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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68칙 本則 評唱

【評 唱】

삼성시림제하존숙三聖是臨濟下尊宿 삼성三聖은 임제臨濟 문하의 고승이다.

소구출군작략少具出群作略 어려서부터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지략이 있었으며

유대기有大機 유대용有大用 큰 기틀[大機] 큰 작용[大用]이 있어

 

재중중在眾中 앙앙장장昂昂藏藏 명문제방名聞諸方

대중 가운데 우뚝 솟아 짱짱했으며 사방에 명성이 자자하였다.

 

후사림제後辭臨濟 편유회해遍遊淮海

후에 임제를 하직하고 회남淮南과 해주海州 지방을 두루 행각하였는데

 

도처총림到處叢林 개이고빈대지皆以高賓待之

이르는 총림마다 모두 정중히 대접하였다.

 

자향북지남방自向北至南方 선조설봉편문先造雪峰便問

그 후 북쪽 지방을 떠나 남방에 이르러 맨 먼저 설봉을 찾아가 물었다.

 

투망금린透網金鱗 미심이하위식未審以何為食

“그물을 뚫고 나온 황금빛 잉어는 무엇을 먹이로 해서 낚을까요?”

 

봉운峰云 대여출망래待汝出網來 즉향여도即向汝道

“그대가 그물을 뚫고 나올 때 말해주겠다.”

 

성운聖云 일천오백인선지식一千五百人善知識 화두야불식話頭也不識

“1천 5백 명을 거느리는 선지식이 화두도 모르다니.”

 

봉운峰云 로승주지사번老僧住持事繁 “노승은 주지 일이 바쁘다네.”

 

봉왕사장峰往寺莊 로봉미후路逢獼猴

어느 날 설봉과 사찰의 장원莊園으로 가는 길에 원숭이를 만났다.

 

내운乃云 설봉이 삼성에게 말했다.

저미후這獼猴 각각패일면고경各各佩一面古鏡

“이 원숭이가 각기 하나의 옛 거울[古鏡]을 차고 있다네.”

 

성운聖云 삼성이 말했다.

력겁무명歷劫無名 하이창위고경何以彰為古鏡

“오랜 세월을 지내오도록 이름조차도 붙일 수 없었거늘 어찌 옛 거울이라 하십니까?”

 

봉운峰云 하생야瑕生也 “(거울에) 흠집이 생겼구나.”

 

성운聖云 일천오백인선지식一千五百人善知識 화두야불식話頭也不識

“1천 5백 명을 거느리는 선지식이 화두도 모르는군.”

 

峰云 죄과罪過 로승주지사번老僧住持事繁

“내가 잘못했다. 노승은 주지 일로 바쁘기 때문이네.”

 

후지앙산後至仰山 그 뒤 삼성은 앙산을 찾아갔다.

산극애기준리山極愛其俊利 앙산은 삼성의 준엄하고 예리한 그를 몹시 사랑하여

대지어명창하待之於明窗下 밝은 창문 아래(수좌 소임)에 앉도록 하였다.

 

일일一日 유관인래참앙산有官人來參仰山 산문山問

하루는 어떤 관리가 찾아와 앙산을 참방하자 앙산이 물었다.

 

관거하위官居何位 “무슨 관직에 계시오?”

운云 추관推官 “추관推官(감찰관리)에 있습니다.”

 

산수기불자운山豎起拂子云 앙상이 불자를 곧추세우며 말했다.

환추득저개마還推得這箇麼 “이것을 감찰할 수 있겠오?”

 

관인무어官人無語 관리가 대답이 없자

중인하어眾人下語 여러 대중들에게 물어보았으나

구불계앙산의俱不契仰山意 모두 앙산의 뜻에 맞지 않았다.

 

시삼성병재연수당時三聖病在延壽堂

때에 삼성스님은 몸이 불편하여 연수당延壽堂에 머물러 있었다.

 

앙산령시자지차어문지仰山令侍者持此語問之

앙산이 시자侍者를 보내어 이 말을 그에게 물어보도록 하였더니

 

성운聖云 삼성이 말했다.

화상유사야和尚有事也 “(본래 無事이거늘) 화상께서 일삼고 계시는군.”

 

재령시자문再令侍者問 앙산이 다시 시자를 보내어 물었다.

