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語錄/벽암록

벽암록 81칙 本則 評唱

【評 唱】

저공안這公案 이 공안은

동하위지차사문洞下謂之借事問

동산문하洞山門下에서 ‘사건을 빌려 본질을 설명하는 물음’(借事問)

 

역위지변주문亦謂之辨主問

또는 ‘선지식의 안목을 시험해보는 물음’(辨主問)이라 한다.

 

용명당기用明當機

이로써 사슴이라는 구체적인 사실을 통하여 지금 당면해 있는 문제의 핵심[當機]을 밝히는 것이다.

 

록여주심상이사鹿與麈尋常易射

보통 사슴과 왕고라니를 구별하여 쏘기는 쉽다.

 

유유주중주唯有麈中麈 시록중지왕是鹿中之王 최시난사最是難射

고라니 가운데 왕고라니는 사슴 중에서도 왕이므로 가장 쏘기 어렵다.

 

차주록상어애석상리기각此麈鹿常於崖石上利其角 이 왕고라니는 항상 가파른 벼랑 위 있는데

여봉망영리如鋒鋩穎利 그 뿔이 날카로워서 마치 칼날처럼 예리하다.

 

이신호석군록以身護惜群鹿

날카로운 뿔을 가진 자기의 몸으로 많은 사슴을 보호하고 아껴주니

 

호역불능근방虎亦不能近傍 호랑이 또한 가까이 하지 못한다.

 

저승역사성성這僧亦似惺惺 인래문약산引來問藥山 용명제일기用明第一機

이 스님도 영리한 척하며 왕고라니를 인용하여 약산에게 물어 핵심을 밝히려했다.

 

산운山云 간전看箭 약산이 “화살을 보아라.”고 하였으니

작가종사作家宗師 불방기특不妨奇特 이는 작가종사로서 참으로 기특하였고

여격석화如擊石火 사섬전광似閃電光 번뜩이는 전광석화와 같았다.

 

기불견豈不見 왜 듣지 못하였는가.

삼평초참석공三平初參石鞏 삼평三平이 처음 석공石鞏을 참방하자

공재견래鞏才見來 석공은 그가 찾아오는 것을 보자마자

편작만궁세운便作彎弓勢云 활을 당기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간전看箭 “화살을 보라.”

 

삼평발개흉운三平撥開胸云 이에 삼평은 가슴을 열어 제치며 말했다.

차시살인전활인전此是殺人箭活人箭 “이는 사람을 죽이는 화살입니까, 살리는 화살입니까?”

 

공탄궁현삼하鞏彈弓弦三下 석공이 활시위를 세 번 튕겼다.

삼평편례배三平便禮拜 공운鞏云 이에 삼평이 즉시 절을 올리니 석공이 말했다.

 

삼십년三十年 일장궁량척전一張弓兩隻箭 “30년 동안 활 한 개와 두 개의 화살을 가지고 있었는데

금일지사득반개성인今日只射得半箇聖人 오늘에야 반쪽 성인을 쏠 수 있었다.”

편요절궁전便拗折弓箭 그리고는 석공은 즉시 활과 화살을 꺾어버렸다.

 

삼평후거사대전三平後舉似大顛 전운顛云

삼평이 그 뒤 대전大顚에게 이를 말하자 대전이 말했다.

 

기시활인전既是活人箭 “사람을 살리는 화살이었다면

위십마향궁현상변為什麼向弓弦上辨

무엇 때문에 활과 화살을 가지고 상대를 분별하였겠는가?”

 

삼평무어三平無語 전운顛云 삼평이 대답이 없자 대전이 말했다.

삼십년후三十年後 요인거차화要人舉此話 야난득也難得

“30년 뒤에 이 화두를 남에게 말해주려 해도 하기 어려울 것이다.”

 

법등유송운法燈有頌云 법등法燈은 이를 송하였다.

고유석공사古有石鞏師 옛날 석공이

가궁시이좌架弓矢而坐 활에 화살을 걸어놓고 앉아서

여시삼십년如是三十年 이처럼 서른 해를 지내왔건만

지음무일개知音無一箇 한 사람의 지기知己도 만나지 못하다가

 

삼평중적래三平中的來 삼평이 적중하여

부자상투화父子相投和 부자가 서로 만났네.

