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山詩 215
삼계인준준三界人蠢蠢 3界에 사는 사람들은 어리석고 미련해서
육도인망망六道人茫茫 윤회輪廻하는 여섯 가지의 세계에 아득히 멀리까지 늘어서 있네.
탐재애음욕貪財愛淫欲 재물財物을 탐내고 음탕淫蕩한 욕심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심악약시랑心惡若豺狼 그 마음이 승냥이와 이리처럼 악惡하니
지옥여전사地獄如箭射 화살처럼 빠르게 지옥地獄으로 떨어져서
극고약위당極苦若爲當 마땅히 극심하게 고생해야 하네.
올올과조석兀兀過朝夕 무지하고 어리석게 아침저녁을 보내는 사람들은
도부별현량都不別賢良 모두 어진 이와 착한 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호오총불식好惡總不識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알지 못하니
유여저급양猶如豬及羊 가히 돼지와 양 같구나.
공어여목석共語如木石 함께 이야기할 때는 나무나 돌처럼 아무런 감정이 없다가도
질투사전광嫉妬似顚狂 질투할 때는 미치광이 같고
부자견기과不自見己過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알지 못하니
여저재권와如豬在圈臥 우리 안에서 누워 지내는 돼지 같네.
부지자상채不知自償債 자기가 갚아야 할 빚이 있는 것도 모르고
각소우견마卻笑牛牽磨 오히려 연자방아 돌리는 소를 비웃고 있네.
三界人蠢蠢 三界에 사는 이들 바보 같아서
六道人茫茫 六道輪廻 한다는 것 알지 못하네.
貪財愛淫慾 財物에 慾心 많고 好色하는 사람들은
心惡若豺狼 그 마음이 승냥이나 이리처럼 惡毒하니
地獄如箭射 화살처럼 빠르게 地獄으로 떨어져서
極苦若爲當 至毒한 苦痛을 달게 받아야 하리.
兀兀過朝夕 생각 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사람들은
都不別賢良 어진 이와 나쁜 사람을 分揀 못하고
好惡總不識 좋은 일과 나쁜 일도 알아볼지 못한 채
猶如豬及羊 돼지나 염소처럼 살아갈 뿐이니
共語如木石 이들에게는 어떤 말도 通하지 않고
嫉妒似顚狂 남들이 뭐라 하든 强샘이나 내고 마네.
不自見己過 自己의 허물 따위 돌아보지 않은 채
如豬在圈臥 돼지처럼 우리 안에 누워 지내고
不知自償債 自己가 갚아야 할 빚 있는 것 모르고
卻笑牛牽磨 오히려 웃으면서 소처럼 일하고 있네.
삼계三界에 사람들 와글와글
육도六道에 사람들 끝이 없어라.
재물 탐하고 음욕을 즐기니
악한 마음 승냥이나 이리 같구나.
지옥에 들기 화살 같나니
극심한 고통 어이 감당하리?
아침저녁 미련하게 지내며
어질고 착함 도무지 구별 못하네.
좋고 나쁨 전혀 모르나니
돼지나 양 같구나.
함께 얘기할 땐 나무나 돌 같고
질투할 땐 미치광이 같도다.
자기 허물 못 보기는
우리에 누워있는 돼지 같다.
제 빚 갚을 줄은 모르고
도리어 연자방아 끄는 소를 보고 웃는다.
►삼계三界
欲界는 食欲과 性欲의 욕망에 의해 지배되는 세계로 인간이 살고 있는 세계.
色界는 욕망은 없지만 현상에 지배되는 세계.
無色界는 욕망과 현상을 초월하는 세계.
►준준蠢蠢 벌레가 꼬물거리는 모양. 우둔하다. 어리석다. 미련하다.
미욱하고 어리석어서 사리를 판별치 못하는 자의 움직임.
많은 것들이 요란하게 움직이는 모양.
‘꿈틀거릴 준蠢’ 꾸물거리다. 꿈틀거리다. 어리석다.
‘蠢蠢’ 소란한 모양. 우분愚笨(우둔)한 양자樣子를 형용.
<명각어록明覺語錄>5
천지불인天地不仁 만화준준萬化蠢蠢
천지가 불인不仁하여 만화萬化가 준준蠢蠢한다.
►망망茫茫 넓고 멀어 아득한 모양. 아득하다. 까마득하다. 분명치 않다.
►시랑豺狼 승냥이와 이리. 탐욕이 많고 무자비한 사람의 비유.
►지옥여전사地獄如箭射
불경에 이르기를 지옥에 떨어지는 자는
머리를 아래로 향해 떨어지는데 그 빠르기가 화살과 같다고 한다.