미심유십마사未審有什麼事 “무슨 일을 만들었단 말인가?”

 

성운聖云 삼성이 말했다

재범불용再犯不容 “다시 범하면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앙산심긍지仰山深肯之 이에 앙산은 그를 깊이 수긍하였다.

 

백장당시百丈當時 이선판포단以禪板蒲團 부황벽付黃檗 당시 백장은 선판과 포단은 黃檗에게

주장불자拄杖拂子 부위산付溈山 주장자와 불자는 위산에게 부촉하였는데

위산溈山 후부앙산後付仰山 그 뒤 위산은 앙상에게 이를 부촉하였다.

 

앙산仰山 기대긍삼성既大肯三聖 성일일사거聖一日辭去

앙산이 이미 삼성을 크게 수긍하였는데 하루는 삼성이 하직하고 떠나려 하자

 

앙산이주장불자仰山以拄杖拂子 부삼성付三聖 성운聖云

앙산이 주장자와 불자를 전해주니 삼성은 말하였다.

 

모갑이유사某甲已有師 “저에게 스승이 있습니다.”

 

앙산힐기유仰山詰其由 내림제적자야乃臨濟的子也

앙산이 그 이유를 물어보니 곧 임제의 적자嫡子였다.

 

지여앙산문삼성只如仰山問三聖 여명십마汝名什麼

그건 그렇고 앙산이 삼성에게 “그대의 이름이 무엇인가” 물었는데

 

타불가부지기명他不可不知其名 하고경임마문何故更恁麼問

그가 이름을 알았을 텐데 무엇 때문에 다시 이처럼 물었을까?

 

소이작가所以作家 요험인득지자세要驗人得知子細

그러므로 작가가 사람을 시험하려면 자세히 그를 알아야 한다.

 

지사등한只似等閑 문운問云 여명십마汝名什麼 갱도무계교更道無計較

그러기에 무심하게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물어 완전히 계교상량을 없앴던 것이다.

 

하고삼성何故三聖 불운혜연不云惠然 각도혜적卻道惠寂

그러나 무엇 때문에 삼성은 혜연이라 하지 않고 혜적이라고 말했을까?

 

간타구안한看他具眼漢 자연부동自然不同

살펴보면 안목을 갖춘 사람은 자연 (보통 사람들과) 같지 않다.

 

삼성임마三聖恁麼 삼성이 이처럼 말한 것은

우불시전又不是顛 일향참기탈고一向攙旗奪鼓

전도된 것이 아니라 대뜸 적군의 깃발을 빼앗고 북을 빼앗은 것이다.

 

의재앙산어외意在仰山語外 본 뜻은 앙산의 어구語句 밖에 있었기 때문이다.

차어불타상정此語不墮常情 난위모색難為摸索 이 말은 常情에 떨어지지 않았으므로 찾기가 어렵다.

저반한수단這般漢手段 각활득인卻活得人 이러한 놈의 솜씨가 있어야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소이도所以道 타참활구他參活句 불참사구不參死句

그러므로 “활구를 참구해야지 사구를 참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약순상정若順常情 즉헐인부득則歇人不得

만일 상정常情을 따른다면 사람을 쉬게 하려 해도 쉬질 못한다.

 

간타고인념도여차看他古人念道如此 살펴보면 옛사람들은 이처럼 도를 생각하며

용진정신用盡精神 시능대오始能大悟 정신을 다한 후에야 비로소 크게 깨달을 수 있었다.

 

기오료既悟了 용시환동미오시인상사用時還同未悟時人相似

이미 깨친 뒤 이를 활용할 때에도 결국은 깨닫기 이전의 시절과 흡사하여

 

수분일언반구隨分一言半句 부득락상정不得落常情

상황에 딱딱 들어맞아 一言半句도 상정에 떨어지지 않았다.

 

삼성지타앙산락처三聖知他仰山落處 편향타도便向他道

삼성은 앙산의 귀착점을 알고서 대뜸 그에게 말하였다.

아명혜적我名惠寂 “나의 이름은 혜적입니다”라고.

 

앙산요수삼성仰山要收三聖 앙산은 삼성을 (덫을 놓아) 잡아들이려고 하였는데

삼성도수앙산三聖倒收仰山 삼성이 거꾸로 앙산을 잡아들인 것이다.

