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本則과 着語】
거擧 거론하다.
운문문승雲門問僧 운문이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근리심처近離甚處 “요즈음 어디에 있다가 왔느냐?”
불가야도서선不可也道西禪 서선사西禪寺라고 말해서는 안 되지.
탐간영초探竿影草 상대를 유인하고 있네.
불가도동서남북不可道東西南北 동서남북 어느 곳이라도 말해서는 안 된다.
승운僧云 서선西禪 “서선사西禪寺에서 왔습니다.”
과연果然 예상했던 대로군.
가살실두可殺實頭 너무 솔직히 말해버렸군.
당시호여본분초료當時好與本分草料 당시에 본분종사를 기르는 솜씨를 보여주었어야 옳다.
문운門云 서선근일西禪近日 유하언구有何言句 “서선사에서 요즈음 무슨 얘기들을 하던가?”
욕거공경화상欲舉恐驚和尚 (내가 대신) 말해주고 싶어도 큰스님(설두)을 놀라게 할까 염려스럽다.
심변래풍深辨來風 찾아온 상대방을 잘 파악했군.
야사화상상사매어也似和尚相似寐語 역시 큰스님처럼 매한가지로 잠꼬대를 하는구나.
승僧 전량수展兩手 스님이 양 손을 벌리자
패궐료야敗闕了也 졌구나.
구적파가勾賊破家 도적을 끌어들여 집안을 망쳤다.
불방령인의착不妨令人疑著 참으로 사람을 어리둥절케 하는구나.
문門 타일장打一掌 운문스님이 한 차례 뺨을 후려치니
거령이행據令而行 법령대로 다스렸군.
호타好打 잘 쳤다.
쾌편난봉快便難逢 이처럼 통쾌한 일은 만나기 어렵지.
승운僧云 스님은 말하였다.
모갑화재某甲話在 “제게도 할 말이 남아 있습니다.”
니대요번관나你待要翻款那 그대는 진술을 번복하려고 하느냐?
각사유참기탈고저수각卻似有攙旗奪鼓底手腳
대장의 깃발을 찢고 북을 빼앗는 솜씨가 있는 듯하구나.
문門 각전량수卻展兩手 운문스님이 문득 두 손을 펴 보였다.
험嶮 위험하군.
가여청룡불해기駕與青龍不解騎 청룡靑龍을 타고서도 몰 줄을 모르다니.
승僧 무어無語 스님이 말이 없자
가석可惜 애석하다.
문門 편타便打 운문이 대뜸 후려쳤다.
불가방과不可放過 그냥 놓아주어서는 안 된다.
차봉합시운문끽此棒合是雲門喫 이 방망이는 운문이 먹어야 한다.
하고何故 당단부단當斷不斷 반초기란返招其亂
왜냐하면 처벌해야 할 일을 처벌하지 않으면 도리어 환란을 부르기 때문이다.
사리합끽다소闍黎合喫多少 큰스님(설두)은 어느 정도 방망이를 먹어야 할까?
방과일착放過一著 한 번 봐주겠다.
약불방과若不放過 합작마생合作麼生 용서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서선西禪 소주蘇州의 서선西禪화상. 생몰연대 미상.
남전보원南泉普願의 제자이며 雪峰義存과 같은 시대의 禪僧.
►가살실두可殺實頭 아주 정직하다.
►화재話在 할 말이 있다.
►각전량수却展兩手 운문의 주도적인 행위.
원오의 착어 ‘駕與青龍不解騎’ 대로 이 중은 자신이 청룡을 타고 있는 줄 모른다.
►쾌편난봉快便難逢 난봉쾌편難逢快便
의위오인지기연난득意謂悟人之機緣難得 기회난득機會難得
뜻으로 이르자면 깨친 사람의 기연을 얻기 어렵고 기회를 얻기 어려움
►대요待要 ~하려고 하다.
►청룡靑龍 동쪽을 관장한다는 神獸. 名馬의 이름(여기서의 뜻)
►합작마생合作麽生 도대체 어찌하려는가. ‘合’ 강한 의문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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