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17
한산출차어寒山出此語 한산자寒山子가 이런 말을 하면
부사전광한復似顚狂漢 다시 미치광이 같다고 하네.
유사대면설有事對面說 큰일이 생기면 얼굴 마주 보고 말하니
소이족인원所以足人怨 그런 까닭에 사람들의 원망을 사기에 충분하네.
심진출어직心眞出語直 마음이 참되니 곧은 말이 나오고
직심무배면直心無背面 한결같은 마음은 꿍꿍이속이 없네.
임사도나하臨死度奈河 죽음에 이르러 지옥地獄에 있는 나하奈河를 건널 때
수시루라한誰是嘍囉漢 누가 수다쟁이가 옳다고 하겠는가.
명명천대로冥冥泉臺路 아득하고 어두컴컴한 저승 가는 길
피업상구반被業相拘絆 자신이 지은 업業에 따라 잡혀서 끌려가는 것이네.
寒山出此語 寒山인 내가 무슨 말을 하면
復似顚狂漢 거듭해서 미치광이 같다 말하네.
有事對面說 일 있으면 대놓고 바른 말을 하는데
所以足人怨 사람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지 않네.
心眞出語直 내 마음은 참이라 바른 말을 하고
直心無背面 곧은 마음 하나뿐 감춰둔 뜻은 없네.
臨死度奈河 죽음에 이르러 奈河를 건널 때면
誰是嘍囉漢 누가 地獄으로 떨어질 졸개 이겠나.
冥冥泉臺路 黃泉으로 가는 어둡고 아득한 길은
被業相拘絆 스스로 지은 業 따라 끌려가는 것이네.
한산이 이런 말 하면
또 미치광이 같다고 하네.
할 말 있으면 대놓고 말하니
많은 사람의 원망을 사네.
마음이 참되면 곧은 말 나오나니
곧은 마음은 앞뒤가 없네.
죽어 나하奈河를 건널 때
사납게 괴롭히는 자 누구인가?
아득하고 으슥한 저승길
업業에 끌려가리라.
►전광한顚狂漢 미치광이. 미친 사람.
‘전광顚狂’ 말이나 행동이 정상적이지 못한 것
►소이所以 이런 까닭으로.
►족인원足人怨 아주 많은 사람의 원망을 사다. ‘足’ 많은[多].
►직심直心 바르고 곧아 헛되고 가식이 없는 마음.
►나하(내하)奈河 지옥에 있는 나락奈落이라는 강.
죽은 사람이 건너야 하는 지옥에 있는 강.
지옥에서 흘러내리며 물 대신 피가 흐른다.
죄인이 이곳에 다다라 어디로 건널까하고 탄식하기 때문에 내하라고 한다.
당대唐代 장독張讀의 <선실지宣室志>에
동관행십여리蕫觀行十餘里 지일수至一水 동관이 십여 리쯤 가서 물가에 닿았는데
광불수척廣不數尺 류이서남流而西南 너비가 몇 자 되지 않는 그 물은 서남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관문습觀問習 습왈習曰 동관이 습에게 묻자 습이 말했다.
차속소위나하此俗所謂奈河 ‘이것은 속세에서 나하라고 부르는 것인데
기원출어지부其源出於地府 저승에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관즉시觀卽視 기수개혈其水皆血 동관이 바로 강을 보니 그 물이 모두 피로 되어 있어
이성예불가근而腥穢不可近 비리고 더러워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는 구절이 있다.
범어 naraka(나라카)의 음역인 나락가那落迦
즉 지옥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며 나락奈落으로도 쓴다.
‘나하奈河’
지옥 3도途의 천川(내). 천에 세 여울이 있음.
죄인지차위罪人至此謂 죄인이 여기에 이르면 이르기를
나처가도奈處可渡 어느(奈) 곳으로 가히 건너야 하나 하는지라
고명나하故名奈河 고로 이름이 나하奈河이다.
<시왕경十王經>
전대하즉시장두前大河卽是葬頭 앞의 대하가 곧 이 장두葬頭니
견도망인見渡亡人 현재 망인을 건넨다.
명나하진名奈河津 이름이 나하진奈河津이다.
<선림소어고증禪林疏語考證>3
내하랑활奈河浪闊 나하奈河의 물결이 광활하다지만
기승구회지비豈勝九迴之悲 어찌 9회迴의 슬픔을 이기리오.
