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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23칙 垂示

벽암록碧巖錄 23칙 보복장경유산차保福長慶遊山次

【垂 示】

수시운垂示云 수시에 이르기를

 

옥장화시玉將火試 옥은 불로 가려내고

금장석시金將石試 금은 시금석으로 알아내며

검장모시劍將毛試 칼날은 터럭으로 시험해 보고

수장장시水將杖試 물의 깊고 얕음은 지팡이로 재어 본다.

 

지어납승문하至於衲僧門下 납의를 걸친 절간 중의 깨달음은

일언일구一言一句 일기일경一機一境

일출일입一出一入 일애일찰一挨一拶(한 번 밀치고 한 번 핍박함)

 

요견심천要見深淺 심천深淺을 보고자하며

요견향배要見向背 향배向背를 보고자 할진대

 

차도장십마시且道將什麼試 그래 말하라 무엇을 가져 시험 하는가.

청거간請舉看 청하노니 들어보아라.

 

 

옥이란 불로 (그 진가를) 변별하고, 금이란 돌로 변별하고

칼이란 털로 변별하고, 물의 깊이는 지팡이로 잴 수 있다.

 

납승의 문하에서는

하나의 말, 하나의 구절, 하나의 기틀과 하나의 경계,

한 번 나오고 한 번 들어가는 것과 한 번 밀치고 한 번 부딪치는 곳에서

깊고 얕음을 보며, 제대로 됐는지 거꾸로 됐는지를 바로 보아야 한다.

 

말해보라, 무엇을 가지고 변별해야 하는가를.

본칙의 거량을 살펴보아라.

 

 

►옥장화시玉將火試

<회남자숙진훈淮南子俶眞訓>

종산지옥鍾山之玉 취이로탄炊以鑪炭 삼일삼야이색택불변三日三夜而色澤不變

종산鍾山의 옥은 노탄으로 불을 때어 3일3야에도 색택色澤이 변하지 않는다.

 

►금장석시金將石試

유시금석有試金石 기상원혼이순흑색其狀圓渾而純黑色

시금석이 있으며 그 형상은 원혼(새기거나 쫀 흔적이 없음)하면서 순흑색임.

 

이금어상시마지以金於上試磨之 금을 위에서 그것을 시험하여 갈고는

이시기색以視其色 그 색을 살피는데

진위고저실가변험眞僞高低悉可辨驗 진위와 고저를 다 가히 변험辨驗함.

 

남금제일자황색금南金第一紫黃色金

남금南金의 제1은 紫黃色金이며

(남금 荊州·揚州 지방에서 나는 황금으로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이름이 높음)

 

제이정황색第二正黃色 제2는 정황색正黃色임.

일본금제삼청황색日本金第三靑黃色 일본금은 제3이며 청황색임

/벽암록불이초碧巖錄不二鈔]

 

►검장모시劍將毛試

시리검試利劍 이모취어인상以毛吹於刃上 즉참단야卽斬斷也

예리한 검을 시험하려면 털을 칼 위에서 불매 곧 베어져 끊김.

 

►수장장시水將杖試

이장시수지천심야以杖試水之淺深也

지팡이로써 물의 천심淺深을 시험함.

 

<백운화상어록白雲和尙語錄>

상당운上堂云 법좌에 올라앉아 말했다.

 

옥장화시玉將火試 옥의 가치는 불로 시험하고

금장석시金將石試 금의 단단함은 돌로 시험하며

일장모시釰將毛試 칼의 예리함은 털로 시험하고

수장장시水將杖試 물의 깊이는 지팡이로 시험한다.

 

차도且道 말해 보라!

납승행리처衲僧行李處 장십마험시將什麽驗試 납승의 수행 경지는 무엇으로 시험해야 할까?

 

차납승지심且衲僧之心 기직여현其直如絃 납승의 마음은 현악기 줄처럼 곧아

재재처처在在處處 불로심적不露心跡 어디에서도 그 마음의 자취를 드러내지 않으며

 

여의천장검如倚天長劒 하늘을 찌를 듯한 장검과 같아

섬호불립纎毫不立 가느다란 터럭조차도 들어서지 못하니

직득제천봉화무로直得諸天捧花無路 온갖 천신天神들이 꽃을 바치려 해도 바칠 길이 없고

마외잠처불견魔外潜覷不見 마구니와 외도가 몰래 엿보려 해도 엿보지 못한다.

 

불견암두문약산不見巖頭問藥山

다음 문답을 들어 보지 못하였는가! 암두가 약산에게 물었다.

 

여재저리작십마汝在這裏作什麽 ‘그대는 여기서 무엇을 하는가?’

산운山云 일체불위一切不爲 ‘아무 일도 하지 않습니다.’

 

두운頭云 이마즉한좌야伊麽則閑坐也 그렇다면 할 일도 없이 앉아 있는 것이로구나.’

산운山云 약한좌즉위야若閑坐則爲也 ‘할 일 없이 앉아 있는 것도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두운頭云 암두가 말했다.

여도불위汝道不爲 ‘그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차불위개십마且不爲箇什麽 무엇을 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산운山云 천성역불식千聖亦不識 ‘어떤 성인도 알지 못합니다.’

 

두이게찬왈頭以偈讃曰 암두가 게송을 지어 찬하였다.

 

종래임옥부지명從來賃屋不知名 본래부터 함께 살았으나 이름조차 모르고

임운상장지마행任運相將只麽行 마음 가는 대로 서로 도우며 그렇게 해 왔을 뿐이라네.

자고성현유불식自古聖賢猶不識 예로부터 성현들도 알지 못했거늘

조차범류기역명造次凡流豈易明 짧은 시간에 얕은 식견의 범부가 어찌 쉽게 밝히겠는가!

 

차도且道 말해 보라!

시심마천성부전是甚麽千聖不傳 무엇이 ‘어떤 성인도 전하지 못한다.’는 말뜻인가?

 

기불견승문운문豈不見僧問雲門

어떤 학인이 운문에게 ‘향상하는 유일한 길은 어떤 것입니까?’라고 묻자

 

여하시향상일로如何是向上一路

운문이 ‘이름을 붙일 수도 없고 형상으로 나타낼 수도 없다.’ 라고

 

답운答云 명부득상부득名不得狀不得 답한 문답을 모른단 말인가!”

편하좌便下座 법좌에서 내려왔다.

 

►애찰挨拶 붐비다. 혼잡하다. 인파를 헤치고 나아가다.

문하門下의 중을 이리저리 문답하여 오도悟道의 깊이를 시험하는 것.

 

‘挨’ 가볍게 일침을 가하는 것.

‘拶’ 강하게 일침을 가하는 것.

 

►향배向背 ‘쫓는 것과 등지는 것’

어떤 일이 되어 가는 추세趨勢나 어떤 일에 대對한 사람들의 태도態度를 이르는 말.

 

‘向’ 뜻에 따르다[向當]

‘背’ 뜻을 거스르다[違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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