 

앙산지득취신타겁도仰山只得就身打劫道 혜적시아惠寂是我

앙산은 완전히 당하여 벌거숭이가 되어 말하기를 “혜적은 바로 나라네”

 

시방행처是放行處 이는 (삼성을) 놓아준 것이며

삼성운三聖云 아명혜연我名惠然 역시방행亦是放行

삼성이 “나의 이름은 혜연입니다.”한 것 또한 놓아준 것이다.

 

소이설두후면송운所以雪竇後面頌云 그러므로 설두는 뒤의 송에서

쌍수쌍방약위종雙收雙放若為宗

“잡아들이기도 하고 놓아주기도 하니 무슨 종지인가?” 하였으니

 

지일구내只一句內 일시송료一時頌了 이 한 구절로 일시에 송을 끝마친 셈이다.

 

앙산가가대소仰山呵呵大笑 앙산은 껄껄거리며 크게 웃었는데

야유권유실也有權有實 야유조유용也有照有用

이 또한 권權. 실實이 있고 조照․ 용用이 있었던 것이다.

 

위타팔면령롱為他八面玲瓏 앙산의 심경은 팔방이 영롱하게 빛났기 때문에

소이용처득대자재所以用處得大自在 활용함에 있어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이다.

 

저개소這箇笑 여암두소與巖頭笑 부동不同

그러나 앙산의 이 웃음은 66칙의 암두의 웃음과는 다르다.

 

암두소巖頭笑 유독약有毒藥 암두의 웃음에는 독약(함정)이 있었으나

저개소這箇笑 천고만고千古萬古 청풍름름지清風凜凜地

이 웃음에는 천고만고의 맑은 바람이 늠름하다.

 

설두송운雪竇頌云 설두의 송은 다음과 같다.

 

 

►대기대용大機大用 도량이 넓고 행동이 대담한 것.

대기원응大機圓應 대기大機는 원만히 응함이며

대용직절大用直截 대용大用은 바로 끊음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진공묘유眞空妙有라는 말과 뜻이 통함.

 

<大機大用>

기신곡록원대청록寄身曲錄遠對靑綠 곡록曲錄에 몸을 기탁하고서 멀리 청록을 대했더니

진겁중사도재목전塵劫中事都在目前 진겁塵劫 가운데의 일이 모두 눈앞에 있구나.

금일칠월이십팔今日七月二十八 오늘이 7월 28일이요

과거미래역여연過去未來亦如然 과거와 미래도 또한 그러하도다.

 

막장토각교단장莫將兎角較短長 토끼 뿔을 가지고 짧거나 긺을 비교하지 말아라

일도신광만경한一道神光萬境閑 한 줄기 神光인지라 만경萬境이 한가롭도다.

부득주만경한不得住萬境閑 만경의 한가로움에 머묾을 얻지 말지니

수시수혜산시산水是水兮山是山 물은 이 물이요 산은 이 산이니라(兮 어조사)

 

1~2행

‘맡길 기寄’ 곡록曲錄=곡록曲祿, 곡록曲彔 등받이가 휜 의자.

‘塵劫’ 티끌처럼 많은 겁.

‘劫’ 인도말이니 번역하면 時分. 보통 年月日時를 계산할 수 없는 아득한 시간을 말함.

불교에선 겁劫, 유교에선 세世, 도교에선 진塵이라 함. ‘모두 도都’

 

4행의 뜻은

과거에 지난 수많은 세월의 오늘도 7월 28일이요

천지가 나뉘기 전의 오늘도 7월 28일이요

미래에 닥칠 수많은 세월의 오늘도 7월 28일이요

천지가 없어진 후의 오늘도 7월 28일이란 말이니 참구參究 하라.

 

5행 ‘가질 장將’ 시간과 공간이 다 空했으므로 한 말.

6행 ‘道 양사量詞.

’만경萬境‘ 온갖 경계. ’많을 만萬’

한 줄기의 마음의 광명뿐인지라 어느 것 하나 寂寞하지 않은 게 없으므로 한 말.

 

7행 적막한 경계에 머물러 있지 말라는 뜻.