자세반사량子細返思量 돌이켜 자세히 생각해보니

원이시사타元伊是射垛 원래 그는 과녁 받침대를 쏘았더라.

 

석공작략石鞏作略 여약산일반與藥山一般 석공의 계책은 약산과 똑같았다.

삼평정문구안三平頂門具眼 삼평은 정수리[頂門]에 안목을 갖추고

향일구하편중적向一句下便中的 한마디에 적중시켰는데

일사약산도간전一似藥山道看箭 이는 약산이 “화살을 보라”고 말했던 것과 같다 하겠다.

 

기승편작주방신도其僧便作麈放身倒

스님은 문득 왕고라니가 되어 벌떡 몸을 누이며 거꾸러지는 시늉을 했다.

 

저승야사작가這僧也似作家 지시유두무미只是有頭無尾

스님 또한 작가 선지식인 척했지만 실은 머리만 있고 꼬리는 없었다.

 

기주권궤요함약산既做圈繢要陷藥山

그는 올가미를 만들어 약산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하였으나

 

쟁내약산시작가爭奈藥山是作家 약산이야말로 작가인 걸 어떻게 할 수 있었으랴.

일향핍장거一向逼將去 한결같이 (상대를) 추궁해나갔을 뿐이다.

 

산운山云 약산이

시자타출저사한侍者拖出這死漢 “시자야, 이 죽은 놈을 끌어내라”고 했으니

여전진향전상사如展陣向前相似 마치 진을 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았다.

 

기승편주야호其僧便走也好 시즉시是則是

마침내 이 스님이 도망을 치니 이는 매우 옳기는 옳은 듯 하나

 

쟁내불탈쇄爭奈不脫灑 초탈하여 씻은 듯 말끔하지 못하고

점각점수粘腳粘手 손발이 꼭꼭 달라붙어 있는 듯하니 어찌할 수 있으랴.

 

소이약산운所以藥山云 그러므로 약산이 말했다.

롱니단한유십마한弄泥團漢有什麼限 “허튼 짓하는 놈! 어찌 깨달을 날이 있으랴”

 

약산당시藥山當時 약무후어若無後語 약산이 당시에 이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천고지하조인검점千古之下遭人檢點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다른 사람에게 점검을 당하였을 것이다

 

산운山云 간전看箭 저승편도這僧便倒 차도且道

약산이 “화살을 보라”고 말하자 스님은 벌떡 거꾸러졌는데 말해보라,

 

시회시불회是會是不會 이는 알고 한 것인지 모르고 한 것인지를.

약도시회若道是會 약산인십마藥山因什麼 각임마도卻恁麼道 롱니단한弄泥團漢

알고서 했다면 약산은 무엇 때문에 이처럼 “허튼 짓하는 놈”이라고 말하였겠는가?

 

저개최악這箇最惡 이것이 가장 악한 것이다(알기 어렵다)

정사승문덕산正似僧問德山 이는 바로 어느 스님이 덕산과 서로 주고받은 문답과 같은 경우이다.

 

학인장막야검學人仗鏌邪劍 의취사두시여하擬取師頭時如何

“학인이 막야鏌鎁보검을 가지고서 스님의 머리를 베려고 할 때는 어떻게 하시렵니까?”

 

산인경근전운山引頸近前云 화㘞

덕산스님이 목을 쑥 빼어 앞으로 가까이 가더니 “탁!”하고 말하자

 

승운僧云 사두락야師頭落也 스님이 “스님의 머리는 떨어졌습니다.”라고 말하니

덕산저두귀방장德山低頭歸方丈 덕산은 머리를 숙이고 방장실로 돌아가 버렸다.

 

우암두문승又巖頭問僧 또 암두가 어느 스님에게 물었다.

십마처래什麼處來 “어느 곳에서 왔느냐?”

승운僧云 서경래西京來 “서경西京에서 왔습니다.”

 

암두운巖頭云

황소과후黃巢過後 증수득검마曾收得劍麼

“황소黃巢의 난리가 지나간 뒤에 칼이라도 주웠느냐?”

 

승운僧云 수득收得 “주웠습니다.”

 

암두인경근전운巖頭引頸近前云 화㘞

암두가 목을 쏙 빼고 앞으로 가까이 가더니 “탁!” 하고 말하자

 

승운僧云 사두락야師頭落也 암두가가대소巖頭呵呵大笑

"스님의 머리가 떨어졌습니다.”고 하니 암두는 껄껄거리며 크게 웃었다.

