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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寒山詩

寒山詩 43

寒山詩 43

독와중암하獨臥重巖下 겹겹 바위산에 홀로 누웠더니

증운주불소蒸雲晝不消 낮에도 두꺼운 구름 걷히지 않네

실중수옹애室中雖暡靉 방 안은 흐리고 어두워도

심리절훤효心裡絶喧囂 마음속 번뇌는 끊어버렸네

 

몽거유금궐夢去游金闕 꿈에서는 달려가 궁궐에서 놀다가

혼귀도석교魂歸度石橋 혼으로 돌아와 돌다리를 건넸네

포제료아자抛除鬧我者 나를 산만하게 하여 없애버린 것은

력력수간표歷歷樹間瓢 달그락거리는 나무에 매달린 표주박이라네

 

 

겹겹 바위 아래 홀로 누웠는데

운무雲霧가 낮에도 걷히질 않네.

방 안은 어둡고 흐릿하지만

마음속 시끄러움은 끊어졌네.

 

꿈에 금궐金闕에 가 노닐다가

혼魂 돌아올 때 석교石橋를 건넜네.

날 괴롭히는 놈을 던져 없앴네.

나무 사이에서 딸그락거리는 표주박을.

 

►옹暡 (날씨가) 어둡다.

►애靉 구름이 끼다.

►효囂 떠들썩하다. 시끄럽다. 들레다.

►금궐金闕 [도교] 천상天上의 궁궐로 들어가는 문. 또는 천상의 궁궐. ]

천태산에 있는 쌍궐雙闕. 쌍문.

 

►석교石橋 천태산에 있는 돌다리.

►료鬧(뇨. 요) 시끄럽다.

►포抛 던지다.

►역력歷歷 달그락거리는 소리. 歷(력): 어지럽다.

►표瓢 바가지. 표주박.

 

 

이 시는 한산의 은둔생활의 한 단면을 묘사하고 있다.

얼마나 단순한 삶인가?

얼마나 소박하면서도 여유로운 삶인가?

 

달그락거리는 소리로 고요한 마음을

자꾸만 깨우는 ‘표주박’마저 던져서 버려 버린다.

 

마지막 문명의 이기까지 없애는 그의 삶에서

그가 얼마나 마음의 고요와 평온을 더 가치 있게 여겼는가를 엿볼 수 있다.

 

그는 이 세상의 문명과 편리함과 물질적 풍요로움보다는

그 모든 것을 버린 삶에서 내면의 풍요로움을 더욱 누릴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산이 ‘표주박’을 버려 버린 일은 허유의 고사와 유사하다.

허유許由가 기산箕山에 은거며 살 때 손으로 물을 떠서 먹었다.

이를 본 어떤 사람이 표주박 하나를 주었다.

물을 떠먹고 나뭇가지에 걸어두었더니 바람이 불 때 마다 딸그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허유는 그 소리가 귀찮고 신경이 쓰여 표주박을 떼어 팽개쳐 버려 버렸다.”/<逸士傳>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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