어지는 운문종雲門宗의 가풍家風을 계승繼承한

중현重顯은 훗날 스승의 간청에 못 이겨 절강성浙江省 명주明州의 설두산雪竇山

자성사資聖寺에 머물며 30여 년을 한결같이 독특獨特한 선풍禪風으로 종풍을 크게 진작시켜

70여 제자를 길러냈기에 ‘운문雲門의 중흥조‘라 불렸으며 73세를 一期로 입적했다.

 

사천의 수주遂州사람. 속성俗姓은 이李, 자는 은지隱之,

처음에는 충현沖顯이라고 하였으며 호는 명각明覺.

설두雪竇 중현重顯이라고도 하며

중현은 이름이고 설두는 거주지인 산 이름을 딴 것이다.

 

부모를 여의고 어렸을 때 출가하여 처음에는

성도成都 익주益州 보안원普安院의 인선仁銑을 거쳐

 

호북성湖北省 수주隨州 용거산龍居山의

지문광조智門光祚에게 사사師事하여 그의 법을 이어받았다.

 

쑤저우[蘇州] 취봉사翠峰寺와 항저우[杭州] 영은사靈隱寺에서 살았으나

만년의 31년간은 밍저우[明州] 설두산 자성사資聖寺에서 활약하였다.

 

<송고백칙頌古百則><점고><조영집祖英集><폭천집瀑泉集>등의 작품이 있으며

시문詩文이 뛰어나 어록을 합쳐서 <설두칠부집雪竇七部集>이라고 한다.

<송고백칙>은 <벽암록>의 원본이 되었다.

 

어느 날 중현重顯은 스승에게

“한 생각도 내지 않을 때의 허물은 어떤 것입니까?”라고 묻자

 

스승은 제자를 불러 앉히고는 다짜고짜 손에 들고 있던 불자拂子로 얼굴을 후려쳤다

제자가 다시 같은 질문을 하자 스승은 다시 불자拂子를 들어 내리쳤는데

바로 그 순간 중현重顯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수행시대 때에는 음덕을 좋아해서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도록 변소 청소에 열심이어서

설은雪隱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송보원선자지천태送寶月禪者之天台 천태산으로 떠나는 보월 스님을 보내며

 

춘풍취단해산운春風吹斷海山雲 봄바람이 물과 산의 구름 흩어놓더니

별야요요절사린別夜寥寥絶四鄰 한밤중의 이별로 온 세상이 적막하네

월재석교갱무월月在石橋更無月 달 있는 다리에는 달이 필요 없는데

부지수시월변인不知誰是月邊人 달 옆에 선 사람은 달을 몰라보네

 

용문만인龍門萬仞 용문폭포의 만길 높이에서

증유숙객曾有宿客 일찍이 묵었던 나그네라.

진퇴상장進退相將 나아가고 물러감에 서로 붙잡아 주니

수조점액誰遭點額 누가 점액을 만났던가?

 

견문각지비일일見聞覺知非一一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따로따로가 아니라

산하부재경중관山河不在鏡中觀 산과 물의 경관이 거울 속에 있지 않다.

상천월락야장반霜天月落夜裝半 서리 내린 하늘에 달은 지고 밤은 깊은데

수공증담조영한誰共證潭照影寒 누구와 함께하랴! 연못에 비치는 차가운 그림자를

 

우두몰마두회牛頭沒馬頭回 소대가리로 사라졌다 말대가리로 돌아오나니

조계경리절진애曹溪鏡裏絶塵埃 조계의 거울 속엔 티끌 먼지 전혀 없다.

타고간래군불견打鼓看來君不見 잘 보라고 북을 두드려도 그대 못 보나니

백화춘지위수개百花春至爲誰開 봄이 오면 꽃들은 누굴 위해 피는가.

 

설두중현雪竇重顯(980-1052)스님이 과거 대양경현大陽警玄(942-1027)스님의 회하에

전객典客(손님 접대를 맡은 소임)으로 있을 때였다.

 

어느 스님과 밤을 지새며 고금의 일들을 이야기하다가

조주스님의 ‘뜰 앞의 잣나무〔庭前柏樹子〕’ 화두에 대하여

끈질긴 논쟁을 하던 중 행자 하나가 곁에 서 있다가 비웃고 나갔다.

 

이 객승이 물러나자 설두스님은 그를 불러 따졌다.

“손님과 마주 앉아 있는데 감히 그럴 수 있는가?”

“전객에게 고금을 논할 말재주는 있으나 고금을 논할 만한 안목은 없기 때문에 감히 웃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대는 조주스님의 뜻을 어떻게 이해하는고?”

 

그러자 행자는 게송으로 답하였다.

일토횡신당고로一兎橫身當古路 토끼 한 마리 옛 길에 누워 있노라니

창응재견편생금蒼鷹纔見便生擒 보라매 갓 보자마자 낚아채 버렸네

후래렵견무영성後來獵犬無靈性 뒤늦게 온 사냥개 아무런 신통[靈性〕없어

공향고춘구처심空向枯椿舊處尋 마른 나무 향하여 부질없이 지난 흔적 찾는구나.

 

설두스님은 크게 놀랐으며 마침내 그와 도반이 되었다.

어떤 이는 그가 바로 승천사承天寺의 종宗스님이라 말하기도 한다.

 

 

●원오극근圓梧克勤(1063-1135)

 

속성 낙駱. 자字 무착無着. 불과선사佛果禪師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펑저우[彭州] 충닝현[崇寧縣] 출생.

 

임제종臨濟宗의 제5조第五祖 법연法演의 제자가 되어 법法을 계승하였다.

그 후 임제종 양지파楊枝派에 속하여 휘종徽宗과 고종高宗의 칙명에 따라

녕만수선사寧萬壽禪寺·금산신유사金山新遊寺·운거산진여원雲居山眞如院 등에서

선풍禪風을 크게 떨쳤다.

 

협산夾山의 벽암碧巖에서 운문종雲門宗의 설두중현雪竇重顯이 저술한 <송고백칙頌古百則>에

주석을 더하고 수시垂示·착어着語·평창評唱을 추가하여 <벽암록碧巖錄>(10권)을 저술하였다.

 

이 책은 예로부터 선문禪門 제1의 책으로 평가되며 종파의 구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원오불과선사어록圓悟佛果禪師語錄>(20권)이 있다.

 

금압향쇄금수유金鴨香鎖錦繡帷 금 오리향 타올라 비단장막 안에 가득하고

생가총리취부귀笙歌叢裡醉扶歸 흥청대는 노래 숲지나 잔뜩 취해 돌아가네

소년일단풍류사少年一段風流事 멋들어지게 노닐었던 이 사람의 이야기야

지허가인독자지只許佳人獨自知 아름다운 그이 말곤 아는 이가 없어라

 

■소염시小艶詩

일단풍광화불성一段風光畵不成 아름다운 그 맵시, 그림으로 그리려 해도 그리지 못하리니

동방심처설수정洞房審處設愁情 깊고 싶은 규방에서 애만 태운다.

빈호소옥원무사頻呼小玉元無事 자주 자주 소옥을 부르지만 소옥에겐 일이 없고

지요단랑인득성只要檀郞認得聲 오직 님께 이 소리를 알리려는 뜻이라네

 

■임종게臨終偈

이철무공已徹無功 아무 것도 해 놓은 것 없거니

불필류송不必留頌 임종게를 남길 이유가 없다.

료이응연聊爾應緣 오직 인연에 따를 뿐이니

진중진중珍重珍重 모쪼록 잘들 계시게.

/2014-06-02 00: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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