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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쿳따까 니까야

法句譬喩經 3권 23. 세속품世俗品

法句譬喩經 3권 23. 세속품世俗品

석유바라문국왕昔有婆羅門國王 명다미사名多味寫

옛날 어떤 바라문의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왕의 이름은 다미사라고 하였다.

 

기왕봉사其王奉事 리도구십륙종異道九十六種

왕홀일일王忽一日 발어선심發於善心 욕대보시欲大布施

그 왕은 아흔여섯 종류의 외도를 받들어 섬기다가

하루는 갑자기 선심을 내어 큰 보시를 행하려 하였다.

 

여바라문법如婆羅門法 적칠보여산積七寶如山 지용보시持用布施

유래걸자有來乞者 청령자취聽令自取 중일채거重一撮去

바라문의 법과 같이 일곱 가지 보물을 산처럼 쌓아놓고 그것을 보시하되

구걸하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한 움큼씩 가져가게 하였다.

►모을 촬/사진 찍을 촬, 수레 이름 찬, 상투 최, 거머쥘 채撮

 

여시수일如是數日 기적불감其積不減

이렇게 여러 날을 지냈지만 그 보물더미는 줄어들지 않았다.

 

불지시왕佛知是王 숙복응도宿福應度 화작범지化作梵志 왕도기국往到其國

부처님께서는 그 왕이 전생에 복을 지었기 때문에 제도할 수 있음을 아시고

어떤 범지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그 나라로 가셨다.

 

왕출상견王出相見 공상례문기거왈共相禮問起居曰 왕이 나와 서로 인사하고 문안한 뒤에 물었다

하소구색何所求索 막자의난莫自疑難 "무엇을 구하시는지 스스로 의심하지 마시오."

 

범지답언梵志答言 범지가 대답하였다.

오종원래吾從遠來 욕걸진보欲乞珍寶 지작사댁持作舍宅

"나는 멀리서 왔는데 보물을 얻어 집을 지으려 합니다."

 

왕언王言 왕이 말하였다.

대선大善 자취중일채거自取重一撮去 "참으로 훌륭하십니다. 한 움큼 집어 가십시오."

 

범지취일채행칠보梵志取一撮行七步 환착고처還著故處

범지는 한 움큼을 집어 가지고 일곱 걸음쯤 가다가 되돌아와서

그 보물이 있던 곳에 도로 갖다 두었다.

 

왕문王問 왕이 물었다.

하고불취何故不取 "왜 가져가지 않습니까?"

 

범지답왈梵志答曰 범지가 대답하였다.

차재족작사려이此纔足作舍廬耳 "이것으로는 겨우 집밖에 짓지 못할 것입니다.

복당취부復當娶婦 구부족용俱不足用 장가갈 비용이 모자랍니다.

시이불취是以不取 그래서 가져가지 않는 것입니다."

 

왕언王言 왕이 말하였다.

갱취삼채更取三撮 "그러면 세 움큼을 집어 가십시오."

 

범지즉취행칠보梵志卽取行七步 복환착고처復還著故處

범지는 보물을 집어 가지고 일곱 걸음쯤 가다가 다시 돌아와 보물이 있던 곳에 갖다 두었다.

 

왕문범지王問梵志 왕이 또 물었다.

하이복이何以復爾 "왜 또 그러십니까?"

 

답왈答曰 범지가 대답하였다.

차족취부此足娶婦 "이것으로 장가가기엔 충분하지만

복무전지復無田地 노비우마奴婢牛馬 농지와 종 그리고 소와 말이 없는데

계복부족計復不足 계산해 보니 이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시이식의야是以息意也 그래서 단념했습니다."

 

왕언王言 왕은 말하였다.

갱취칠채更取七撮 "그러면 일곱 움큼쯤 더 집어 가십시오."

 

범지즉취행칠보梵志卽取行七步 복환착고처復還著故處

범지는 보물을 집어 가지고 일곱 걸음쯤 가다가 다시 돌아와 보물이 있던 곳에 갖다 두었다.

 

왕언王言 왕이 물었다.

복하의고復何意故 "왜 그러십니까?"

 

범지답언梵志答言 범지가 대답하였다.

약유남녀若有男女 "만일 사내나 계집애를 낳으면

당복가취當復嫁娶 또 그것들을 장가도 보내야 하고 시집도 보내야 하는데

길흉용비吉凶用費 계부족용計不足用 길흉사에 쓸 비용이 부족합니다.

시이불취是以不取 그 때문에 가져가지 않는 것입니다."

 

왕언王言 왕이 말하였다.

진이적보盡以積寶 "그러면 이 쌓아둔 보물을 모두 다 드리겠습니다.

지용상상持用相上 다 가져가십시오."

 

범지수이사거梵志受而捨去 범지는 그것을 받았다가 되돌려 주었다.

왕심괴지王甚怪之 중문의고重問意故 왕은 매우 괴상히 여겨 다시 그 이유를 물었다.

 

범지답왈梵志答曰 범지가 대답하였다.

본래걸개本來乞丐 욕용생활欲用生活

"원래 구걸하러 온 것은 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하려고 한 것입니다.

 

체념인명諦念人命 처세무기處世無幾 만물무상萬物無常 단석난보旦夕難保

그러나 사람의 목숨을 생각해 보면 세상에 얼마 살지 못하고

만물은 덧없어 아침저녁을 보전하기 어렵습니다.

 

인연수중因緣遂重 우고일심憂苦日深 적보여산積寶如山 무익어기無益於己

인연이 중하면 중할수록 근심과 괴로움은 날로 깊어 가리니

보물을 산처럼 쌓아둔들 내 몸에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탐욕규도貪欲規圖 당자간고唐自艱苦 불여식의不如息意 구무위도求無爲道

탐욕으로 일을 꾀하면서 한낱 스스로 괴로워할 따름이니

차라리 마음을 쉬고 무위의 도를 구하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시이불취是以不取 그러므로 가져가지 않는 것입니다."

 

왕의개해王意開解 원봉명교願奉明敎

왕은 마음이 열리고 풀려 그 밝은 가르침을 받들고자 한다고 하였다.

 

어시범지於是梵志 현불광상現佛光相 용주공중踊住空中 위설게언爲說偈言

그러자 범지는 부처님의 광명 모습을 나타내고 허공으로 솟아올라 게송을 말하였다.

 

수득적진보雖得積珍寶 비록 온갖 보물을 많이 쌓아

숭고지어천崇高至於天 그 높이 하늘에 닿을 만하고

여시만세간如是滿世間 이렇게 온 세상을 가득 채우더라도

불여견도적不如見道跡 도적을 깨닫는 것만 못하리.

 

불선상여선不善像如善 착하지 않으면서 착한 체하고

애여사불애愛如似不愛 애욕이 있으면서 없는 체하며

이고위락상以苦爲樂相 괴로우면서 즐거운 체하는 것

광부위소염狂夫爲所厭 미친 사람의 행동이니 싫어해야 한다.

 

어시국왕於是國王 그때 국왕은

견불광상見佛光相 편조천지遍照天地 부처님의 광명 모습이 천지를 두루 비추는 것을 보고

우문차게又聞此偈 용약환희踊躍歡喜 또 그 게송을 듣고는 못내 기뻐 날뛰었다.

 

왕급군신王及群臣 그리하여 왕과 신하들은

즉수오계卽受五戒 득수다원도得須陀洹道 곧 다섯 가지 계율을 받고 수다원도를 증득하였다.