 

저반공안這般公案 도시함호지기都是陷虎之機 정류차正類此

이러한 공안은 모두가 호랑이 잡는 솜씨[機]로 본칙공안도 바로 이런 류의 공안이다.

 

흡시약산불관타恰是藥山不管他 지위식득파只為識得破 지관핍장거只管逼將去

바로 이와 같이 약산스님도 그를 개의치 않고 이 스님이 어쩌나 보려고 추궁해갔을 뿐이다.

 

설두운雪竇云 설두는

저승삼보수활這僧三步雖活 오보수사五步須死

“스님이 세 걸음까지는 살아 있다 해도 다섯 걸음가면 죽을 것이다” 하였다.

 

저승수심해간전這僧雖甚解看箭 편방신도便放身倒

스님은 “화살을 보라”는 말을 깊게 이해하고 벌떡 몸을 눕혔으나

 

산운山云 시자타출저사한侍者拖出這死漢 승편주僧便走

약산의 “시자야, 이 죽은 놈을 끌어내라”는 말에 곧바로 도망쳤다.

 

설두도雪竇道 이에 대하여 설두가 말했다.

지공삼보외불활只恐三步外不活 “세 걸음 벗어나서는 아마도 살지 못하겠지만

 

당시약도출오보외當時若跳出五步外 천하인편불내타하天下人便不奈他何

당시에 다섯 걸음 밖으로 벗어났더라면 천하 사람들이 그를 어찌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작가상견作家相見 작가가 서로 만남은

수시빈주시종호환須是賓主始終互換 처음부터 끝까지 서로가 번갈아가며 빈주가 되면서

무유간단無有間斷 방유자유자재분方有自由自在分 한결같아야 자유자재한 경지가 있는데

 

저승당시기불능시종這僧當時既不能始終 소이조설두검점所以遭雪竇檢點

스님은 당시에 시종일관하지 못했기 때문에 설두스님에게 점검을 당한 것이다.

 

후면역자용타어後面亦自用他語 송운頌云 뒤에 다시 설두는 자신의 말을 인용하여 송하였다.

 

 

►차사문借事問 어떤 사물을 빌려 선의 핵심을 묻는 질문.

►변주문辨主問 수행자가 선사를 시험해보려는 질문.

►당기當機 지금 현재 처해 있는 바로 그 상황.

►사성성似惺惺 지혜롭지 못하면서 지혜로운 것처럼 행세하다.

 

►삼평三平 삼평의충三平義忠(781-872) 당대승唐代僧 복주인福州人 속성양俗姓楊

초참석공혜장初參石鞏慧藏 후위대전보통지법사後爲大顚寶通之法嗣 청원하삼세靑原下三世

처음은 석공혜장을 참방했고 후에 대전보통大顚寶通의 법사가 되었으니 청원하 3세.

 

거어장주居於漳州(福建)삼평산접화후학三平山接化後學

장주(복건) 삼평산에서 후학을 접화接化했으며

 

함통십삼년십일월시적咸通十三年十一月示寂 수壽92

함통 13년 11월에 시적 했으니 나이는 92

/조당집祖堂集5 전등록傳燈錄14 오등회원五燈會元5

 

►석공石鞏 석공혜장石鞏慧藏.

<벽암록 13칙 석공만궁石鞏彎弓(석공혜장石鞏慧藏)

혜장慧藏 당대승唐代僧 무주인撫州人(今屬江西)

 

본이익렵위무本以弋獵爲務 악견사문惡見沙門

본래 익렵弋獵(사냥)으로써 업무를 삼았으며 사문沙門을 보기를 싫어했다.

 

대력년간大曆年間(766-779)

마조도일거공공산馬祖道一居龔公山 간 마조도일이 공공산에 거주했는데

혜장축록종기암전과慧藏逐鹿從其庵前過

혜장이 사슴을 쫓으면서 그 암자 앞을 좇아 지나가자

 

마조접이선기馬祖接以禪機 당하돈오當下頓悟

마조가 선기禪機로써 접인接引하매 당하當下에 돈오頓悟했다.

 

절훼궁시折毁弓矢 자절기발自截其髮 궁시를 절훼하고 스스로 그 머리카락을 잘랐으며

의마조출가依馬祖出家 종획심인終獲心印 마조에게 의지해 출가하고 마침내 心印을 얻었다.

