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頌과 着語】
견지불취見之不取 (호랑이를) 보고서도 잡아들이지 못하면
차과료야蹉過了也 빗나가버렸다.
이시천리만리已是千里萬里 벌써 천리만리 밖이다.
사지천리思之千里 천리 밖에 가서야 그리워하게 된다.
회불신당초悔不慎當初 처음에 조심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는구나.
창천창천蒼天蒼天 아이고, 아이고!
호개반반好箇斑斑 (호랑이의) 얼룩진 무늬는 아름다운데
사리자령출거闍黎自領出去 (설두)화상아, 냉큼 꺼져라!
쟁내미해용재爭奈未解用在 사용할 줄을 모르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조아미비爪牙未備 발톱과 이빨을 갖추지 못하였네.
지공용처불명只恐用處不明 사용할 곳이 분명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울 뿐이다.
대조아비향이도待爪牙備向爾道 발톱과 이빨이 갖추어지걸랑 그대에게 말해주리라.
군불견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하였느냐,
대웅산하홀상봉大雄山下忽相逢 대웅산 아래에서 홀연히 만나보니
유조반조有條攀條 조문이 있으면 조문을 따르고
무조반례無條攀例 조문이 없으면 예규를 따라라.
락락성광개진지落落聲光皆振地 우렁찬 소리와 광채가 모두 대지를 진동했던 것을.
저대충각임마거這大蟲卻恁麼去 이 호랑이가 이렇구나.
유교사자猶較些子 그래도 조금 멀었다.
기개남아시장부幾箇男兒是丈夫 몇이나 대장부일까?
대장부견야무大丈夫見也無 대장부는 보았느냐?
로파심절老婆心切 노파심이 간절하군.
약해개안동생동사若解開眼同生同死 눈을 뜰 줄 안다면 생사를 함께 하리라.
설두타갈등雪竇打葛藤 설두가 언어문자로 따지네.
수호미혜랄호수收虎尾兮捋虎鬚 호랑이 꼬리를 잡고 호랑이 수염을 뽑았노라.
홀연돌출여하수忽然突出如何收 갑자기 뛰쳐나오면 어떻게 잡을까?
수천하납승재저리收天下衲僧在這裏 천하의 납승을 여기에다 가두어두었다.
홀유개출래편여일찰忽有箇出來便與一拶 홀연히 한 사람이 나오면 한 번 내지르겠다.
약무수방이삼십봉若無收放爾三十棒
그러나 만약 잡아들이지 못한다면 그대에게 서른 방망이를 놓아
교이전신토기教爾轉身吐氣 그대들에게 몸을 비끼게 하여 한 마디 하도록 하겠다.
갈타운喝打云 으랏샤! (원오) 치면서 말한다.
하부도저로적何不道這老賊 왜 도적놈이라고 말하지 않느냐?
►견지불취見之不取 사지천리思之千里
상황을 잘 알고 있다가 기회다 싶으면 당장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한다.
중이 두려워 떠는 시늉을 했을 때 동봉은 여유를 두지 말고 제깍 중을 눌러버려야 했고
동봉이 ‘네가 나를 어쩔 테냐’고 했을 때 중은 다짜고짜 ‘이렇게 할 테다’며
덤벼들어 결론지어야 했을 텐데 둘 다 그 기회를 놓치고 난 뒤
‘그 일을 생각해봐야 이미 천리 아득히 먼 일이 되어 버렸다’
►반반斑斑 화랑이 가죽 무늬. 호랑이를 자처한 중을 말한다.
►대웅산하홀상봉大雄山下忽相逢 락락성광개진지落落聲光皆振地
‘落落’ 磊落. 기량技倆과 역량이 뛰어남을 형용했다.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드높은 모양. (여기에서는)목소리가 우렁찬 모양.
군불견君不見 그대가 보지 못하는가.
대웅산하홀상봉大雄山下忽相逢 대웅산 아래에서 홀연히 상봉하니
락락성광개진지落落聲光皆振地 낙락落落(達豁)한 聲光이 모두 땅을 진동振動한다 함은
백장일일문황벽운百丈一日問黃檗云 백장이 어느 날 황벽에게 물어 이르되
십마처래什麼處來 어딜 갔다 오느냐?
벽운檗云 산하채균자래山下採菌子來 산 아래에서 균자(버섯)를 캐고 옵니다.
장운丈云 환견대충마還見大蟲麼 백장이 이르되 大蟲을 보았느냐?
벽편작호성檗便作虎聲 황벽이 곧 ‘어흥’하고 호성虎聲을 지었다.
장어요하취부작작세丈於腰下取斧作斫勢 백장이 허리 아래에서 도끼를 취하여 쪼갤 자세를 짓자
벽약주편장檗約住便掌 황벽이 約住(움켜쥐어 꼼짝 못하게 함)하고 곧 손바닥으로 쳤다.
장지만상당운丈至晩上堂云 백장이 저녁이 되자(至晚) 상당해 이르되
대웅산하유일호大雄山下有一虎 대웅산 아래 한 마리 범이 있으니
여등제인출입절수호간汝等諸人出入切須好看
너희 등 제인은 출입하면서 간절히 잘 보도록(好看)을 하라(須).
로승금일친조일구老僧今日親遭一口 노승이 금일 친히 한 아가리 만났다.
백장과 황벽의 거동은 같은 호랑이지만 이빨과 발톱이 있고
목소리(聲)도 모습(光)도 뛰어나 천지를 진동할 정도이므로
도저히 동봉이나 중 따위는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이다.
►수호미혜랄호수收虎尾兮捋虎鬚
후에 백장과 황벽의 호랑이 이야기를 위산과 앙산이 商量했다.
그 결론을 앙산이 말했다.
불유기호두不唯騎虎頭 호랑이의 머리를 탈 뿐 아니라
역해수호미亦解收虎尾 호랑이 꼬리도 잡을 줄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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