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시拾得詩 54
송월냉수수松月冷颼颼 소나무에 걸린 달 으스스한데
편편운하기片片雲霞起 노을에 물든 구름 조각조각 일어나네.
암잡기중산匼匝幾重山 주위를 둘러싼 산들이 몇 겹인가
종목천만리縱目千萬里 눈 크게 뜨고서 천리만리 바라보네.
계담수징징谿潭水澄澄 잠긴 물과 흐르는 물 맑고 투명하여
철저경상사澈底鏡相似 바닥까지 보이는 게 거울과 같네.
가귀영대물可貴靈臺物 귀하다 마음이라 하는 이것은
칠보막능비七寶莫能比 칠보라도 견줄 수 없는 것이로다.
솔가지에 달은 걸려 바람이 쓸쓸한데
구름은 조각조각 일어나네.
첩첩 산은 둘러 몇 겹이던고.
눈을 놓아 천만리 아득하여라.
끝까지 맑은 못물
거울처럼 환하고
거룩하여라, 이 마음이여
칠보인들 어이 거기 비기리.
►송월松月 소나무에 걸친 달.
►냉수수冷颼颼 냉기. 한기. 으스스.
►편편片片 편편이. 조각조각.
►운하雲霞 꽃구름. 아름다운 노을.
►암잡匼匝 빙 둘러 있는 모양. 주위를 둘러싸다. ‘암잡匼帀’으로도 씀.
참차수약삽參差樹若插 들쭉날쭉 나무들은 꽂아둔 듯하고
암잡운여포匼匝雲如抱 둘러싼 구름 마치 껴안은 것 같네.
/백거이白居易 <선아봉하작仙娥峰下作>
►종목縱目 눈 닿는 데까지 보다. (먼 곳을) 마음껏 보다.
►계담谿潭 사내와 못
►징징澄澄 맑고 투명하다.
►영대靈臺 심령. 마음. 일심一心 진여眞如 불성佛性
<치문경훈주緇門警訓註>上 영대靈臺는 心이다.
장주(장자경상초)왈莊周(莊子庚桑楚)曰 장주(莊周)가 가로되
만악불가내어령대萬惡不可內於靈臺 만악萬惡이 가히 영대靈臺에 들어가지 못한다.
사마표왈司馬彪曰 사마표가 가로되
심위신령지대心爲神靈之臺 심心은 신령의 대臺가 된다.
선주운選註云 선주選註에 이르되
기신통어심부지하寄神通於心府之下 신통을 심부心府의 아래 기탁한다.
<주심부註心賦>1
차일심법此一心法 이 일심법一心法은
시신해지성是神解之性 이 신해神解하는 자성이며
능통령통성能通靈通聖 능히 通靈通聖(영에 통하고 성에 통하다)하는지라
고왈령대故曰靈臺 고로 가로되 영대靈臺이다.
<명각어록明覺語錄>5 위도일손爲道日損
삼분광음이조과三分光陰二早過 3분의 광음에 벌써 2는 지나갔건만
령대일점불개마靈臺一點不揩磨 영대靈臺의 일점은 揩磨(닦고 갈다)하지 못했네.
탐생축일구구거貪生逐日區區去 생을 탐해 날을 쫓아 區區(바쁘게 애씀)히 가는지라
환불회두쟁나하喚不回頭爭奈何 불러도 머리 돌리지 않으니 어찌하리오.
<조당집祖堂集>7 설봉雪峰
고굴세간착용심苦屈世間錯用心 고굴苦屈(悲嘆)하나니 세간은 잘못 용심하여
저두곡궁심문장低頭曲躬尋文章 머리를 숙이고 몸을 굽히며 문장을 찾는구나.
망정견인하년료妄情牽引何年了 망정妄情이 견인하니 어느 해에 마치려나.
고부영대일점광辜負靈臺一點光 영대靈臺의 일점 광명을 저버리네.
►칠보七寶 7가지의 보배. 즉 금, 은, 마노瑪瑙, 유리, 거거硨硨, 진주, 매괴玫瑰.
이 시는 한산시 244를 섞어 놓은 것 같다.
이처럼 습득 시는 여러 사람에 의해서 섞이기도 하고 나누기도 한다.
寒山詩 244
가귀일명산可貴一名山 하나뿐인 이름난 천태산天台山 과연 귀하구나.
칠보하능비七寶何能比 일곱 가지 보배인들 어찌 견줄 수가 있겠는가.
송월수수냉松月颼颼冷 소나무 위에 달뜨고 바람 소리 차가운데
운하편편기雲霞片片起 노을에 물든 구름이 조각조각 피어오르네.
암잡기중산匼匝幾重山 산은 몇 겹이나 둘러싸였을까.
회환다소리回還多少里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데 몇 리里나 될까.
계간정징징谿㵎靜澄澄 시냇물 고요하고 매우 맑으니(㵎↔澗)
쾌활무궁이快活無窮已 벌써 상쾌하기 그지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