►올올兀兀 흐리멍덩하다.
►약위당若爲當 어찌 감당하랴? ‘약위若爲’ 여하如何. 어찌. 어떻게.
►현량賢良 재능과 덕을 겸비한 사람. 어진 이와 착한 이. 어질고 착함.
►목석木石 감정이나 지각知覺이 없는 사람에 대한 비유.
►전광顚狂 미치광이. 경박하다. 천박하다. 방정맞다. 상식을 벗어나게 행동하다.
<고의古意 옛 생각 9首/관휴貫休(832-912)
其8
상사이태백常思李太白 항상 나는 이태백이
선필구조화仙筆驅造化 신선의 필로 조화를 부렸다고 생각한다.
현종치지칠보상玄宗致之七寶牀 현종이 그 불러 칠보 걸상을 권했는데
호전용루무불가虎殿龍樓無不可 호랑이 장식 궁전과 용 장식 누각도 어색하지 않았다.
일조역사탈화후一朝力士脫靴後 하루아침에 고 역사에게 신을 벗기게 한 뒤로
옥상청승생일개玉上靑蠅生一箇 옥구슬 위에 파리 한 마리 신세가 되었지.
자황안전오색린紫皇案前五色麟 옥황상제 책상 앞에 있던 오색 기린이
홀연체단황금쇄忽然掣斷黃金鎖 갑자기 황금 쇠사슬 당겨 끊어버리고 떠났네.
오호대랑여은산五湖大浪如銀山 오호의 큰 물결이 은산처럼 일어나도
만선재주추고과滿船載酒搥鼓過 배에 가득 술을 싣고 북을 치며 건너갔다.
하노성이물賀老成異物 친구 하지장도 죽었으니
전광수감화顚狂誰敢和 그의 광기를 누가 감히 맞받아 줄까?
영지강변분寧知江邊墳 어찌 알리오? 강가의 저 이백의 무덤이
불시유취와不是猶醉臥 취하여 누운 것과는 다름을?
►‘우리 권/술잔 권圈’ 가축의 우리.
►부지자상채不知自償債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전해오는 이야기로 생전에 남의 빚을 진 사람은
죽어서 짐승이 되어 그 빚을 갚는다는 고사.
상채償債 빚을 갚다.
‘갚을 상 償’ 갚다.
‘빚 채債’ 빚. 채무.
<부모와 자식 간의 4가지 인연 >
1. 보은報恩 현생의 부모에게 은혜 갚는 인연
2. 보원報怨 전생에 얽힌 원한을 갚는 인연
3. 상채償債 전생에서 부모에게 진 빚을 갚는 인연
4. 토채討債 전생에서 빌려준 빚을 되찾기 위해 온 인연
그대는 인연을 들춰 내지 말고 보은과 상채로 효도하세요.
其一
여이사계어사대옥予以事繫御史臺獄 옥리초견침獄吏稍見侵
나 사건으로 어사대의 옥에 갇혀 옥리에게 고초를 당하니
자도불능감自度不能堪 사옥중부득일死獄中不得一
스스로 생각하길 옥중에서 죽을지도 몰라
별자유別子由 고작이시故作二詩
자유子由에게 이별을 고하고자 시 두수를 지어
수옥졸량성授獄卒梁成 이유자유以遺子由
옥졸에게 주어 자유에게 보낸다.
/소동파蘇東坡
성주여천만물춘聖主如天萬物春 성주聖主는 하늘과 같아 만물에게 봄기운을 주는데
소신우암자망신小臣愚暗自亡身 나는 어리석어 스스로 몸을 망쳐
백년미만선상채百年未滿先償債 백년도 못되는 인생 벌써 전생의 지은 죄 값 치르려하니
십구무귀갱누인十口無歸更累人 남은 열 식구 의지할 곳 없어 남에게 누를 끼치게 되네.
시처청산가매골是處靑山可埋骨 어느 곳 청산에 내 뼈를 묻어도 좋지만
타년야우독상신他年夜雨獨傷神 그 뒤 그대는 비 오는 밤 홀로 상심하리니
여군세세위형제與君世世爲兄弟 다음 세도 또한 그 다음 세도 또 형제가 되어
우결내생미료인又結來生未了因 이 세상서 못다 한 인연 다시 맺어 다해 보세.
►우견마牛牽磨 소가 연자방아를 끌며 돌다.
전생의 빚을 갚기 위해 태어난 소가 연자방아를 찧는 일을 함으로써 그 빚을 갚는다.
‘이끌 견牽’ 거느리다, 통솔統率하다. 끌다, 강제強制하다
‘갈 마 磨’ 연자방아. 맷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