 

후입석공산後入石鞏山 결모이거結茅而居 세칭석공화상世稱石鞏和尙

후에 석공산에 들어가 띳집을 엮어 거주했는데 세칭이 석공화상.

 

범유참고자凡有參叩者 무릇 참고參叩하는 자가 있으면

즉이궁시의지卽以弓矢擬之 곧 궁시弓矢로써 그에게 향했는데

한유응기자罕有應機者 응기應機하는 자가 드물게 있었다.

/전등록傳燈錄6 련등회요聯燈會要5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第278則

석공범상당石鞏凡上堂 예개궁拽開弓 갈운喝云

석공이 무릇 상당하면 활을 당겨 열고는 할喝하고 이르되

 

간전看箭 화살을 보아라.

여시삼십년如是三十年 이와 같음이 30년이었다.

 

일일삼평문一日三平聞 직조좌하直造座下 편발개흉便撥開胷

어느 날 삼평이 듣고서 바로 좌하座下로 나아가 바로 가슴을 헤쳐 열었다.

 

사편치궁師便置弓 스님이 곧 활을 놓았다.

평운平云 삼평이 이르되

這个猶是殺人箭 이것은 오히려 이 살인전殺人箭입니다.

여하시활인전如何是活人箭 무엇이 이 활인전입니까?

 

사탄궁현삼하師彈弓絃三下 스님이 활줄을 세 번 퉁겼다.

평편례배平便禮拜 삼평이 곧 예배했다.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삼십년일장궁량하전三十年一張弓兩下箭

30년 동안 1張(量詞)의 활에 양하兩下(下 量詞)의 화살이었는데

 

금일사득반개성인今日射得半个聖人

금일 반개의 성인을 쏘아 얻었다.

 

►반개성인半个聖人 좀처럼 보기 드문 성인.

►거사擧似 이야기를 꺼내다.

 

►대전大顚 대전보통大顚寶通(732-824)

당대승唐代僧 영천인穎川人 속성진俗姓陳(一說楊) 호대전號大顚.

 

거조주부지재據潮州府志載 대력년중大歷年中

조주부지潮州府志의 기재에 의하자면 대력년 중에

 

여약산유엄병사사혜조어서산與藥山惟儼竝師事惠照於西山

약산유엄과 아울러 서산에서 혜조惠照를 師事했고

 

부여지유남악復與之遊南嶽 참석두희천參石頭希遷

다시 그와 더불어 남악에 노닐다가 석두희천石頭希遷을 참해

 

대오종지大悟宗旨 득조계지서得曹溪之緖

종지를 대오했고 조계의 실마리를 얻었다.

 

어조주서유령하창건령산선원於潮州西幽嶺下創建靈山禪院

조주潮州 서쪽 유령幽嶺 아래 영산선원靈山禪院을 창건했다.

 

출입유맹호상수出入有猛虎相隨 출입에 맹호가 서로 따름이 있었다.

한유피적폄조주시韓愈被謫貶潮州時

한유韓愈가 조주潮州로 적폄謫貶(강등되어 邊遠의 땅에 措置됨)됨을 입었을 때

 

문대전지명聞大顚之名 소지召至 류십여일留十餘日

대전의 명성을 듣고 불러 이르게 해 10여 일 머물게 했다.

 

위기능외형해謂其能外形骸 이리자승以理自勝

이르기를 그는 능히 형해形骸의 밖이며 이치로써 스스로 이긴다.

 

인여사왕래상교因與師往來相交 인하여 스님과 왕래하며 상교相交했다.

장경사년長慶四年 사중이서辭衆而逝 수壽93 장경 4년 대중에게 고별하고 떠남. 나이93

/전등록傳燈錄14 조정사원祖庭事苑4 오등회원五燈會元5

 

►법등法燈 법등태흠法燈泰欽(?-974)

►사타射垛 과녁을 세우기 위해 쌓은 흙더미. ‘제2류에 떨어진 상태’

►작략作略 전술전략

►흡시恰是 마치, 흡사.

 

►핍장거逼將去 몰아붙이다. ‘去’ 동작의 진행을 나타내는 조사.

►승문덕산僧問德山 66칙 본칙 평창

►암두문승巖頭問僧 66칙 본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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