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시拾得詩 52
차견다지한嗟見多知漢 아이고! 스스로 많이 안다 말하는 이들
종일왕용심終日枉用心 하루 종일 쓸데없는 데 마음을 쓰네.
기로령루라岐路逞嘍羅 샛길에서 소란 피우는 졸개 노릇이나 하고
기만일체인欺謾一切人 세상의 온갖 사람들 속이는 짓을 하며
유작지옥재唯作地獄滓 짓는 것은 오로지 지옥 갈 찌꺼기 뿐
불수래세인不修來世因 복 받을 착한 바탕 닦아두지 않네.
홀이무상도忽爾無常到 어느 날 느닷없이 저승사자 찾아오면
정지난분분定知亂紛紛 그때서야 엉망으로 산 것을 알게 되리라
嗟見多知漢 내 보니 이 세상에서 많이 아는 자
終日枉用心 온종일 허덕이며 마음을 굽혀 쓰네.
歧路逞嘍囉 갈림길에서 거리낌 없이 지껄이어
欺謾一切人 모든 세상 사람들 속여먹나니.
惟作地獄滓 다만 지옥 들어갈 더러움만 만들고
不修來世因 오는 세상 좋은 인因 닦지 않는구나.
忽爾無常到 아아, 어느새 무상은 닥치리니
定知亂紛紛 너는 틀림없이 어쩔 줄 모르리라.
►누라嘍羅 교활한 말. 체구가 작지만 영리한 사람.
대개는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의 수하나 졸개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어지럽힐 루(누)嘍’ 어지럽히다. 말이 많다, 수다스럽다. 뇌다
‘그물 라(나)羅’ (새 잡는)그물. 체. 비단緋緞, 깁(명주실로 바탕을 조금 거칠게 짠 비단)
►홀이忽爾 홀연. 돌연. 갑자기.
►무상無常 인생의 덧없음. 무상귀無常鬼.
야차夜叉(염라대왕의 명을 받아 죄인을 벌하는 옥졸)
①
세간의 만사만물이 생멸하며 천류遷流하는지라
능히 영항永恒(영원. 恒久)토록 존재하지 못함.
또 인생이 단잠短暫(짧고 잠시)이면서 쉽게 감을 가리킴.
<번역명의집翻譯名義集>6 살가야살薩迦耶薩
차운무상此云無常 여기에선 이르되 무상無常이다.
순경왈荀卿曰 순경荀卿이 가로되
추사무정趨舍無定 추사趨舍(趨捨=取捨)가 정함이 없음을
위지무상謂之無常 일컬어 無常이다.
당인명정리론운唐因明正理論云 당唐의 <인명정리론>에 이르되
본무금유本無今有 본래 없다가 지금 있으며
잠유환무暫有還無 잠시 있다가 도리어 없는지라
고명무상故名無常 고로 이름이 무상無常이다.
<정명경관중석초淨名經關中釋抄>上 2종무상二種無常
1. 사무상事無常
위사시천변謂四時遷變 이르자면 四時의 천변遷變(변천)과
안모쇠로등顔貌衰老等 안모顔貌의 쇠로衰老 등이니
사물변이事物變移 위무상야爲無常也 사물이 변이變移함이 무상이 됨이다.
2. 이무상理無常
위체유위지법謂體有爲之法 이르자면 유위의 법을 체득하매
찰나찰나刹那刹那性 찰나 찰나
성자천역自遷易 자성이 스스로 천역遷易(변천하여 바뀜)하거늘
기대엽락豈待葉落 어찌 잎 떨어지고
백수상이연후白首相異然後 머리가 하얗게 되어 서로 달라짐을 기다린 연후에
위무상야爲無常也 무상無常이 되겠는가.
<조당집祖堂集>1 석가모니불釋迦牟尼佛
병설게언사부왕왈幷說偈言辭父王曰 아울러 偈言을 설해 부왕에게 고별하며 가로되
가편은애구공처假便恩愛久共處 가령 곧 은애恩愛로 오래 함께 거처했더라도
시지명진회별리時至命盡會別離 시절이 이르면 목숨이 다하여 만났다가 別離(이별)한다
견차무상수유간見此無常須臾間 이 무상無常을 보매 수유須臾의 사이니
시고아금구해탈是故我今求解脫 이런 고로 나는 지금 해탈을 구한다.
<위산경책潙山警策>
무상살귀無常殺鬼 무상살귀無常殺鬼가
념념부정念念不停 생각마다 멈추지 않나니
명불가연命不可延 명은 가히 늘이지 못하고
시불가대時不可待 시時는 가히 기다리지 않는다.
②사기死期를 가리킴.
<련등회요聯燈會要>3 혜충惠忠
단자식성료但自識性了 단지 스스로 자성을 알면
무상도시無常到時 무상無常이 도래할 때
포각각루자拋却殻漏子 각루자殻漏子를 던져버려서
일변착一邊著 한 쪽에 두거라.
령대지성靈臺智性 영대靈臺의 지성智性이
형연이거迥然而去 아득히 떠나리니
명위해탈名爲解脫 이름 하여 해탈이다.
►난분분亂紛紛 어지럽고 어수선하다. 어지럽게 흩날리다. 엉망진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