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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寒山詩

寒山詩 118

寒山詩 118

위인상끽용爲人常用 늘 남에게 먹히며 사는 사람이라도(끽喫↔흘吃)

애의수간석愛意須慳惜 모름지기 스스로 사랑하고 아끼며 소중히 여겨야 하네.

노거부자유老去不自由 늙으면 마음대로 되는 것 없고

점피타추척漸被佗斥 점점 남들에게 버림을 받게 되네.(摧↔推)

 

송향황산두送向荒山頭 황량荒凉한 산꼭대기로 보내지게 되면

일생원허척一生願虛擲 한평생의 소망所望도 허공 속으로 내던져지네.

망양파보뇌亡羊罷補牢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 하지만

실의종무극失意終無極 결국 끝없이 실의失意에 빠져 있으리라.

 

 

(다른 本)

爲人常用 남에게 먹히며 當하는 存在이라도

愛意須慳惜 모름지기 스스로 아끼며 사랑하여라.

老去不自由 늙어지면 맘대로 되는 것 없고

漸被他斥 차츰차츰 남들에게 버림받는다.

 

送向荒山頭 荒漠한 處地로 보내지게 되면

一生願虛擲 平生의 所願도 헛것으로 내쳐진다.

亡羊罷補牢 소 잃고 외양間 고쳐보려 하지만

失意終無極 失意의 나날은 끝내 끝없게 되리라.

 

 

늘 생활유지만 마음 쓰는 사람

몹시 재물 아낌은 모름지기 인색함이네.

늙어지면 자유롭지 못해

점차 남에게 넘겨줘야 하리.

 

황량한 산꼭대기로 보내질 때

평생소원 허공에 던져야 하리.

양 잃고 우리 고치지 말라.

마침내 절망이 끝없으리라.

 

►위인爲人 사람의 됨됨이. 사람 된 품.

►끽용喫用 끽반화용喫飯花用. 생활을 유지하다. ‘끽반喫飯’ 밥을 먹다.

►애의愛意 몹시 재물을 아끼는 마음. ‘애愛’ 색嗇 인색하다.

►간석慳惜 인색吝嗇. 체면을 돌아보지 않고 재물을 지나치게 아낌.

►부자유不自由 자기 자신의 주인이 되지 못함으로써 자신의 운명을 장악하지 못하게 된다.

►추척推斥 추이推移. 일이나 형편이 차차 옮아가거나 변해 감. ‘척斥’ 물리치다. 내쫓다.

꺾을 최/꼴 좌摧↔밀 추(퇴)推

 

►황산두荒山頭 분지墳地. 묘지.

►일생원허척一生願虛擲 일생의 포부가 허탕으로 돌아감.

‘허척虛擲’ ‘낙공落空‘ 허탕으로 돌아가다. 헛되이 던지다. 허비하다.

 

<춘일요지우부지春日邀知友不至>

봄날에 친구를 불렀지만 오지 않아/최치원崔致遠

 

매억장안구고신每憶長安舊苦辛 매일 장안에서 예전에 고생했던 게 기억나니

나감허척고원춘那堪虛擲故園春 어찌 고향 동산의 봄을 부질없이 보낼 수 있으랴.

금조우부유산약今朝又負遊山約 오늘 아침 또 산에서 놀자던 약속 져버렸으니

회식진중명리인悔識塵中名利人 속세의 명리인 알게 된 게 후회스럽다네/<孤雲集>

 

►망양파보뢰亡羊罷補牢 한번 숨이 끊어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뢰牢’ 우리.

 

 

이 시는 이 사바세계에서 물질적으로 유복한 삶에만 온통 신경 쓰다가 명命을 다하고

황천길 갈 때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를 비로소 깨닫게 되지만 한번 주검이 되어

묘지로 옮겨지면 되돌려 놓을 수 없어 끝없는 절망만 이어질 뿐임을 노래한 작품이다.

 

인색할 정도로 재물 욕심만 내며 살다가 늙어지면 병들고 쇠약해져

제 몸 하나 가누기 힘들어지니 그동안 愛之重之하던 살림도 자식이나 며느리,

심지어는 남에게 넘겨 줄 수밖에 없다.

 

그러다가 죽어

“황량한 산꼭대기로 보내질 때

평생소원 허공에 던져야 하리.”

 

‘황량한 산꼭대기’는 ‘무덤’을 가리킨다.

‘평생소원’은 ‘재물을 많이 모으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토록 애써 모은 재물을 무덤 속으로 가져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때서야 모든 게 소용없는 일이었음을 깨치게 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한 번 끝나면 다시 시작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끝난 생애는 되돌려 놓을 수가 없으니 마침내 실의失意와 절망만 남는데 그것이 끝없이 이어진다.

 

한산은 이 시로써 결국 허망하게 끝나는 재물에 대한 욕심으로

일생을 허비하지 말고 보다 참다운 삶을 영위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인색吝嗇함’의 반대말은 ‘베풂’이다.

자신을 위해 재물을 긁어모으기만 하지 말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베풀면서 사는 삶, 이는 참된 삶의 한 모습일 것이다.

 

더 나아가서 사바세계를 영원히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최상의 참된 삶일 것이다.

내 몸뚱이를 내 맘대로 부리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죽어가면서 내 자신이 다음 생을 위해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당황해 할 때

이 세상보다 더 나은 곳으로 가고 싶은데 오히려 더 나쁜 곳으로 떠밀려갈 때

후회막급後悔莫及이리라.

 

이런 때를 대비해 미리미리 준비해 두라는 것이 이 시의 요지이다.

/innerlight34님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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