►루라한嘍囉漢 사납게 괴롭히는 사람.
‘루라嘍囉’ (악당의) 수하. 앞잡이. 졸개
‘어지럽힐 루(누)嘍’ 말이 많다. 수다스럽다.
‘소리 얽힐 라(나)囉’ 잔말하다. 잔소리하다. 소리가 얽히다. 소리가 섞이다.
루라嘍囉라는 말을 졸개라는 말이다.
자전적으로 해석하면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말이 각각 중복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은 함께 쓰면 졸개나 똘마니를 나타낸다.
수시루라한誰是嘍囉漢 누가 수다쟁이가 옳다고 하겠는가.
기로영누라岐路逞嘍囉 길거리에서 활발하게 시끄럽게 굴면서
시끄러운 소인배나 졸개를 의미하는 것이다.
‘루라嘍囉’=누라慺羅·누라嘍羅·누라婁羅·누라僂儸.
영리伶俐·교활狡猾·도적盜賊·다어多語 등을 가리킴.
<치문경훈주緇門警訓註>中 누라嘍囉
루嘍는 다어多語며 라囉는 소아小兒의 말이다.
<치문경훈緇門警訓>6
례배지경견수마禮拜持經遣睡魔 예배와 지경持經은 수마睡魔를 보내나니
불수장차당루라不須將此當嘍囉 이것을 가지고 누라嘍囉에 당함을 쓰지 못한다.
<선림비용禪林備用<10 십위의송十威儀頌
례배간경견수마禮拜看經遣睡魔 예배와 지경持經은 수마睡魔를 보내나니
불수장차당루라不須將此當嘍囉 이것을 가지고 누라嘍囉에 당함을 쓰지 못한다.
일조돌출낭생안一朝突出娘生眼 일조에 낭생안娘生眼이 돌출하매
집약방지병전다執藥方知病轉多 약에 집착하면 비로소 병이 더욱 많음을 안다.
<무명혜경어록無明慧經語錄>2
루라국리생루라嘍囉國裏生嘍囉 누라국嘍囉國 속에서 누라가 난다.
<선종잡독해禪宗雜毒海>1 선재善財
평생담판령루라平生擔板逞婁羅 평생을 담판擔板하며 누라婁羅를 자랑하더니
참파귀래사약하參罷歸來事若何 참문參問을 마치고 귀래한 일이 어떠한가?
일백십성도력편一百十城都歷徧 110城을 모두 역편歷徧(편력)하니
식인다처시비다識人多處是非多(소옹감笑翁堪) 지식인이 많은 곳에 시비가 많더라.
<암흑두집揞黑豆集>8 묘계행삼茆溪行森
문問 묻되
제자작일불지설두생개심마弟子昨日不知舌頭生箇甚麽
제자가 어제 설두舌頭에 무엇이 났는지 알지 못합니다.
걸사상구乞師相救 스님의 상구相救(구제함)를 구걸합니다.
사운師云 루라婁羅 스님이 이르되 누라婁羅야.
진운進云 진운進云하되
락본일제포시여하수용酪本一齊拋時如何受用
낙본酪本을 일제히 던졌을 때 어떻게 수용受用합니까?
사운師云 스님이 이르되
주관저주궁做官底做宮 주적저주적做賊底做賊
관리가 될 자는 관리가 되고 도적이 될 자는 도적이 된다.
►명명冥冥 드러나지 않고 으슥함. 아득하고 그윽함.
천반군산고초정天畔群山孤草亭 하늘 끝 산뿐인 곳에 풀로 엮은 정자 하나.
강중풍랑우명명江中風浪雨冥冥 강물엔 풍랑 치고 비가 자욱히 내린다.
/두보杜甫 <즉사卽事>
►천대로泉臺路 저승길.
‘泉臺’ 땅속의 묘혈墓穴. 九泉(죽은 뒤에 넋이 돌아가는 곳). 묘지.
►피업상구반被業相拘絆 악업이 몸을 묶어 벗어나지 못해 고통을 받는다.
‘구반拘絆’ 속박하다.
‘잡을 구拘’ 잡다, 잡히다. 체포逮捕하다(되다) 굽히다, 구부리다
‘끈 반絆’ 끈, 줄. 얽어매다. 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