백척간두좌저인百尺竿頭坐底人 백척간두百尺竿 頭에 앉은 사람이여

수연득입미위진雖然得入未爲眞 비록 그렇게 득입得入하였으나 眞이 되지 않나니

백척간두수진보百尺竿頭須進步 백척간두에서 걸음 내딛음을 써야

시방세계시전신十方世界是全身 시방세계十方世界가 이 전신全身이니라

/자수회심록慈受懷深錄 卷1 장사경잠長沙景岑 게偈

 

8행

괴로운 것은 이 괴로운 것이요 즐거운 것은 이 즐거운 것이며

긴 것은 이 긴 것이요 짧은 것은 이 짧은 것이며

소는 이 소요 말은 이 말이며

물은 이 물이요 산은 이 산이니

시법주법위是法住法位 이 법이 법위法位에 머물면서

세간상상주世間相常住 세간의 모양으로 늘 머문다는 뜻.

 

►앙앙장장昂昂藏藏 자신감이 넘치다.

현혁출중모顯赫出衆貌 환히 빛나며 출중出衆한 모양.

 

►회해淮海 회수淮水의 북쪽에서 海州에 걸친 그 일대

회해지명최조견어상서우공淮海之名最早見於尙書禹貢

회해淮海의 이름이 상서 우공禹貢에 최조最早로 보임.

 

목전주요시소로예환사성교계지구目前主要是蘇魯豫皖四省交界地區

목전目前에 주요主要는 이 소로예환蘇魯豫皖 4省의 교계지구.

 

타동빈황해它東瀕黃海 그것은 동으로는 황해黃海에 잇닿았고(瀕)

서련중원西連中原 서로는 중원과 연접連接했고

남린강회南鄰江淮 남으로는 강회江淮와 이웃했고

북접제로北接齊魯 북으로는 제로齊魯와 연접했음/百度百科

 

►미후獼猴

<치문경훈주緇門警訓註>上

륙전운陸佃云 육전陸佃이 이르되

차수무비此獸無脾 이행소식以行消食 이 짐승은 지라가 없으며 다니면서 먹이를 소화한다.

 

개원지덕蓋猿之德 정이완靜而緩 대개 원猿의 덕은 고요하면서 느리고

후지덕猴之德 조이효躁以囂 후猴의 덕은 조급하면서 시끄럽다.

 

►대지어명창하待之於明窓下

위사원주지우견령리통오적납승謂寺院住持遇見靈利通悟的衲僧

이르자면 사원의 주지가 영리하고 통오通悟한 납승을 만나보면

 

안배우환경량호적석위按排于環境良好的席位 이시포장以示褒獎

환경이 양호한 석위席位에 안배하여 포장褒獎을 보임임.

 

►‘明窓’ 方丈室.

►추관推官 사법재판관

추천관推薦官이니 추推는 천거薦擧

 

►연수당延壽堂=열반당涅槃堂. 생행당省行堂. 무상원無常院. 장식료將息寮.

病僧을 간호하는 곳.

 

선림중禪林中 병승용이료병휴양지당病僧用以療病休養之堂

선림 중에서 病僧이 병을 치료하며 휴양하는 堂으로 사용함.

 

함유기구연장색신수명含有祈求延長色身壽命

색신色身의 수명을 연장함을 기구祈求하면서

 

이연속법신혜명지의 而延續法身慧命之意 고칭연수당故稱延壽堂

법신의 혜명慧命을 연속延續함의 뜻을 함유한지라 고로 명칭이 延壽堂임.

 

<선림보훈음의禪林寶訓音義> 연수당延壽堂

무안로병지소야撫安老病之所也 늙고 병든 이를 어루만지는 곳이다.

 

고자총림로승송안락당古者叢林老僧送安樂堂 옛적에 총림에서 老僧은 安樂堂으로 보내고

병자송연수당야病者送延壽堂也 병자는 연수당으로 보냈다.

우금열반당시又今涅槃堂是 또 지금의 열반당涅槃堂이 이것이다.

 

►취신타겁就身打劫

①몸에 걸친 것까지 모두 빼앗기다.

②바둑에서 상대방에게 일부러 허점을 보여 한 수를 내 준 다음

최후의 한 수로써 마지막 승부를 결정함.

여기서는 ‘되받아치다’

 

►약위종若爲宗 이 무슨 宗旨인가. 어떤 종지인가. ‘若爲’=如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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